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분의 소개로 읽게 되었다.
(참고로.. 이건 리뷰가 아니라 제 느낌을 적는 거라 스포일러 만땅입니다. )
아주 짧은 소설. 다 읽는데 20분도 안 걸린거 같다.

재밌고 찡하기도 했지만. 막상 책을 덮고나자 별다른 느낌이 남지 않았다.
그날 읽은 기사가 이근안 형기 만료로 출소 이런거 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뭐 그 사람이 충분히 과거의 일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 그건 내가 모르지만) 혹은 아이히만 처럼 그 사람도 자신은 자기의 양심에  따라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신랑에 먼 친척네 집에는 아직도 일제시대때 순경 했던 표창장을 자랑스레 거실에 걸어놓는 다는 이야기에까지 너무나 일상적으로 국가적으로 나 스스로도 과거에 대한 청산이랄까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말이다.
그런 사회에서 사는 나에게, 2차 세계 대전때 독일군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한 프랑스 아저씨에 대한 재판에 -그러니까 그 사람은 주인공의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과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사람이다-아버지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행동하는 그의 모습에
그닥 공감이 가지 않았다. 아니 공감이라기 보다 그의 실천에 그 행동에 내가 나를 둘러싼 일상에서 그렇게 하기가 힘듦으로 공감하고 싶지 않았다는게 정확하겠다.

 주인공의 그런 이야기를 접어 놓고서라도, 이야기에 나오는 베른이라고 하는 캐릭터는 참 감동적이었다. 황만근처럼. 물론 그와는 다르게 광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처음엔 무서운 보초병으로 나오지만. 가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뛰어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 이라는 가치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람. '인간' 이 이래야 한다는 것을 흔들림없는 얘기로 말할 수 있는 사람.  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말이지. 많이 생각하고 많이 얘기하고 많이 공부하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으흠..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건 주인공이 아버지의 얘기로 한층 성장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 에피소드.
머랄까 몇일 지나니까 생각이 또 나네. 업이라고 하나. 우리나라 같으면 전생에 무슨 업보를 지어서 라고 통탄할만도 한데. 그렇게 또 살아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보듬어서 살아가는게 참. 운명의 실을 잣는 노파들이 꼬아 놓아버린 매듭을 푸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 그렇게 푸는것 또한 노파들이 하고서 사람들은 주어진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마음이 그 매듭을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싶다. 어쩌면 그 매듭을 만든것도 사람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아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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