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친구녀석 집에 갔다가 할 일이 없어서 본 <Lost> 땜에 폐인 생활이 시작되었다. 김윤진이 나온다고해서 우리 언론에 꽤 많이 소개된 드라마. 별 기대를 안했는데 정말 재미있다.

무인도(로 추정되는 이상한 섬)에 추락하여 살아 남은 사람들과 섬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 미스테리 장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 에피소드 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주인공을 맡는 재미있는 구성도 재미있고, 하나씩 흘리는 비밀에 대한 단서를 보고 '이게 뭘까'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다.

역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돼지털세상'답게 현지에 방영되는 다음날 동호회에 동영상과 한글자막이 띄워져 수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었다.(정방은 KBS 토욜 1시에 한국어 더빙으로 방송) 지난 토.일요일 집에 꼭 쳐박혀 열네개의 에피소드를 다 봤다. 열다섯번째 에피소드는 2월9일에 방영이 된다고 하니, 너무나 많은 날들이 남아있다. 미치겠다. 세상에 이런 TV 중독이 없다.

네이트의 <LOST 동호회>에 가입해서 감상.비평글도 읽고, 섬의 비밀이 뭘까 추리도 해봤지만 15편에 대한 목마름은 채워지질 않는다. 그래서 발견한 드라마가 <24시>! 아.. 그런데 이 <24시>는 <LOST> 보다 더 중독성이 심한 드라마 아닌가! (이것도 MBC에서 토요일 1시에 한다)

<24시>는 말그대로 한 시즌이 2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마. 더욱 특이한 것은 한 시즌이 하루 24시간을 실제 시간의 흐름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1편이 0시부터 1시까지, 2편이 1시부터 2시까지... 이런식이다.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자를 암살하려는 테러를 막기위한 대테러부대 반장의 활동을 담고 있다. 실제 시간의 흐름대로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더 생생하고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저께 3편, 어제 3편... 퇴근하고 늦게 들어와서는 새벽까지 3편을 보고 나니 잠이 모자란다.

그런데, 또 소문을 듣자하니 <Alias>라는 드라마도 재미있다고 한다. 죽음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기회에 영어 공부를 하기로. 이왕 외화를 줄기차게 볼 바에야 뭔가 얻는게 있어야지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지난 토.일요일 한 발자국도 꼼짝하지 않고 방에 불을 다 끄고 TV 앞에만 있는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며 이건 완전히 폐인이다. 남들은 등산을 하거나, 데이트를 하거나,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해 도롱뇽을 접는다던가하는데 나는 골방에 처박혀 이러고 있다니,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데 약한 나의 모습을 인정하기로 하고, 이걸 이용해서 나 자신을 발전시켜보자는, 나의 장기 '자기합리화'가 시작된 것이다. 자막은 웬만하면 영어자막으로 보고, 영어 대본을 구해서 지하철에서 본다는 것이 1차 계획. 말이 나온 김에 X-FILE 시즌 1, 2 DVD 세트를 구입했다. '지름신'과 '합리화의신'께서 한꺼번에 왕림을 하시니... 너무 힘들다.

옛날 대학생 때, 영화 비평 동아리를 만들어 영화를 맘껏 봤다. 그때 선배가 하던 말이 떠오른다. "너 영화 너무 많이 보는거 아냐? 영화광이라는 건 그만큼 현실에 눈 감고 있다는거 아닐까."

아냐아냐, 난 영어공부까지 겸해서 하는거라구. 잠깐일거야. 잠깐만 좀 놀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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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6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도우 잇신 감독 (2003년, 우리나라엔 초난강이라고 불리우는 쿠사나기 츠요시 주연의 [환생]을 감독했다)

쯔마부키 사토시 (Satoshi Tsumabuki) : 츠네요역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 보이즈]에서는 불순한 동기(?)로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 도전하는 스즈키 역으로 분했다. 이 영화로 그는 연기력도 인정받아 '골든 알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드라마 [사랑의 기적(戀の奇跡)], [IWGP(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가파치타레(カバチタレ!)], [천국에 가장 가까운 남자(天國に一番近い男)], [속도위반 결혼(できちゃった結婚)] 등에서 귀엽고 깜찍한 역으로 또한 때로는 그늘지고 과격한 역을 맡았다.

이케와키 치즈루 (Chizuru Ikewaki) : 쿠미코/조제
   1997년 광고모델을 뽑기 위한 TV 도쿄 오디션의 응모자 8천 명 중에서 선발되어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 후 TV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함께 광고를 찍었던 이치카와 준 감독의 1999년작 <오사카 이야기>에 캐스팅되며 빠르게 주목받았다. 이 작품으로 일본아카데미영화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바로 <오사카 스토리>의 각본을 썼으며 그것을 인연으로 영화 <금빛 초원을 지나>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에서 여주인공 하루의 목소리를 연기했으며,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오늘의 사건사고>에서 츠마부키 사토시와 다시 만났다.

 

 영화의 원작 역시 이들 소설가들의 대선배격인 76세의 여성 작가 타나베 세이코가 쓴 소설이다. 타나베 세이코는 전후 일본의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러브 스토리는 그녀가 즐겨 다루던 장르였다.

20페이지 남짓한 분량의 단편인 원작 소설이 조제와 츠네오가 서로 사랑하고 또 그 사랑이 시들어가는 과정에 집중되었던 것에 비해, 영화는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또 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담고 있다. 신인 작가 와타나베 아야가 1년 가까이 각색한 시나리오는 원작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에 죽음을 떠올리는 여주인공 조제의 삶에 대한 절실함은 소설에서건 영화에서건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프랑소와즈 사강의 [한 달 뒤, 한 해 뒤 (Dans un mois, dans un an (1957)] : 라신의 희곡 [베레니스]에서 티튜스와 베레니스의 이별의 장면의 대사 한 토막인 "한 달 후에 일 년 후에 어떻게 견디오리까? 수많은 바다가 당신에게 나를 떼어놓고 티튜스는 베레니스를 보지 못하는데, 날이 또 새고 날이 또 지는 것을"을 사강은

"일 년 후에는 혹은 두 달 후에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로 바꾸어놓는다. 조세가 자기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베르나르에게 하는 말이다

[신기한 구름 (1961)] :보들레르의 "이방인"에서 따온 제목. "-말해봐, 수수께끼 같은 이방인아, 누구를 가장 사랑하지? 아버지, 어머니, 누이, 아니면 동생? / -내겐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이도 동생도 없어. / -친구는? / -난 아직 그 말의 뜻도 몰라. / -조국은? / -난 조국이 어느 위도 상에 있는지도 몰라. / -미인은? / -미인이야 기꺼이 사랑하겠지, 불멸의 여신이라면. / -황금은? / -난 황금을 미워해, 당신이 신을 미워하듯이. /

그럼 대체 뭘 사랑하나, 괴상한 이방인아? 

난 구름을 사랑해... 저기 흘러가는... 구름... 저 신기한 구름을."


(자료출처: 네이버)

 

 

어젯밤 이 영화를 보았다. 별점이 높아 어떤 영화인데 그래 하는 호기심이었다. 근데 보고난 뒤 자고 일어난 지금 장면 하나 하나가 떠오르면서 눈물이 난다.

 

장면 하나.

쿠미코, 조제가 자기 아들이라고 부르는, 정비소의 난폭한 청년. 난폭하게 굴지만, 조제에게는 꿈쩍못한다.

"나는 고아원에서 자랐어. 난 어떤 말이 너무 싫어서 거기서 그 말을 하는 애들을 막 패줬는데 (영상 : 아이들 맞으면서 "엄마"를 부른다. 소년, 그러니까 더 화를 낸다) 쿠미코만은 그 말을 하지 않았어 (영상 : 앉아서 책 읽다가 빤히 쳐다본다). 그래서 고아원을 빠져나올때 쿠미코를 데리고 나왔어 (영상 : 밤이다. 어딘지 모르는 공터. 쿠미코, 앉아서 장난감을 갖고 노는 소년을 쳐다본다. "내가 네 엄마 해줄께" 소년, 화를 내서 발길질을 하지만, 자신의 장난감 옆을 칠 뿐이다.)

정말 절실한 건 말하지 않는다.

 

장면 둘.

조제의 할머니가 얻어다 준 교과서로 공부를 하는 조제. 교과서에 적힌 이름을 보여주고는 "얘, 되게 멍청한가봐. 철자를 계속 틀려"

조제를 만나지 않게 된 후 츠네오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그 이름을 가진 후배를 만난다. ]

"너 SM 매니아지?" "네" 재밌다고 웃다가 후배를 때린다.

"잊었는데 왜 다시 생각나게 하냔 말야!!!"

 

 

장면 셋.

할머니가 돌아가셨단 말을 듣고 온 츠네오에게 조제, "가버려!"

몸을 돌려 나가려는 츠네오에게 "정말 가는거야"

츠네요 "네가 가라고 했잖아"

조제 츠네요의 등을 떄리면서 "그래. 가란다고 정말 가려면 정말 가버려!........가지마"

 

 

장면 넷.

호랑이 우리 앞에서 조제, 겁에 질려있다. 하지만 정말 속까지 겁에 질려보이진 않는다. "나, 있잖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 보러 오려고 했어. 무서우면 안기려구. 사람하는 사람이 안생기면 호랑이도 못 보는 거지" 그러면서, 살짝 차례로 두 손을 츠네오의 손 위에 얹는다.

연애할 때 전형적인 부분. 무서운 것을 보면서 은근슬쩍 안아보고 만져보는 것. 근데, 이미 단계를 출쩍 넘어 같이 자버렸지만, 조제는 자신이 꿈꾸던 연애단계를 차분히 밟아보고 싶은 것이다.

 

 

장면 다섯.

할머니, "넌 망가진 물건이야!"

....

소녀, "언니, 저 물건 버리는 거예요?"

조제, "응"

소녀, "왜요? 오빠더러 고쳐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조제," 망가진 물건이야, 다시 못고쳐"

소녀의 굳어진 얼굴.

망가져도 뚝딱 뚝딱 고쳐서 쓸 수 있는게 좋았는데, 자기도 망가진 물건이면서 이젠 사용할 수 없다고 버리다니.... 소녀의 굳은 얼굴은 쉽게 버려지는 것에 대해 분노일까?

츠네요를 붙잡았던 조제지만, 이젠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되었던 걸까?

 

 

장면 여섯.

청년, "이제까지 그짓을 맨날 해놓고 무슨 결혼이야?"

조제, "누가 결혼하다고 그래?"

청년, "집에 내려가 부모님을 만난다고 하는게 결혼한다는 거잖아?"

조제, "말도 안돼 (천천히 돌아선다)

청년, 집밖을 나와 자신이 아끼는 차를 마구 찬다.

 

 

장면 일곱.

물고기 영상이 돌아가는 조개 침대 위에서,

"눈 감아봐. 어때?"

"깜깜해"

"난 거기 살았었어. 어둡고 깊은 저 바닷속에. 아무도 없는. 근데, 널 만나기 위해, 너랑 이 세상에서 가장 야한 짓을 하기 위해 수면으로 헤엄쳐 올라온거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너랑 헤어지면, 난 조개 껍데기 옆으로 돌아갈거야. 하지만, 괜찮아. 그래도 좋아"

맨 마지막.

물고기를 결국 보지 못했지만, 마음 속으론 이미 본 조제. 헤어져 혼자지만 전동휠체어로 장을 보곤, 머리를 싹 묶어 얼굴을 드러낸 채 굳은 얼굴로 생선을 열심히 굽는다.

 

 

장면 여덟.

여자친구, "난 네가 가진 무기가 부러워."

조제, "그래? 그럼 너두 다리를 잘라"

여자친구, 따귀를 떄린다.

조제, 손을 내민다.

여자친구, 얼굴을 대준다. 조제, 떄린다.

여자친구, 떄린다.

조제 손을 내민다. 여자친구, 그냥 가버린다.

 

 

장면 아홉.

'헤어지고도 친구가 되는 연인이 있다. 그렇지 않은 관계도 있다.' 그런말이 흐르면서, 츠네요, 길 위에서 엉엉 울어버린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것. 여자애의 상황이 특수하긴 해도 결국은 마찬가지디 뭐. 좋아하면서 끌리고 보살펴주고 싶다가 힘들고 부담되고 헤어지지만 완전히 잊을 수 없는 것.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생긴 뒤 바로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이 잠잠해진다.

하지만 그 호수는 이전의 호수와는 다르다.

이젠 바닥에 돌 하나가 더 생긴, 그런 호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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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지 몰라도 요즘 <아즈망가 대왕>을 재미나게 보고 있다. 정말 재밌다.

이렇게 하루에 한편씩 보면, 하루동안의 스트레스를 잊을까나싶다.

오늘 본 7편 <문화재>도 재밌다. ㅋㅋㅋ

그리고 엽기/변태 남자선생님이 왠지 너무 정겹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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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미피 2004-10-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즈망가에 왜 '문화재'가 나오나 했습니다...'문화제'라고 쓰시려던 것 맞죠? ^^

비로그인 2004-11-0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다고 하면서 아직도 못읽었어요 ^^; 언제쯤 읽으려나...

sooninara 2004-11-08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일 (토) 저녁 6시에..마태우스님 공지페이퍼에 있거든요.

오실거죠? 서재 개편 기념이니까..오셔서 뭇매를...^^ 아니 여론 수렴상 오시길 바래요..그리고 우리 서재주인장드르이 힘내라는 술잔 한잔씩 받으세요..

아셨죠?? 알라딘 직원 여러분들도 같이 오세요..참 마태우스님이 예약관계로 미리 참석인원 가르쳐 달래요..
 


영화 불법 공유를 해서는 안되지만, 극장에서 안 보고, 다운로드 받아서 봐서 정말 다행인 영화가 있다. 여.친.소가 그중에 하나다.

알라딘 서재에서도 여러분들께서 여친소가 '좋지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지현이 설마 또 그렇게 허튼 영화에 나왔겠는가.." 싶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다운로드 받았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했다. 그 여자친구와 남자친구가 왜 그렇게 사랑하게 되었는지,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청춘남녀가, 뭐 그리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고 그런지 이해가 안 갔다. 남자친구가 죽어 전지현이 눈물을 흘려 '많이 사랑하기는 했구나'를 강요받기 전에는 도대체 그런 운명적인 사랑을 어느 부분에서 느꼈어야하는지..

그래, '사랑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을까' 싶은 맘에 그정도는 이해해줘야할까?

지금, PD 수첩에는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요즘 한국 영화들이 꽤 잘 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 리스트에서 여친소도 있다.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돈내고 극장 가서 이 영화를 봤을까? 보고 '잘 봤다' '재미있네'라고 얘기했을까? 아닐거다. 대부분은 속았다고 생각할 거다. 도대체 어쩌자고 전지현은 또 한번 그런 놀음에 자신을 내던졌나?

이런 얼빠진 영화를 만든 감독은 누군가 싶어서 이 영화를 봤다는 후배에게 물어봤더니, <클래식>을 만든 감독이란다. <클래식>은 꽤 재미있게 봤고, 제법 잘 만들었다고 생각을 한 영화였는데, 한 마디를 더 한다. <엽기적인 그녀>도 만든 감독이란다. <엽기적인 그녀>와 <여친소>는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는 몇년 전 당시로서는 '상큼'했다.

CF모음도 아닌 것이, 영화도 아닌 것이, 전지현 뮤직비디오도 아닌 것이,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메가폰을 잡았을까? 자신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영화를 '마케팅으로 대박 한번 터뜨리고 돈 벌어서 다음 좋은 영화 만드는데 쓰자'고 생각했을까?

스크른쿼터고 뭐고간에, 이런 영화가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둥, TV에 맨날 소개되는 등의 사례를 영화인 스스로가 줄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열나게 보여줬으면 한다. 물론 대부분은 좋은 영화를 만들려고 하고, 일부는 돈되는 영화(마케팅으로 승부해서 재미있으면 다행이고, 재미도 없으면 그만인...)만 노린다고 믿어줘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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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7-07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보리라 결심하고 들은 줄거리 브리핑....어찌나 어이없던지.
"그게요, 줄거리가요.....죽었다 살았다 죽었다....몇 번 했지? 그래요.^^;;"
이 친구가 그렇게 머리 나쁜 친구가 아닌데...그렇담, 답은 하나. 영화가 얼빵한거군...하고, 이미 답을 냈지요. 게다가, 2%만 마시고 지오다노 입고 라네즈 화장품에 엘라스틴 샴푸로 머리 감는다면서요? ㅎㅎㅎ

sooninara 2004-07-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어제 피디수첩 봤는데..스크린 쿼터에 미국이 왜그리 목매나 나오더군요..
우리나라가 잘나가서 다른나라에서까지 헐리웃 영화가 물먹을까봐..미리 싹을 잘라버린다구요.
전 왜 미국이 목매나 궁금했는데..(무식한 아짐이 그런 생각이나 하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미국에서 얻을것은 없고 잃을것만 많을지도 모른다고..참 답답하지요..
여친소가 망한것은 아니지만..이런 영화를 동남아나 중국에 마케팅으로 팔아먹은게 창피하네요..다음번에 걔네들이 우리영화 유치하다고 안보면 어쩐데요?
 
 전출처 : DJ뽀스 > 꽁치의 맛(秋刀魚の味 An Autumn Afternoon)

      오는 5월 8일부터 오즈 야스지로 10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전이 부산에 위치한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구로자와 아끼라, 미조구찌 겐지와 함께 일본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오즈 야스지로는 기존의 영화문법과는 완연하게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어 일본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거장. 다다미 쇼트로 불리는 로우 앵글의 고정된 카메라와 더불어 순환적 내러티브, 쇼트 시퀀스의 유형화된 반복, 180도 법칙의 파괴 등 고전적인 할리우드 양식과는 차별화된 오즈 특유의 미학은 <도쿄가>라는 영화를 오즈에게 헌정한 빔 벤더스를 포함해 동서양의 많은 후배 감독들에게 그 영향을 미쳤다. 대만의 후 샤오시엔 감독과 한국의 허진호 감독은 오즈 영화의 미학을 잇는 아시아 영화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1927년 시대극인 <참회의 칼>로 데뷔 후 1962년 유작 <꽁치의 맛>에 이르기까지 35년의 활동기간 동안 총 54편의 작품을 남겼고, 그 중 33편의 작품이 남아있다. 193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오즈는 넌센스 코미디물을 주로 만들었던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중학시절부터 미국영화의 열렬한 팬이었고, 오즈의 작품 속에서 미국영화의 스토리나 인물을 꽤 많이 모방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연출 면에서도 20년대의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1930년까지 19편의 무성영화를 연출하고 쇼치쿠의 시대극이 교토로 이전해 갈 때 동경에의 잔류를 희망하면서 오즈는 현대극으로 정착한다. '다다미 쇼트'로 불리는 로우 앵글의 고정된 카메라, 페이드나 디졸브 등의 광학효과나 쇼트 내에서 카메라 이동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그럼으로써 엄격한 관찰자의 자세를 유지하는 그의 카메라는 동일한 이야기 내용과 배우에 의해 묘사되는 중산층의 일상성과 함께 오즈 영화의 특징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리고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이러한 미니멀리즘적 서술 양식을 통해 삶의 무게와 변하기 쉬운 인생의 덧없음을 지극히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삶을 통해 일관적으로 그려내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오즈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최초의 작품이자 오즈 감독을 특징짓는 스타일과 세계관이 드러나는 초기 대표작 <태어나기는 했지만>을 비롯해 평단으로부터 "가장 완벽하고 가장 완전하게 인물의 성격을 그린 걸작"으로 칭송받은 아름다운 작품 <늦봄>, 전세계에서 오즈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재평가를 촉발시켰던 작품이자 사이트 앤 사운드지가 세계영화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선정한 <동경 이야기>, 평론가 사토 타다오가 영화예술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한 유작 <꽁치의 맛>에 이르기까지 오즈 감독의 독창적인 영화미학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 17편이 소개된다. 부산 시네마테크에서의 회고전이 끝나면 5월 28일부터는 서울에 위치한 나다에서도 회고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1.영화제 개요

      영화제명: 오즈 야스지로 특별전 Homage to Ozu Yasujiro
      주 최: 시네마테크 부산, 하이퍼텍 나다
      일정 및 장소

      ▷부산 2004년 05월 08일(토)~05월 23일(일)
         장소: 시네마테크 부산(051-742-5377, 051-742-5477)
      ▷서울 2004년 05월 28일(금)~06월 10일(목)
         장소: 하이퍼텍 나다(02-3672-0181)
      □부대행사: 오즈 야스지로 연구서적 출간

    2.상영작품(총 17편)

      태어나기는 했지만 生まれてはみたけれど I Was Born But...  
      외아들 一人息子 The Only Son
      도다가의 형제 자매들 戶田家の兄妹 The Brothers and Sisters of the Toda Family
      셋방살이의 기록 長屋紳士錄 Record of a Tenement Gentleman
      바람 속의 암탉 風の中の牝鷄 A Hen in the Wind
      늦봄 晩春 Late Spring
      초여름 麥秋 Early Summer
      오차즈케의 맛 お茶漬の味 The Flavor of Green Tea Over Rice
      동경이야기 東京物語 Tokyo Story
      이른 봄 早春 Early Spring
      동경의 황혼 東京暮色 Tokyo Twilight
      피안화 彼岸花 Equinox Flower
      안녕하세요 お早ようGood Morning
      부초 浮草 Floating Weeds
      가을 햇살 秋日和  Late Autumn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小早川家の秋 The End of Summer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An Autumn Afternoon

    3.상영시간표(부산)

    구분

    14:30

    17:00

    19:30

    05월 08일

    초여름

    오차즈케의 맛

     늦봄

    05월 09일

    동경이야기

    이른 봄

     17:40 동경의 황혼

    05월 11일

     

    피안화

     안녕하세요

    05월 12일

     

    부초

     가을 햇살

    05월 13일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꽁치의 맛

    05월 14일

     

     바람 속의 암닭

     셋방살이의 기록

    05월 15일

    도다가의 형제자매들

     외아들

     태어나기는 했지만

    05월 16일

    안녕하세요

     피안화

     부초

    05월 18일

     

     오차즈케의 맛

     늦봄

    05월 19일

     

     초여름

     동경이야기

    05월 20일

     

     16:50 동경의 화원

     이른 봄

    05월 21일

     

     외아들

     도다가의 형제자매들

    05월 22일

    가을 햇살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꽁치의 맛

    05월 23일

    셋방살이의 기록

     태어나기는 했지만

     바람속의 암탉

 

상영작 소개

    태어나기는 했지만 生まれてはみたけれど
    I Was Born, But...
    1932년, 91분, 흑백, 무성 ,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오즈적 스타일과 세계관이 드러나는 초기 대표작으로, 오즈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최초의 영화. '일본 영화계의 첫 사회적 리얼리즘 작품'이라 칭송받기도 한 이 작품은 직장상사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한 회사원의 고단한 삶을 두 아들의 눈으로 응시하고 있다. 풍부한 유머 속에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는 작품으로 그해 키네마순보가 뽑은 최고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외아들 一人息子
    The Only Son
    1936년, 83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동경은 좋은 곳>이라는 무성영화를 개작한 오즈의 첫 발성영화. 오즈는 아들과 어머니라는 비유적 수단을 통해 일본의 산업화, 근대화로 인해 야기된 가족 문제를 심도 깊게 포착해내고 있다. 사랑스런 외아들 료스케의 진학을 위해 시골의 면직공장에서 일하며 많은 희생을 감수하는 어머니 츠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도다가의 형제 자매들 戶田家の兄妹
    The Brothers and Sisters of the Toda Family
    1941년, 105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한 가족의 몰락과 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당시 흥행과 작품성에서 모두 성공한 초기작으로 장면간의 전환 또는 휴지부로 기능하는 여백 쇼트의 사용,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카메라 등 가장 오즈적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는 후기 작품들의 양식과 내러티브 형태가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숙녀는 무엇을 잊었는가>(1937)로부터 많은 양식을 차용하며 전작들에 비해 훨씬 긴 (재)설정화면을 유지하면서 롱 쇼트로 인물을 프레임화하고 있다.

    셋방살이의 기록 長屋紳士錄
    Record of a Tenement Gentleman
    1947년, 72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1947년 패전 후 오즈가 만든 첫 작품으로, 류 치슈와 이다 조코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 동시대 감독들이 전쟁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반성 등을 그린 작품을 양산해내던 당시에도 전쟁 전과 마찬가지로 오즈가 선택한 첫 제재는 ‘인정’이었다. 전후 일본 사회에 대한 귀중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이 작품은 오즈 특유의 정적인 영상 속에 인간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삶의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바람 속의 암탉 風の中の牝鷄
    A Hen in the Wind
    1948년, 83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미조구치 겐지의 <밤의 여인들>에서 창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인기 여배우 다나카 기누요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전작인 <셋방살이의 기록>이 도시 인정물의 연장선상의 희극적인 작품이었다면, <바람속의 암탉>은 패전 후의 생활고와 가혹한 현실을 다룬 작품으로 가족간의 갈등을 주로 다루었던 오즈의 작품 세계에서 전후 일본사회에서 겪는 여성의 수난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작품이다.

    늦봄 晩春
    Late Spring
    1949년, 108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평단으로부터 일본 영화사상 “가장 완벽하고 가장 완전하게 인물의 성격을 그린 걸작”으로 칭송받은 이 작품은 전형적인 오즈적 영화 세계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영화다. 오즈 감독 자신이 <아버지가 계셨다>, <동경 이야기>와 함께 가장 사랑한 작품이자, 오즈의 계절 시리즈 중 첫 영화이기도 하다. <늦봄>, <초여름>, <이른 봄> 등에서 오즈는 거의 일관되게 동일한 상황, 동일한 세계를 변주해갔고 독특한 금욕주의적인 형식미로 성취해내고 있다.

    초여름 麥秋
    Early Summer
    1951년, 124분, 흑백, English Subtitles

    오즈의 대다수 영화들이 산업화와 서구화에 따른 가정의 해체에 관한 것이듯 이 작품도 딸의 결혼으로 대가족이 해체된다는 기본 골격을 따라 몇 개의 에피소드로 연결 된 홈 드라마이다. 일상적인 삶에 대한 세심한 탐구, 이야기의 과감한 생략, 시공간의 독특한 사용, 계속해서 변하는 행동의 리듬을 통해 오즈 특유의 소시민적 관점이 투영된 작품이다.

    오차즈케의 맛 お茶漬の味
    The Flavor of Green Tea Over Rice
    1952년, 116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초여름>에 이어 오즈의 명콤비였던 노다 고고와 함께 완성한 전쟁 귀환 1호작. 완만한 템포의 유지를 위해 인물들의 이동을 보여주는 전환 쇼트의 사용, 구성의 유쾌함, 정밀하고 추상에 가까운 화면 구성에 종속시킨 카메라 움직임 등 오즈의 특징적인 영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동경이야기 東京物語
    Tokyo Story
    1953년, 135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오즈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이 살아 숨쉬는 이 작품은 세계영화사에서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자 오즈의 단연 대표작이다. 노인의 소외문제와 급속도로 해체되어 가는 일본 가족 제도의 붕괴에 대한 묵시적 비판을 절제된 영화공간과 미학으로 잡아내고 있다. 정적인 쇼트, 360도 공간 활용, 연기자와 카메라의 움직임 배제 등 다른 감독의 작품들과 차별화된 정제된 형식 안에 노부부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차분하게 따라가며 일상에서 삶의 아이러니를 뽑아내고 있다.

    이른 봄 早春
    Early Spring
    1956년, 144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결혼'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영화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이른 봄>은 오즈가 주로 다루었던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가 아닌 결혼한 부부의 헤어짐과 재결합을 다룬 작품이다. 이제까지 오즈가 주로 다루었던 주제와는 거리가 있는 이 작품은 메이저 영화사인 쇼치쿠의 의견을 수렴해 관객 취향에 부합하는 일부 성적 문제가 가미된 멜로 드라마로 탄생되었지만 여전히 오즈적 영화 스타일은 고수되고 있다.

     

      동경의 황혼 東京暮色
       Tokyo Twilight
      1957년, 141분, 흑백,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시대 조류에 관심이 없었던 오즈의 멜로드라마 <동경의 황혼>은 개봉당시 호평보다는 혹평을 더 많이 받은 작품이지만, 현재까지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즈의 대다수 영화들처럼 불완전한 가족을 다루고 있지만, 오즈 작품의 계보 중에서 결손의 이유 자체를 주제로 삼은 유일한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부, 부녀, 자매, 연인 등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모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독하며 내면적 갈등을 겪다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안화 彼岸花
      Equinox Flower
      1958년, 120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오즈 감독의 최초의 컬러영화이자 결혼을 주제로 다룬 오즈의 네 번째 작품. 자신이 선택한 남자와의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딸과 아버지가 일으키는 일본 서민층 가족 내의 갈등과 화해의 풍속을 그린 작품. 결혼피로연 장면에서 붉은 색 벽과 검은 복장의 대비, 다다미, 책상, 책상 위에 놓인 꽃 등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의 하모니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이제까지 흑백화면의 간결한 영상표현에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던 오즈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자 오즈 영화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유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안녕하세요 お早よう
      Good Morning
      1959년, 94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작은 주택단지에서 일어나는 주민들의 일상사를 통하여 언어와 소통의 문제, 텔레비전과 세탁기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새로운 문제를 코미디 풍으로 그린 이 작품은 초기 대표작 <태어나긴 했지만>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근대도시와 새로운 사회구조 속에서 갈등하는 소시민의 삶을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프랑스의 천재 감독 자크 타티의 <나의 아저씨Mon Oncle>(1958)를 연상시키며 지나온 시간과 세월의 그림자를 다시금 기억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부초 浮草
      Floating Weeds
      1959년, 119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1934년에 만든 무성 영화 <부초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촬영 감독 미야가와 가즈오의 탁월한 영상과 소박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영화.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볼거리에 밀려 인기가 없어진 유랑극단과 그 단원들의 덧없는 인생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떠돌이 배우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 그를 외삼촌으로 알고 사는 아들이 펼치는 잔잔한 드라마를 중심축으로 가족에 얽힌 에피소드와 삶의 단편들을 주위에 배치하고 있는 이 작품의 정적인 카메라는 가족의 일상을 잔잔히 비춰내면서 인생역정을 조용히 관조한다.

      가을 햇살 秋日和
      Late Autumn
      1960년, 129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돈 사토미의 소설을 기초로 오즈와 노다 고고가 각색한 작품으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아름답고 섬세하게 그려낸 풍속 희극이자 풍부한 유머와 오즈적 에로스가 느껴지는 품격있는 작품. <가을 햇살>에서의 가을이라는 계절은 부모들의 세대를 일컫는 말로 결혼이라는 주제와 혼자된 부모를 두고 떠나기를 망설이는 딸의 관계를 역시 중심적인 주제로 다루고 있다.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小早川家の秋
      (그 해 여름의 끝 The End of Summer)
      1961년, 103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이 영화는 오즈의 후기작 중 가장 복잡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진 작품으로 등장인물, 주제, 동기 등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엄격하면서도 논리적인 플롯 전개를 보여준다. 일가의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가족이 해체된다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편집과 그래픽 형태를 통한 원형 이미지를 풍부하게 사용한 작품이기도 하다.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가을날의 오후, An Autumn Afternoon)
      1962년, 113분, 컬러, Japanese with English Subtitles

      일본영화계 전체가 하향세를 그릴 즈음 오즈와 노다 콤비가 만든 마지막 작품이자 오즈의 유작. 실제 미혼으로 평생을 살았던 오즈가 어머니에 대해 느끼는 애정은 남달랐고, 이 작품의 시나리오 집필 중에 어머니를 잃은 오즈가 바라보는 노년의 고독 또한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가혹하고 엄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밝고 유머러스한 화면의 저변에 흐르는 적막감이 선명하게 그려져 가슴을 에이는 이 영화는 이제까지의 작품 중 최고의 원숙미를 자랑하는 영화다. 부드러운 유머와 함께 이제까지 즐겨 다루어왔던 이전 테마로 다시 돌아간 작품.

 

출처 http://blog.naver.com/greyrain/6000217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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