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느즈막히 민들레 잡지가 도착했다.
참 , 사람이 자기가 하던 도적질은 못 숨긴다고.. 신문 조판 프로그램을 만들던 신랑은
잡지 보자마자 '편집'에 대해 한마디 한다.
글 하나하나 씩 각자 편집해서 그런지 폰트 크기, 자간 장평 말머리 글마다 제각각이다 ^^;;
그런거 보려고 산 책이 아니지만, 그런거만 보다보니 그게 눈에 먼저 들어온다.
그 판을 떠난지도 2년이 넘었구만.. 여전히 그런게 보이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프리젠테이션에 관심이 많은 나역시, 신랑의 말을 거들고 나섰다. 이건 폰트 10이고 이건 9고.. 이런 어쩌구어쩌구 해대면서. 잠시 가서 편집하는 것만 알바라도 하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최근호에 올수록 좀 나았다. 적어도 폰트는 통일이 되었더라는.. 사이즈는 여전히 제각각이지만.
책이 그림이나 표이런게 하나두 없다. 그래프나 표가 없다는건 공대생에겐 치명적이다..
우우..
그래도 내용이 내용인지라. 책들 휘리리 넘겨가며 일단 눈에 들어오는 제목부터 몇개 읽었다.
대안교육을 오래 고민해 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내가 여지껏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
(예를 들면 대안학교 선생님들 연합회의 에서 ' 국기에 대한 경례' 로 시작하는.. 의식있는 선생님들에 의해 일선학교에서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없애는 분위기라고 한다. - 난 국기에 대한 경례 정도는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 인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는데.. ㅡ,.ㅡ)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 이야기, 대안학교에 대한 이야기. 대안학교가 천국인것은 아니라는. 생각해 보면 그게 당연한건데 거기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사람이 부대끼는 곳인데 모든게 대안학교라는 한마디로 끝날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당연한 생각들도 다시금 접하고 있다.
덜컥 지른데다, 잡지는 얇팍한데다 노란종이 이지만
전혀 본전 생각이 나지 않는것은, 거기에 담겨있는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들과 행동들 때문이다.
또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
이 잡지가 쉬이 읽힐것 같지 않고, 또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천천히 천천히 봐야겠다.
사실 울집에서 정기적으로 사는 잡지는 GQ 밖에 없었는데..GQ와 민들레 사이의 그 거리라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