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영어자립! 그 비밀의 30분 - 엄마 나 영어 책 읽고 싶어요!
정인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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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다 온 나는 영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 아이들처럼 배우지 않은 것만 알뿐이다. 난 그냥 현장에서 친구들을 흉내 내면서, TV에서 나오는 말을 따라 하면서 상황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듣고 익혔던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해서 사전으로 찾다 찾다 포기한 적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책을 정말 많이 읽으려 노력했다. 발음을 몰라 오디오북을 달고 살았다. 남들은 노래를 즐겨 들었지만 난 영어공부를 위해 들었다. 영화 타이타닉에 나왔던 설렌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 이란 노래를 외우려 수백 번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survival 영어공부였다. 우리 아이는 나처럼 말고 즐겁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어 교육 노하우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 것 같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국에서 영어에 목숨 걸고 교육하는 부모를 정말 많이 보았다. 부디 우리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이 본인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느끼려 안 하시길 간절히 바란다. 즉, 애를 잡지 말자는 것이다. 즐겁고 재미있게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난 믿는다.

   

영어는 맥도날드 가서 햄버거를 시킬 줄 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어를 잘하는 것과 국어를 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영어는 학문이기 앞서 언어다. 즉 사람과 사람이 소통을 하는 수단을 말한다. 소통의 방법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4영역을 골고루 노출을 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0살 영어 자립! 그 비밀의 30분』이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후 저자 정은아와 너무나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유익한 정보도 많아 앞으로 우리 아이의 공부환경 및 로드맵을 어떻게 가지고 가면 좋을지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동네에서 영어공부를 시켜달라는 동네 엄마들이 있다. 우선 그 엄마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가이드만 해 줄 수 있을 뿐 신은 당연히 아니고, 마법사고, 파랑새도 아니다. 소위 영어를 잘하는 선생님을 통해 영어 노출을 시켜주는 것에는 반대하는 바는 없지만, 오로지 그 선생님에게만 의지한다면 우리 아이는 더 발전하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선생님을 자주 만난다 하여도 엄마만큼 시간을 같이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잘하게 된 우리 아이의 큰 공은 엄마에게 있다. 태어나서부터 끊임없이 언어 노출을 해주어서 아이가 '엄마'라는 말부터 '싫어'란 단어도 거침없이 말하지 않는가. 우리 엄마들도 이 책을 통해 언어교육에 관심을 조금 더 가진다면 동네에서 엉터리 영어학원은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들이 여전히 있다. 요즘 시대에 아직도 구시대 방식으로 애들을 가르쳐서 영어를 싫어하게 하거나 시간 낭비를 시키는 곳들이 있다. 차라리 그런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게 되겠지 않을까.

이 책 안에 엄청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략 어렴풋이 다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 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유익한 양의 정보를 함축시키고 노하우를 전수받은 느낌이라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영어 시작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세 가지
1. 단어 외우게 하지 마라
2. 책 읽을 때 모르는 단어 찾아보지 마라
3. 책 읽을 때 문장 일일이 해석하지 마라

나 역시 지인들이 영어책 읽어주는 노하우를 물었을 때 위와 동일하게 대답하곤 했다. 우리가 만 1살짜리 아이에게 한국어책 읽어줄 때, '아기'란 단어 외우고 10번씩 써! 이렇게 안 하지 않는가. 어차피 영어책을 처음 접할 때 그림책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단어나 문장을 찾아보고 해석할 필요가 없다. 그 그림 안에 다 나와있다. 책 읽을 때 추측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eric carle 의 책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그 문장에 나오는 단어가 그 그림에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엉뚱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물론 이해를 못할 수 있다. 그냥 못해도 언젠가는 "이건가?"하면서 스스로 파악하게 되기도 하고, 어느 정도 한국어 실력이 되면 한국어로 가끔 얘기해줄 수도 있고, 반대로 아이에게 맞추기 게임을 해봐도 좋다.

 

유익한 정보가 참 많은데 그중 내가 책을 읽자마자 한 것은 북어드벤처 www.bookadventure.com 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부모로서 가입을 하면 quiz를 불 때에 답이 다 기록이 되어 있다. 그래서 학생용으로 따로 또 가입을 해서 읽은 책의 문제 풀기 quiz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려 8천여 권의 책이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심지어 무료이다.
문제를 시범적으로 풀어볼까 싶어 오늘 아들이랑 읽었던 책인 <We are going on a Bear Hunt> 검색했더니 다행히 quiz 가 있었다. 질문은 생각보다 어려워할 수 있어 처음에는 아이를 조금 도와주어야겠지만, 나중에는 스스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모바일에서 자유로워지기는 힘들다. 부모가 핸드폰을 없애지 않는 한 결국 노출을 시킬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자극적인 터닝매카드를 보여주는 대신 영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alphabox를 보여주었는데 그것 외에도 많은 정보를 얻어서 좋았다.

영어 교육을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우리 아이 상황에 맞추어 설계할 수 있다.

미국 학년별 렉사일 지수이다.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략 우리 아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이다.

아직 5살도 안된 아이가 영어울렁증이 있다고 상담을 한 적이 있다. 5살이 영어 울렁증이요? 라고 묻겠지만, 이건 백 퍼센트 부모 잘못이라고 본다. 아이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부모가 강요를 했거나 강제로 학습하라고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어를 먼저 잘 습득한 후에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노출을 시켜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하지만 말이다.

영어를 재미있게 지도하고픈 엄마들, 교육자들이 읽어보면 매우 유익할 것 같다.
학원을 맹신으로 믿는 엄마들, 자신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지도할 줄을 모르겠다며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엄마들에게 특히 더 꼭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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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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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가 너무 좋다.
처음 만났던 작품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이다. 그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작가가 당최 뭔 소리를 하는 것인가..란 생각을 하며 오기로 초반부를 읽다가 중간 부분부터 마지막까지는 언제 다 읽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소설에 푹 빠져서 읽었었다. 다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만난 책은  『오베라는 남자』이다. 워낙 배크만의 매력에 푸욱 빠져 있었던지라 다소 기대를 하고 봤는데, 역시나 그 까칠한 오베의 매력에 또 빠져버리고 말았다. 위의 두 책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책의 plot이나 ending을 전혀 모르고 읽어서가 아닌가 싶다. 이런 책에 스포일러는 별로인 것 같다. 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결정이나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느끼고 싶다면 스토리를 모르는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한 작가의 책을 일 년에 3권째 읽는다. 신작 『브릿마리 여기있다』를 만나게 되어 너무나도 기뻤다. 책 커버에서도 볼 수 있듯 브릿마리라고 짐작하게 만드는 여성의 표정이 정말 살아있다.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하여 책을 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브릿마리의 매력에 사로잡혀 있는데, 배크만은 마법을 부리는 것일까? 어쩜 이렇게 등장인물마다 정신을 못 차리는지... 브릿마리란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게 된다.

『브릿마리 여기있다』 에서의 주인공은 충분히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꼭 굳이 그녀의 깐깐하고 특유의 집착이 꼭 과탄산수소나 커트러리가 아니더라도, 나를 비롯하여 사람들은 뭔가 필이 꽂히는 것이 있다. 어쩌면 그 이유가 브릿마리 여사처럼 뭔가 채워지지 않는 평온 속에서의 공허함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평온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삶이 사실은 그렇지만도 않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결혼생활을 하기 때문이라서 그런지 왜이렇게 브릿마리 여사의 마음에 공감대가 형성되는지..

모든 결혼 생활에 단점이 있는 이유는 모든 인간에게 역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살다 보면 그 사람의 역점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그 약점들을 무거운 가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으면 그걸 피해 가며 청소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환상을 유지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 먼지가 쌓이게지만 손님들 모르게 지나갈 수 있기만 하면 참고 버틸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가 허락도 없이 가구를 옮겨버리면 모든 게 만천하에 드러난다. 먼지와 긁힌 자국. 쪽매널 마루에 영원히 남은 흠집. 하지만 그쯤 되면 이미 되돌릴 방법이 없다. pg172

마지막으로 우리 브릿마리 여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배크만의 소설은 소설 속의 인물들과 함께 독자도 성장을 하게끔 만드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토록 이 소설이 더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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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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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내용을 읽기도 전에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쁘고 독특했다. 보통 사용하는 떡재본이 아니라 한땀한땀 실로 엮은 것 같은 디자인이다. 왠지 우리나라에서도 옛날 서적이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날 정도로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서정적 문장에 매료되지만 책 자체가 너무 예뻐서 읽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 안드레이 마킨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비록 주인공이 소설 속의 인물이지만 어느 정도 저자의 인생이 반영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된다. 저자 안드레이 마킨은 러시아 출신 프랑스 작가이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한 후 철학을 가르치다가 1987년 프랑스를 여행하던 중 정치적 망명은 한다. 그 후 프랑스에서 열악한 생활을 한다. 그의 제2외국어가 프랑스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쿠르상, 메디치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모두 수상하면서 프랑스 작가로 인정을 받는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나만의 오해일 수 있지만 프랑스라는 나라는 국민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비프랑스인들에겐 다소 배타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영어를 알더라도 프랑스어를 모르면 여행할 때 매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프랑스인들은 외국인들에게도 프랑스어를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한다. 메뉴판에는 오직 프랑스어로만 기재되어 있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의 문화, 언어에 자부심이 강하고 때론 인종 문제 등으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곤 하는 나라라고도 들었다.

프랑스 유언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름이면 시베리아 초원지대의 외할머니 댁을 찾는 주인공 소년과 그의 할머니 샤를로트 르모니에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샤를로트 할머니의 삶을 통해 20세기 러시아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제1부와 2부에서는 주인공 소년과 누나가 시베리아에서 보내는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시베리아 가방'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 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3부는 주인공 소년이14살이 지나면서 현실의 인생 즉, 러시아에서의 삶이 그려진다. 마지막인 4부에서는 할머니를 프랑스로 돌아오게 만들 계획을 세운다. 소설책의 주인공 역시 프랑스와 러시아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소설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작가의 서정적인 표현에 감동을 받게 된다. 글이 너무 아름답게 씌어서 이렇게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던 소설책이 있었던가란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람들은 침묵이 두려워서 말을 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혹은 사람들은 침묵이 두려워서 말을 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혹은 은밀하게 기계적으로 말을 한다. 그들은 모든 사물과 모든 존재를 유혹하는 그 끈적끈적한 음성에 도취된다. 그들은 비와 좋은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고, 돈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별것 아닌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은 심지어 그들의 숭고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할 때조차도 수없이 말해진 단어들과 닳아빠진 문장들을 사용한다. 그들은 말을 하기 위해서 말을 한다. 그들은 침묵을 쫓아내 버리고 싶어한다. pg 190

나는 프랑스나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해서인지 저자가 시대에 대해 설명할 때에 감정 몰입을 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좀 더 이해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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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고민하는 게 더 편할까 - 고민될 때,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이현안 옮김, 이정환 그림 / 나무생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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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사람의 눈도 서글퍼 보이거니와 입이 없다. 말 못 할 사연이 많아 입은 있으나 없으나라는 걸 표현한 것일까?
성장의 고통보다 안전한 불행을 선택하는 고민에 대해 논하는 책인데 나의 깊숙한 내면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미국의 실존주의 심리 상담사 롤로 메이 Rollo May에 따르면 "의지는 자기 파괴적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 역시 최선을 다해 엘리트가 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우울증 환자가 된 경우가 있다. 의지가 항상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만 작용한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pg12

'고민 의존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 사람은 술을 마시는 행위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여전히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그 사실을 알더라도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깊은 내면을 볼 수 있다.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식'이라는 관점으로만 자신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관점으로 자신을 생각한다면 무의식에 존재하는 자신은 다른 것을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g15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하게는 우리의 생활 패턴 속에서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수가 있다.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음으로 인해 비롯되는 행동들이라던가, 착한 아이가 되라는 강요를 받은 사람들이 겪는 증상들이라던가 하는 내용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저자와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보통 착한 아이가 되라고 강요를 받으며 성장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많은 유아 서적에서 무조건 착하기만을 강요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저자 가토 다이조는 우울증 환자는 그때그때의 심리적 과제를 바람직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착한 아이'가 되라는 강요를 받으며 성장하여 어른이 된 후에도 계속 수동형으로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즉, 남들이 도와주겠지, 생각해주겠지, 해주겠지,... 하며 스스로 '배우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주위로부터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 주위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요를 받으며 자랐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꼭 모두 수동적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인 사람은 무기력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책을 하는데, 의욕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을 책망한다고 한다. 자신을 책망하면 노력하지 않아도 멋진 사람이 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저자의 말이 맞을까? 라고 계속 생각하게 된다. 난 솔직히 동의하고 싶지 않다.

 

상속 문제로 관계자들끼리 다툼이 발생했다. 상담을 하러 왔는데, 말을 들어보니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입을 모아 "어머니를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입니다." 라고 말하고,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저는 바람직하게 해결하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표면에 드러난 말의 배후에 존재하는 욕망'은 그야말로 더럽고 추악하다. pg124

정말 상속 문제가 발생할 때 더럽고 추악하기만 한 존재하는 욕망이 드러나게 될까? 순수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조언하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진심으로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란 질문이 쏟아진다.

일본 서적이라 그런지 아니면 저자의 깔끔하다 못해 다소 차가운 문장이라고 느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이 책을 접하면서 다소 반감을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나의 내면에 무의식에 잠재되고 있는 모습이 들켜서일까? 아니면 여전히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을 하지 못해서일까? 이 책에는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많이 인용되고 등장한다. 두 달전에 그의 책인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을 읽은 적이 있다. 서평에도 남겼지만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혀 이해를 못하고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은데 행복해지지 못하는 사람,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바꾸지 못하는 사람,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끙끙거리며 고민하는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은 꼭 이 책을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다른 심리학 관련 서적보다 좀 더 어렵게 읽은 것 같다. 그의 저서 중 『착한 아이로 키우지 마라』라는 책 제목이 눈에 띈다. 나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고 행복하고 긍정적이며 고민은 덜 하면서 스스로에게 흡족해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후회하고 고민하는 동안에 인생이 끝난다는 저자의 말처럼 불평을 늘어놓기 전에 생각을 조금만 전화시키면 삶은 좀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것도 노력이 필요한 삶의 과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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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3 - 해적의 보물 지도 암호 클럽 3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박다솜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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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하여 당사자끼리만 알 수 있도록 꾸민 약속 기호이다. 암호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 같다. 뭔가 흥미롭고 궁금해하는 모습으로 진지하게 책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

이러한 컨셉을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는 추리 동화로 접할 수 있는 건 좋은 것 같다. 앨런 튜링은 매 순간 3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제2차 세계대전에서 24시간마다 바뀌는 해독 불가 암호를 풀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사람으로 유명하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기엔 암호화가 되어 있다. 이렇게 어려운 컨셉을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서 친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았다. 수학적 마인드도 심어주고 추리능력도 키워줄 수 있는 암호 클럽을 만났다.


 


우선 우리 아이는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였다. 뭔가 특별한 책인 것 마냥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암호를 만들고 나와 송신을 하려고 하는데 그 생각 자체가 너무 기특하고 신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책을 노출을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추리 동화도 좋은 것 같다.

중간중간에 질문이 있고 해답이 뒤에 있어서 우리 아이가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야기는 책 표지 그림에 나와 있는 아이들인 암호 클럽 4총사 멤버인 퀸 키, 다코타 코디 존스, 마리아엘레나 에스페란토, 루크 라보가 카멜 미션이 있는 곳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카멜 미션 국립공원의 지도를 통해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길을 갈 때마다 아이들이 암호를 풀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보물을 찾던 도중 등장하는 해적들,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는 할아버지 등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우리 주인공들이 보물을 찾으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추리해 나가며 암호 클럽 친구들과의 대화를 보며 엄마와도 함께 책에서처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한다.

"자유, 어귀, 가방, 이사, 바지, 오해, 아기."
코디는 암호 클럽 친구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롱비어드나 졸리 같은 수상한 사람들이 엿들어도 뜻을 알지 못하도록 무전 신호를 사용한 것이다.
"아우, 어귀, 다정, 이사?"
퀸이 물었다.

히폴리테라는 해적이 있었다고? 카멜 미션에도 숨겨진 보물이 있을까? 하룻밤 묵으면서 보물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게다가 종을 찾는 과제도 있고. 정말 멋진 수학여행이 될거야! pg34


저자 페니 워너에 대한 소개를 아이와 함께 읽는데 책을 60권 넘게 출간한 작가라는 말에 아이가 탄호성을 질렀다. 그러면서 60권을 다 찾아 읽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 기특하기도 했다. 최고의 미스터리 신인 작가에게 주는 맥커비티 상도 수상했고, 2013년엔 애거서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디아블로 벨리 대학에서 아동 발달에 대해 가르치는 저자의 흥미로운 추리 동화 『암호 클럽』 제3번째 이야기인 해적의 보물 지도!

나중에 이런 번역서 말고 원서로도 함께 만나고픈 욕심이 드는 책이었다.
1권부터 읽고 싶다는 우리 아이들 위해 선물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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