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때,
동네 중국집에서 강아지 한마리를 얻어왔다.
엄마가 엄청 똑똑한 놈이라는 할머니의 자랑과 함께..

양쪽 눈 주위로 검은색 얼룩이 있어서, 
보드라운 털중간에 반짝반짝 하는 것이 눈이로구나 알 수 있는 그런애 였다.
이름은 똘똘이.. 넘 똘똘하게 생겼다고..

진짜 애기 강아지 였슴에도 불구하고 너무 착했다.
뭔가 규칙을 가르쳐주면 그걸 꼭 이해했고
사람들이 자기한테 원하는게 뭔지 그걸 어떻게 해야 들어주는지를 너무 잘 알았다.
(그 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화단의 흙바닥을 화장실로 해야 한다는걸 가르쳐 주면,
화단이 꽤 높아서 제 키로 올라갈수 없음에도, 올라갈려고 열나 노력하고
저 좀 올려주세요 하는 포즈로 식구들을 부르고,,
밖에 데꾸 나가도 길에선 꼭 차가오나 안오나 살피고 건너고..
식구들 너무너무 좋아하고
그랬는데..
아직 아기였는데
결국 앞집에서 친 농약에 죽은 파리를 줏어먹고는 밤새 힘들어 하다가 결국 죽었었다.

그 녀석은 그렇게 죽을때 까지도..
엄마품에 안겨서 힘들어 하면서도
자기가 토한거 엄마옷에 묻을까봐 내려주세요 하고 낑낑대고
바닥에 내려놓으면 다시 토하고..
두 손위에 올려 놓으면 폭닥히 들어가는 아가였는데 그렇게 가버렸다...

그날밤 나랑 내 동생은 밤새 울었고
눈이 팅팅 불어서.. 
한번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한 이후로
쩝.. 그 이후로 나는 우리집 강아지들에게 별로 정을 안주었다.
다른 강아지들은 똘똘이만큼 영리하지도 못했고, 점차 내가 바빠졌고 어쩌구 
그치만 결국 다시는 그렇게 아프기 싫었기 때문일게다..

하지만 나와는 반대로 동생은
새로운 강아지들이 올때마다 강아지들을 끝없이 좋아했고.
강아지들도 나보다는 녀석을 더 반겼다. 
동생이 하교할 때 쯤이면 동네 개들이 다 마중나올 정도로 애정을 베풀고 또 베풀었다.

나는 아직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진 않다.
새로 만날 녀석을 똘똘이 만큼 좋아할 수 있을거 같진 않아서다.
(그치만 고냥이는 키우고 싶다 헤헤)
그치만, 동생을 지켜보면 그렇게 좋아하고 또 좋아해주는 동생과 다른 강아지들의 관계를 보면
또 그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이 제각각 다 다른 것처럼, 강아지들도 그렇다.
착한놈, 둔한놈, 적극적으로 즐길줄 아는 놈, 교활한 놈, 지가 인간인줄 아는 놈, 천차만별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남이 또 다른 인연이 되듯이,
어떤 강아지를 만나서 어떻게 엮일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짧은 추억, 아쉬움, 헤어짐의 슬픔은 그대로 묻어두고.. 조금씩 조금씩 닳아서 없어지게...
그냥..
아직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마음 없지만, 그렇다고 철사줄 꽁꽁 새워 벽을 만들어 두진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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