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도우 잇신 감독 (2003년, 우리나라엔 초난강이라고 불리우는 쿠사나기 츠요시 주연의 [환생]을 감독했다)

쯔마부키 사토시 (Satoshi Tsumabuki) : 츠네요역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 보이즈]에서는 불순한 동기(?)로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 도전하는 스즈키 역으로 분했다. 이 영화로 그는 연기력도 인정받아 '골든 알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드라마 [사랑의 기적(戀の奇跡)], [IWGP(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가파치타레(カバチタレ!)], [천국에 가장 가까운 남자(天國に一番近い男)], [속도위반 결혼(できちゃった結婚)] 등에서 귀엽고 깜찍한 역으로 또한 때로는 그늘지고 과격한 역을 맡았다.

이케와키 치즈루 (Chizuru Ikewaki) : 쿠미코/조제
   1997년 광고모델을 뽑기 위한 TV 도쿄 오디션의 응모자 8천 명 중에서 선발되어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 후 TV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함께 광고를 찍었던 이치카와 준 감독의 1999년작 <오사카 이야기>에 캐스팅되며 빠르게 주목받았다. 이 작품으로 일본아카데미영화제를 비롯하여 다양한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바로 <오사카 스토리>의 각본을 썼으며 그것을 인연으로 영화 <금빛 초원을 지나>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에서 여주인공 하루의 목소리를 연기했으며,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오늘의 사건사고>에서 츠마부키 사토시와 다시 만났다.

 

 영화의 원작 역시 이들 소설가들의 대선배격인 76세의 여성 작가 타나베 세이코가 쓴 소설이다. 타나베 세이코는 전후 일본의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러브 스토리는 그녀가 즐겨 다루던 장르였다.

20페이지 남짓한 분량의 단편인 원작 소설이 조제와 츠네오가 서로 사랑하고 또 그 사랑이 시들어가는 과정에 집중되었던 것에 비해, 영화는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또 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담고 있다. 신인 작가 와타나베 아야가 1년 가까이 각색한 시나리오는 원작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에 죽음을 떠올리는 여주인공 조제의 삶에 대한 절실함은 소설에서건 영화에서건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프랑소와즈 사강의 [한 달 뒤, 한 해 뒤 (Dans un mois, dans un an (1957)] : 라신의 희곡 [베레니스]에서 티튜스와 베레니스의 이별의 장면의 대사 한 토막인 "한 달 후에 일 년 후에 어떻게 견디오리까? 수많은 바다가 당신에게 나를 떼어놓고 티튜스는 베레니스를 보지 못하는데, 날이 또 새고 날이 또 지는 것을"을 사강은

"일 년 후에는 혹은 두 달 후에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로 바꾸어놓는다. 조세가 자기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베르나르에게 하는 말이다

[신기한 구름 (1961)] :보들레르의 "이방인"에서 따온 제목. "-말해봐, 수수께끼 같은 이방인아, 누구를 가장 사랑하지? 아버지, 어머니, 누이, 아니면 동생? / -내겐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이도 동생도 없어. / -친구는? / -난 아직 그 말의 뜻도 몰라. / -조국은? / -난 조국이 어느 위도 상에 있는지도 몰라. / -미인은? / -미인이야 기꺼이 사랑하겠지, 불멸의 여신이라면. / -황금은? / -난 황금을 미워해, 당신이 신을 미워하듯이. /

그럼 대체 뭘 사랑하나, 괴상한 이방인아? 

난 구름을 사랑해... 저기 흘러가는... 구름... 저 신기한 구름을."


(자료출처: 네이버)

 

 

어젯밤 이 영화를 보았다. 별점이 높아 어떤 영화인데 그래 하는 호기심이었다. 근데 보고난 뒤 자고 일어난 지금 장면 하나 하나가 떠오르면서 눈물이 난다.

 

장면 하나.

쿠미코, 조제가 자기 아들이라고 부르는, 정비소의 난폭한 청년. 난폭하게 굴지만, 조제에게는 꿈쩍못한다.

"나는 고아원에서 자랐어. 난 어떤 말이 너무 싫어서 거기서 그 말을 하는 애들을 막 패줬는데 (영상 : 아이들 맞으면서 "엄마"를 부른다. 소년, 그러니까 더 화를 낸다) 쿠미코만은 그 말을 하지 않았어 (영상 : 앉아서 책 읽다가 빤히 쳐다본다). 그래서 고아원을 빠져나올때 쿠미코를 데리고 나왔어 (영상 : 밤이다. 어딘지 모르는 공터. 쿠미코, 앉아서 장난감을 갖고 노는 소년을 쳐다본다. "내가 네 엄마 해줄께" 소년, 화를 내서 발길질을 하지만, 자신의 장난감 옆을 칠 뿐이다.)

정말 절실한 건 말하지 않는다.

 

장면 둘.

조제의 할머니가 얻어다 준 교과서로 공부를 하는 조제. 교과서에 적힌 이름을 보여주고는 "얘, 되게 멍청한가봐. 철자를 계속 틀려"

조제를 만나지 않게 된 후 츠네오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그 이름을 가진 후배를 만난다. ]

"너 SM 매니아지?" "네" 재밌다고 웃다가 후배를 때린다.

"잊었는데 왜 다시 생각나게 하냔 말야!!!"

 

 

장면 셋.

할머니가 돌아가셨단 말을 듣고 온 츠네오에게 조제, "가버려!"

몸을 돌려 나가려는 츠네오에게 "정말 가는거야"

츠네요 "네가 가라고 했잖아"

조제 츠네요의 등을 떄리면서 "그래. 가란다고 정말 가려면 정말 가버려!........가지마"

 

 

장면 넷.

호랑이 우리 앞에서 조제, 겁에 질려있다. 하지만 정말 속까지 겁에 질려보이진 않는다. "나, 있잖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 보러 오려고 했어. 무서우면 안기려구. 사람하는 사람이 안생기면 호랑이도 못 보는 거지" 그러면서, 살짝 차례로 두 손을 츠네오의 손 위에 얹는다.

연애할 때 전형적인 부분. 무서운 것을 보면서 은근슬쩍 안아보고 만져보는 것. 근데, 이미 단계를 출쩍 넘어 같이 자버렸지만, 조제는 자신이 꿈꾸던 연애단계를 차분히 밟아보고 싶은 것이다.

 

 

장면 다섯.

할머니, "넌 망가진 물건이야!"

....

소녀, "언니, 저 물건 버리는 거예요?"

조제, "응"

소녀, "왜요? 오빠더러 고쳐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조제," 망가진 물건이야, 다시 못고쳐"

소녀의 굳어진 얼굴.

망가져도 뚝딱 뚝딱 고쳐서 쓸 수 있는게 좋았는데, 자기도 망가진 물건이면서 이젠 사용할 수 없다고 버리다니.... 소녀의 굳은 얼굴은 쉽게 버려지는 것에 대해 분노일까?

츠네요를 붙잡았던 조제지만, 이젠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되었던 걸까?

 

 

장면 여섯.

청년, "이제까지 그짓을 맨날 해놓고 무슨 결혼이야?"

조제, "누가 결혼하다고 그래?"

청년, "집에 내려가 부모님을 만난다고 하는게 결혼한다는 거잖아?"

조제, "말도 안돼 (천천히 돌아선다)

청년, 집밖을 나와 자신이 아끼는 차를 마구 찬다.

 

 

장면 일곱.

물고기 영상이 돌아가는 조개 침대 위에서,

"눈 감아봐. 어때?"

"깜깜해"

"난 거기 살았었어. 어둡고 깊은 저 바닷속에. 아무도 없는. 근데, 널 만나기 위해, 너랑 이 세상에서 가장 야한 짓을 하기 위해 수면으로 헤엄쳐 올라온거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너랑 헤어지면, 난 조개 껍데기 옆으로 돌아갈거야. 하지만, 괜찮아. 그래도 좋아"

맨 마지막.

물고기를 결국 보지 못했지만, 마음 속으론 이미 본 조제. 헤어져 혼자지만 전동휠체어로 장을 보곤, 머리를 싹 묶어 얼굴을 드러낸 채 굳은 얼굴로 생선을 열심히 굽는다.

 

 

장면 여덟.

여자친구, "난 네가 가진 무기가 부러워."

조제, "그래? 그럼 너두 다리를 잘라"

여자친구, 따귀를 떄린다.

조제, 손을 내민다.

여자친구, 얼굴을 대준다. 조제, 떄린다.

여자친구, 떄린다.

조제 손을 내민다. 여자친구, 그냥 가버린다.

 

 

장면 아홉.

'헤어지고도 친구가 되는 연인이 있다. 그렇지 않은 관계도 있다.' 그런말이 흐르면서, 츠네요, 길 위에서 엉엉 울어버린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것. 여자애의 상황이 특수하긴 해도 결국은 마찬가지디 뭐. 좋아하면서 끌리고 보살펴주고 싶다가 힘들고 부담되고 헤어지지만 완전히 잊을 수 없는 것.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생긴 뒤 바로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이 잠잠해진다.

하지만 그 호수는 이전의 호수와는 다르다.

이젠 바닥에 돌 하나가 더 생긴, 그런 호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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