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주문했다..

작년에 the hours 영화보면서 많이 울었었는데...

중반부터 마냥 울었었다.

그녀들의 이야기와 그녀들이 느끼는 감정이 남의 것이 아닌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관계에서 그녀들이 느끼는 그 외로움

그 벗어나지 못함이.. 그 갑갑함이.. 너무나도..

슬펐다고 말하기엔 좀 모자라는 거 같다...

평생을.. 의붓오빠들에게 당한 성추행으로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고 각방을 쓰겠다는 조건으로 결혼해서 극진한 떠받듬을 받고있는 버지니아 울프도

아침일찍 꽃을 사다 바치는 50년대의 자상한 남편을 가진 그녀도..

레즈비언으로 파트너와 같이 살고 있지만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남자를 잊지못하고 에이즈가 걸린 그의 곁에서 그를 돌보며 맴돌고 있는 그녀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들의 외부적 상황은 조금씩 좋아지지만

정작 그녀들을 더 행복해져 가는걸까..

마치 운명의 굴레와도 같이 어쩔수 없이 느껴지는..

그들의 고독함.. 소통할 수 없음..

어찌 보면 그녀 3명의 공통점은 그녀들이 여자라는 조건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여성이면서 불안정한, 어딘가 텅빈 곳이 많은 영혼을 지녔다는 것이리라..

특히, 두번째 여자-임신중이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남편의 생일날 아들과 같이 케이크를 만들다가

발작적으로 그걸 쓰레기통으로 내버리는 모습

이웃의 부인이 유방암이던가? 자궁암으로 병원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갈등은 더욱더 고조되고..

그날 밤... 남편은 런닝 바람으로 침대에서 아내가 빨리 침대로 오기를 기다리고

그녀는 그녀의 속에 감쳐진 격한 혼란 속에서

침실 옆 화장실에서 소리죽여 눈물흘린다.

남편은 그녀가 오기를 채근하고..

얼마나 싫을까 저 순간에.. 침대로 들어가 남편의 손이 닿으면.

자신의 생일이라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 보채는 남편의 모습과

어느날 갑자기 그것도 오늘 암이라며 병원으로 가버린 이웃여자의 모습과

내 속에서 자라고 있는 이 불안, 비틀어짐, 어긋남들을

그는 이해할 수 있을까

내 안에 있는 설명할수도 없는것들을 설혹 잘 설명한다고 해도 이런느낌이 그에게 가 닿을수 있을까

끔찍해........

아무 생각없이 웃고있는 그가

내가 힘들것을 염려해 아침을 준비하고 꽃까지 꺽어온 그가 끔찍해.

끔찍하고도 애처로와.. 그러고도 불쌍해..

이런 내가 내 안의 생명은 어떤 의밀까?

내 앞에서 나의 감정들에 전염되어가는 이아이는 어떨까?

보모에게 맡기고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아이가 자지러 진다. 가지말라고 울면서 몸부림친다.

눈물이 난다. 내 마음을 아는 걸까..

저 몸부림도 보모에겐 그저 철없는 아이의 그것으로 보이는지 아이가 차를 따라가지 못하게 움직일수 없게 꼭 잡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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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나왔던 여자가 사랑한 에이즈 걸린 남자가.. 바로 두번째 나왔던 여자의 아들이었다.

두번쨰로 나온 그녀는.. 아들을 때놓고. 호텔로 가서 델러웨이 부인 소설을 읽으며 자살을 결심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둘째를 낳고 그린곤 떠나버린다. 남편은 상심한 나머지 알콜 중독으로 얼마지나지 않아 세상을 뜨고, 그 어린 아들은 그녀의 감정을 가장가까이에서 느끼고 자란 어린 아들을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작가로 성장한다. 그 아들과 세번째 여자는 친구였으며 아들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세번째 여자는 15살때 그가 그녀의 이름을 처음으로 부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녀가 그를 위해 작가상 수상기념 파티를 열려고 하는날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녀가 보는 앞에서 뛰어내려 죽음을 맞이한다.

그날 저녘 화려한 파티 장식이 되어 있는 아무도 가득차 있지않은 거실에 벨이 울린다. 그의 어머니다. 그녀들은 그녀들의 슬픔을 대신 간직하고 뛰어내려 버린 그로 인해 조우한다. 그녀의 어긋남을 가지고 뛰어내린 그의 희생으로 인해 , 그녀들은 이제 행복해질까?

그녀들은 이제야 행복해질까...

라는 생각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한참 뒤에도 눈물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날수가 없었다. 너무 많이 울어서 쪽팔렸을정도니까..

버지니아 울프의 책에 그리 많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 속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 지도 모르고,, 등대 인가? 읽다가 때려친 기억도 있어서 말이다.

하지만 나만의 방..방이 아니어도 나만의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어디든간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봐야겠다

언넝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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