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싶었다.하지만 말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그저 아버지를 껴안
음..23쪽 5째줄이 몰까 궁금하더니만..이책의 서두에 비해서는 아주 무난하군..
주인공이 개판인 성적표를 받아와서 아버지랑 얘기하는 대목이다. 아버지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되시겠다.
아래는 이책의 서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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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상상의 존재
나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이미 알고 있었다. 멋진 정리를 증명하는 일처럼 한 걸음을 내밀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발을 내밀어야 하고, 마침내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아직도 메아리치는 총성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얼굴을 축축한 소나무 잎새에 대고 나는 온몸으로 치명적인 그 구체를 껴안는다. 내가 간직해왔으며 유언으로 남긴 꿈, 기억, 수학 등 그 모든것이 사리지고 구와 나만이 남는다. 그리고 그 아침 내 의식은 분해되고, 나는 눈부신 햇살에 줄어든 눈동자 크기의 블랙홀처럼 조그만 구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 구의 중력이 나를 한점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즉시 나는 i로 변형된다.
여기 이 복잡한 공간에서 이제 더 이상 i는 처음에는 공식으로, 그 다음에는 불꽃으로 이 세계를 바꾸고 싶어하던 성마른 젊은이가 아니다. 무한한 참을성의 의미를 알게 된 i는, 물에 떠다니는 잎사귀를 뜯어먹고 사는 금붕어처럼 평상시에는 저 아래에 잠복해 있다가 에바리스테 갈루아를 읽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그 글 위로 솟구친다. 잉크는 피보다 더 신비롭다(비록 살갗을 찢어 흐르는 피로 서사시를 쓴 고대 시인도 있다지만). 글이란 서로 마주보고 선 두 개의 거울과 같은 것이라, 나 역시 나를 읽는 사람들의 삶을 읽을 수 있다. 언제가 i는 나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글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i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드릴까? 당신들 눈동자 안에 있는 원은 검구나. i는 어디에 있는가? 그 모든 문자 아래, 단어 아래, 이제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는 마침표에 i가 있다.
(중략)
그래 당신을 직시한다. 하지만 미래는 당신이 아닌 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