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국 인문 기행 나의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반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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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타계하셨다는 기사를 접하고 놀란 기억이 떠오른다.



타 출판 강연에서 하셨던 내용들과 함께 처음으로 만났던 '나의 조선미술 순례'는 저자의 시각이자 디아스포라의 생애를 통해 다룬 미술사적인 시선들이 내내 인상 깊었던 까닭에 이번 책을 만나면서 더욱 저자의 글이 그리워졌다.



책은 디아스포라 에세이스트로서 두 형의 구명활동으로 인한 미국 방문인 1980년,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인 2016년, 마지막 팬데믹 시기인 2020년의 시기를 통과하는 그의 방문기는 이전 타국 여행기에서도 보인 사색적인 감정과  더 나아가 미국을 직시하고 바라본 시선들이 눈길을 끈다.



재일조선인이란 존재로서 살아간 저자의 존재는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경계, 그리고 미술을 통해 자신만의 탈출구처럼 여기며 글을 쓴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여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한 면은 예술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어 저자의 글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미술이 주는 위안과 그 위안 속에서 고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각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은 타 책에서 보던 글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대할 수 있어 남다른 흥분이 느껴졌다.



덜하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는 담담히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은 오늘날 미국이란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이는 물론 소수자와 이민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볼 수 있는 제도적인 한계점들, 자유를 대표하는 나라가 진정 이런 모습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하는 변화하는 모습들은 날카로운 지적으로 다가선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참상, 지극히  사적이지 않은 태도로 일관된 글은 좀 더 나은 세계를 희망하는 저자의 기대를 느낄 수가 있어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두 주제가 공존하는 감상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관심 있게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술'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그림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무지함,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 새로운 기대감을 꿈꾸는 기대감들이 와닿는다.




이제는 더 이상 저자의 글을 읽을 수가 없다는 아쉬움이 상당히 크게 다가온 만큼 기존의 책들을 한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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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의 밤 -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을 암살하고자 했던 히틀러의 극비 작전
하워드 블룸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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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서로가 적국과 아군이 되어 싸우다 전시가 서서히 나치의 패색이 짙어지던 시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은 카사블랑카에서 '무조건적인  항복'울 받을 때까지 싸울 것을 발표한다.



이에 나치는 자신들의 전쟁이 패배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합리적인 평화협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다각도로 모색한다.



이때 연합국 지도자들인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이 한 곳에 모여 회담을 진행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이들이  모였을 때 죽일 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정작 문제는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모여 회의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때부터 각 정보란 정보를 취합해 모으는 과정과 특수 훈련단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주도면밀한 부분들을 다루게 된다.



책 내용 중에는 여러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두 사람의 대립관계는 특히 눈길을 끄는데 바로 루스벨트 대통령 경호원인 마이크 라일리와 독일 국가 보안본부 제6국 국장인 발터 셸렌베르크다.



창과 방패처럼 이들이 서로 갖고 있는 주요 관심사는 서로가 적이란 이름뿐일 뿐 목적하는 바는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기에 같은 시기에 갖고 있는 생각들이 닮아도 많이 닮은 행보를 보인다.



신체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대통령을 보좌하는 라일리가 적의 동태주시를 예상하면서 각 연설행사나 비행기나 기차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은 타깃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많음은 물론이고 셸렌베르크가 주도한 계획들은 계획 실현에 앞서 가능한지에 대한 타당성의 논리들을 설득과 행동을 통해 노련함을 볼 수 있다.








그동안 비밀문서에 묻혀 공개되지 못했던 문서들과 마치 한 편의 스파이 첩보물을 대한듯한 느낌의 긴박함과 긴장미 넘치는 첩보활동과 인명구출작전을  읽노라면 국가에 대한 헌신은 무엇이며 이념과 전쟁을 통한 인간들의 삶을 다시 재조명해 보게 된다.



결국 정보수집에 힘입어 빅 3가 모인다는 테헤란 회담을 알게 된 독일은 암살공작을 시도한다.



 셸렌베르크를 비롯해 아프베어 해외방첩 빌헬름 카나리스 제독, 그리고 적이지만 스파이물 영화로 본듯한 무솔리니 구출작전을 성공시킨 오토 스코르체니까지 등장하는  작전은 만약 성공했다면 오늘날 국제정세는 어떻게 흘러갔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같은 나라 안에 같은 목적을 지니고 설립된 조직이라도 서로가 믿지 못하는 첩보의 세계, 서로가 감시하고 그 위에 그들을 다시 감시하는 체계, 이중 스파이는 기본이요 온갖 다른 목적을 지닌 인간들의 군상들이 모인 세계를 잘 조명해 놓았다.




특히 치밀한 정보력 수집과 탁월한 인간병기를 만든 나치의 실제 작전팀 생성과정은 일본의 731부대를 연상할 수 있는 비열함과 대담하 듯한 글의 진행과정과 그들의 당시 속마음들 들여다 볼 수 있어 당시 정세를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뒤늦었지만 기밀해제로 인해 일반 독자들에게 그 시대에 벌어진 일들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이라 전쟁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한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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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은 신혼이 피곤하다 1
강하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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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로맨스 웹소설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책 3권으로 출간됐다.



그동안 [폭군을 길들이는 방법] ,  [구남친이 내게 반했다]를 통해 고정 독자층을 갖고 있는 저자의 이번 신간은 쭉 책 출간을 고대해 왔던 독자들에겐 희소식일 듯싶다.



제목부터가 로맨스 소설이라오~라고 표방하듯 내용  또한 로맨스물로서 심쿵, 설렘을 동반하며 읽게 된다.



정부 산하 소속 비밀 수사기관인 NSO의 신입사원인 온도담의 천방지축, 사고뭉치 성격과 완벽함을 가진 철벽남 팀장 기주원간의 작전수행은 짝사랑해 오던 도담에겐 행운의 여신의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달라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성격은 신혼부부로 위장해 투입되고 예전에 실패로 끝났던 작전을 성공시켜야만 하는데, 과연 그들은 이룰 수 있을까?



초반 두 사람의 감정에 이상기류가 생기지 않아서 조금 더딘 진행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후 조금씩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건의 추이 과정과 로맨스물의 정형대로 이어지는 진행과정은 달달하다.







총 3권에 담긴 내용 자체도 로맨스가 지닌 정도를 그대로 답습하 듯한 클리셰가 들어있고 서브 조연의 등장으로 세 사람의 구도가 잡히면서 드러나는 전개 과정 또한 즐기듯이 읽을 수 있어 부담감이 없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도담의 초반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스타일도 재밌고 이에 굴하지 않았던 남주의 변해가는 행동패턴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어 페이지 터너로 읽기에 딱인 작품이라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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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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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자전적 SF 연작 소설집으로 이번 작품이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다.




해양생물을 주제로 풀어낸 6가지 이야기들은 코믹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찡한 부분으로 다가오면서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변화하는 흐름과 그 흐름들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할 부분들을 던진다.



문어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을 필두로 연이어서 흐르는 이야기들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닌 러시아 , 일본에 이르기까지 지금 펼쳐지고 있는 전쟁과 원전폐수 오염에 이르는,  바다의 물 흐름처럼 흘러 흘러 연속성의 물결처럼 이야기는 흘러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작품들은 시간강사인 작가가 실제 처우 개선을 위해 싸운 이야기부터 바닷속 생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위기에 이르는 문제에 이르는 진행은 노동 생존권, 장애인에 대한 처우와 이용권 무시하는 시설, 환경문제들까지 무거운 주제를 유머 있게 그려냈다.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들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집, 육. 해. 공 모든 곳에 존재하는 생물들과 우리들이 함께 행복이란 이름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집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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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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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권의 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니 이제는 영. 미 문학권의 작가 이름들처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익숙함과 함께 그들이 묘사하는 장면 하나하나에도 이국적인 냄새를 맡으며 읽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미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뚜렷한 두각을 내고 있는 영. 미권의 작가들 외에도 북유럽권의 이러한 장르들, 특히 경찰 소설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새롭게 첫 발을 내디딘 작가는 누구였을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이러한 의문점을 두지 않았던 것은 독자로서 이러한 장르에 워낙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된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이라고 불리는 시리즈를 대한 느낌은 사뭇 달랐다고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요 네스뵈, 헨닝 망켈...



이들이 추종하고 모방하면서 독자적인 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해 내며 시리즈로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공한 두 저자의 글은 읽으면서 경찰 소설의 모범이라고 할만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스웨덴을 가로지르는 유명한 관광지 예타 운하에서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나체로 성폭행과 폭력의 흔적이 있는 상태로 발견이 된 이 여성의 신원을 밝혀내기까지 경찰들은 당시 운하를 오고 가는 모든 배들을 조사하지만 뚜렷한 그 어떤 실마리조차도 건져내지 못한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는 사건 현장인 모탈리로 가게 되고 그는 동료들과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건 해결에 힘을 기울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답답함만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신원은 미국으로부터 날아오게 되면서 활기를 찾게 되고  그녀의 이름이  로재나 란 사실, 직업은  사서로 일하는 여성임이 밝혀진다.


 


이 책이 나온 연대는 1965년 소설임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치 과거로의 회귀를 한 듯한 착각 내지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사건에 대한 모종의 추리를 하게 하는 장치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이 장면에선 요즘엔 이 장치를 이용하면 훨씬 빨리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답답함마저 들게 하는 여건들, 가령 미국에서 보내오는 편지와 사진들을 항공을 이용해 기다려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배에 탑승한 승객들의 신원조회를 통해 각국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받아와 다시 현상하고  동료들과 보고 의논을 하며 , 타자기에 종이를 말아 타닥타닥 경위서를 써야 하는 절차들이  당시 경찰들의 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게 그려놓고 있는 장면들...


 


과연 그녀는 왜 죽어야만 했는지, 누군가 같이 여행 와서 죽임을 당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경찰들의 수사는 진전이 보일 듯 말듯한 시간과의 내기에서 누가 이기느냐 같은 경쟁 심리마저 느끼게 한다.


 


소설의 패턴은 지금의 우리가 읽고 있는 추리 스릴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




이것이 기존의 정적인 형사 내지는 경찰 출신 한 사람에 의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닌 경찰 소설 말 그대로 같은 동료들의 분업된 조사와 토론, 그리고 죽은 사람이 묵었던 배를 중심으로  범인을 추적해 좁혀 들어가는 방식들이 시대적으로 느리게 흘러갈 뿐, 모든 것의 패턴이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읽는 과정이 왜 이 소설이 경찰 소설로써의 원점이 되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두 저자의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기존의 한 사람의 능동적인 활약이 아닌 동료란 의식에서 합심해 사건 해결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모습들과  여기에 개인적인 마르틴이란 인물의 가정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분위기까지 그리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사건에만 치중해 그 중심으로 돌아가 글의 구성을 이뤘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가장으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압박감, 샐러리맨으로서 느끼는 집에 대한 생각, 마치 현재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대변해 주듯 도심의 중심지에서 살고 싶으나 여건이 허락지 않는 바람에 도심 근교에서 생활하는 모습, 아내와 아이들과의 대화,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은 모형조립을 하는 시간들이란 사실까지, 저자들은 정적인 주인공보다는 당시 사회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사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동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 네스뵈가 창조해 낸 인물 해리 홀레 시리즈 생각이 많이 났다.




알코올 중독자에다 사랑에 아파하는 한 남자의 외로운 모습을 부각한 요 네스뵈는 정말로 이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창작인물에 대해 생명을 불어넣는데 많은 참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들...


 


2012년 요 네스뵈의 인터뷰를 보면 더욱 그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다.


 


- "1970년대 이래 마이 셰발과 발뢰는 스칸디나비아 범죄소설의 대부모(God parents)였습니다.


그들은 간이매점에서 팔던 스칸디나비아의 범죄소설을 번듯한 서점에서 팔게 만들었습니다."


 


사건의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도 지금 생각해 보면 평범한 속임수에 그칠 수 있는 소재일 수 있으나 출간 당시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기준점이 되었단 사실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으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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