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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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으로 자란 나무의 열매가 사유를 넓혀 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유명한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단편 모음집이다. 『신』, 『개미』 등 다른 시리즈 물과는 달리 『나무』는 1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베르나르가 마음을 편하고 하고 싶을때 주로 썻던 이야기들. 오전에 장편소설을 쓰다가 저녁에 휴식이 필요할 때 쓰던 이야기들. 그것들을 모은 것이 『나무』라는 책으로 출판되게 되었다고 저자는 글머리에 밝히고 있다.

 

  평소 베르나르의 저작들을 많이 읽었고, 몇몇 책에서는 저자의 상상력에 경탄을 금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다 말인가! 하지만 『나무』는 단편소설이라는 한계점 때문인지. 에피소드의 느낌이 강했다. 그만큼 장편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감이 떨어졌다. 반전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상상력은 한 작품당 한개정도에 그칠뿐이었다. 물론 책이 나온 2003년에는 그것이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큼 놀라운 상상력일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2012년에는 후반부의 내용을 짐작할 정도였으니, 읽는 나에게 있어서 충격을 던져주지 못한점이 아쉽다.

 

  그렇다고 베르나르의 상상력이 절대 약하다는 점은 아니다. 몇몇 작품에 있어서는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라고 느낄만한 점들도 많이 있다. 만약 책을 추천하자고 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화장실에서 일 볼때! 그럴때 단편 하나씩 읽어봄직한. 그런 추천을 바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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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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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소외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무엇인가.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카프카의 변신. 이야기의 내용은 간단하다. 어느 날 갑자기 벌레(필자는 바퀴벌레로 상상했다. 하지만 후에 노모 가정부가 말똥구리라는 표현을 쓰긴 한다.)로 변신한 주인공.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의 부양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판매직 영업사원으로써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던 도중 뜻밖에 일을 당하게 된다.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의 지위에 관한 변화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하는 가족에서 부양하지 못하는 지위가 되자 가족에게 마저 홀대받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이야기의 내용은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어려운 문장도 없다. 특히나 이 책의 경우 삽화까지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을 준다.

 

  이 소설이 쓰인 당시 배경을 생각해보면 산업사회이다. 인간이 기계화 되고, 인간의 본성이 경제적인 욕구에 밀려 작은 것으로 취급되는 사회이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시켜가며 일을 하고,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기계화 된 것이다. 하지만 벌레로 변신하므로인해 기계화에서 탈기계화로 넘어가게 된다. 더이상 인간의 언어를 말할 수 없고, 일을 하지 못한다. 몸이라는 육체를 벗어나 영혼만 가지고 있는 상태가 된다.

 

  철학적인 물음이 하나 등장한다. 외모는 짐승, 즉 인간이 아니어도 영혼이 인간이면 인간일 수 있을까?. 반대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되, 영혼이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면 그것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변신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거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주인공이. 외적인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여 지금까지의 일은 과거로 미루어지고, 소외당한다. 생각은 분명히 인간이다. 주인공 자신이다. 자신의 방에서 자신이 쓰던 물건들이 하나씩 빠져나갈때 절망을 느끼고, 그것을 거부하고. 가족을 여전히 사랑하며 가족의 욕구에 맞춘다. 하지만 가족은 어떠한가.

 

  오늘날에도 이러한 행태는 이어진다. 자본주의의 틀속에서 사람의 탈을 쓰고 짐승의 행동을 한다. 경제적인 이윤추구에 돈이 멀어 친인척을 해치기도 한다. 고전이라는 특성상 작가의 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체감하고, 느낄 뿐이고, 생각할 뿐이다.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이고, 인간 소외에 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책을 읽음으로써 뭔가 희열이 일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뭔가의 깨달음을 얻을 수는 있다. 이 책, 번역서가 왜이리 많이 나오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이유는 책을 읽어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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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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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이드는 밤. 잠이 들어야 할 밤. 현대인들은 잠들지 않는다. 무엇을 하는가.

 

 

  하루키 25주년 책. 상당부부 철학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면서도, 독자에게 그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루키 적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뜻대로 따라오게 하지 않는다. 무엇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도 않는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숨겨져 있는 의미를 파악하게 만든다. 그래서 하루키가 좋다.

 

  많은 부분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밤새도록 밴드연습을 하는 다카하시. 밤을 탐험하는 마리. 무의식속에 갇혀 있는 에리. 현대문명의 상징인 야근하는 시라가와. 어둠의 세계인 중국조직폭력단과 성매매. 상징적 의미 '알파빌'의 주인 카오루.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살기 편한 세상이 되었지만, 행복해진 세상은 아니라고들 말한다. 밤이되어도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는 어둠의 저편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단편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철학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 있다. 크게는 인간의 실존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각 등장인물마다 특징이 녹아들어 있다. 하지만 절대로 작가가 이끌지는 않는다.

 

  밤새도록 밴드연습을 하는 다카하시. 음악이 좋아서 음악 연습으로 밤을 보낸다. 하지만 꿈은 음악이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음악이 좋아서 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 잘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아이러니의 한가지이다. 좋아해서만 할 수 있는건 없다는 현대사회를 나타낸다. 그가 원하는 것은 법률가이다. 많은 부분에서 다카하시는 자신의 욕망대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그런 삶을 발견할 수 있다.

 

  밤을 탐험하는 마리. 여성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는 옷 스타일. 레스토랑에서 두꺼운 책읽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으나, 뜻밖에 만남들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많은 일들을 경험한다. 가족에서의 욕구는 모두 언니인 에리에게 돌아가게 됨으로, 자신에 대한 욕구는 없다고 느끼며 에리를 부러워 한다. 그러면서 마리는 가족의 욕구에 따라 살기를 거부하며 중국인 학교에 진학하고, 진로를 결정한다. 이처럼 하루키는 일상적인 요소를 소설적 요소로 끌어들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거기에 충격을 가미하기도 한다. 주체적으로 살아라 라는.

 

  다카하시와 마리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등장인물이라면, 욕망의 대상이 되어 남들의 시선을 통해 살아가는 등장인물도 존재한다. 에리와 시라가와이다. CF모델이 되어서 대중들의 욕망을 받는 에리는 무의식속으로 빠진다. 가족들과 회사의 욕망, 욕구를 받는 시라가와는 현대문명의 상징인 컴퓨터를 수리하며 매일 밤을 보낸다. 에리가 의식에서 깨어나지만 방에 갇힌 상태이다. 아무리 소리쳐도 탈출하지 못한다. 자기만의 공간도 작다. 어쩌면 아이돌들의 삶일지도 모른다. 화려한 삶의 뒤에는 어둠의 저편이 있을 것이라는.

 

  현대문명의 상징인 시라가와는 매일 밤 야식으로 중국인을 성매수 한다. 몸은 잠이라는 것을 욕구하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해 욕구를 해소하려 한다. 시라가와가 성매수를 하려다 그것을 이루지 못하자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해서 선뜻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물론 비난받을 대상이 되긴 하지만, 어느정도 선처를 해줄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모습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하루키의 철학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다. 너무 심각한 책이 아니다. 그것이 하루키이다. 다만 그의 이야기 흐름속에 녹아 들어있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책을 읽으며 작가가 의도한 요소가 잘 들어나지도 않는다. 책을 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를 상상하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상상하고 생각할 수록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그랬었군! 하고 느낄 수 있다면 보람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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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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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함과 결핍을 느끼는 젊음이여.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다. '나'라는 존재와 '쥐'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한 대학생의 8월 방학의 이야기이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쥐'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루키는 대학생, 즉 젊음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결핌감을 나타내려 시도했다.

 

  '쥐'는 부도덕하게 부유한 자신의 집안을 거부한다. 20대에 이상향을 꿈꾸는 대학생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20대에는 막시스트가 되어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어쩌면 평범한 젊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환경과 하루키만의 문장력이 가미되어 책의 몰입도가 올라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방학동안 고향에서 즐기는 편안한 일상.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 여자와의 야릇한 관계. 여자의 손가락이 4개라는 몸상태는 그녀 역시 공허함을 느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모든 젊음은 뭔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이 책은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당시 시대상으로 보면 소설의 형식이 테제 형식이라 신선하다는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테제 형식의 발전이 오늘날의 1Q84와 같이 시점이 이동하는 형식으로 발전한게 아닌가 싶다. 또한 하루키적인 특징으로 주인공의 삶에 몰입하여 읽을수록, 읽고나서의 공허함이 커진다는 것이다. 『상실의시대』역시 그랬던것 같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아직은 무슨 뜻인지 100% 이해 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바람이 이상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젊음으로써 느끼는 공허함을 벗어나게 하는 해결책인지.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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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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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다.

 

  이외수 답다. 이외수 스럽다. 이외수다.

 

  뇌에서 마음까지의 거리가 가장멀다.라는 말로 글을 시작한다. 즉 이성에서 감성까지의 사이가 제일 멀다는 말이다. 과연 트위터를 통해서도 보여지지만,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는 작가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요즘 시대, 모든 일을 이성으로만 행동하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홉스(Hobbes, Thomas 1588~1679)가 말했던 것 처럼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듯 살아가는 현대인들. 맹자가 말하는 인간 본성의 측은지심은 어디간것인지 보이질 않는다. 남자와 여자의 연애에 있어서도 데이트 비용이 이성적으로 작용한다. 부모님을 공경함에 있어 감성이 아닌 이성이 작용한다. 영화를 보고 글을 읽는데도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바라본다. 과연 옳은 일인가?

 

  작가 이외수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이상에 일침을 가한다. 현대인들이 범주에서도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이성으로만 살아가려는 사람들. 모두가 해당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관점도 헤아려 볼 수 있다. 필자는 읽으면서 마음에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한참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부분들이 여럿 있었다.

 

    "외로우신가요. 시를 가까이하십시오. 그대 가슴 안에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어 있어야 벌나비도 많이 찾아오는 법입니다." - 33쪽.

 

    "밤이 깊었습니다. 빗소리 듣고 계시는지요. 이런 말 하면 낭만이 밥을 먹여주느냐고 묻는 분들이 더러 계시지요. 그분들의 인생에서는 오직 밥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낭만의 가치를 모르면

인생의 가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대는 어떠신가요." - 41쪽.

 

    "그대를 위해 오늘도 아침이 밝았습니다. 흔히 세상 살기가 만만치 않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그대의 마음이 밝아져야 세상도 밝아집니다." - 45쪽.

 

  책은 분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미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이외수는 말한다. 맞는말이다. 요즘 TV에 속독왕이라는 아이들이 나와서 책을 얼마나 빨리 읽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문장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며 음미하고 책을 읽는 것일까? 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띄워본다.

 

  세상살이에 지쳐서 몸이 힘들면 병원을 가고, 마음이 힘들면 이외수의 책을 꺼내보아라. 모든 구절이 당신의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이 다 끝나기 전에 당신 마음을 뒤흔들 구절은 반드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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