광주와 담양과 알라디너들을 만나다
광주 이벤트, 우리의 소중한 시간

6.14 광주이벤트 3탄~~ ^^
광주이벤트에 오는 이들이 제일 많이 기대한 소쇄원, 영화 '가을로'와 '황진이' 촬영지였고, 역사물 속에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273~290쪽에, 다음 코스인 '식영정'과 식영정 건너편에 있다는 '환벽당' '취가정', 우리가 저녁 먹었던 전통식당에서 조금 올라가면 있는 '명옥헌'도 291~308 쪽에 상세히 나와 있다. 다녀가신 분들은 이 부분을 찾아 읽으면 충분히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고 소쇄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 48영'도 책으로 나와 있다.(전에 멜기님께 드린 바로 그 책)

꿈에 그리던 소쇄원을 샅샅이 살펴보며 조선시대로 백 투 더 퓨쳐~~~ ^^
소쇄원의 주인인 양산보(1503~1557)는 정암 조광조의 제자로,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되자 낙향하여 두문불출, 은둔거사로 살았다. '절대로 남에게 팔지 말 것, 돌 하나 계곡 한구석도 내 발자국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하나도 상함이 없게 하라'는 유언을 15대째 후손들이 잘 지켜오고 있다. 현재 1,350평이 등록되어 있단다.


진입로부터 다르지 않은가~~ 왼쪽엔 앵두나무와 매화나무에 이어 대나무 숲이고 오른쪽에 호두나무가 있었다.


알알이 매달린 호두 열매~~~

입구가 열려 있는 소쇄원에서 방문자가 처음 만나는 초가 정자인 '대봉대' '봉'을 기다리는 곳?^^


웬디양은 저 담장에 홀딱 빠져 사진을 찍고, 충실히 설명을 듣는 전호인님과 마노아님, 여기를 지나는 사람은 모두 '봉'이라니까 우린 모두 봉이 됐어요. ^^


마삭줄의 꽃향기가 난다는데 때가 지나 한두 송이 남은 꽃향기를 클리오님이 대표로 맡았는데...??

아무 곳이나 셔터만 눌러도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소쇄원의 이곳 저곳 사진으로 즐감하세요.


저기 보이는 담장에 쓴 글은 '소쇄처사 양공지려'라고 송시열이 써 준 일종의 문패란다.^^


계곡에서 불어온 바람을 막지 않고 지나도록 담을 열어 두었고 개울물이 흐르도록 받침을 쌓아 물길을 거스르지 않은 지혜가 돋보인다. 이래저래 명바기가 한 수 배워야 할 선조들의 지혜!




개울물이 흘러 고이고, 작은 폭포수로 떨어지는 곳, 나무 홈을 따라 흘러 작은 연못이 되어 개구리도 놀고 물고기도 놀 수 있게 꾸몄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으면서도 인공적인 조형물이 잘 어우러지는 곳, 수년 전에만 해도 저 나무홈을 따라 물이 제법 흘렀는데...지금은 물길이 나뉘어져서...


넓적한 바위는 바둑돌이란다. 찾아온 지인과 저 위에 판을 올리고 바둑을 두었다니 얼마나 멋진가!


제일 윗쪽 양지 바른 곳에 위치한 주건물인 제월당. 마루에 앉아 내려다 보는 경관이 참 눈부시다.


양산보와 사돈간이던 하서 김인후가 쓴 '소쇄원 48영'과 제월당 편액

저어기 방안에 보이는 것은, 마루 끝에 앉은 아저씨가 줄줄 외우던 도연명의 '귀거래사'.
내집에 온 사람들처럼 편안히 앉아 있는 알라딘 식구들.^^


방 벽에 붙여 있던 귀거래사와 제월당에서 바라본 '광풍각'의 모습

제월당에서 광풍각으로 가려면 협문을 지나는데, 고개를 숙여야 나갈 수 있다. 겸손함을 잃지 말라는 의미라는데, 내 앞에 나가는 아저씨가 그만 고개를 안 숙이고 나가다 꽝~ 이마를 부딫히는 바람에 미안해서 사진도 못 찍었다. ㅎㅎㅎ 이래서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어야 한다니까요!ㅋㅋ

투죽교를 건너와서 찍은 광풍각 전경

광풍각의 편액, 바람이 통하도록 문을 올려 걸어둔 센스, 현대인을 앞지르는 지혜로움...


원림의 구조와 건물배치를 자세히 그려 목판화로 남긴 '소쇄원도'


광풍각 앞으로 졸졸졸 물길이 흐르고...


작은 폭포가 되고... 


웅덩이가 되고...


지금은 시멘트 다리지만, 예전엔 대나무를 두개 엮어 걸쳤다는 투죽교. 간만에 클리오님이 잡혔다.^^


앗, 이 사진은 잘못 찍혔지만~~지금 수리중이라 들르지 않은 애양단, 멀리서 잡았더니 ㅠㅠ
담장에 하얀 표지 보이죠? 그 담장에 지은 시를 붙이고 평가했다네요.


댓글(23)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광주초청 이벤트, 세번째는 다식 체험으로~
    from 엄마는 독서중 2012-10-26 13:31 
    2008년, 2010년 짝수해에 알라디너와 담양버스투어를 함께 했다.(먼댓글 페이퍼)올해는 2012년 짝수해, 좀 늦었지만 세번째 초청 일정을 올린다.전반기는 숲해설사 과정을 이수하느라, 후반기는 무등산 환경대학 일정으로 짬을 내기 어려워딱 하루 비는 11월 4일 첫 일요일로 일정을 맞췄다.참가자가 10명 미만이면 투어가 취소되기 때문에, 인근 중학교 독서회와 함께 추진한다. 알라딘에서 몇 분이 신청할지는 미지수지만, 중학교가 이미 14명 신청해서 투어
 
 
춤추는인생. 2008-06-1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저또한 소쇄원과 인연이 깊어요. 고등학교 1학년때이던가. 방황을 참 많이 했던 어느 토요일에 무작정 찾아간곳이기두 하구요. 그길을 밤에 참으로 많이 드라이브 했던것 같아요 . 아 .. 저도 다시 가보고싶어요.

순오기 2008-06-15 22:3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어요 춤인생님, 소쇄원은 사철 어느때 가든지 제각각의 멋이 넘쳐요. 언제 오시면 같이 그 길을 걸을까요? ^^

클리오 2008-06-1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저를 사진에 잡았을 때 저 또한 순오기 님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ㅋㅋ

순오기 2008-06-15 22:59   좋아요 0 | URL
ㅎㅎ 우린 서로를 잡고 있었군요~~ ^^

글샘 2008-06-1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쇄원은 장마철에 사람 없을 때, 조용히 앉았어야 제맛이라는데...
저는 그 맛을 느낀 적이 있습죠. 광풍각에 혼자 앉아서 듣는 빗소리란... 정말 장관이더군요. 당연히 물도 콸콸 흐르고...
아, 여러분들이 거니는 모습을 보니 왜 이케 배가 아픈 것이야...ㅜㅠ 담에 꼭 한번 갈게요. ^^
순오기님 사진과 글맛도 멋집니다.

순오기 2008-06-15 23:17   좋아요 0 | URL
다녀가신 적이 있군요. 게다가 광풍각에서 콸콸 흐르는 물소리도 들었다니~ 제가 부러운걸요!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

마노아 2008-06-1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레센도의 느낌으로 사진이 읽혀요. 무엇 하나도 성실하지 않은 게 없는 순오기님! 후기도 너무 근사해요^^

순오기 2008-06-15 23:45   좋아요 0 | URL
아우~ 난 웬디양의 아기자기한 소쇄원에 감탄했어요.
마지막 애양단 사진~ 속상해요. 두컷 찍어서 하나는 삭제했는데~ 보존용과 삭제용이 바뀌었더라니까요.ㅠ.ㅠ
그리고, 시니에님이랑 클리오님 가족 사진이 없어서, 내가 배려하지 못했구나 반성하고 있어요.ㅜ.ㅜ

클리오 2008-06-16 23:18   좋아요 0 | URL
저희 사진이 없는건요, 순오기 님의 배려 부족이 아니여요. 저희가 한번도 제대로 못 따라 다니고 딴짓하고 그랬는걸요, 뭐.. 글구 사진 있어도 모델이 별로라 쑥쓰러웠는데 다행이어요... ㅋ

Arch 2008-06-15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정말 훌륭하신데, 욕심쟁이 순오기님 후후훗!

순오기 2008-06-15 23:46   좋아요 0 | URL
시니에님 사진이 거의 없잖아요~~ 혼자 다니면서 사진 찍은거 올려보세요!

라로 2008-06-1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소쇄원에 가서 봉이 될터에요!!!ㅎㅎㅎ
넘 멋진 후기에 못간 한이 크지만 함께 있었던듯요~.
님의 후기를 타고 쭈욱 저도 광주 이벤트에 참가한거라 우길래요~.ㅎㅎㅎ

순오기 2008-06-16 00:54   좋아요 0 | URL
ㅋㅋ 우리 같아 봉이 되어요~~ 광주이벤트도 같이 즐겼다고 증인 설게요.ㅋㅋ
이제 가사문학관과 식영정, 5.18묘지까지~ 앞으로도 두어개는 더 써야되는데 날새면 이어서 쓸게요.

조선인 2008-06-1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쇄원, 소쇄원, 소쇄원... ㅠ.ㅠ

순오기 2008-06-16 08:48   좋아요 0 | URL
소쇄 소쇄 소쇄~~~ ^^

프레이야 2008-06-1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 언니 이렇게 후기가 줄줄이 올라올 줄 알았어요.
넘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다들 행복해 보여요.
쑥개떡 꿀떡~하고 있어요.
승연님이랑 전에 통화하며 그랬어요. 순오기님 같은 언니 한명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구요. 마구 떼도 쓰고 잘 못한 거 있으면 야단도 맞고 잔소리도 좀
듣고.. 그래도 그냥 마구 삐대고.. 소쇄원엔 작년 가을에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물 많을 때 가서 물소리만 잔뜩 듣고싶기도 해요.
후기 또 기다릴게요.^^

순오기 2008-06-16 08:50   좋아요 0 | URL
후기 이렇게 줄줄이 올라올거라 기대하는 님들 때문에 열심히 올리고 있어요.^^
승연님은 꿀밤 맞는다니까 언젠간 한번 만나야죠~ㅋㅋㅋ
비온 뒤에 가면 콸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듣겠고, 난 눈덮인 소쇄원이 보고 싶어요.

무스탕 2008-06-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쇄원.. 올 여름방학때 어떻게 해서든지 가보겠습니다!!
이렇게 부러워서 속만 부글부글 끓일게 아니라 저도 꼭 가볼거에요 ㅠ.ㅠ

순오기 2008-06-16 09: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여름방학에 오시면 연락주세요~~ ^^

BRINY 2008-06-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으로는 부족해요!! 전체를 바라봐야하는데.
리고 말하면서도 저도 가본지 10년이 넘었네요. 친척들이 광주쪽에 살다보니, 오히려 자주가도 저런 관광명소는 지나친답니다. 금남로도 몇년전에 고모들 졸라서 처음 가봤었어요.

순오기 2008-06-16 14:0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또 오세요~~ 광주댁 순오기가 있잖아요!
저도 여기 살아도 누가 와야 구경시키느라 가게 되더라고요.^^

전호인 2008-06-16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 선비들의 삶과 지혜는 후세 사람들이 본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기 조차 죄스러움의 무엇이 있답니다. 그저 과거로의 여행이라서 고리타분하다는 말로 치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겪어볼 만한 조상들의 유산이지요. 요즘의 위정자들이 과거 선비들이 갖추었던 학문의 견지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이해한다면 요즘세태의 경박스러움은 없었을 겁니다. 알려고 할 수록 매력속으로 빠져드는 마음을 어찌 하오리까.
작은 정자 하나일뿐인데 그곳에 천지, 음양의 모든 이치가 녹아있었습니다.

순오기 2008-06-16 14:24   좋아요 0 | URL
해설사님도 식영정에서 그런 말씀 하셨죠~~~ 천지만물의 조화를 다 이해하고 행했다는 선비 정신을 생각하면 요즘 위정자들의 그 경박함이 부끄럽다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