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유 - <미 비포 유> 두 번째 이야기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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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혔던 것 같은데, 몬 내용인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전체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간간히 박힌 인상은 있다. 이 책의 전작인 미 비포유가 출간 당시 흥했는데,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하고 바로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사실 중요한 로맨스는 다 끝나고 홀로 남은 여주가 그 남겨진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 개중 미 비포유를 매우 좋아했던 독자들과는 다르게 읽혔을 것 같다. 


눈에 콩깍지가 씌워야 사랑이랬는데, 전편에서 죽은 남자 윌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다.  후속편에서는 그 환상이 처참히 깨진다. 사랑했을 때는 몰랐던 남자의 과거가 드러나고, 그 과거가 남긴 씨앗이 있었다. 윌이 그냥 곱게 죽은게 아니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안락사라는 금기의 주제를 건드렸던 주인공이라, 미국으로 돌아온 후 루이자는 상실의 슬픔 뿐만 아니라 따가운 사회적 시선도 견뎌야 한다. 그러다가 옥상에서 실수로 떨어지는데, 사람들은 그게 실수가 아니라 자살기도였다고 생각하고는 심리치료까지 다니는 처지가 되는데, 그걸 목격하는 사람이 바로, 윌도 모르게 태어난 윌의 사춘기 딸이다. 


윌의 딸은 죽은 아버지가 궁금해서 뿌리를 더듬고 싶어서 찾아온 거 같지는 않다. 갈 곳이 없어 재워주기 시작한 그녀가 이제 루이자의 동반자가 되지만, 가출, 마약 등 온갖 비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그녀와 루이자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샘과 새로운 사랑이 싹트고 하는 전형적인 드라마적 공식을 따르는데, 술술 잘 읽혀 하루만에 뚝딱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용 자체보다는 상실을 딛고 일어서는 삶, 그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윌의 딸이라는 충격적인 존재, 또 윌과 유전자로 연결된 그 충격적 존재가 윌이라는 환상화된 사랑을 어떤 식으로 깨뜨리고 그 동시에 현실 속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매개가 되는지 이런 부분에서 잘잘한 디테일들을 섬세하게 공감되도록 잘 표현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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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여자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읽은 지 오래되어 세부사항은 기억나지도 않고, 읽을 때의 느낌(살짝 불편한?)만 기억난다.  책방 블로그를 시작하기도 한참 전의 일이므로 책에 대한 기본적 호감도가 지금보다는 더 낮았을 수도 있을 때의 일이다. 어쨌든  이런 스토리는 불편하다. 못생긴 여자가 주인공인데, 그 여자가 너무 못생겨서 사랑마저도 금기처럼 여겨진다. 주인공 남자가 화자이고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여자는 떠나는데, 못생겨서 떠난다. 그리고 나중에 둘은 재회한다. 어떤 책은 읽고 나서 얼마 안가 읽은 사실까지도 까마득하게 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이상하게도 읽을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기억난다. 제목이 살짝 허세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문체에서도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  여자의 비밀이 드러나기까지 미스터리에 가까운 그 자의식이 두 사람의 사연을 궁금하게 하다가 드러난 비밀(?)은 이 여자가 단지 못생겼다는 거고, 그 모든 이별, 사랑의 실패, 도피가 여자가 못생겼기 때문에 거기서 출발한 귀결이라는 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미'라는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름다움인데, 단지 그런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사회적으로 배척받는다는 사실을 작가는 지적하고 싶었겠지만, 어떤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말할 때, 그를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단지 개개인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예쁘다 못생겼다를 이진법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외모 뿐만이 아니지 않나. 아무리 못생겼다고 해도, 자꾸 보면 예뼈지는게 사람 얼굴이다.


이런 소설이 나오는 이유는 여성의 가치가 미적 기준으로 판단되는 시대적 영향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은 그 '못생긴' 여성에 접근하는 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 '못생김' 이외에는 그 여성을 특징짓지 않으므로 독자는 이 여성의 정체에 대해 전혀 할 말이 없고 살아있는 캐릭터가 되지도 못할 뿐, 긴 머리채를 늘이고 성에 갇힌 라푼젤의 이미지와 다를 바가 없다. 못생겼다고 생각이 없나? 못생겼다고 가치관이 없나? 못생겼다고 캐릭터가 없나?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거기에 못생겼음 그 하나만이 남은 여성은 남성위주의 시선에서 단지 호기심에 불과한 신비에 쌓인 인형같은 존재일 뿐이다. 일반 인형과 다른 건 못생긴 인형이라는 것. 


그래서, 그런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는 못생겼기 때문에 여자를 사랑하는 것인지, 무엇때문에 사랑하는 것인지 알 수 없고. 결국 그렇게 못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자선을 하듯,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가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문체로 그 못생긴 여성을, 어느날 사라져버린 그 못생긴 여성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저 유명한 그림 얘기가 나온다. 


못생긴 남자


사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이 자신의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자신의 창조주프랑켄슈타인에게서 버림받고 숨어 지내게 된 이유 역시 못생겨서다. 사랑이 차고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프랑켄슈타인은 어느 날 심오한 과학적 세계에 탐닉하게 되고, 자신이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이 소설이 처음 빛을 보았을 때 메리 쉘리의 나이는 18세였다. 그리고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의 일이다. 문학사에 기록될만한 대단한 작품을 쓴 건 맞지만, 어린 그녀에게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재는 잣대는 18년 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책에서 본 것들이 전부다. 특히 삶에서 어떤 깊이 있는 철학을 통찰할 수 있었을까.


200년 전의 소설이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을 때, 그러니까 거의 처음으로 시도하는 SF 소설이었음을 고려해야 한다. 18세의 나이였기에 이런 상상을 글로 옮길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이 만든 생명을, 지금으로 말한다면 안드로이드를 그토록 혐오하고 내버리고 도망치고 하는 전체적인 흐름에서 지금 시각으로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생긴다. 


괴물의 유일한 소망은 평범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랑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거였지만 그를 본 모든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 내친다.  오늘날의 안드로이드(상상 속의)는 대체로 사랑받고 싶어하지도, 사랑받을 별로 이유도 없음을 돌이켜볼 때 이 소설의 주제는 못생긴 생명을 배척하는 인간에 대한 성찰이며, 내용은 괴물이 갑자기 뚝 떨어지듯 못생기게 태어난 하나의 개체로서 소외와 결핍 속에 어떡하든 남들과 섞여 살고자 몸부림치다가 결국 자신을 창조한 프랑켄슈타인에게 끔찍한 복수를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18세 소녀에 메리 쉘리에게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차 있어야 옳았고, 한 못생기고 기이한 생명의 탄생은 모든 사람들에게 배척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알았다. 그토록 추악하고 기괴한 생명일지라도 사랑받고 관심받고 함께 더불어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졌다는 것을. 창조주의 기술부족으로 결정된 추악한 외모가 창조주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배척받는 그 아이러닉한 상황이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성찰과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모순을


못생긴 것과 잘생긴 것을 거꾸로 놓았을 때.


아래 링크는 우연히 팟 캐스트를 듣다가 알게 된 이야기 'eye of the beholder' 인데 

오래 전에 환상특급이라는 단막 SF 드라마로 방영된 것이다. 팟라디오 용으로 목소리 연기하는 걸로 들었는데 반전 짱이다. 왜 이 소설에 이 드라마를 연결시켜놨는지는 아래 드라마를 보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너무 못생겨서, 수십번의 수술로도 교정이 불가능한 사람이 침대에 누워있다. 그녀의 유일한 소망은 단지 이 사회에 받아들여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그토록 추악한 얼굴을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붕대를 감고 살겠다고 부탁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들을 그들끼리 살도록 다른 장소로 추방(?)하는 것이다. 화면에 사람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뒷모습과 일부 모습만 보인다. 반전이 기가막히다.


Eye of the beholder 링크 http://www.pandora.tv/view/cdm74/12740957/#3982765_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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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8-11-15 15:32   좋아요 1 | URL
예쁘고 밉고의 문제는 첫인상에서 있어서는 큰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한 거 같아요. 하지만, 조금만, 단 몇 분만 이야기해보아도, 그 사람이 진짜로 이쁘고 밉고가 태도와 말투와 지성과 캐릭터 모든 것이 함께 융화되어 결정되는 것 같아요. 특히 말투와 목소리 억양 이런 것은 외모와 따로 떨어질 수 없는 인간의 개성을 크게 좌우하는 거 같아요.
 



메리 포핀스 하면 얼른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이미지다. 어릴 때 읽었던 책의 표지가 아마도 그랬었던 같기도 하지만, 이후 포핀스를 차용하거나 패러디한 수많은 연극이며 영화 포스터에서 유사한 이미지를 많이 사용해서 눈에 익었을 수도 있겠다. 최근 해리포터와 전개와 흐름이 묘하게 유사한 <네버무어>라는 책을 읽다가, 우산 쓰고 낙하하는 장면이 나와서, 메리 포핀스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우산쓰고 하늘을 난다는 설정이 있다는 건 그 책이 온갖 신기한 마법이 펼쳐지는 세계라는 뜻이다. 














콧대 높은 포핀스가 아이들을 데리고 무심한 듯 여기 저기 환상 여행을 시켜준 것처럼, 네버무어에서도 <이븐 타이드>라는 날 죽기로 되어 있는 저주받은 아이를 구조하여 마법이 현실인 환상적인 세상으로 데려가 신기한 것들을 보여준다. 아직 1편밖에 읽지 않았지만, 네버무어를 읽으면서 떠올린 책들은 <해리포터>와 <메리 포핀스> 뿐만 아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도 있다. 해리포터 네버무어 두 개가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장르적 성격을 가진다면, 메리 포핀스를 비롯한 나머지 셋은 순수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다. 전자는 마법이 수단에 가깝다면 후자는 마법이 매혹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메리 포핀스는 워낙에 유명한 이야기라(라고 생각해서), 당연히 국내 판본도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몇권 되지 않았다. 첫편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이야기는 8편인가까지 시리즈로 나왔다는데 찾아보니 절판되지 않은 첫편 완역판은 허밍버드, 인디고, 시공사 세 곳 뿐이고, 이후 시공사에서는 2편과 3편을 건너뛰고 쩔둑발이처럼 4편만 있다. 어쨌든, 허밍버드와 인디고는 아동 소설의 완역본을 꾸준하게 내고 있는 출판사다. 번역을 살짝 보면, 허밍버드 판이 주석처리가 잘 되어 있고 원작의 일러스트를 실은 것 같고 , 인디고는 예쁘게 채색된, 누구나 동심을 업데이트해서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든다. 
















기억은 이런 저런 이미지와 섞여 왜곡되어 내 머리 속에는 <메리 포핀스>가 하늘에서 우산을 타고 내려왔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메리 포핀스가 어떤 트랜스포트를 이용해서 어디에서 왔는지는 알 바 없고, 아이들 눈에 처음으로 띄었을 때는 이미 집 앞에 와 바람에 밀려 살짝 발이 지면에서 뜬 상태로 바람이 밀어주는 힘으로 왔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손잡이에 앵무새가 새겨진 우산은 메리 포핀스의 소중한 물건 중 하나다. 아이들을 처음 만날 때 그녀의 우산은 접혀져 있었으며, 카펫으로 만든 텅 빈, 커다란 가방 속에서 온갖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꺼내지만, 우산만큼은 한쪽 옆구리에 끼고 왔다.


매리 포핀스에서 포핀스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마법보다 더 매력적인 건 메리 포핀스의 츤데라 성격이다. 그녀의 쌀쌀맞고 콧대 높은 성격은 처음 아이들의 엄마와 면접을 보러 왔을 때 드러난다. 유모구함 광고를 내면 구직자들이 길을 메울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홀로 당당히 나타난 포핀스는 엄마에게 면접을 당하러 온건지 자기가 면접관인지 모를 정도로 오만하고 콧대 높아서 유모가 면접을 위해 자기 소개를 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우리 애들은 착하다며 애써 유모일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형국이다. 소개서를 가져왔냐는 물음에, 그런 퀘퀘묵은 관습이라며 기선을 제압하고, 바로 아이들에게 가서는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도 하는 말마다 뭉개면서 쌀쌀맞게 군다. 하지만 아이들은 첫눈에 포핀스에게 반해버리고 포핀스와 함께 있는 동안 어떡하든 포핀스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아첨(특히 미모를 칭찬하면 잘 먹힌다는 걸 아이들은 일찌감치 눈치챘다)을 하고 찍소리 않고 말에 따르는 작전에 능하게 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포핀스와 함께 있으면 상상도 못할 신기한 일들이 눈앞에 무한히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런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매력은 디즈니 뮤지컬 영화로 제작되면서 빛을 많이 잃었는데 우리에게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알려진 줄리 앤드루스의 아이들을 향한 자애의 빛, 부드러운 이미지 때문이었다. 메리 포핀스의 이같은 성격 수정은 제작사와 원작자 파멜라 린던 트래버스 사이에 큰 트러블을 낳았고, 이 제작 과정 자체가 다시 또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영화를 다시 찾아서 중간 정도까지 보았는데, 사운드 트랙의 모든 곡들이 정말로 너무나도 귀에 익은 술술 자동으로 따라하게 되는 것들이었다. 약간의 텀을 두고 7주와 13주씩 총 20주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포핀스의 성격이 상냥해진 점 외에도 애니메이션의 삽입, 뮤지컬 반대 등으로 생긴 트래버스와 제작사 사이의 트러블은 제작과정은 어렵게 했지만, 메리 포핀스 역을 맡은 줄리 앤드루스는 승승장구하여 이듬해쯤 <사운드 오브 트랙>에서 또다른 유모 역을 맡게 된다. 세계적 규모의 영국 국민 유모는 그렇게 해서 탄생했던 것. 


한편, 거의 반세기만에 포핀스가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크리스마스쯤에 개봉한다(미국 개봉일 2018년 12월 19일) . 극 중 시간은 20년이 흘러 전편의 주인공인 마이클과 제인은 성년이 되었는데, 이혼 후 남겨진 아이들이 있다.


https://youtu.be/cE9qhJNmgd4


영화와 다른 점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마이클과 제인의 두 쌍둥이 동생들이다. 얘네들은 아직 젖먹이라 항상 거의 애들이랑 어디갈 때 유모차 속에서 동행하는 역할만 하는데,  이 아기들만 묘사한 기가막히게 감동적인 챕터 하나가 들어있다. 쌍둥이 아기들(존과 바버라)은 어른들과 대화하지 못하는 대신 사람이 대화하지 못하는 다른 모든 자연의 대상과 대화가 가능하다. 새와 벌레와 동물, 햇빛과 바람과 별들과 하루 종일 떠들고 논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온 햇살이 하얀 벽들을 스쳐 지나 쌍둥이가 누워 있는 아기 침대 위로 춤추며 너울거렸다. 

"에잇 저리가! 눈부시단 말이야" 

존이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

햇살이 말했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어쨌거나 나는 이 방을 가로질러 가야 하거든. 그게 자연의 법칙이야. 하루동안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여 가야 하는데, 그 길 한가운데 이 놀이방이 있는 걸 어떡해. 미안! 눈을 감으면 내가 안보일거야"


특히 찌르레기와는 쌍둥이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 아기들은 찌르레기에게 자기들이 왜 발가락을 입에 넣는지 설명한다. 좋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정말 좋아하고 귀여운 것 똑똑한 것 이러며 마구 칭찬하기 때문에 연습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사람 말을 이해하게 되면 찌르레기의 말을 잊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엉엉 울어버리며, 자신은 나이가 들어도 절대 까먹지 않을거라고 한다. 하지만 아기들은 몇개월도 채 되지 않아 옹아리를 배우고, 어른의 말을 차차 이해하게 되어 어느날 찌르레기가 말을 걸었을 때, 아기들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 알게 된다. 


포핀스와 즐거운 환상 여행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마이클과 제인이다. 제인이 누나고 조금 더 철들었지만 마이클 역시도 순종적이고 아주 착한 아이들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아이들은 메리 포핀스를 너무나 좋아해서,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조금 안되 보이기도 하는데, 어느 화요일 아침에 일어난 마이클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못되진 것이다. 목욕물 틀으라는 하늘같은 메리의 말에도 대답도 않고, 싫어요, 싫다고요를 반복하며 번번히 부딪히고 못되게 군다. 계단 난간을 발로 차며 내려가고, 주전자를 쥔 앨런을 툭 쳐서 물을 쏟게 만들고, 요리사 브릴의 양푼 속에 손을 집어넣어 휘젓고, 부인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구두를 닦는, 자신이 좋아하는 잠자는 로버트씨를 들이받고는 화가난 로버트씨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고. 이렇게 끊임없이 솟아 오르는 못된 행동에 대한 아이디어는 하루 종일 아이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마술적 세계는 많은 환상 소설들의 모티브가 되었을 듯하다. 물론 그 이전에 또다른 소설과 신화들이 있었겠지만. 우산을 타는 것만큼, 아이들을 매혹시킬만한 많은 마법이 펼쳐진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 못된 화요일 길에서 주운 나침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세계 여행을 하는 것, 웃음 가스가 몸을 빵빵하게 해 천정으로 붕 뜨게 되는 것,  빈 가방 속에서 필요한 물건이 척척 나오는 것, 사람과 동물이 바뀌어 사람이 우리에 갇히고, 동물이 사람을 구경하는 밤의 동물원(여기에는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과 메시지가 스며 있다.). 하지만 독자를 매료시키는 것은 단순히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마법이 펼쳐지는 현상보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개성들이다. 저자는 포핀스 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단역에까지 세심하게 캐릭터를 불어넣었다. 20년동안 디즈니를 까다가 겨우 영화 제작을 승낙하고는 그것도 마지못해 불발될 뻔했던 이야기의 탄생 비화에는, 그토록 정성껏 창조한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상업 영화를 통해 스테레오타입으로 밋밋하고 뻔한 주변 인물들로 변형되는 우려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당연히 못되고 허영있어 보이지만 그 속에 깊고 따뜻함이 숨어있는 포핀스를 창조주인 작가의 의도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최고였겠지만. 어휴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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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이야기 - 음식에 숨겨진 맛있는 과학
최낙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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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동물 중에서 인간처럼 다양한 재료를 먹는 동물은 없다고 한다. 대개 동물들은 초식이거나 육식이고 매우 편식을 하며, 잡식동물이라 하더라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잡식하는데 비해 인간은 육해공 모든 곳에서 나는 모든 생물들을 에너지원으로 취한다. 왜일까.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맛을 느끼는 감각이 발달해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엄청난 종류의 음식이 있고, 인간은 그 많은 음식의 맛을 다르게 느낀다. 혀에는 1천만 개의 미각세포가 있지만, 그 종류는 겨우 5가지일 뿐이다. 전에 우리가 배운 단,신,짠,쓴맛에서 감칠맛이 추가된 것 정도다. 감칠맛 성분은 글루탐산이다. 일본에서 발견했고 공식 학술 용어도 우마미(Umami)라고 한다. 대부분 알다시피 그 많은 다른 맛은 대부분 향이다.


딸기에는 딸기맛 성분이 있는 게 아니라, 딸기 향 성분만 있습니다. 사과에는 사과 맛 성분이 있는 게 아니라 사과 향 성분이 있습니다.


이 과일들의 맛 성분은 단맛과 신맛이 대부분이지만, 나머지 아주 지극히 적은 양의 향기 물질에 의해 과일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냄새 물질이 휘발해 느껴지는 향이 수만 가지 맛의 실체인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아주 적은 양의 향기 물질이 얼마나 적으냐 하면, 예를 들어 강력한 향기를 내뿜는 꽃에서 꽃향기를 좌우하는 향기 성분은 0.01퍼센트 이하이고, 이 중에서도 실제 향에 기여하는 성분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식품이라도 식품 이전에는 생명이었고, 그 생명의 대부분(98%)은 무색 무미 무취의 고분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으로 이루어지며 2퍼센트 이하를 차지하는 나머지 저분자를 통해 맛과 향 색 등을 통해 음식을 느끼고 사는 것이다.


특정한 맛에 민감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유전자의 차이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7번염색체의 TAS2R38은 쓴맛에 민감한 타입과 둔감한 타입을 결정하는데, 오이가 쓰다고 못먹는 사람들은 이 쓴맛 수용체 민감도가 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지 가정교육이 잘못되거나 유별떠는 걸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특히 미각과 후각은 신생아 시절 가장 예민해서 맛없는 밍숭맹숭한 우유와 엄마젖 유아식 같은 것에 들어있는 아주 약간의 단맛을 민감하고 달달하게 느낀다고 한다. 신생아 시절 가득 혀 가득 솟아있던 맛봉오리들은 10세를 전후해 사라지기 시작한다. 남아있는 미뢰의 수가 제곱센티미터당 몇 개냐에 따라 맛이 결정되는데, 많이 남아있다고 좋은 게 아니라 쓴맛봉우리가 얼마나 유독 쓴맛에 민감하게 된다고 한다. 이걸로 아이들이 왜 야채를 싫어하는지, 설명이 된다.


책을 읽으면, 쓴맛 말고도,  단맛, 짠맛, 매운맛 등에 관한 재미있는 과학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소금이 아주 귀해서, 김치를 담글 때 고추, 마늘, 파, 젓갈 등의 양념을 김치에 많이 쓰라고, 즉 소금 대체물을 권장했다고 한다. 지금의 매콤하고 강력한 김치 맛에는 그런 역사적 애로사항이 숨겨져 있었던 것. 저자는 MSG를 비롯하여 좋지 않다고 알려진 백설탕, 정제염 등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다. MSG라는 게 글루탐산 나트륨인데, 글루탐산은 우리몸에서 사용하는 아미노산이고 나트륨은 소금에 있는 그 나트륨으로 둘이 결합되어 있는 상태다. 독성도 소금의 1/7, 사용량도 1/6에 불과하며 안전성도 소금에 비해 40배 안전한 물질이라는 것. 글루탐산과 나트륨이 따로따로 해롭지 않다고 해서 글루탐산 나트륨이 해롭지 않다는 건 어차피 그들이 체내에서 다시 글루탐산과 나트륨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라는 소리같은데. 그렇게 간단히 설명가능한 걸 이제껏 모르고 해롭다고 여겼던건가. 어쨌든 여기까지는 알겠고, MSG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원재료의 (신선하지 않는) 맛을 속일 수 있다는 편견이 있는데, 맛을 내기 위해 소금과 설탕을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로 MSG를 사용하면서 그렇게 사용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비논리라는 저자의 입장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다고 다시다를 사러 가게 될 거 같지는 않다.


오래 전 유럽에 살 때가 있었는데, 삼겹살이 먹고 싶었었는데, 일반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을 구할 수 없었다. 한인이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마트에서 구할 수는 있었지만, 나중에 귀국해서 그곳 마트에서는 잘 포장해 비싼 가격에 팔리던 돼지 안심 부위가 그토록 저렴한 걸 알고 기절할 뻔했다. 그들이 그 부위를 안먹는 이유는 안그래도 점점 뚱뚱해지는 추세에 있는 국민건강상, 동물성 지방이 건강에 안좋다고 마르고 닳도록 교육시켜서가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소고기 양고기에 비해 돼지 고기 자체를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돼지고기의 참맛을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고기에는 기름이 좌르르 흘러야 맛있으니까.


그러면 그토록 귀가 닳도록 안좋다는 기름이 겹겹이 쌓여진 바로 그 부위 삼겹살, 그리고 층층이 지방이 마블링된 쇠고기의 부위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향기 성분이 기름에 잘 녹기 때문에 기름은 향을 유지하는 능력이 크고, 그래서 가열중에 발생한 향이 기름에 포집되어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단다. 비오는 날이면 가끔 파전을 붙여먹는데 어느날 내가 부침개를 정말 맛있게 붙이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친구들한테 떠벌였다. 비결은 기름을 아주 아주 많이 튀기듯이 많이 두르고 부침재료는 얇게 해서 부치는 거라고 했더니, 한 친구가, 튀기면 뭐든 맛있어진다고, 신발을 튀겨도 맛있어진다 했다. 그 이후로 부침개를 부칠때마다 신발을 튀기는 장면, 신발 이 튀김 옷에 입혀져 바삭바삭 튀겨진 모습이 상상되곤 한다. 튀김이 맛있는 건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이유가 있었던 거다.


마이야르 반응은 160도에서 왕성하게 일어나는데, 그건 100도에서 국물요리에서 불가능한 맛이며, 이 마이야르 반응에서 일어나는 향을, 다시 향을 유지하는 능력이 큰 기름에 튀길 때 속속 스며들어 튀김은 맛있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튀길 때 식물성 기름 대신 우지와 돈지를 쓰면 더욱 맛있어지는 이유는 어떤 식재료에든 들어있는 당과 시스테인황 함유 아미노산이 소기름과 만나면 소고기향이 돼지고기 기름과 만나면 돼지고기 향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래 전에 있었던 삼양 쇠고기라면의 우지 파동은 실소를 금치 못할 사건이다. 어떤 기자가 쇠기름 우지에 ‘공업용’이라는 말을 (프레임인가) 붙여, 사람이 못먹을 기름에 라면을 튀겨냈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이후 삼양 라면은 폭망하고 농심이 승승장구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후로 삼양이 라면의 1인자를 농심에게 빼앗긴건 맞지만 농심이 승승장구한 건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어쨌든 거기에 어떤 정치적 음모가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애초 삼양이 우지에 라면을 튀긴 건 맛있으라고 그랬던 거고, 지금은 그 맛을 잃은 게 사실이다.


때로 전자렌지에 요리를 하면 맛이 없어지는 음식들이 있는데, 고구마가 그 예다. 고구마에 아밀라제라는 당화효소는 50도 전후에서 활발하게 작용해 고구마 전분을 달콤한 당으로 바꾸는데, 전자렌지는 순식간에 이 온도 범위를 지나버려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로스팅 향을 내는 마일라드 반응 역시 160도 올라가야 가능한데, 속부터 가열시키기 때문에 수분이 존재하는 한 100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전자렌지는 겉면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야 하는 요리에도 적합하지 않고, 결국 밥이나 물렁한 음식 데우는 거에 최적화된 거지, 만능 기계는 아니라는 것이 요리 과학이 말해주고 있다.


이 책 참 좋다. 저자의 가치 철학이 잘 드러나 있고, 깔끔하다. 책에서 드러난 저자의 식품에 대한 고민, 가치관 이런 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잘못 알고 있는 상식, 근거없이 믿고 있는 잘못된 정보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류의 생활밀착형 과학책이 미국작가가 쓰면 산만하고 장황해지고, 일본 작가가 쓰면 허접해지고, 한국 작가가 쓰면 복불복이 된다는 내 나름의 편견이 존재하는데, 이 작가를 잘 기억해뒀다가 식품 과학에 관한 다른 책들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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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산보
플로랑 샤부에 지음, 최유정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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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거나, 혹은 가지 않더라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 시각적 이미지들을 기억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댄다. 물론 구글이 알아서 클라우드에 저장도 해주고, 분류도 해주고, 비디오랑 파노라마 사진 뿐만 아니라 필터까지 끼워서 테마별로 멋진 앨범을 만들어주고 몇년 전의 오늘을 상기해 보라며 퀘퀘묵은 사진을 꺼내다가 보여주기까지 하지만, 확실히 카메라는 너무 많은 사진을 찍고, 가끔은 그 속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간직하고 싶었던 건지 그런 것들이 묻혀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을 보고 나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이동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보고, 기록하기를 원한다. 한 번에 몽땅 보여주는 패키지 여행을 떠나 여행 대부분의 시간을 차창밖을 바라보며 보내고, 자유 여행을 하더라도 여행 책자에 나와있는 건 다 봐야 하고, 백종원이 추천한 맛집도 다 먹어봐야 하고, 보이는 건 다 찍어야 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다닌다는 건 아주아주 천천히 내게 보이는 이 낯섬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대로 그려서 간직하겠다는 거다. 


프랑스에 돌아오니 중국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봤다. 어쨌든 거기 일본인들은 정말 친절했다고 대답해줬다. 


프랑스인들은 도쿄를 '못생긴' 도시라고 애기하는 모양이다. 중세풍 돌길이나 두오모와 뾰족 성당 같은 데 익숙한 유럽인들이 도쿄에서 어쩌다 만나는 유적이 눈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저자는 유적은 아니지만 도쿄에는 두 눈에 가득 담아올 볼거리가 엄청 많다고 했다. 책의 성격은 일본 여행 책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지만 평범한 여행서는 아니고, 작가가 여러 도시를 돌면서 인상적이었던 것들을 말 대신 글 대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6개월간 머물 기회가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방방곡곡 다니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들, 이방인의 눈에 낯설게 비친 것들, 예쁜 것들을 그림에 담았다. 


그림은 나리타 신도쿄 국제 공항에서부터 시작한다. 간단한 스케치 수준은 훨씬 뛰어넘는다.



그리고 (아마도) 첫발을 딛고 아파트를 찾아 헤매면서 만난 편의점 음료와 간식들의 스케치와 느낌. 일기처럼. 작은 기록



지도도 있고, 집도 있고, 거리도 있고, 사람도 있고 여행정보 비슷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있다. 여친과 함께다. 


어렵게 구한 집의 묘사는 깨알같다. 방 2개짜리 다다미집을 구했는데, '할머니들이 살 것 같은' 집이고, 둘은 요를 깔고 잔다.



이렇게 시작한 도쿄 생활, 보고 듣고 겪은 것들이 한장 한장 모두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그림 속 신사지기가 그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여러번 확인하고 갔다는 설명이 재밌다. 그림을 그리려면 확실히 모든 걸 주의깊게 보게 되고, 게다가 설명까지 넣게 되면 정지된 순간은 이렇게 포착되어 영원히 기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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