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의 1/3 정도 읽은 듯하다. 자기 직전 머리맡에 두고 읽고 있기 때문에, 더디다. 가끔 너무 피곤할 때는 건너뛴다. 그래서 줄거리가 이어지지도 않을 때도 있다.  

통시적이 아니라 이런 구성이, 마음에 들고 이야기의 흡인력을 높인다는 건, 뭐 말안해도 다 안다.

오랫동안 소설을 읽어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가끔 내 생의 길이에 대해 궁금하다. 이토록 오랜 기간 한개의 사물이 다양한 인생을 가진 것에 비해, 인간은 얼마나 단명한가

악의 근원, 선과 악의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아니 어쩌면 지쳐서, 아니 정말 어쩌면 생득해서.... 오랫동안 망설였다. 이 소설, 서재의 달인들이 그토록 감명받고 극찬한 이 책을, 내가 읽어낼 수 있을까 하고. 모든 극찬에 내가 반한다면? 하필 이 내가 이 소설을 미워한다면?

뭐 그런 '보통'에서 비켜갈까봐 두려운 어떤 마음, 정도라고 해 둘까. 아니면, 내 마음이 무뎌져서, 더 이상 감동도 반함도 없는 상태가 된 것을 확인하기가 두려워서일지도

이런 저런 생각으로 두렵기까지 했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광기와 사랑, 그리고 세계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것은 단편소설이다. 주기율표의 각 칸을 채우고 있는 원소들이 주인공이다. 이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실로 각각의 주기율표의 원소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옴니버스식 소설과 다름이 없다.

주인공이 있고, 사연이 있고, 결론이 있다.
소설의 구성을 그대로 빼박았으니, 나는 읽으면서, 흠..재미있군,..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네..하면서 다음 원소로 넘어가고 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말에 캐시미어와 울로 된 겨울 치마 두벌을 샀다.
이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예전에 입던 치마들이 짧다고 느껴졌기에(아 물론 요즘 긴치마가 유행이라 시각적 적응의 탓도 있을 것이다) 또 겨울이라 긴치마가 더 따뜻하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찾긴 했지만, 새로운 옷에 대한 욕망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마침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은 오늘 출근길에 그 치마 중 캐시미어가 섞인 긴치마를 입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내모습...이게 뭔가...인류세에 살고 있는 내가 한 짓이란, 소비하고 그 소비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지구에 아주 미세한, 그러나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짓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장은, 지구위에 살게 된 인간이 우리 지구에 끼친 그리고 끼치고 있는 어마어마한 영향에 대한 것이었다. 이 영향은 각자에게 미세하게 느껴지거나, 어쩌면 자각조차 못하지만, 우리의 역동적인 지구에 너무나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안타깝게도 아니 슬프게도 인간만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은 극히 짧은 시간을 살고 있고,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지구에 지금까지보다 비교가 안될 만큼의 속도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결국은 우리 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편리를 추구할수록, 우리는 더 멸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는 것, 지금 당장 멈추고, 함께 모색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는 것.

아아.이토록 절망적인 이야기가 있단 말인가. 그 어떤 디스토피아적 소설이, 그 어떤 미래소설이 이 담담하게 지구의 화학적 역사, 물리적 역사, 생물학적 역사, 동식물의 역사, 우리 인간의 역사를 얘기하는 이 책만큼 무서우리만치 암울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크레다 툰베리가 이제 성인의 나이에 이르면서, 더이상 새옷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그 사실이 다시 한번 나를 후려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12-08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21-12-08 12:33   좋아요 0 | URL
오..아닙니다.저는 밀란 쿤데라의 그 테레사와 토마스의 테레사를 기억하며 닉 네임으로 쓰고 있는 자입니다 ㅎ

2021-12-08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상해..이상해..지금은 11월 24일, 기온 4도..아침 최저기온 -4..이 꽃은 왜 아직도 이러고 있는걸까?
이상해..왜..나를 못가게 붙잡는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법의 연금 굴리기 - 연금저축, IRP, ISA 절세 삼총사를 ETF로 자산배분하라!
김성일 지음 / 에이지21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토록 오래 살았으면서도, 적금의 이자계산법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은행에서 제시하면 그러려니 하고, 적금이 만기되었을 때 떼는 이자소득세도 어머 뭐 이리 많아? 하면서도 그러려니..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바보야, 절세하는 방법이 있다니까..라고 알려주고, 늦어도 노후를 위해 연금저축 같은거 한개는 반드시 들라고 말한다.
누군가 말했다.
사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 꼬박꼬박 냈다면, 노후에는 걱정없이 살게 해 주어야 하는 거라고.
맞다. 개인이 노후를 위해 머리 굴려, 이리저리 투자니 뭐니, 하는 나라, 사실 선진국, 아니다.
진짜 선진국에서 살고 싶다. 늙어서 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없는 나라, 아프면 당연히 공공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보살핌 받는 나라, 집세 걱정 안하고 겨울엔 따뜻한 방안에서, 여름엔 시원한 방안에서 책 읽으며 사는 나라, 근처에 공원이 있고 나무들이 빽빽해서 숨쉬기 편하고 한가롭게 걸을 수 있는 나라, 기본적인 생필품 가격이 노인이 감당하기에도 가능한 나라, 국민연금만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단, 젊어서 열심히 세금내고 일하면 되는 그런 나라.

아 내 세대에는 불가능한 꿈일까?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싸워야 이뤄질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인가.

이 책은 동료가 권해서 읽었다. 읽어도 나오는 다양한 용어들을 잘 모르겠다.유튜브라도 찾아봐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당장 은행으로 달려가 계좌를 만들어야하나 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한다.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고...이 책을 읽은지는 벌써 일주일 전인데, 아직도 은행에 안가고 있다. 무엇을 망설이는 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