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킬조이 - 쉽게 웃어넘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Philos Feminism 9
사라 아메드 지음, 김다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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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인덱스가 끊임없이 붙는다.



페미니즘이라 불리는 영역에서 다룬 책들은 많지만 특히 이 책의 저자가 보인 글들은 많은 부분에서 불편함 내지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글들로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저자의 개인적인 일부터 들려주는 이야기는 동서양 구분 없이 한두 번쯤 겪었을 경험이 들어 있는데 페미니즘이란 주제를 빼놓고 보면 일반적인 부분에서도 설득력 있는 글로 다가온다.



킬조이란 말은 페미니스트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하는 말처럼 농담이라도 그것을 듣는 분위기나 듣고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되려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당사자가 주목되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아이러니함, 여기에 비슷한 유의어로 사용되는  비관론자, 산통을 깨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위축되는 상황으로 이어짐을 들려준다.




책은 목차에서 보듯 페미니스트 킬조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와 페미니스트 킬조이로서 살아가는 생존법, 그리고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불행한 여성들,  젠더평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란 인식이 들어있음을 말한다.




- 행복을 '좋음'의 증거로 가정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쩌면 불행해질 자유를, 아니면 적어도 지극히 양가적이고 불확실하게 남아 있을 자유를 주장해야 할 것이다. 삶은 복잡하고 취약하고 지저분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 p. 303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일들에 대해서 뚜렷하게 나서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것을 떠올려 보면서 되도록이면 타협을 보는 쪽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좀 더 용기가 필요함을 느껴본다. (따라서 킬조이 다짐이 나에겐 지금 필요!)




책은 저자가 질문에 답변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 핸드북으로 출간됐다.




책 속에 담긴 킬조이에 대한 역사부터 생존법, 진실, 격언, 다짐, 등식(여기에 모두 킬조이가 붙는다.)으로 이루어져 있고 꼭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누구나 자신의 입장이나 타인의 입장에서 느껴볼 수 있는 예시들이 들어 있어 유용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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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컬렉터 - 집과 예술, 소통하는 아트 컬렉션
김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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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중 한 사람에 속하는 나는 현대미술이 지닌 의미와 작품해석에 대한 책을 접하고 나서야  감상이란 것을 통해 조금은 이해할 정도이므로 이 책을 통해서 다루는 각 미술에 대한 느낌은 남다르다.




뉴스를 통해 총명한 빛을 발하며 정확한 발음으로 뉴스를 진행하던 저자가 미술에 적을 두고 공부를 하며 미술소장품을 수집하면서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우리들의 삶은 행동반경에 많은 제악을 받았다.



만남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대화창구가 닫히고 집안에 재택근무로  이어가는 시간 동안 나름대로 개인들이 추구하는 것들의 변화를 가져왔는데 저자 또한 이런 경험에 착안해 세계 각지에 있는 찬구들에게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책으로 출간이 됐다.







바로 만나볼 수 없다는 한계를 이용한 각자가 지니고 있는 예술품들을 서로 공유하자는 것!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은 직접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힘든 여건은 수십 통의 이멜과 사진 보내기를 통해, 심지어 참여하지 못하는 친구들은 자기 대신 다른 지인을 소개하면서까지 예술이란 이름으로 서로 어우러졌다.



책을 펼치면 이것이 바로 현대미술이구나! 를 연발하며 감상하게 된다.



미술품 전시나 소장들을 어떤 특정 건물에 놓고 감상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내가 가진 예술 안목과 취향에 따라 자신의 집이나 작업실에 예술품을 소장해 놓은 사진들은  박물관에서만 봐야 전시라는 개념을 깨뜨린다.








물론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소장한다는, 작품에 대한 가치를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파격적인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작가의 작품 내지 모조품이라도 수집해서 집에 걸어두는 컬렉션 형태는 집 인테리어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작품의 세계를 둘러보는 기분도 별난 세계를 보는 듯 하지만 넓고 큰 공간을 활용한 집의 구조를 이용하거나 옥탑방에 거주하면서 나만의 작품을 소장하고 가꾼 사진들은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각 소장품들마다 연계된 작가들에 대한 예술의 세계 이야기는 현대 미술계의 작가들은 누구이며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와 그들이 추구하는 예술바탕엔 어떤 흐름들이 있는지도 눈여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예전엔 많이 볼 수 있었던 자개장을 집 안에 예술작품과 동서양의 조화로 함께 소장하고 있는 김나경 분의 집이다.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든 자개장의 대물림을 통해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었고 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예술전시품을 전시해 놓은 듯한 느낌이 더 강하게 와닿았다.









물론 다른 분들의 집들도 그렇긴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적인 미가 더욱 돋보인 컬렉션이 눈에 더 띈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21명의 현대미술 컬렉터가 참여해 한 권의 멋진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그것도 온전히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을 개인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이런 좋은 기획에 의해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볼 것을 강조한 현대미술 보기 방법, 관심을 두고 소장하고픈 작품에 대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노하우 아닌 노하우다.(^^)




흔히 묻는 질문, "현대 미술은 무엇인가요?"



이에 저자가 들려준 말은,  



- 답은 아주 간단하다. 지금 친구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벽에 걸린 그림이다. 커피 테이블 위의 조각이다.- p6




별것 아닌 물건처럼 보인 것을  별것으로 볼 수 있는 예술품들,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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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맛 - 인문학이 살아있는 도시여행 큐레이션
정희섭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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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어진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롯이 나만을 위한 작은 선물처럼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모처럼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을 하기도 하는 등... 개인들마다 목적하는 바가 다를 뿐 여행이 지닌 의미는 같은 곳을 향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희망지로 선택한 나라를 방문해 보고 싶다거나 갔을 때의 느낀 감동들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마음으로 간직된다.



책의 저자는 여행의 패턴이 다양해진 추세를 초창기 국가 위주의 방문에서 점차 도시, 그리고 언젠가는 도시 안의 장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한 국가 안에 있는 도시가 지닌 역사적인 의미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려주는 이 책은  저자가 느낀 인문학적 감상이 들어있고  1장인 '사유의 공간'부터 시작해 12장 '감사와 행복'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에 연관된 도시 탐방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의 여행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69개 도시로 들어갈 때 우선적으로 차례대로 읽지 않고 개인적으로 방문했던 장소는 뒤로 미루고 가보지 못한 도시부터 읽기 시작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다소 시간이 걸리는 베트남 권 안이라도 방문하지 못했던 것을 시작으로 멀리는 아프리카의 나미비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그곳에 자리 잡은 도시의 이야기는 여전히 흥분을 느끼게 했다.








도시는 사람이 안주하며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역사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 속에 모든 역경과 발전, 특히 역사 속에 실재했던 인물들이 추구했던 건축양식이나 현재의 현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 건축과 예술, 거리마저 온통 하나의 이야기로써 자리 잡고 있는 이야기를 읽을 때면 몸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갈망하고 염원하던 찬란했던 도시의 모습이 서구의 지배하에, 종교나 전쟁으로 인해 평화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오늘날의 모습들이 연신 떠오르게 하는 도심 속 이미지는 특히 나미비아를 다룬 부분에서 저자와 같은 마음으로 슬픔을 느끼게 했다.




도심 한 곳엔 발달된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이, 한편에선 빈곤이란 이름으로 이방인들에게 그들의 비참함 삶을 보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라니!




그런가 하면 예술가들의 고향이나 예술활동을 한 도시의 이력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새로운 역사를 이뤄나갔다는 데에 잠시나마 위안을 삼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특히 저자가 한 도시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 중 들어가는 챕터의 문구들과 어떤 상활에 처했을 때 어떤 도시를 방문하면 좋을지  다룬 글들이 좋았다.








- 이 세상에서 가장 척박하고 누추해 보이는 예루살렘,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을 더 비옥하고 고귀하게 돋보여주는 예루살렘, 모두가 부와 명예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을 때, 사람들의 발을 씻기러 이 땅에 오신 구세주의 모습에서 예루살렘의 복을 생각했다. 복이란 스스로 낮추는 자에게 먼저 오는 것이리라. p19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루앙프라방여행을 권한다. 기다림은 결코 늦게 가는 것이 아님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기다리는 것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루앙프라방은 천천히 말한다. 그리고 인생은 유한한데 왜 빨리 가려 하는지 이 도시는 우리에게 넌지시 묻는다. 빨리 간들 무엇 하리. p39




세상은 그야말로 넓고 세계를 모두 방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자가 다룬 도시들에 관한  글과 사진으로 탐방하는 시간은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나저나 진짜 어디론가 떠나고 싶구나!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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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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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23년도에 가장 활발하게 오르내린 단어들 중  인공지능 챗GPT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너도나도 관련 책들이 홍수처럼 출간되고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새로운 변화에 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때 앞으로 인류의 삶의 패턴 또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흐름이 아닐까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 데이비드 런시먼이 쓴 이 책은 이러한 주효한 가시성 있는 현 변화를 국가와 기업, 여기에  인공지능 로봇에 연결시켜 새로운 주장으로 시선을 끈다.



AI가 근래에 등장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저자는 300년 동안 함께 해왔다고 말한다.



그 주된 대상이 국가와 기업이라고 말하며 인공 대리인으로 그 자격을 취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로봇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적인 한계에 이른 인류가 기계적이지만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 대리인을 만듦으로써 로봇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AI와 국가, 기업 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국가와 기업의 특징인 복제성, ,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담과 책임, 긴 생명력을 꼽으며 이런 점들이 AI와 같은 점이란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염두에 둔다면 과연 인류와 AI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당장 TV를 보더라도 광고에서 소개하는 가전제품이나 특정 언어공부를 할 때, 서비스에 관한 전화상담만 요청하더라도 상담원의 목소리를 듣기가 정말 어려운 현실을 생각한다면 AI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국가와 기업이라는 인공대리인을 갖춘 우리들에게 국가와 기업은 순기능을 가져다준 반면 역으로 다른 국가 또는 기업과 경쟁을 통해 자원과 주민들을 착취라는 것을 통해 자연훼손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런 점들을 첫 번째 특이점이라고 하며 앞으로 더 나아가 컴퓨터와 국가의 권력이 결합되어 더 큰 특이점을 맞이한다면 우리들이 사는 미래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던진다.








IT가 불러올 미래 환경에 대한 변화를 정치적인 면에서 바라본 글들은 단순하게 독립된 하나의 변수가 아닌 정치체제와 우리의 삶이라는 두 가지에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AI의 발전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보다 안정적이고  발전을 모색하는 부분에서  미래에는 어떤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갈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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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3.겨울호 - 80호
김새봄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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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뀐 로고로 접한 이번 겨울호는 영문으로 대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굵은 활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 추리 문학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 같은 이미지인데 그래서 그런지 책을 펼친 순간 담긴 작품들이 지난 호와 마찬가지로 모두 좋았다.



신인상으로 당선된 이 시무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는 주가조작에 따른 실패와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마저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설정이 답답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파고든 작품이라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여기에 단. 장편의 수록작들은 실화에 기반을 둔 작품, 얼마 전 타계한 하라 료 작가에 대한 글들을 통해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넘나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가장 궁금했던 작품인 탐정 박문수(성균관 살인사건)는 결말이 시원하기보다는 왠지 씁쓸함을 갖게 한 내용이라 시대를 빼면 마치 현대의 이미지를 보는 듯했다.




이밖에도 영화 [잠]의 유재선 감독 인터뷰나 미스터리 영화 리뷰인 영국 스릴러 드라마 [비하인드 허 아이즈]에 대한 내용들은 당시 책을 읽었을 때  마주친 반전에 강한 충격이 남은 작품이라 아직 영상으로 접하지 못한 이 시점에 원작과 비교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출판계의 어려운 불황과 도서관 폐관에 관한, 한마디로 말하면 문화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한 현실을 담은 한이 편집장의 글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의 미스터리 장르를 발전시키고 신인작가에 대한 발굴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방면으로 담아내는데 노력해 온 계간미스터리-




한국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추리미스터리물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보길 응원한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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