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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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내용을 읽기도 전에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쁘고 독특했다. 보통 사용하는 떡재본이 아니라 한땀한땀 실로 엮은 것 같은 디자인이다. 왠지 우리나라에서도 옛날 서적이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날 정도로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서정적 문장에 매료되지만 책 자체가 너무 예뻐서 읽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 안드레이 마킨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비록 주인공이 소설 속의 인물이지만 어느 정도 저자의 인생이 반영이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된다. 저자 안드레이 마킨은 러시아 출신 프랑스 작가이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한 후 철학을 가르치다가 1987년 프랑스를 여행하던 중 정치적 망명은 한다. 그 후 프랑스에서 열악한 생활을 한다. 그의 제2외국어가 프랑스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쿠르상, 메디치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모두 수상하면서 프랑스 작가로 인정을 받는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나만의 오해일 수 있지만 프랑스라는 나라는 국민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비프랑스인들에겐 다소 배타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영어를 알더라도 프랑스어를 모르면 여행할 때 매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프랑스인들은 외국인들에게도 프랑스어를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한다. 메뉴판에는 오직 프랑스어로만 기재되어 있는 것은 기본이다. 자신의 문화, 언어에 자부심이 강하고 때론 인종 문제 등으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곤 하는 나라라고도 들었다.

프랑스 유언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름이면 시베리아 초원지대의 외할머니 댁을 찾는 주인공 소년과 그의 할머니 샤를로트 르모니에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샤를로트 할머니의 삶을 통해 20세기 러시아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제1부와 2부에서는 주인공 소년과 누나가 시베리아에서 보내는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시베리아 가방'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 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3부는 주인공 소년이14살이 지나면서 현실의 인생 즉, 러시아에서의 삶이 그려진다. 마지막인 4부에서는 할머니를 프랑스로 돌아오게 만들 계획을 세운다. 소설책의 주인공 역시 프랑스와 러시아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소설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작가의 서정적인 표현에 감동을 받게 된다. 글이 너무 아름답게 씌어서 이렇게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던 소설책이 있었던가란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람들은 침묵이 두려워서 말을 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혹은 사람들은 침묵이 두려워서 말을 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혹은 은밀하게 기계적으로 말을 한다. 그들은 모든 사물과 모든 존재를 유혹하는 그 끈적끈적한 음성에 도취된다. 그들은 비와 좋은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고, 돈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별것 아닌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은 심지어 그들의 숭고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할 때조차도 수없이 말해진 단어들과 닳아빠진 문장들을 사용한다. 그들은 말을 하기 위해서 말을 한다. 그들은 침묵을 쫓아내 버리고 싶어한다. pg 190

나는 프랑스나 러시아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해서인지 저자가 시대에 대해 설명할 때에 감정 몰입을 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좀 더 이해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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