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51 | 652 | 653 | 65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6. 출판사 사장 45명 모임 ‘책을 만드는 사람들’

책만드는 사람들은 생각을 많이 한다. 출판사 사장이 새 책을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잘 팔릴까”란 고민은 너무나 당연하다. 또 있다. 다른 제조업체 사장과 달리 그들은 “이 책 출판이 가치가 있나, 없나”, “독자에 좇아가야 하나, 이끌어 가야 하나” 등 가치와 의미까지 따진다. 책이 그저 이쑤시개 같은 ‘상품’만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4일 오후 5시, 서울 서교동 한국출판인회의 회관 지하 회의실. 출판사 사장 20여명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사장스럽지 않은’ 허름한 복장으로 서로 덕담을 나누며 분주한 이들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책만사)의 회원들. 책만사는 우리 출판계의 핵심을 이루는 출판사 사장 45명의 모임이다. 30~40대 출판인으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매월 모임을 가져온 지 12년째. 이날 모임은 144번째로 12년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지속돼온 만남이다.

책만사는 ‘출판이 곧 운동’이던 80년대를 지나면서 시대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창립회원인 한철희 사장(돌베개)은 “사회과학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전문성 높은 출판인이 되기 위한 연구모임을 시작한 게 책만사의 뿌리”라며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능력있는 출판사들이 골고루 모여 연구·토론해 무척 뿌듯하다”고 밝혔다.

책만사는 매월 모임을 통해 스스로의 힘과 능력, 나아가 한국 출판의 역량을 키워오고 있다. 전문가를 초빙해 교양강의를 듣는가 하면, 출판기획 사례나 회계관리, 저작권이나 마케팅, 국내외 출판시장 트렌드 등을 토론한다. 조미숙 총무간사(창조문화 사장)는 “전문분야의 필자나 시장전망 등의 정보획득이라는 현실적 장점 외에 서로 모여 콘텐츠를 공유하고 시대성을 고민하다 보면 긍정적인 자극과 힘을 주고받게 된다”고 책만사의 장점을 강조한다. 대표간사인 장인용 사장(지호)은 “정관 등 엄격한 규율에 따라 회원들의 자발적 봉사정신으로 굴러가는 모임”이라며 “책만사라는 이름을 내세운 대외활동은 자제하지만 한국 출판문화를 위해 회원 각자는 개별적으로 곳곳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책만사는 매년 하는 ‘올해의 책’ 선정 외에 지난해는 ‘책만사 문고’ 만들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백령도 초·중·고교와 군부대에 2,000권의 책을 기증한 것. 이젠 1년에 단 한 곳이더라도 문화소외 지역에 대한 책만사 차원의 활동이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책만사는 그 역량에 비해 대외활동을 많이 자제해왔다. 기존 출판 단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역할을 축소하는 것은 책만사의 장점이자 단점. 근래에는 안팎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한성봉 기획간사(동아시아 사장), 양상호 총무간사(해바라기 사장)는 “사실 한국출판의 흐름을 만드는데 책만사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일부 회원은 개인적으로 그런 역할을 한다”며 “이제 연륜도 있는 만큼 책만사 이름으로 출판문화나 사회 발전을 위한 대외적 역할을 찾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전한 역량을 펼쳐보이자는 분위기 속에 책만사 모임에서는 새해 전망, 각오 등 출판계 전반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를 꽃피웠다. 회원들은 올해도 출판시장이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 심화 등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주현 기획간사(예문 사장)는 “불황에 대한 출판계의 자성과 노력도 중요하다”며 “독자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전문화, 세분화, 다양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곽미순 기획간사(한울림 사장)는 “중복출판 등 제살 깎아 먹기식의 출판계 문제점들도 고쳐나가야 한다”며 “올해는 교육전문 출판사로서 기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결코 밝지 않은 시장상황이지만 책만사 회원들은 헤어지면서 하나같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책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이고, 책 읽기가 주는 엄청난 효과를 거듭 강조하며 올해는 “제발, 책 좀 더 많이 읽자”고 외친다.


(경향신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분명히 어제까지는 서재순위 14위였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31위

오 오늘이 토요일인데 이번 주간 서재달인은 물건너간 것인가?

아무래도 어제 너무 방심한 모양이다.

오늘 내일 밖에서 보낼 시간이 많은데

어쩌지?

제발 30권안에 진입했으면^^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6-01-07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

하늘바람 2006-01-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도 안정권이시죠? 미리 축하해요

세실 2006-01-0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리뷰1편 써놓으세요~~~

마늘빵 2006-01-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30위 세요. 전 5위에요. 안정권이라고 봐야하나.

하늘바람 2006-01-08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네요 감사해요 아프락사스님
 
넉 점 반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넉점반을 처음 보았을때 나는 완전히 반해 버렸다.

아기자기한 그림

앞짱구이며 배가 톡 튀어나온 주인공 꼬마아이의 호기심은 너무 귀여워서 보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윤석중의 넉점반은 짧은 시다. 예전에 이 그림책이 나오기 전에도 읽어보았지만

그때는 그다지 감흥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림과 어울려 보니 세상에 세상에가 연신 나온다.

이게 바로 그림의 힘 그림책의 힘같다.

시를 이렇게 잘 이해해서 그림을 그린 이영경씨의 재주가 놀랍고

이런 마음을 헤아려 시를 쓴 윤석중선생님의 시심이 놀랍다.

엄마 넉점반이래 라고 해가 져서야 들어와 말했을때의 엄마 표정도 위트에 넘친다.

두고두고 소장해서 볼 그림책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06-01-10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너무 사랑스럽고 이쁜 책이죠.^^

하늘바람 2006-01-1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가 참 좋아하는 책입니다

이쁜하루 2006-02-0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반해버렸는데..^^

하늘바람 2006-02-0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하루님 통하는 게 있나봅니다
 


신춘문예가 늙어 간다?!

새해 벽두에 일제히 발표된 올해 신춘문예 결과에서는 한 가지 특이 징후가 만져진다. 당선자들의 연령이 높아진 것이다. 20대 당선자가 없진 않지만 30, 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신춘문예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의 종합일간지 7곳의 시·소설 당선자 14명 가운데 무려 6명이 40대였다. 한 신문의 소설 부문 당선자는 심지어 회갑의 ‘할머니’이다!

이들이 젊고 힘 있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일약 당선의 영예를 안은 사실 자체는 경하할 만하다. 육체적으로 취약하고 정신적으로도 피로하며, 아마도 밥벌이와 일상의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뤄냈을 성취이기에 기쁨과 보람도 한층 클 것이다. 그러나 한국 문학의 지형도 속에서, 거리를 두고 사태를 관찰하자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연령이 높아지는 현상이 곧 한국 문학 자체의 노쇠화를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추정일 수도 있지만, 40대 당선자들이 거둔 쾌거는 젊은 유망주들의 ‘공백’을 틈탄 결과일지도 모른다. 명민하고 발랄한 젊은이들이 문학을 멀리하고 영상과 오락 쪽으로 내달려 간 빈 자리를 40대 이상의 ‘중늙은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학과 문학인의 처지에서 보자면 사뭇 우울한 가정이겠으나 동시에 아예 터무니없는 상상만도 아닐 것이다.

문학을 새로 시작하기에 마흔이란 나이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박완서씨가 장편소설 <나목>으로 <여성동아> 장편공모에 당선했을 때 그 이의 나이가 마흔이었다. 복거일씨가 문제적 장편 <비명을 찾아서>를 단행본으로 출간하며 곧바로 등단했을 때는 마흔둘, 김훈씨가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문학동네> 창간호에 연재하며 작가로 새출발한 것은 마흔일곱이 되어서였다. 이들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섰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을 테다.

그렇지만 박완서씨나 복거일·김훈씨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라 해야 옳을 게다. 어쩌다 한번씩 그런 늙다리 신인들이 등장할 수는 있겠지만, 올해 신춘문예는 그와는 경우가 다르다. ‘늙은 신인’들의 지배화라는 현상의 배면에는 분명 문학 안팎에 걸친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문학에 대해 던지는 분명한 메시지 또한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신춘문예의 본디 취지가 문단의 ‘새 피’ 수혈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학 역시 일종의 생명체와도 같아서 적어도 그 세포 차원에서는 신생과 성장과 노화와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문학이 건강을 유지하며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피의 수혈, 새로운 세포의 생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신춘문예는 바로 그런 기능을 위해 마련된 제도라 할 수 있다.

늙다리 신인들 역시 새 피요 새로운 세포임은 물론이다. 생물학적인 나이에 상관 없이 젊고 발랄한 상상력과 문제의식, 문체로 무장한 신인들은 역시 문단의 새 피라 할 법하다. 그러나 작가 또한 피와 살과 뼈로 이루어진 인간인지라 생물학적 늙음과 체력의 약화가 어떤 식으로든 작용을 미치게 마련이다. 늦은 나이에 등장한 신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육체적·정신적 긴장을 유지하며 제 몫을 해 낼지 두고 볼 일이다. 더구나 모르긴 몰라도 이들은 대부분 문학 이외의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기 십상이다(전업주부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반드시 ‘전업’이 문학적 최선이라 하기는 어려울 게다. 그러나 문학을 필생의 업이 아닌, 일종의 여기 내지는 부업으로 삼는 신인들이란 문학 쪽에서 보자면 그닥 반가운 존재는 아닐지도 모른다. 신춘문예라는 사회적 축제에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하지 못하고, 우울하고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야 하는 현실이 얄궂다.


(한겨레신문)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6-01-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참 20대 생각지도 않던 신춘문에를 지금서야 떠올리는 나도 참^^

2006-01-07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01-0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 님 감사해요. 열심히 써야죠 늘 열심히 안하면서 그런답니다
 
노빈손의 시끌벅적 일본 원정기 신나는 노빈손 세계 역사탐험 시리즈 4
한희정 지음,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 내내 노빈손의 모험과 익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양옆의 정보 부분이다.

요괴 세미나

먼저 악수를 청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일본의 인사법

간단한 인사말

신사이야기

음식이야기

샴푸와 삼각 팬티의 발명이야기는 어떤 상식이야기도 재미났다.

노빈손의 모험과 상식이 어울러져 만들어낸 시끌벅적 일본 원정기 는 일본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강력 추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51 | 652 | 653 | 65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