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다가.. 보관함에 오래들어있던 책을 어쩌다 보니 주문해 버린 거지만.
표지의 저 그림 만으로도 너무 아프지 않은지. 아프다기 보다 먹먹하다고 해야겠지..
사실 난 내 아기를 낳고서도 처음에 좀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었고. 지나간 내 잘못이 더더욱 도드라져 보였으며. 눈 앞에 있는 아기를 보고서도 내 어머니가 당신 손주에게 하듯 그런 환환 웃음을 주거나 아기의 언어를 잘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아기와 함께 둘만 집안에서 있는 시간은 내겐 조금은 힘든 시간이었었다. 아기와 무언가를 주고받긴 하지만 끊임없이 혼잣말이 집안에 메아리 치는것 같고 늦게 퇴근한 신랑은 나름대로 아기를 보거나 혹은 집안일을 하느라 바빠서 나와 놀아(?) 주지도 않고 말이다. 갑갑했고 나 혼자서 이 모든 변화를 떠안아야 한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믿고 아기를 맡길만한 사람이 있다만말이지. 정말로. 내게 모성애라는게 거의 없거나 아주 부족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가가 있었으면 내 가족을 이뤘으면 하고 소망해 왔던 내게, 막상 아기와 함께 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기를 정말 소망해왔던 여자와 남자에게 모든 사물이 빛을 잃어가고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만난 자신의 아기는 온몸에 가시가 돋아 있었다. 여자는 그 가시덩어리를 온 몸으로 감싸 안는다. 남자는 여자를 걱정한다 당신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겠구료. - 여기서도 남자보다 여자가 상처를 입으며 감싸안는걸로 나왔다. 역시나 자신의 상처를 감내하고 아기를 안아주는 역할은 여자다- 그렇지만 여자는 아가를 감싸 안는다. 그들의 사랑과 아기에 대한 바람과 그리고 현실적으로 고슴도치 아기 옆에서 그들이 기다리고 사랑했어야 하는 일들. 가시가 하나씩 떨어져 가기를 기다리는 일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아기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견뎌냈겠지만 그래서 그 과정이 힘든것만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현실적으로 말이지...
그.. 그렇지만 어떻게 이런 표현으로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정말로 가시로 덮힌 아가라니. 손 내밀면 찔릴꺼 같은 뾰족뾰족한 가시는 아니지만. 꼭 무언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듯한 아가를. 마음으로 알아보고 가시에 찔려가며 그렇게 안아줄 수 있었을까. 그 엄마는.
고슴도치 아가에게서 가시가 몇개씩 떨어져 나갈때마다, 가시가 듬성듬성해지는 아가의 모습에 짜 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