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영어 교과서 씹어 먹어 봤니? - 상위 1% 아이들만 알고 있는 영어 교과서 100% 활용법
이지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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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한 책 제목보다는 기억에 확 남는 제목이 좋긴 했겠지만, 솔직히 나름 교육서인데 자극적인 제목으로 굳이 지었다는 점이 결국 현시대를 반영하는구나, 란 씁쓸함이 자리 잡기도 했다. 이는 책 내용과 무관하게 결국 마케팅 전략일 테니 말이다. 결국 아이도, 부모도, 교육자도 자극을 주어야만 반응이 온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테니.

우선 영어 교과서에 대해 참 할 말이 많은 필자이기에, 똘똘 작가님이신 이지은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현 교육 시스템 및 현장을 살펴보고 싶었다. 공감하는 부분이 역시나 많아서 반갑기도 하고 결국 씁쓸하여 한동안 우울감이 들었던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것을 우리 아이들이 겪어야 할 일들이기에?

결론은? 영어교육의 본질을 잘 짚어주고, 솔직하게 담은 진실한 생각이 글을 통해 느껴졌다. 하지만 미쳐버릴 것 같은 교육 시스템에서 결국 할 일이 더더 많아지는 건 엄마(혹은 아빠) 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즉, 해결책은 없다. 그러하니 결국 우리 학부모들은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본질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면, 잘못된 결정은 덜 할 수도 있을 듯하기도 하다. 결국 뚝심 있게 자녀교육을 하려면, 부모가 먼저 깨닫고 앞서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의논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다다르게 된다.

교과서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우르르 사교육을 쫓아다니거나, SNS 인플루언서, 옆집 앞집 이웃의 이야기에 솔깃해서 불필요한 지출 및 시간 낭비를 하는 엄마들에게 일침을 놓는 내용도 유익했다. 이 부분은 특히 정말 정말 공감하고 필자 역시 매번 어필하고 싶은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에 교과서 분석/후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너무 기본이지 아니한가. 교과서 분석은.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그 먼길을 보느라 당장 앞에 놓인 장애물을 살펴보지 않는 것이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나라는 상위 10퍼센트 안에 들기 위해 온갖 사교육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느낌이 듭니다. (...) 저는 이러한 부분을 반드시 공교육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교육을 공교육에서 책임을 져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아무리 저자가, 우리 부모들이 이야기를 한들, 현시점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마 초중고 공교육자들도 잠정적으로 학원을 다녀야지... 란 생각을 하면서 지도를 하는 것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하니 초등 샘들도 그들의 자녀는 대부분 학원에 맡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예외도 있지만.

저자도 언급하지만, 모순되게도, 초등학교에서 충분히 잘 배울 수 있다는 말을 전달함과 동시에, 현재 현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인 교사 수급 건으로 인해, 어떤 선생님을 그 학년에 맡게 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학습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야기한다.

예를 들어, 엄마는 워킹맘+영어울렁증이 있다고 하자. 즉, 아이의 학습을 잘 봐줄 수 없는 상황이다.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학습 속도가 평범함과 느림 중간쯤인 아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하필이면 학교 영어 선생님이 영어 전담을 떠맡게 되어, 영어가 전공도 아니고 자신도 없으며 영어 발음을 하기조차 쑥스러워하는 샘을 일 년간 만났다면? 그 아이는 그냥 도태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사정이 우리 아이라면, 어찌 사교육을 생각을 안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우리 아이가 아니라는 확률이 어느 정도일까. 그 확률을 배팅할 부모는?

초등 교과서를 5개의 출판사에서 만든다고 한다. 게다가 정부에서 살짝의 개입까지 있다고 한다. 어느 학교가 하나의 출판사에 몰빵을 하면 안 될 수 있기에 3학년, 4학년은 A라는 출판사 것을, 그리고 5학년 때는 B 출판사 교재를 채택했다고 가정하자. 가정이 아니라, 현재 우리 아이의 학교가 그러하다.

너무 기가 막혔던 것은, 3,4학년 때 파닉스를 배우다 말았는데, 5학년 교과서의 출판사가 변경이 되어서, 파닉스 배움이 그대로 멈추고, 갑자기 어려운 문법과 단어들이 둥둥 떠다닌다. 필자는 영어 교과 과정이 4학년에서 5학년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이러한 실망감을 느끼고 나면, 공교육+교과서에 믿음이 안 가는 것 같다. 그래서 뭔가 더 없나? 싶어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 같다. 내 눈에 이리도 많은 허점이 보이는데, 그대로 지켜만 볼 수 없지 아니한가.

이제 알겠다. 개인적으로 영어 교재를 집필하며서 부딪쳐야 하는 제약조건들을. 뭔가 문장을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걸핏하면 말하는 문장들을 작성해도, 초등학생 교과서를 운운하며, 너무 수준이 높을 것 같고, 아이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고, 번역도 묘하게 어렵고 해서, 결론적으로 교과서를 기준으로 교재를 만들어야 하기에 결국 아주 어색한 문장들이 나열되는 것을. 실제 저자도 언급하듯, 교과서에 나오는 어색한 표현들은 실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어 난감할 때가 있다. 허기사 교과서를 만드는 분들이 영어를 못해서 그런 표현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겠지, 규정이 이러하니, 정부가 개입하니.. 아이들 수준을 고려하려다 보니, 하향 평준화를 고려하다 보니, 이러면서 상황에 맞추어가며 어쩔 수 없이 이러한 문장이 가득한 교과서가 탄생이 되는 것이겠지.

그럼 이 점은 누구가 총대를 메고 변경을 해야 하는 것인가?

제대로 못 따라오는 아이 탓인가, 잘 못 챙겨주는 부모의 탓인가, 학교 교육 시스템+교사+교육청의 탓인가. 아니면 우리 학원에 안 다니면 영어를 결국 못하게 될 것이라며, 주변 아이들 영어 실력을 펄럭펄럭 보여주며 유혹과 유인하는 학원을 탓할 것인가.

이 책은 근본적으로 영어 교육의 방향과 방법을 논한다. 교과서를 제대로 우선 보라는 말씀을 전달한다. 하지만 교과서'만' 보라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도' 봐야 한다고 언급한다.

아~~~ 그치그치.... 교과서가 중요하지... 란 생각이 지배적이면서 이 씁쓸하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아마도 여전히 교과서에서 다루지 못한 수많은 내용, 표현의 어색함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교과서의 목표는 당장 외국인을 만나서 실전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태로 아이들의 언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pg 127

그러하니 결정을 하라는 것이 아닌가. 대학 입시, 대학 문턱을 넘으려는 영어 교육을 할 것인가, 아니면 뭔가 더 플러스알파를 위한 교육을 위해 노력을 할 것인가.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철칙은 명확하다. 교과서라도 알고 가라. 플러스알파를 위해 미친 사교육비 지출하기 전에 기초는 탄탄한지 점검해 봐라,라는 뼈 때리는 말씀을 새겨듣기에 좋은 책이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영어 학습은 자신의 생각을 야기하고, 외국인을 만나 거침없이 토론하고, 글을 통해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기에 여전히 갭은 크다.

이것을 결국 메꾸는 방법은 독서와 글쓰기일듯싶다.

수능 영어 만점을 받으면 뭐 하는가. 실전에서 사용도 못 할 것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로드맵을 짜면 될 것이고, 대학 입시를 위해 달리고자 한다면, 결국 교과서를 기초, 기본으로 시작하라는 가르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왕좌왕 이도 저도 아니면서 방향 없이 달리기만 한다면 아이도 부모도 지치기만 할 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부모도 아이도 나의 방향이 무엇이고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을 하면서 공부 전략을 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모두가 동일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현업에서 영어 관련 업무를 종사해 본 경험이 있기에 깝깝함은 더욱더 큰 것 같다. 함께 근무했던 서울대 학석사 졸업생인 남편이 영어로 인해 여전히 발목을 잡히는 것을 가까이 지켜봐야 하는 나이기에. 그가 설마 수능 영어 성적이 안 좋겠는가. 결국 케바케 아니던가.

그냥 미래 지향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발굴해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 무조건 사교육 학원만을 믿어서는 안 될 듯싶다. 고로, 우리가 배워야한다. 어떻게 학습을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어렵다 하더라도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앞서 생각해야하지 않겠는가.

이러기에 나는 이 시점에서 사회에 어떤 이바지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된다.

결론은 기본에 충실하라. 교과서만 공부하지도 말고, 교과서를 기초로 삼아 꼭 살펴보고 공부하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교과서만 딸딸 외우고 공부하면 바보가 될 수도 있다.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도 많기에. 영어를 공부로 인식하지 않고 지식을 습득하는 하나의 언어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 어쩌면 저자도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제발 제발 본질을 잊지 마세요!라고


제발 외국인들의 언어 실력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자. 머리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지고 있다 해도, 신문이나 뉴스를 봐도 뭔 소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인구의 반 이상이 넘으니 말이다. 모국어로 음식 주문할 줄 안다고 국어를 잘한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처럼 영어도 그러하다고 꼭 알았으면 한다. 원어민이 그러던데... 이런 말을 참 많이 한다. 원어민이 다 맞지 않다. 한국인이라고 맞춤법, 문법 다 완벽하게 알지 아니한가. 심지어 시험은 정말 더더욱 다르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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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orongsa 2023-06-10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