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의 비밀 - 주는 사람은 알지만 받는 사람은 모르는
박유연 외 지음 / 카르페디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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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란 거창한 제목이 붙었지만 이책의 내용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상식들이다. 그러나 그 상식들은 힘이 세다.

이책이 다루는 내용들은 목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맛벌이가 과연 유리한가? 왜 기사에 나오는 평균보다 내 월급은 턱도 없이 적은가? 월급은 성적순인가? 월급은 능력에 비례하나 연줄에 비례하나? 외모와 월급의 함수관계는? 임금피크제는 무엇인가? 등등

뻔히 아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보았거나 읽었을 법한 내용들일 것이다. 이책의 내용은 그런 것들이다. 제목처럼 거창한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알아두면 직장생활에 어딘가는 도움이 되고 잡담거리로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가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토막상식들이다. 그런 내용을 엮은 책이기 때문에 내용에 어떤 일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급여와 관련된 여러가지 잡다한 상식을 한권으로 묶었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묶인 내용이기에 하나 하나의 항목을 깊게 파고 들지는 않는다. 한 항목에 4-5 페이지 정도가 할당되니 깊게 들어갈 수도 없다. 그러나 그 정도 지면이면 어느 정도 그 항목에 대해선 개괄을 할 수는 있는 분량이다. 실제 이책의 항목들은 제목에 내세운 사항들에 대해 짧은 지면에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상당히 요령있게 쓰여져 있다. 그러면서 난해하지 않게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읽는 재미를 주도록 잘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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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현실부정
리차드 S. 테들로우 지음, 신상돈 옮김 / 아이비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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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중반이었어요. 그 때는 목표도 없이 1년을 속절없이 보낸 후였지요. 고든 무어와 나는 내 사무실에서 우리 회사의 곤경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침울했고…

나는 창밖으로 저 멀리 놀이공원에서 빙글빙글 도는 회전관람차를 바라봤어요. 그러고는 고든을 돌아보며 물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쫓겨나고 이사회가 새로운 CEO를 영입한다면 그는 뭘 할까요?” 고든은 주저없이 대답했어요. “메모리에서 손을 때라고 하겠지.”

나는 아득해지면서 그를 빤히 쳐다봤어요. 그러곤 말했죠. “그렇다면 당신과 내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우리가 직접 그렇게 하면 안 될까요?””

우리가 아는 인텔이 태어난 순간이다. 1985년이면 IBM PC 덕분에 인텔은 CPU 시장의 강자가 되어 있었고 그 지위는 지금까지 이어질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존폐의 위기에 있었다.

고품질 저가격을 내세운 일본업체들의 공세에 인텔의 메모리 부문은 벼랑 끝까지 몰려 있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밖에서 보기에는 인텔의 사정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떠오르는 CPU 시장의 지배자가 될 것이면서 왜 회사가 존폐 위기에 있는가? 그냥 메모리를 포기하면 되지 않는가?

그러나 안에서 본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인텔은 메모리로 시작햇고 메모리는 그들의 정체성이었다. CPU는 어쩌다 팔리는 부수적인 제품일 뿐이었다. 회사의 핵심역량은 메모리 기술에서 나오기 때문에 메모리를 포기하면 회사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무어와 글로브의 대화는 불교의 선문답과 같다. 화두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도대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두를 주고 받는 사람 사이에선 말이 된다. 한 방울만 떨어지면 넘치는 물동이 같은 상태에 있는 제자에게 물 한 방울을 더해 물이 넘치도록 하는 스승의 한 마디가 화두이다. 제자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만이 던질 수 있는 말이다.

무어와 글로브가 대화를 하던 순간이 그렇게 물이 넘치기 직전의 순간이엇다. 그들은 인텔이 메모리 회사라고 믿어왔지만 몇 년동안 일본회사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과연 그럴까?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것이다. 지긋지긋한 시장을 떠나 떠오르는 시장에 전념하면 안되나? 그러나 10여년을 버텨온 고정관념이 그런 질문에 반박하는 수십가지 이유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브가 무어에게 무심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고정관념의 합리화가 무너지려는 순간이 왔고 새로운 관점을 회사를 보는 순간이 불교식으로 말하면 깨달음의 순간이 온 것이다.

이상은 이 책의 인텔 챕터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무어와 글로브의 대화는 수많은 경영서적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책처럼 그 대화의 문맥과 그 대화가 나오게 된 심리적 역학을 자세하게 파고 드는 책은 없다. 바로 이런 디테일이 이책의 장점이다.

이책은 현실을 부정하는 자기기만, 특히 경영자들의 자기기만을 다룬다. 자기기만에 관한 책은 이책만이 아니다. 그리고 더 뛰어난 책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작년에 번역된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는 이책보다 더 뛰어나다.

이책의 저자는 경영사 학자이다. 그러나 경영사에서 대가로 불리는 챈들러와는 글쓰기의 스타일이 다르다. 챈들러는 경영교과서에 빠지지 않는 M형 조직 같은 개념들을 쏟아낸 학자이다. 그러나 그 개념들은 경영사의 풍부한 팩트와 함께 제시된다. 그의 책은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그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개념을 이해하는 지적 즐거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드문 수작이다.

짐 콜린스의 책도 그러하다. 그는 자기기만으로 어떻게 위대한 기업이 무너지는가를 풍부한사례와 함께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현실부정의 단계를 정식화해 보여준다.

이책이 다루는 내용은 짐 콜린스의 책과 그리 다르지 않다. 콜린스의 책처럼 성공한 기업이 어떻게 자기기만 (또는 콜린스 식으로는 오만)의 희생자가 되어 무너져 가는가 그리고 그런 자기기만 때문에 빠져든 위기에서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오는가를 다룬다. 그러나 저자의 스타일은 팩트와 개념이 균형을 이루는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위에서 요약한 인텔의 사례와 같이 이책의 장점은 풍부한 디테일과 그 디테일을 드러내는 저자의 깊이 있는 분석력에 있다.

이책이 다루는 사례들은 대개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잇는 사례들이다. 포드가 어떻게 GM에게 무너졌는가, 미쉐린이 어떻게 타이어 시장을 장악하게 되엇는가, A&P와 시어즈의 몰락, 위기관리의 교과서로 불리는 타이레놀 사건 등 경영서적을 꽤 본 사람이라면 처음 보는 케이스는 별로 없다.

그러나 위에서 본 인텔의 케이스처럼 이책은 다른 책에서는 만나기 힘든 디테일과 디테일에 대한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경영자의 자기기만이란 주제에 관심이 잇다면 짐 콜린스의 책과 함께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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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경제학 - 정체성이 직업.소득.행복을 결정한다
조지 애커로프 & 레이첼 크렌턴 지음, 안기순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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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다. ‘고객한테서 이메일을 받았는데요. 우리한테 재고가 있던 신발을 주문했는데 우리가 배송 등급을 올려줘서 원래 일주일 걸릴 배송이 이틀 밖에 안 걸렸대요. 고객이 우리의 고객 서비스에 감동해서 친구들과 가족에게 우리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우리더러 재포스 항공을 차려보면 어떻겠냐고까지 하던데요.”
“그거 꽤 웃기네요.” 프레드가 말했다. “짐 콜린스가 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읽어봤어요?”
“아뇨. 좋은책인가요? 그러니까 대단한 책인가요?”
“네 꼭 읽어보세요. 장기적인 측면에서 위대한 기업이 그저 좋기만 한 기업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요.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들은 돈을 번다거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 이상의 위대한 사명과 큰 비전을 가지고 있대요.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버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결코 위대한 기업은 되지 못한다는 거죠.”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 우리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비전은 재포스 브랜드를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임을 깨달았다.” (토니 셰이)

우리가 알고 있는 재포스닷컴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정체성 경제학을 소개하는 이책은 짐 콜린스가 말했던 ‘위대한 기업’을 경제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려한다.

짐 콜린스는 그가 정의한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한가지를 이렇게 말한다: “경영학에서 주장하는 바와는 반대로 우리는 대부분의 비전 기업에서 주요 목표나 동기로 ‘이익의 극대화’나 ‘주주의 부의 극대화’라는 개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비전 기업들은 여러 목표들은 추구하고 있었으,며 돈은 그 중 하나였을 뿐이다. 많은 비전 기업들은 기업 자체를 경제적 활동보다 의미 있게 행각했으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부분의 비전 기업 역사를 보면 이익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조건이며 더 중요한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이익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Built yo Last)

짐 콜린스의 정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아마도 메르크 2세의 말일 것이다: “나는 우리 회사가 지지해 온 원칙을 종합적으로 결론짓고자 한다. 우리는 의약품이 환자를 위한 것임을 그리고 인간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의약품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익 자체는 부수적인 것임을 기억하는 한 이익은 따라다닌다. 이러한 점을 명심할수록 이익은 더욱 커졌다.”

짐 콜린스는 이것을 비전 기업의 역설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런 비전이, 그런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 ‘이익실현을 넘어선 핵심 가치’가 비전 기업의 본질이라 말한다. 그 가치에 조직 구성원들이 동의할 때 그 기업은 비전 기업이 된다고 말하며 그런 기업이 그 가치에 동의할 수 잇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채용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재포스의 핵심가치) 10번 ‘겸손한 자세를 가진다’인 것같다. 지원자들 중에는 뛰어난 경력을 지니고 똑똑하고 재능이 있어 회사의 이윤구조나 전략 등에 즉각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다수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이라 결국 채용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으ㅢ 채용팀 관리자들이라면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잇지 않은 이유가 아마 그래서일 것이라 짐작해본다.” (토니 셰이)

그러면 경제학은 짐 콜린스가 말하는 비전 기업을, 핵심 가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짐 콜린스의 비전 기업은 경제학의 입장에선 기업보다는 군대에 더 가깝다.

“공군의 포글만 장군은 이렇게 회고했다. ‘자신보다 (국가에 대한) 봉사를 앞세우면 어떤 보상이 돌아올까? 우리를 계속 전진하게 만드는 것은 봉급이나 혜택만이 아니다. 32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자신보다 봉사를 앞세운다는 이상을 실천하는 남녀 군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이 공군에 남아 잇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예를 들면 살아가면서 의미있는 일을 할 때 느끼는 만족감, 높은 기준에 맞춰 생활하는 독특한 집단의 일원이라는 자부심, 조국과 민주주의적 삶의 방식을 수호한다는 성취감 등이 있었다.’”

저자들이 인용하는 다른 사례를 더 보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매트는 5년간 의무 복무를 마친 후 민간 기업에 취직할 생각이엇다. 그러나 곧 그는 생각을 바꾸엇다. 매트는 취직 면접을 보았던 회사를 언급하면서 민간인의 삶을 거부했다. ‘제게 중요한 사항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제게는 봉사가 중요한데 그들은 온통 돈 얘기뿐이었요.”

저자들은 이것을 정체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하며 ‘정체성은 조직을 돌아가게 하는 핵심요소’라 말한다. “기업은 사명을 공유하는 직원을 고용할 때 원활하게 움직인다.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직원에게는 업무 달성을 촉진하기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그러나 전통적인 경제학은 직원이 일하는 이유를, 제대로 일하게 하는 수단을 돈만으로 설명한다. 노동 역시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이므로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높은 임금은 노동자들이 일을 게을리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임금이 높을수록 태업을 하다 적발돼 일을 그만두게 됐을 때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커진다. 이에 고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혹시 모를 적발에 대비해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또 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박유연 외)

경제학의 전형적인 논리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맞는 말도 아니다. 어디나 보편타당한 일반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논리대로만이라면 이런 세상이 된다.

“마이크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는 직업에 상당히 불만이 많았고 공장 감독에게 모욕감을 느꼈다. 그러나 실직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에는 반발심을 최대한 억제햇다. 마이크는 일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심지어 그는 상사에게 ‘알겠습니다 감독님’이란 말조차 하지 않았고 가끔씩은 검사를 통과하는지 시험해볼 심산으로 강철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기도 했다. 직장에서 생긴 분노가 쌓여만 갔던 마이크는 근무가 끝나기가 무섭게 술집으로 향했다.

마이크의 적대적 행동은 정체성 모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마이크는 아웃사이더다. 업무를 회피하지 않고 수행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금전적 보상 때문이다. 이런 사례를 통해 우리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때조차도 정체성이 작용한 결과가 여전히 가시화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정체성 경제학으로는 마이크가 표현하는 분노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잇지만 행동경제학을 포함한 현대의 경제학으로는 마이크의 분노를 설명할 수 없다.”

저자들은 마이크의 문제는 회사의 아웃사이더라고 말한다.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일도 재미없고 불만이 가득하다. 돈을 위해 싸우는 군인을 용병이라 한다. 저자들은 돈만을 위해 일하는 직원 역시 용병일 뿐이며 그런 용병만 있는 기업이 제대로 돌아갈리가 없다고 말한다.

모든 문제를 돈으로 환산할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의 논리대로라면 “기업은 자신이 지불한 만큼 얻는다. 그러나 급여를 표적으로 삼기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실제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가 많다.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금전적 인센티브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저자들은 경제학의 효용함수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20세기에 출발한 경제 모델의 ‘호모 이코노미쿠스’ 개념은 오직 경제적 재화와 서비스에만 관심을 쏟았다. 여기에 개리 베커와 그의 주종자들이 온갖 종류의 취향을 효용함수에 추가했다. 뒤이어 ‘이성’으로부터의 심리적 이탈, 특히 인지적 편향이 추가되었다. 정체성 경제학은 이런 진화의 다음 단계라 할 수 있다.”

경제학을 선택의 학문이라 말한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행동을 할 때 선택을 하며 그 선택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그 효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효용함수의 변수를 확장해야 경제학은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게임이론, 행동경제학의 주장이 그러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아직도 경제학은 위에서 말한 비전 기업이나 군인의 선택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개념이 포함되도록 효용함수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말하는 정체성은 영어의 identity의 의미 그대로 집단과 자신이 어떤 집단과 동일시하는가를 말한다. 자신이 속한 기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직원은 인사이더이고 위의 마이크와 같이 동일시 하지 않는 직원은 아웃사이더라고 저자들은 분류한다.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직원의 행동이 바뀐다. 집단에 속한다고 느끼기에 그 집단에 속한 사람으로서 행동하게 된다. 소속감이 행동의 규범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약하게라도 자기가 속한 인종, 민족, 성, 정체성을 상기시켜 주면 행동이 달라졌다. 이렇게 (사회적) 범주를 상기시키는 방식을 점화(priming)라고 한다.

스위스군 소대를 대상으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실시햇다. 이 게임에서 피험자는 협조하지 않는 사람에게 벌을 줄 수 있었는데, 이들은 자기 소대의 구성원에게 더 많은 벌을 주었다ㅓ. 실험을 통해 성별의 영향력 또한 밝혀졌다. 공공재 게임에서 그리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남녀 피험자들은 여성만 있는 집단, 남성만 있는 집단, 남녀 혼성 집단에서 각기 다르게 행동했다.”

그러한 소속감과 소속감에 따른 규범에 따라 행동하려는 욕구는 행위자의 효용함수에 변수가 되며 행위자는 정체성 효용을 갖고 정체성 효용 역시 다른 효용과 마찬가지로 극대화의 원칙을 따른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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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링 해피니스 - 재포스 CEO의 행복경영 노하우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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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아닙니까?’

강연을 하다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아마도 나의 정상적이지 않은 이력으로는 승승장구하기 힘들 것같은데 분야를 잘 선택해서 성공했다고 보는 모양이다. 하긴 골수 운동권 출신에 국사와 국제정치를 전공했으면서도 하고 잇는 일은 이공계열 중에서도 첨단기술이라는 IT 분야이니 그런 질문이 나올 만도 하다.

‘선견지명의 반대말이 있어요. 이것 역시 사자성어인데요. 호구지책이라고…’

그러면 청중들은 으레 웃음이 빵 터진다.
잘 난체 하는게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문용식)

얼마전 트위터 논쟁으로 유명세를 탄 나우콤 문용식 대표의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실제로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유명해졌더라는 말마따나 성공은 뜬금없이 찾아온다. 선견지명이 있어 그렇게 한 것이 아닌데 살아남기 위한 호구지책이어쩌다보니 성공이 되어 있고 남들은 결과만 보고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책의 주인공 역시 그러하다.

요즘 나온 경영서적을 보면 재포스닷컴을 많이 언급한다. 주로 재포스의 무료반품정책이 인용된다. 의류도 그렇지만 구두도 온라인의 사진만으로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사진으로는 멋져 보이더라도 실제 받아보면 아니올시다가 많다. 재포스는 그런 맹점을 무료반품정책으로 커버했다. 5켤레의 주문해서 그중 마음에 드는 한 켤레 외엔 모두 반품해도 아무말 없이 무료로 받아주는 정책이다. 온라인에서 구두를 팔기 위한 뛰어난 정책이라 인용된다.

그러나 재포스의 입장에서 그런 정책이 나온 것은 우연이었다. 경영학서적에 나오는 그런 설명은 결과론적으로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 성공이 그렇듯이 지금의 결과만 보이는 남들의 눈엔 원래 그런 이유로 정책을 만들었을 것이라 보이는 것이다.

이책은 창업부터 아마존과 합병되기까지 재포스의 역사를 다룬다. 재포스의 역사에서 재포스의 내부에서 무료반품정책은 단지 고객서비스라는 관점에서 나온 정책의 하나일뿐이고 그것이 그들의 성공을 낳은 것이 아니다. 재포스의 입장에서 그들의 경쟁우위는 고객서비스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재포스가 그런 관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재포스가 시작했던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단지 온라인으로 구두를 팔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을 뿐이다. 구두는 신어보고 사는 것이라는 상식에 도전한 것이다. 그 도전의 근거는 통신판매 매출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통신판매가 가능하다면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다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증명되었다.

처음의 모델은 온라인상에서 주문을 받고 배송은 생산자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었다. 재고부담을 없앤다는 생각이엇다.

그러나 그런 비즈니스 모델은 위기를 겪으면서 바뀐다. 닷컴버블이 터졌을 때 자금줄이 막히면서 살아남는 것이 문제가 된다. 자금이 말랐을 때 지상과제는 매출을 늘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마케팅 예산이 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라인업을 늘려야 햇다. 그러나 생산자 직배송이란 정책으로는 메이저 브랜드를 설득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브랜드의 물품을 매입해 자신들이 배송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했다.

재고비용이 늘어났지만 매출은 당장 3배로 늘어난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마케팅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해답은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늘리고 그들을 만족시켜 입소문을 내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고객서비스가 좋아야 한다. 고객이 ‘와우’할 수 잇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배송의 속도가 관건이 되었다. 배송의 품질이 중요해지면서 이전 모델처럼 생산자에게 배송을 떠넘기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고객과 직접 만나는 콜센터를 강화해야 햇다. 재포스는 마케팅을 다른 관점에서 보았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콜센터는 비용으로 본다. 있어야 할 것이기 만들지만 비용이기에 비용대비 효율성을 따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을 만들고 매뉴얼에 따라 어떻게 응대한다는 대본을 만들어둔다.

그러나 재포스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회사로선 고객과 만나는 접점은 콜센터가 된다. 그런 콜센터에서 고객과의 유대관계가 만들어진다. 마케팅 비용에 쓸 돈을 차라리 콜센터에 돌려 유대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이 차라리 유리하다.

이런 전략이 나온 것은 돈이 없어 마케팅 예산을 할당할 수 없었던 시절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마케터들이 주로 빠지는 또 다른 함정은 어떻게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점이다. 관계를 맺고 신뢰를 얻는데 집중해야 할 때인데 말이다. 우리 엄마는 사람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분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엄마의 말 한마디에 나는 반드시 귀를 기울인다.”

관건은 고객과의 신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기업의 문화에서 나온다는 것이 재포스의 전략이 되었다.

이책은 어떻게 그런 전략이 자리잡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런 전략이 구체화되기 위해 어떻게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갔는가를 보여준다.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저자는 그런 전략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리고 그 전략을 정식화한 것도 저자 스스로 말하듯이 Good to Great를 읽고 기업문화의 의미를 발견한 것에서 시작된다.

문화, 핵심가치, 비전, 모두 새로울 것이 없는 말들이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애매하다. 수많은 경영서적이 그 말들을 하고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우리가 읽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이다. 이미 그런 문화가 만들어져 있는 기업의 사례를 보면서 부러워하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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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왜 발발했으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양장)
미셸 아글리에타 지음, 서익진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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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이제야 읽으니 할 말이 없다. 어렵지도 그렇다고 두껍지도 않은 책을 해가 바뀌도록 쌓아만 놓았으니 말이다.

저자 아글리에타는 조절학파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조절학파는 모르더라도 경제 관심이 있다면 포디즘, 포스트포디즘이란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용어들이 조절학파에서 만든 개념들이다.

조절학파는 맑시즘 계열이지만 강단에 유배된 네오맑시스트들과 달리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할 뿐인 공리공론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 경제운영에도 참여하는 사람답게 아글리에타의 글을 보면 현실과 거리를 두지 않는다. 이책 이전에 나온 ‘세계 자본주의의 무질서’를 읽어보면 저자의 현실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루는 이책 역시 저자의 현실성을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책의 내용은 왜 이번 위기가 일어났으며 그 경과는 어떠하고 앞으로 대책은 무엇이며 세계경제의 장기적 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이다.

이런 내용을 다룬 책이 위기 이후 몇 년간 쏟아졌고 아글리에타 만큼의 중량급 학자들의 책들도 많이 나와 잇다. 그러면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이책을 읽을 이유가 있는가? 더군다나 이책은 2008년에 쓰여졌다. 한참 위기가 정점을 지나는 시점에서 쓰여졌다는 말이다. 위기가 상당히 경과한 작년 시점에서 나온 중량급 저자들, 예를 들어 스티글리츠, 루비니 등의 책도 있는데 말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책을 사다 놓고 손이 안 갔었다. 사실 이책을 보면 그 후에 나온 중량급 저자들의 책들과 내용에서 그리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책은 위기의 원인, 경과에 초점이 잇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정책대안에 더 관심이 있고 그 정책대안은 다른 중량급 저자들과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나름의 충분한 의미가 있다. 우선 조절학파의 매력인 논리적 정합성 위에 구축된 거시적 논리가 이책에도 충분히 살아있다. 둘째 이책은 이번 위기의 원인인 글로벌 불균형을 다룬 ‘세계 자본주의의 무질서’의 부록으로서 의미가 잇다. ‘세계 자본주의의 무질서’는 이번 위기 직전에 출판된 책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왜 이번 위기가 일어났는지를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설명한다. 조절학파 특유의 웅장한 논리구조 때문이다.

이 책의 논리는 전작에서 글로벌 불균형을 설명한 논리 위에서 왜 이번 위기가 일어났는가를 확인하는 부록의 성격이 강하다.

전작에서 저자가 글로벌 불균형을 설명하는 변수는 신흥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주주가치 논리이다. 저자는 이책에서도 두 변수를 이용해 이번 위기를 설명한다. 우선 저자는 미시적 원인을 설명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에서 금융위기는 내생적일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위기를 예방한다는 것은 것은 안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별종일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본다. 그 규모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이다. “현 위기의 강도가 예외적일 정도로 높은 까닭은 제공된 신용량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신용팽창을 보통 탐욕이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 인센티브와 같은 논리로 접근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학자들과 달리 제도적으로 접근한다. 미시적으로 신용이 팽창한 이유는 지금까지 지적된 것처럼 우선 CDS와 시가평가, VaR 때문이엇다는 데서 저자는 시작한다.

시가평가에 대해선 많은 언급이 잇어왔으니 CDS로 넘어가자. 투자은행들은 CDS로 리스크를 제3자에게 떠 넘길 수 있었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준비금을 쌓을 필요가 없었고 “리스크를 매도한 은행은 족쇄가 풀린 자본을 갖게 되고 그만큼 신용 레버리지를 증가시킬 수 잇다. 은행들 전체가 리스크를 다른 금융기관들로 이전시킨다면 이젠 은행 시스템 전체에서 신용 레버리지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대출 리스크 평가법이 신용팽창을 한 단계 더 부풀렷다고 말한다. “이제 은행은 신용 리스크 모델을 비롯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여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이 모델은 다음과 같은 VaR(Value-at-Risk)의 원리에 입각해 잇다.” “그리고 은행은 시가 기준(mark to market)에 입각해 보유 자산의 가치를 항상 (재)평가하며 자신의 대차대조표에 등재된 자산들의 가치는 금융 사이클이 상승 국면에 있는 한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손실 발생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런 조건들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신용팽창이 일어나야만 했던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신용팽창의 근원은 주주가치였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투자은행이 자산 구입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 늘릴수록 투자은행의 대차대조표 대변에 나타나는 자본 비율은 더 낮아진다.” 다시 말해 레버리지가 높아진다.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기업으로서 은행의 재무구조는 취약해진다. 그러나 “자본의 경제적 수익성을 훨씬 상회하는 자기자본 수익률을 제공하라는 주주들의 지상명령은 차입 레버리지의 활용없이는 제대로 수행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투자은행의 주주들이 자본 수익률의 무한상승을 바라기 때문에 투자은행은 그만큼 더 차입을 늘리게 된다. 그런데 은행이 자본을 굴리면 굴릴수록 공여된 신용의 보장에 필요한 자본은 줄어드는 반면 자기자본 이익률은 더 상승한다.” 그러면 주가도 상승한다. “이처럼 자산 가격이 팽창하는 시기에 은행으로서는 대출을 늘려야 할, 따라서 차입을 늘려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잇는 셈이다.”

저자는 세계경제의 거시적 조건이 그러한 차입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조건이 만들어진 것은 아시아 위기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시아 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의 성장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경제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대외채무를 가능한 한 빨리 상환하기 위해 이 나라들은 중대한 구조적 조치들을 채택했고 그 결과 세계경제의 판도가 바뀌었다. 이 나라들은 내수 주도 성장모델에서 수출 주도 성장모델로 이행했고 그럼으로써 달러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변신했다. 왜냐하면 대외측자를 누리게 된 이 나라들은 국내 저축이 국내 투자를 훨씬 상회함으로써 당연히 자본 수출국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가 초래한 영향을 막대했다. 게다가 그와 동시에 중국과 인도의 대외무역이 급속하게 개방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세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졌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면서 금리가 떨어졌다.

이때 아시아 위기의 충격으로 미국의 닷컴버블이 터진다. “미국경제는 디플레이션이란 위험천만한 경사지로 미끄러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린스펀은 애당초 구상했던 단기적 경기부양 정책을 계속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우리가 알듯이 가계의 막대한 차입이 가능했다. “이것은 막대한 채무가 기업부문에서 가계부문으로 이전되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나라들이 채택했던 성장체제는 환율 통제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달러 시스템에 편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금을 미국에서 운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엇다. 왜냐하면 미국의 금융은 대대적인 확장 국면에 있었고 또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가장 수익성 높은 신용 모델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풍부한 유동성이 미국의 채권시장으로 계속 밀려들었고 이로 인해 리스크 프리미엄이 비합리적인 수준까지 폭락했다. 금융부문은 이를 활용하여 자산의 가치증식에 더욱 몰두햇다. 바로 이 새로운 현상이 미시경제적 차원에서 금융공학의 발전과 결합됨으로써 신용 증가가 과거 어느 금융 사이클에서보다 훨신 더 강력하게 또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이번 위기의 발생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논리는 위와 같이 요약된다. 저자는 그렇게 일어난 위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실제 정책적 차원에서 위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며 단기적 대책, 장기적 대책 등을 말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최근의 스티글리츠의 책 두권을 보는 것을 더 추천한다.

저자가 앞으로 세계경제의 장기적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를 소개하면서 끝내려 한다. 저자는 이번 위기 해소의 열쇠는 아시아가 쥐고 있다고 본다. “자산 가격이 바닥을 칠 때 드래서 장차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될 때 (아시아의) 국부펀드나 연기금 같은 장기 투자자들은 즉각 서구 경제의 자산에 막대한 투자를 재개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위기의 탈출이 시작된다고 저자는 본다. “위기의 출구는 결국 신흥국들이 국부펀드를 매개로 서구 세계에 직접투자 및 증권투자의 형태로 막대한 자금을 유입시키는 것에 의해 주어질 것이고 그 결과 지구상의 경제적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해갈 것으로 전망하는데는 합당한 근거가 있다. 아떤 경우든 현행의 세계 위기가 불러일으킬 반향은 양차대전 중간기으 위기와는 전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구체적 그 다른 점을 세계화의 지속이라 말한다. “1929년의 위기는 세계경제의 완벽한 파열, 국제관계의 붕괴 및 각국의 민족주의로의 복귀로 귀착되었다. 이와는 달리 2008년의 위기로 두 번째ㅑ 세계화 과정이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이 세계화 과정은 다른 형태로 지속될 것이다. 금융 흐름들이 역전되고 서구 나라들은 불황을 겪게 되겠지만 아시아 나라들과 몇몇 신흥국들에서는 경제 활동의 다소간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계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와 금융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한느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1929년 대공황의 사태 전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세계화는 지속되리라는 것, 더구나 이러한 세계화의 지속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의 공동 의지를 반영하고 잇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가 그리 밝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 미래는 여전히 세계화로 하나가 되어가는 지구이겠지만 그 미래는 지금과는 다른 세계일 것이라 저자는 본다. 저자는 전작에서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의 시대로 들어섰다고 진단한대로 “이제 아주 강력한 경제적 둔화 내지 후퇴의 시기로 진입했고 뒤이어 일련의 미약한 성장이 지속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단언 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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