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Giants 대한민국 강소기업
이장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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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혁명을 겪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변했다. 이책은 그 변화 중에서 기업생태계의 가장 뚜렷한 변화에 관한 것이다.

“’99, 88’이란 구호가 있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전체 기업 수의 99%, 종업원 수의 88%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대기업들이 한국의 수출과 GDP를 선도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없는 대기업은 존재할 수 없고 중소기업이 취약하면 대기업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중소기업은 경제의 뿌리이며 줄기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이란 뿌리없이 줄기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위한 부품 공급처에 지나지 않았고 서자 취급을 받아왔을 뿐이다. 없는 살림에 투자대비 효과를 따질 수 밖에 없었고 대기업을 우선 지원해 경제의 규모를 키울 수 밖에 없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키워졌을 뿐이다.

그래도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정작 경제에 떨어지는 것은 없다. 고용도 늘지 않고 소득도 늘지 않는다. 더 문제는 소수의 대기업에 의존하는 식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처럼 기업 역시 수명이 잇다. 지금 잘 나가는 대기업이 앞으로도 잘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 잘 나가는 소수의 대기업에 국가의 명운을 거는 것은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해야 한다. 거목이 쓰러져도 빈 자리를 메울 나무가 얼마든지 자라는 숲처럼 기업 생태계 역시 다양성이 있어야 건강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1990년대 중반 드디어 강한 중소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코스닥과 벤처기업 육성제도가 갖춰지면서 새로운 유형의 중소기업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이 정책들이 시작된 지 만 10년 만에 2만개의 기술집약적 벤처기업들이 생겨나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다시 10년이 지난 오늘날, 스몰 자이언츠라는 더욱 강력해진 중소기업들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1997년 1천개의 벤처 인증 기업 수가 2007년에는 1만 4천 개가 되었다. 코스탁 시장의 시가 총액도 1997년 7조에서 2007년 72조 원으로 급상승햇다. 매출액 1천억 원이 넘는 벤처기업들도 이 기간 동안 200개가 넘게 생겨났다.”

이책은 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스몰 자이언츠 즉 강소기업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유형으로 나눠 분석하고 그들이 앞으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를 분석한다.

이책이 대상으로 하는 강소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에 성공한 업체들이다.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천에 따라 저자는 4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강소기업들은 기술, 마케팅, 비전 3가지 원천에서 경쟁력을 얻는다.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3가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세가지를 다 고루 갖춘 기업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시작할 때는 어느 하나가 특출하다. 그리고 그 하나를 받치는 하나가 더 있으면 성장이 가능하다. 세가지 중 어느 것이 지배적인가는 그 기업의 DNA가 되고 앞으로 그 기업이 어떤 성장경로를 밟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저자는 경쟁력의 3가지 원천에 따라 강소기업을 4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기술개척자. 혁신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술개척자로서 제품 혁신 능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능과 앞선 기술을 먼저 적용함으로써 차별화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저자는 이 유형의 대표적 예로 애플을 들며 TLI, 잉크테크, CNS테크놀로지 등이 예이다.

“혁신은 그야말로 그들의 유전인자이다. 그러나 신기술을 창출하는 능력은 시장우위를 점하기에 유리하지만 점차 혁신 자체를 위한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를 무시한 비현실적인 돈키호테형 기업으로 전락한다.. 신제품 개발에만 집중된 경영은 마케팅이나 원가 관리에는 취약한 체질로 만든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이노베이션의 귀재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초기에 그는 퍼스널 컴퓨터 개발에 주력하여 애플 검퓨터를 만들었고 이는 IT 업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켯다. 성공한 스티브 잡스는 만족하지 않고 모든 기술력과 자금을 동원하여 매킨토시를 발표햇다. 하지만 매킨토시는 다른 소프웨어와의 호환성에서 IBM에 밀려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한다. 매킨토시의 실패와 스티브 잡스의 독선적인 경영 방식으로 애플은 한동안 경영난에 시달리게 되었고 결국 스티브 잡스는 이사회로부터 애플을 떠나라는 통고를 받는다.”



둘째 장인기업. 이 유형 역시 기술 드라이브형 기업이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기존 틈새시장에서 설계와 생산기술의 우위를 축적하여 품질과 가격을 경쟁력으로 핵심역량을 구축한다. 대부분 B2B 부품 전문 기업들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히든 챔피언들은 대부분 이 유형에 속한다. 안철수연구소, 에이스테크놀로지, 바이오스페이스 등이 예이다.

“장인 기업은 품질에 대한 열정으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원가절감에 대한 남다른 노력으로 가격 경쟁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몰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때 큰 실패로 이어진다. 자질구레하고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거나 틀에 갇혀 오직 기존의 것을 지키는 데만 집중하면 결국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을 만드는 유아독존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애초에 기업의 성공요인이었던 전략목표들이 집착으로 변하면서 쇠퇴의 원인으로 작동한다. 성공한 장인 기업은 기존에 했던 틀 안에서 매우 제한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기술 혁신마저도 등한시하기 쉬운데 이런 상황을 ‘집중형’ 성공 함정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마케팅 기업. 시장기회를 포착하는 능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가지고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를 발굴하거나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는다. 이들의 경쟁력은 기술보다는 시장기회 포착력이다. 진입한 시장에서 사업기반을 확보한 후에는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성장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연관성이 없는 분야로의 다각화도 망설이지 않는다.

이들의 힘은 뛰어난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창출 능력, 공세적인 시장전략이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전략, 광고와 매력적인 홍보 마케팅은 경쟁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마케팅만 잘하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식의 자만은 상품의 내용보다 광고라는 외양에 집중하게 만들고 고객에게는 과도한 상술 정책으로 결국 스스로를 위기에 빠뜨린다. 비슷한 상품을 대량 출시하여 판매 부실을 초래하거나 너무 많은 시장에 눈을 돌리고 과도하게 매장을 개설하는 등의 확장 욕심으로 시장표류형 기업이 될 수 있다. 무리한 마케팅 전략과 이어지는 리더십 부재,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 시스템은 서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ㄷ. 시장 니즈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시장으로부터 괴리되어 실패를 자초하는 것이다.”

넷째 건설가 기업. 이들의 힘은 기술도 마케팅도 아닌 비전이다. 저자는 아이폰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며 국내에선 인터파크와 김영사를 그 예로 든다. 이들의 차별화 원천은 비전과 경영철학에 있다. 남들이 보지 못하거나 도전할 수 없었던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다. 모르는 분야하도 비전으로 투자자, 수요자, 공급자를 설득하여 자원과 시장기회를 얻는다. 이런 유형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잡는다.

“건설가 기업들은 사업적 상상력이 풍부하다. 게다가 뛰어난 자금 조달과 투자 관리 능력도 갖고 잇다. 재무 능력을 토대로 사업확장을 위해 인수합병과 사업 다각화에도 관심이 많다. 인터파크는 사내 벤처팀으로 출발해 국내 최고의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설득력 있는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불과 창업 2년 만에 코스탁 입성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인터넷 쇼핑몰뿐만 아니라 여행 사업과 공연 사업에도 진출했다. 코스닥 등록 이후에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투자한 여파로 오랫동안 적자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비전 잇는 사업 계획을 제시해 외부 자금 조달에 또다시 성공했다.”

“건설가 기업은 재무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자본을 늘리기 위해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기업을 팽창하는 유형이다. 일단 사업의 기초를 잡는 데 성공하면 계속해서 인수 합병이나 사업 확장의 기회를 꾀하려 한다. 그러나 때 이른 성공은 그들을 지나치게 과감하게 만들어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계속된다. 마치 제국주의와 같은 오만하고 통제가 힘든 기업으로 전락한다. 이것이 모험형 위헙이다.”

저자는 이렇게 4가지로 강소기업들을 분류한 후 자신이 직접 조사한 기업들을 이 유형에 따라 분석해나간다. 이책의 장점은 간단 명료한 유형과 그 유형이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로 그것도 한국의 사례를 분석하며 보여준다는 데 잇다.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유형론을 적용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런 유형이 있고 그런 유형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장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바로 그 장점이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으며 그 약점이 어떻게 그 기업들에 나타나는가 그리고 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것이 이책의 내용이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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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진화가 경제 지도를 바꾼다 미래산업 리포트 1
고종원 지음 / 새빛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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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은 장동건, 고현정처럼 1990년대 초반부터 왕성하게 지상파 TV를 통해 활동했던 40세 전후 나이의 탤런트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데뷔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의 취미가 갑자기 ‘노땅’을 좋아하게 바뀐 것일까? 사람들의 취향이 갑자기 중후한 연기력을 높이 사는 것으로 바뀐 것일까?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가장 판매량이 많은 팝 아티스트들은 마찬가지로 90년대 초반까지 명성을 확립한 사람들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잊혀지게 마련인 연예계의 시계가 갑자기 수십년 동안 고장난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의 장기집권은 뛰어난 역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대체할 슈퍼스타들이 출현하지 못한 것도 그 원인이다.”

왜 슈퍼스타가 출현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배우들은 1990년대처럼 TV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으로 노출될 기회가 없었다. 전체 국민과 연령대를 통틀어 높은 인지도를 얻은 ‘전국구’ 탤런트로 성장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좁았다. 지상파 방송이 지닌 힘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것은 TV를 사람들이 예전만큼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90년대의 스타들이 데뷔했을 때만 해도 채널은 AFKN까지 5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이 있기 때문에 채널을 고르는데만 해도 시간이 한참 걸린다.

지상파 방송을 괴롭히는 것은 경쟁매체만이 아니다. 매출의 절대치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생존이 위협당하고 있다. 광고의 감소는 방송만 겪는 것이 아니다.

“1997년 우리나라 전체 광고 시장의 왕좌는 신문이 차지했다. 광고 수익을 놓고 볼 때 신문이 신문이 국내 광고 수입의 39.5%를 차지해 지상파 TV(28.8%)를 압도했다. 라디오는 4.3%, 잡지는 4%, 케이블 TV는 2.4%, 인터넷은 0.7%였다.

그로부터 약 12년 뒤인 2009년에는 이 비율이 큰 폭으로 바뀌었다. 우선 신문은 광고 비중이 20.7%로 떨어졌다. 절반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지상파 방송은 2002년을 전후로 37.7%까지 늘어나는 파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다가 신문보다 더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해 2009년에는 23.3%까지 감소햇다. 라디오는 3.1%, 잡지는 65로 줄어들었다. 반면 케이블 TV는 10.7%로 늘어났고, 인터넷은 광고수입이 없다시피 하던 상황에서 17.1%나 성장햇다.”

광고수입 변화를 보면 90년대와 2000년대의 미디어 지형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방송은 미디어의 왕이었다. 그러나 그 왕조차 인터넷의 위력을 체감하고 있고 신문은 음반산업처럼 멸종을 생각해야 할 처지로 몰려있다.

신문, 방송, 라디오, 잡지, 출판, 영화, 게임, 음반은 서로 다르면서 같다고 볼 수 있다. 모두 미디어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잇지만 결국 소비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시간을 쪼개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이므로 이들 미디어는 서로 경쟁관계이다. 그리고 인터넷과 같이 어느 한 매체가 두드러지면 위에서 본 것처럼 다른 미디어가 심각한 피해를 본다.

이책은 2000년대 들어 미디어 산업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개관하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새로울 것 내용이다. 인터넷의 충격은 2000년대 내내 이야기 된 것이고 지금은 모바일까지 더해져 논의의 초점은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로 옮겨가고 잇고 두개의 충격에 미디어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는 수많은 책들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인 산업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도 드물지 않다.

그러면 이책의 가치는 무엇인가? 내용의 폭에 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이책은 미디어 산업에 속한 매체들을 모두 포괄하여 개관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런 식의 사전식 책자들은 폭은 넓을지 모르지만 깊이가 부족하지 않은가? 그렇긴 하다. 이책은 다루는 내용에 비해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니다. 오히려 내용의 폭에 비하면 내용의 양은 빈약하다.

그러나 한권에 미디어 산업 전체를 개관하면서 산업 전체를 시야에 넣을 수 있게 쓰여진 책이 없다는 점, 그리고 한국의 산업을 그렇게 개관한 책은 더더욱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한국의 변화를 알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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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인 -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함께하는
기타 야스토시 지음, 박현석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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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가지 감사할 조건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첫째는 11살에 부모님을 여의었다는 것. 그래서 남보다 일찍 철이 들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내 학력의 전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생 공부할 수 있었던 행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그 결과로 이렇게 건강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습니다."

아마 마쓰시다의 말 중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일 것이다. 이말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두가지일것이다.

첫째 낙관주의이다. “고노스케의 인생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인생의 밝은 면만을 찾아내서는 그것만을 보아 왔다. 사고를 당했다는 불운보다는 목숨을 건졌다는 행운을 보고 ‘나는 행운아다’라고 생각함으로써 그것을 살아가는 힘으로 바꿨다.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한들 무슨 득이 있겠는가? 자신의 강한 운을 믿고 노력하면 결국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성공할 때까지 계속한다면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만이 있을 뿐이다. 실패를 하는 이유는 실패한 채로 중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성공을 하면 ‘운이 좋았다’고 겸허하게 하게 생각했고 실패를 해도 ‘운이 없었다’고 탓하지 않고 ‘노력이 부족했다’며 반성했다. 그랬기 때문에 후에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사물을 보는 견해’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엇다.”

10살도 안된 나이에 집안이 기울어 고용살이를 해야 햇고 가난 때문에 차례차례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형과 누나를 모두 잃어야 했으며 그 자신도 허약한 체질이 되었고 교육도 받을 수 없엇다. 그런 그가 무일푼에서 천하의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낙관주의의 힘이었다.

그러나 모든 낙관주의자가 마쓰시다만큼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겸허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겸허함은 어릴 때 학교 대신이었던 고용살이 덕분이엇다.

“야단을 맞는 건 그나마 나은 편으로 때로는 조그만 망치로 머리를 맞는 적도 있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여러 가지 것들을 인사를 하는 법에서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갔는데 때로는 뺨을 맞아야 할 정도로 혹독한 것이었지만 그는 후에 ‘센바의 유명한 가게에서 일을 배워 새로 가게를 낸 사람은 처음부터 사람들의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고 그리운 듯 말했으며 센바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고용살이는 혹독햇다. 그러나 “고노스케는 고용살이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것들은 후에 그가 상업에 뛰어들었을 때의 기본자세가 돼 주었다. 한번은 고노스케에게 ‘상도’에 대해 물었더니 중요한 것은 세 가지라고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하나는 ‘장사의 의의를 알 것’, 다음으로는 ‘손님의 마음을 읽을 것’, 그리고 ‘상대방보다 더 겸손할 것’.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노스케의 인사는 언제나 정중했다. 그것은 단지 머리를 숙이는 데만 그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얼굴이 무릎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 뿐만아니었다. 손님이 돌아갈 때는 손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손님의 모습이 사라지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담아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손님을 대할 때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다. 기자들의 취재에 응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용살이 시절에 익힌 이런 습관을 평생에 걸쳐서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실천했다. ‘그쪽으로 발을 두고서는 잠을 잘 수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센바의 가게에서는 실제로 중요한 단골이 있는 쪽으로는 다리를 두고 자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그리고 장사가 녹녹치 않은 일이라는 것도 이런 말을 되풀이해 깨우쳐 줬다고 한다.

‘이것만은 잘 기억해 둬야 한다. 어엿한 한 사람의 상인이 되기 위해서는 소변이 빨개지는 그러니까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의 일을 한두 번쯤은 겪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엿한 상인이 될 수 없단다.’”

어릴 때 몸에 밴 상인의 자세는 그의 일생을 만들었고 그의 경영철학이 되었다. “고노스케는 사원교육에 특히 힘을 쏟았다. 구체적으로는 ‘애교 있게 행동하라’, ‘인간적인 매력을 갖춰라’라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비결이다라며 상인으로서의 기본자세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마쓰시다전기가 아무리 거대해진다 할지라도 언제나 일개 상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그 종업원, 혹은 그 점원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소박하고 겸손한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초창기 시절 고노스케는 자신이 고용살이 하던 시절처럼 종업원들이 회사의 기숙사에 기거하며 몸가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소부터 인사하는 법 같은 자잘한 규칙들은 그가 고용살이할 때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마쓰시다의 독창성은 자신의 고용살이 경험을 상도에 그치지 않고 경영철학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상인의 겸손한 자세는 손님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야 했다.

“부하의 장점이나 훌륭함을 분명히 알고 있는가? 자기 부하가 100명이라면 나의 훌륭함은 101번째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참된 리더다.” 손님뿐만 아니라 부하에게도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었다.

그리고 마쓰시다에게 상인의 겸허함은 경영철학일뿐 아니라 인생철학이기도 햇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회사를 말아먹고 국가를 망치게 하니 머리 좋은 사람은 마쓰시타에 들어올 수 없다.’ 나는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성장은 멈춘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본을 익힐 수 없다. 그런 건방진 사람은 필요 없다, 이런 뜻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귀가 큰 사람’이었다. 그저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마치 레이더처럼 앞으로 내밀어져 있었다. 사람들의 말에 유심히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실제로 그는 누구보다도 타인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는 사람이엇다.”

겸허한 사람은 끊임없이 배운다. 저자는 “그 지칠 줄 모르는 향상심과 겸허함에 훗날 ‘신’이라 불릴 수 있었던 비밀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한다.


마쓰시타는 경영자의 필수조건으로 ‘순수하게 귀를 기울이는 힘’, ‘민감하게 감지하는 힘’을 꼽았다. 그것은 모두 자신을 낮추고 귀 기울일 때 가능한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쓰시다는 겸허함을 ‘순수함’과 같은 말로 보았다. “고노스케는 평생을 통해 (3살 아이의) ‘순수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겸손하면 오만해지지 않을 수 있고 오만하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

“그는 수차례에 걸쳐서 커다란 결단을 해 왔다. 신기하게도 그의 경우에는 그것이 멋지게 적중했지만 다른 회사들은 도중에 경영부진에 빠져 사라져 갔다. 그 차이는 대체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그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니 그것은 자신이 ‘순수’했기 때문이며 ‘천지자연의 이’에 잘 따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미묘한 느낌은 추상적인 말로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선문답과도 같은 ‘자연의 이법’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업에서 늘 성공을 거둬 오셨는데 그 비결은 어디에 있습니까?”
평소 같았으면 판에 박은 듯 ‘운이 좋았다’고 대답했을 테지만 이때만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천지자연의 이법’을 따랐다는 데 있습니다.”
선문답 같은 그의 말에 당황한 기자가 그 뜻을 물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는 말입니다.”
더욱 당황한 기자의 얼굴이 떠오를 듯하지만 이것은 그의 경영의 본질인 ‘순수한 마음을 말한 것일 뿐이다.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은 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반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러면 나아가야 할 길이 눈앞에 저절로 떠오른다. 세상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갈때는 마음을 다잡고 잘 풀리지 않을 때라도 비관하지 말고 문제점이 분명해졌으니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착실하게 노력하며 호전되기를 기다린다. ‘호황도 좋고 불황은 더욱 좋다’란 그의 말은 바로 이 ‘순수한 마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언뜻 그렇고 그런 개똥철학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쓰시다 경영철학의 힘은 그것이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영현장을 움직여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기업의 비전이란 개념 고안(‘수도철학’),
“이유이란 사회가 우리에게 맡긴 것이다.”, ‘기업은 공기(公器)이다’ (기업의 공익성을 처음 제시),
‘조례’ 제도 고안(조직의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
“사장이라면 사원들에게 적어도 5년 뒤에는 어떤 회사로 만들 생각인지 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경영계획이란 개념을 처음 제시),
‘좋은 생각 제안 운동’ (카이젠 운동의 효시가 되는 제도),
종신고용제의 효시,
사업부제 고안,
‘광고는 기업의 의무다’ (홍보의 중요성 인식)
투명한 경영,
정가판매제

마쓰시다가 생각해내고 실행했던 제도들이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되었고 진부하게 들리지만 그것을 처음 생각해내고 실행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지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제도를 생각해낼 수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마쓰시다가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것은 그런 아이디어 제조기였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힘은 상황을 읽고 상황에 따라 정책을 만들어내고 상황이 변하면 자신의 정책을 바로 폐기처분할 수 있는 능력에 있었다.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수단을 강구한 뒤에는 반드시 그 다음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수명은 30년이란 설이 있다. 마쓰시다전기가 30년이란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까지 존속할 수 있엇던 것은 ‘사업부제’를 실시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분사제’를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그 어느 쪽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선문답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시 말하자면 시대의 요청을 남보다 한 발 앞서 포착, 조직뿐만 아니라 주력상품이나 비즈니스모델까지도 민첩하게 바꿔 ‘나날이 새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잇었던 것이다. 조직을 바꾸고 또 바꿔서 결국에는 예전과 거의 같은 조직으로 되돌아간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도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효율적인 조직이라 할지라도 ‘너무 오랫동안 똑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풀어져 생산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원히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조직의 이상형’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나날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나날이 새로워져야 한다. 오늘날은 혁신이라 말한다. 혁신이란 말이 유행하기 오래 전에 그것을 실천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혁신이란 말이 나오기도 훨씬 이전에 혁신의 본질을 알고 실천했다는 것이 더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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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모바일 혁명 - 아이폰+아이패드×트위터=미래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이책을 제목만 보았을 때 든 생각은 ‘공병호씨가 최근의 트렌드에 대해 책을 썼군’이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이폰 쇼크와 소셜 네트웤 덕분에 모바일에 관한 다양한 책이 쏟아지고 있다. 대체로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트렌드에 대한 소개서, 서비스 이용 매뉴얼, 앱 개발을 위한 서적. 그러나 이책은 어느 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트렌드에 대한 소개서이면서 매뉴얼이라 할 수 있지만 두가지 어느 분류에도 떨어지는 내용이 아니다.

이책의 내용은 40-50대 기계라면 두려움이 앞서고 새로운 뭔가가 나올 때마다 또야! 하면서 공포가 우선인 직장인들을 위한 것이다. 공병호씨는 알다시피 인터넷 전문가도 모바일 전문가도 아니다. 그저 필요하니까 그런 것들을 사용하는 사람일 뿐 이책이 대상으로 하는 평범한 직장인들과 기계에 관한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도 하잖아 당신도 할 수 있어. 내가 하는 것을 따라해봐.’

이책의 구성은 트렌드에 대한 간명한 설명과 함께 왜 그런 트렌드를 따라할 수 밖에 없는가를 비즈니스의 맥락에서 실질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저자 자신은 그 트렌드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고 왜 사용해야 되겠다고 느끼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자신의 일상과 업무를 설명하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실제 그런 서비스들을 메뉴 바이 메뉴로 화면 캡쳐를 따라 컴퓨터를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지나치다 싶게) 친절하게 보여준다.

대략 정리하면 트렌드에 대한 일반론, 공병호의 사생활 엿보기, 매뉴얼의 3단계로 이책은 구성된다. 이런 구성에 따라 이책은 화두가 되고 있는 아이폰, 트위터를 다루고 거기서 더 나아가 모바일에서 이용해야 한다고 저자가 생각하는 서비스인 RSS, 플리커(또는 피카사), 클라우드 컴퓨팅(구글 앱스를 중심으로) 그리고 아이패드에 대해 설명한다.

이책의 내용은 위와 같다. 위의 내용만으로 보자면 공병호씨가 굳이 써야할까 싶은 내용일 것이고 제목만 보고 샀다면 ‘낚였다’는 생각을 하기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책의 내용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대단하지 않은 내용도 두려울 수 밖에 없는 사람에겐 아주 유용한 책이 될 수 있게 쓰인 것이 이책의 미덕이다. 누구에게 묻기도 창피하고 뭐 그런 거 없어도 살아 하고 허세를 떨면서 곁눈질을 할 필요 없이 이 책 한권이면 스스로 시작을 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니 대단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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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부동산 - 일본 부동산황제 센마사오의 교훈
단 이사오 지음, 박재현 옮김 / 사이몬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기 전까지 어떻게 거품이 키워졌는지 그리고 그 거품이 왜 그리고 어떻게 무너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센 마사오란 사람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노래하는 부동산황제라 불렸던 센 마사오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무작정 상경해 유명 작곡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 힘겨운 무명 시절을 보내던 그의 노래가 우연히 히트하게 되었을 때 그는 그렇게 번 돈으로 지방도시 근처의 임야를 구입한다.

이후 그는 그 임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땅을 사고 거기에 건물을 지은 후 다시 그것을 담보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식으로 자산을 늘려간다. 거품이 꺼지기 직전 전성기에 그의 자산 규모는 2-3000억엔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그 자산의 시작은 어디까지나 처음에 자기돈으로 구입했던 임야에 불과하다. 인기가수가 된 그는 가수생활을 하면서 번돈을 부동산에 투입하고 꼬박꼬박 임대료가 들어오는 도심의 임대건물을 주로 매입하기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자산을 불리는데 끌어댄 부채의 이자를 감당하는 정도이다. 부채의 총액은 한창 때 자산규모의 80%에 달했다.

그렇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한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가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한 70년대에도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만 햇고 나카소네 내각의 경기부양책과 80년대 후반의 거품경기 때도 부동산은 오르기만 했다.

그가 주로 임대용 건물을 매입했고 엔고를 이용해 하와이, 홍콩, 런던의 호텔, 리조트 등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하기는 했지만 부채를 감당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어마어마한 부채를 감당하는 것은 부채보다 오르기만 하는 담보가치였다.

물론 아무리 부동산이 오르기만 하는 때라도 그런 막대한 부채를 아무나 끌어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부채를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수였기 때문이다. 가수생활을 하면서 소속사 경영진과 접촉하고 그 경영진들의 인맥을 따라 재계와 금융계의 거물들을 만날 수 있었고 유명가수라는 지명도는 그 자신이 인맥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그 인맥을 통해 매물에 대한 정보을 얻고 대출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빚으로 쌓아올린 제국은 역시 정상적일 수는 없었다. 거품이 한창이던 80년대말부터 그의 빚의 연금술에 이상의 조짐이 나타난다. 주로 시중은행의 1금융권에서 조달되던 자금이 2금융권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은행들이 더 이상은 무리라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거품이 꺼졌을 때 그의 자산은 부채보다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그의 부채는 불량채권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그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상이 이책의 내용이다. 거품이 만들어질 때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이야기이다. 이책은 그 흔한 이야기를 한 사람의 사례에 집중해 자세히 보여주는데 목적이 있다. 어떻게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되고 인맥을 어떻게 만들고 활용했으며 융자를 어떻게 활용해 어떤 물건을 샀는가 등이 상세하게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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