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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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신간을 기다려왔다. 그의 책을 거의 읽었다. 작년 말에 출간된 <죽음은 두렵지 않다>와 <천황과 도쿄대 1, 2>권을 제외하고 모두 읽었다. 언젠가 못 읽은 책들도 마저 읽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많지만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내게 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준 분이다. 그의 다방면에 방대한 지식은 나를 자극했다. 나의 뇌도 다방면의 지식에 대해 촉수를 뻗게 되었다. 그는 나의 잠자고 있던 지식욕을 흔들어 깨운 분이다. 그를 통해 많은 작가들과 책들을 만났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는 두껍지만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이미 그의 책을 많이 읽어서 익숙한 탓도 있다. 그리고 아는 내용은 흥미롭게 술술 읽고 모르는 내용은 또 술술 넘기며 읽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직접 서재를 거닐면서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보니 그가 직접 내게 말을 거는 것처럼 느끼며 읽었다. 서가 사진도 함께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욱 페이지는 빠르게 넘어갔다. 


 아마도 그를 처음 접하신 분들은 이 책이 전혀 재미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머나먼 나라의 옛 이야기처럼 전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팬이나 다양한 지적편력을 가진 분들, 자신의 지의 그물을 더 넓히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다. 아니면 한 인간이 가진 지의 넓이와 깊이를 목격하고 싶으신 분도 보시면 좋겠다. 이 책과 더불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을 읽어보시면 그의 방대한 지의 세계를 접해보실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과 그의 서재를 한 번 만나보시기 바란다. 


 "서가 앞에서 펼치는 나의 이야기는 경계를 넘어 끝없이 뻗어나갔고,

한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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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5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재커리 퀸토, 리스 이판, 니콜라스 케이지

장르 드라마, 스릴러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화라는 사실때문에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영화의 편집이 잘 되어 있어서 더욱 긴장감이 넘칩니다. 스노든의 용기에 깊이 감사합니다. 그는 평범한 영웅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 저런 행동할 수 있었을까 자문했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스노든을 잘 연기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스노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


 134분의 런닝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스릴이 있었습니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위협이 영상을 통해 그대로 제게 전해졌습니다. 스노든은 자신의 목숨과 안전을 담보로 국가에 대항해서 폭로를 했습니다. 그는 지금 미국을 떠나서 러시아에 망명해있습니다. 그는 영웅일까요? 아니면 국가에 대한 반역자일까요? 


 스노든은 CIA와 NSA(미 국가안보국)의 정보 분석원이었습니다. 정부는 9.11 테러 이후 테러 방지라는 명분으로 국경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의 모든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저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쉽게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저장된 개인의 모든 데이터 정보가 NSA에 수집되었습니다. 데이터 수집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필요에 의해서 노트북 카메라를 활성화 시켜서 도청과 도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현실입니다. 저나 당신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가 인터넷에 쓴 모든 글, SNS로 주고 받은 글들, 컴퓨터에 저장된 모든 자료들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나 당신이나 아마도 테러범이 아니니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정보를 수집해서 테러범들을 미연에 잡아낼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스노든은 이 지점에서 고민합니다. 테러 방지와 국민의 알 권리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이 사실을 밝히는 것은 국가의 비밀을 폭로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중요하지만 아무도 알아서는 안되는 사항. 미국이 전세계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할 것인가 묵인할 것인가. 모든 사람은 묵인했지만 스노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민이 마땅히 이 사실을 알아야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폭로했고 국민은 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NSA는 개인정보 수집을 포기했습니다.


 마치 조지 오웰의 <1984>가 그대로 현실에 재현되는 듯했습니다. 빅브라더가 우리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악용될 여지또한 존재합니다. 스노든은 이러한 시스템이 악용될 여지를 감지해내고 폭로했습니다. 그가 빅브라더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한 평범한 개인이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 사생활의 자유를 다시금 확립해준 스노든은 분명 영웅입니다. 전세계인이 그에게 빚을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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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가 보인다. -p7


 위는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책머리에 밝힌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이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서재에 관한 책입니다. 다카시씨가 자신의 서재를 돌아보면서 책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그의 어마어마한 지적 편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자그마한 책장을 둘러 보아도 제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살짝 보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움 점이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산 책이 지금도 남아있고 책은 무조건 사서 보기 때문에 그의 서재를 보면 그를 온전히 알 수 있습니다. 저도 훗날 서재를 갖추고 제가 읽은 책들을 모조리 사고 싶습니다. 

 

 역시나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늘어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속 책들 중 관심가는 책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2권 합쳐서 천 페이지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하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입니다. 믿음사 판입니다. 다카시씨가 열심히 읽었고 추천하는 인물입니다. 



 













 유럽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할 책으로 다카시씨는 토마스 맬러리의 <아서 왕의 죽음>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아서 왕 전설이 그리는 세계의 전체상을 틀어쥘 수가 있다고 합니다.


 



 

























  위는 프리먼 다이슨의 저작들입니다. 한 번 접해보고 싶습니다. 


 이 프리먼 다이슨이란 사람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물리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헌데 그는 물리학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하는 기초 물리학을 전문으로 하면서 우주 개발이나 생물학 혹은 원자력 개발 등 과학에 관한 온갖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해온 사람이지요. 또 문학이나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우주를 뒤흔들까> 라는 제목만 해도 T.S. 엘리엇의 유명한 시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의 저작들은 하나같이 흥미로우니 반드시 한번 책을 펼쳐보시기를 권합니다. -p256


 




 










 

 <제2의 지구는 있는가>, 스티븐 웹의 <우주에 외계인이 가득하다면 모두 어디있지?> 들은 외계생명체에 관한 재미있는 책들이라고 합니다. 


 















 위 세권은 아인슈타인에 관한 책들입니다. 다카시씨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책들입니다.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은 14~15세기 부르고뉴 공국의 문화에 문화를 고찰한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암흑시대라고 알고 있는 중세 시대에도 실은 대단히 풍부한 문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있습니다. 호모 루덴스는 '유희하는 인간' 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의 본질과 문명의 추동력을 유희라는 관점에서 집대성한 책입니다. 




 












 팰레 유어그라우의 <괴델과 아인슈타인>은 괴델과 아인슈타인의 프린스턴 시절에 관한 책입니다. 두 천재들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아래는 다카시씨의 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실에 대해 평소 생활과는 다른 시간축과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 저는 그런 행위가 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촉구하는 책이야말로 하나의 작업이 끝난 후에도 반드시 남겨두어야 할, 오래도록 도움이 되는 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425


 














 다카시씨가 꼭 한번 펼쳐보라고 추천하는 책입니다.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가의 자질을 분간하는 책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콜린 윌슨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웃사이더> 입니다. <아웃사이더>는 카뮈나 도스토예스키 같은 작가들, 니체와 키르케고르 같은 사상가 등 동서고금의 아웃사이더들에 대해 쓴 책입니다.


 


 












 다카시씨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최고 걸작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판을 꼽습니다. 저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해서 많은 작품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와 만화 모두 보고 싶습니다. 다카시씨가 미야자키 씨의 작품 <귀를 기울이면>에 아버지 역으로 목소리 출연을 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이것은 본디 프랑수아 라블레가 쓴 <가르강튀아 팡타그뤼엘>에 나오는 텔렘 수도원의 표어입니다. '네 자신의 욕망대로 하라' 는 것은 텔렘 수도원의 규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가르강튀아 팡타그뤼엘> 전체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p571

 

 














 존 롤스의 <사회정리론> 입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공공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위의 책들은 뇌와 신체에 관해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들입니다. 


 

 좋은 책들, 읽고 싶은 책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요즘 책 읽을 시간도 없고 사놓고 안 읽은 책들도 많이 쌓여있는데 이렇게 정리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자괴감이 듭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이 페이퍼를 보고 무슨 책들을 읽었나 확인해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저녁 먹고 열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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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9.5

 감독 데오도르 멜피

 출연 타라지 P.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자넬 모네, 케빈 코스트너

 장르 드라마, 실화



 어제 <히든 피겨스>를 봤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기대 그 이상이었습니다. 영화를 참 잘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미국의 여성차별, 인종차별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습니다. 그녀들을 맘껏 응원하면서 볼 수 있습니다. 음악도 신나고 그녀들의 우정도 신나고, 불가능에 도전하고 가능케 하는 그녀들의 열정과 노력에 가슴 뭉클했습니다. 이런 영화가 상영관이 적다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조심스레 입소문을 타고 곧 이 영화가 예매순위 1위를 차지하리라 예상해봅니다. 이 영화는 상영관수 차별이라는 현실또한 넘어설 것입니다. 그녀들의 저력이 그것을 가능케할 것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나사에서 일하는 세 명의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재능과 능력은 있지만 차별당하는 현실에 처해있습니다. 안타까웠던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은 당당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녀들의 위대함은 결국 드러납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1년경 소련과 미국이 우주를 무대로 경쟁을 벌이던 시대입니다. 소련이 미국을 앞질러 갑니다. 먼저 인공위성을 띄우고 사람을 우주로 쏘아보냅니다. 미국은 소련을 추월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이 영화는 3명의 흑인 여성들을 조명합니다.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정면돌파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밌습니다. 절대 후회안하실겁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지한 내용을 다루지만 영화는 흥행요소를 두루갖춘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영상, 음악, 연기, 연출 등 모두 최고입니다. 재미도 감동도 함께 잡았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아참! 이 영화는 마르케스 찾기님이 추천해주셔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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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빌 게이츠 여름휴가 추천 도서, 2015 마크 저커버그 책의 해 추천 도서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를 읽었습니다. 역시나 명불허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과학은 문학으로 빛난다." 방금 말 제 어록에 하나 추가하고 싶네요. 과학은 문학성으로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읽는 재미도 중요하니까요. <코스모스>가 위대한 이유는 그 책에 담긴 높은 문학성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따뜻함과 평온함이 <코스모스>에는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저자의 목소리,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저자의 고민과 걱정, 깨달음이 독자에게 확실하게 전달됩니다. 면역 백신에 관한 의학과 과학지식을 문학적으로 전달하는 책입니다. 저도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의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아주고 아름다운 개념을 전달해줍니다. 면역은 우리가 공동으로 가꾸어야할 정원입니다. 우리는 독립적인 존재임과 동시에 집단의 일부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관계입니다. 이것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일단 고전 한 권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 수없이 많은 은유로 인용된 소설입니다. 뱀파이어, 드라큘라의 시초와도 같은 소설입니다.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는 고전입니다.


 백신에 대한 오해 중 한 가지는 백신이 세균 혹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인식입니다. 


 독성학자들은 <용량이 독을 결정한다>고 본다. 어떤 물질이든 과잉으로 쓰이면 독이 된다는 것이다. -p63


 그 역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도 소량으로 쓰이면 약이 됩니다. 백신이 어쨌든 독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백신은 굉장히 소량입니다. 우리는 백신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세균, 바이러스에 노출된 채로 생활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을 용량과는 무관하게 안전한 것 아니면 위험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용량이 독을 결정한다>라는 말을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좋은 물질이라도 과잉이 되면 독이 됩니다. 산소, 물, 비타민, 영양소 등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그녀는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시인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멋진 은유로 가득한 책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내 글이 언론을 통해서 발표되긴 해도, 내 마음에서는 내가 언론에 속하지 않았다. 그리고 만일 언론의 반대말이 시인이라면, 나는 둘 다였다. -p77

 

 백신을 맞든 안 맞든, 아기의 생후 첫 몇 년은 면역 속성 교육기간이다. 그 몇 년 동안 아기가 흘리는 수많은 콧물과 아기가 겪는 수많은 열은 면역계가 세균 어휘집을 공부하고 있다는 증거다. -p93


 그녀는 수많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공부를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배운 내용들을 아래처럼 멋진 비유로 마무리합니다. 


 그 강의에서 떠오른 하나의 서사란 게 있다면, 그것은 면역계와 그것이 공진화하는 병원체들이 상호 작용을 벌이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가끔 진행 중인 싸움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그렇더라도 아파치 헬리콥터와 무인 드론이 동원되는 싸움은 아니다. 그것은 그보다 재치를 겨루는 싸움이다. <그러자 바이러스는 그보다 더 똑똑해져서, 천재적인 꾀를 냈습니다. 우리 전략을 가져다가 우리에게 맞선 겁니다.> 교수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 몸과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체스 게임에 푹 빠져서 서로 겨루는 두 지성이었다. -p94


 백신에 대한 음모론을 좋아하거나 편집증적 의심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해줍니다.


 세지윅은 우리에게 적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꼭 편집증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냉소주의는 타당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슬픈 것이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 보건 관료들, 의사들로 이루어진 방대한 네트워크가 돈 때문에 아이들에게 부러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발상이 아주 그럴싸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는 건, 자본주의가 우리에게서 실제로 무엇을 빼앗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다. 자본주의는 이미 남들을 위해서 부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자본주의는 또 시장성 없는 예술의 가치를 박탈함으로써 문화적으로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자본주의의 압박을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본질적 법칙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모든 사람은 다 소유된 상태라고 믿기 시작할 때, 그때야말로 우리는 진정 가난해질 것이다. -p149


 <생각이 언어를 오염시킨다면, 언어도 생각을 오염시킬 수 있다.> 조지 오웰의 유명한 말이다. -p193


 


 

 












 <캉디드>는 합리주의가 비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이 이성을 행사하면서도 결코 계몽되지 못한 상태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p246


 볼테르의 <캉디드>도 꼭 읽어보고 싶은 고전입니다.


 저자는 수전 손택의 책들과 말들도 이 책에서 굉장히 많이 인용합니다. 수전 손택의 책들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습니다.



 













 수전 손택의<은유로서의 질병>, 조지 레이코프와 마크 존슨의 <삶으로서의 은유>, 인류학자 브뤼노 라투르의 책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 모두 읽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 


 마지막은 옮긴이의 말을 소개하며 페이퍼를 마치겠습니다. 이 책에 대해 아주 적절히 소개한 글입니다.


 언뜻 면역과 예방 접종과는 무관해 보이는 이런 이야기들도 결국에는 비스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결론으로 수렴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빚지고 있으며><면역은 우리가 공동으로 가꾸는 정원> 이라는 것이다. -p303


 <면역에 관하여>는 한편으로는 과학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이며, 무엇보다도 밀도 높은 사고이다. 이런 글을 쓴 비스의 아버지가 의사이고 어머니가 시인이라는 사실은, 너무 공교로워서 오히려 재미없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아마도 이 아름다운 책에 좋은 영향을 미친 우연일 것이다.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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