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우스님이 기분을 내서 함 쏘신다고 해서, 대학로의 그 갈비집에 갔다. 약속시간보다 좀 늦게 도착했더니...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앉아 계시던지, 정말 너무 놀랐다. 번개를 하면 보통 약속시간 1시간 안에는 5~6명이 앉아있기 마련인데... 20여분 넘게, 그것도 애들까지... 있으니.. 정말.. 설날 대가족이 모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마태우스님 옆에서 앉아 먹고 놀았는데.. 역시 마태우스님 대단하시다. 전에도 느꼈지만... 사람을 얼마나 잘 챙기시는지, 자신은 거의 고기를 먹지도 아니하시고, 가끔 쇠주만 드시면서 온갖것을 다 챙기신다. 술이 모자라면 술을, 고기를 못 드시는 분께는 비빔밥을, 물이 떨어진 곳엔 물을, 새로 오신 분들껜 자리를.. 암튼.. 정신이 없으실 텐데도.. 계속해서 친절/겸손 모드시다.

결국 애들까지 한 서른명 정도가 모였을 텐데... 이 많은 인원이 그 황금시간대에 대학로 어디에서 2차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마태우스님이 발로 뛰어 예약을 하고 오시는 걸 보고.. 너무너무 고마웠다. 게다가, 2차까지 계산을 끝내놓으시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하는데 불편할까봐 스을쩍 자리를 뜨신다.

보통... 이런 모임에 가면 나이 많고, 직책이 높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물주가 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 분도 부담스럽게도 가만히 엉덩이만 붙이고 좀 어른스러운 표정과 자세로 계시기 마련인데... 마태우스님은 그런 것하고는 너무나도 멀다. 그런 점에서 너무 존경스럽고 배우고 싶다.

난 마을지기, 알라딘 직원이라서 너무 설치지 말고, 그냥 딸려온 빗자루 마냥 구석에 쳐박혀 있어야지하는 생각에.. 너무 몸사리고 앉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마태우스님을 너무 안 도와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서재 이벤트하실 때 한번에 책을 주문하셔서 일일이 자신이 직접 서재분들께 책을 선물을 해주시고, 서재 1주년 이벤트에서도 <샤갈전> 티켓을 당첨 선물로 드리니.. 그동안 알라딘에서 너무 많이 받아서 미안해서 못 받으신다고 하시는 분이시다. 뭘 어떻게 해드려야.... 부담 갖지 않으시고 받으실까 고민이다. 평소 알라딘 주주를 자칭하시면서, 알라딘이 상장되면 진짜 사시겠다고 하시는데... 진짜.. 우리사주를 좀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다시 한번.. 마태우스님께 감사를 드린다. (너무, 그리고 자주 이런 말씀을 드려 마태우스님께는 더 부담이 되지않을까 싶어서 또 걱정...)

참.. 그리고 새벽 1시 넘어, 조모님과 마모님의 서재 커플 결혼 1호 얘기가 나와, 나도 모르게 회사에 "서재 커플 1호 결혼식에 알라딘에서 지펠 냉장고를 선물하자고 건의하겠다. 건의가 관철되지 않으면 내 돈으로라도~"했던 기억이 난다. 아.... 술을 먹고 한 이야기는 모두 무효라고 했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ㅋㅋㅋ

암튼.. 회사에 건의는 한번 해봐야겠다. 그래서 짤리면... 음.. 짤리면...
음.. 한 가지 방법 뿐이다. 매력적인 남자로 변신하여 마모님 앞에 나타나 공작을 펴는 수밖에... ^^

(매력적으로 변신하려면 최우선적으로 살을 빼야하는데, 역시나 아...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 먹고 각하의 담화를 들으면서 아이스크림을 좀 먹었더니.. 영~ 속이 불편하다. 이 시간이 되도록 소화가 아니 되어.. 눕기가 영~ 불편하다. 으...

모임에 나가니, 전에 보셨던 분들이 "어머~ 찌리릿님 정말 살이 많이 빠지셨네요"라고 하셔서 너무 놀랐다. 살이 하나도 안 빠졌는데...어떻게 그렇게들 보실까? 음..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나를 보는 느낌을 다르게 할 수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암시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정말로 체중이 줄어드는 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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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9-06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르르르~ '딸려온 빗자루 마냥'에 뒤로 넘어가 버렸어요. ^-^
근데 조선남자님의 여자친구분이 마녀물고기님이셨던 거여요? 오오, 그렇구나.. 전 조선남자님께서 여자친구 데려오신다고 들었는데 왜 그분 얘기가 없을까.. 궁금했거든요. 지펠 냉장고 건의 꼬옥 해주세요. ^^
언젠가 저도 서재 번개에 참가해 찌리릿님과 마태님과 다른 모든 분들 뵐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네요. 재밌는 후기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4-09-06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 그랬군요. 즐거우셨고 알라딘의 인물로 든든하시겠습니다. 흐흐~

nugool 2004-09-06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 듬직한 외모와 조금 다르게 깜찍 모드로 글을 쓰시는 군요. 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제 옆에 앉으셨던 실론티님께서 힌트를 주셨는데 서재가 탄생하도록 하신 분이라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셨을텐데 제가 좀 느려서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런 공간을 제게 주셔서요.. ^^ 만나뵈어서 반가웠구요. 담에 또 뵐땐 제대로 인사를 나누도록 해요. 그리고 마태우스님에 대한 감사는 저도 동감 동감입니다!!

책읽는나무 2004-09-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마모 물고기님이라고 하셔서...
물장구 치는 금붕어님인줄 알고 말입니다...ㅎㅎ
그분은 언제 서재지인을 알아서 그리도 일찍 결혼하셔댜?? 했군요..ㅜ.ㅜ;;
마녀물고기님 많이 들어본것 같아요..^^

즐거우셨겠습니다...
마태우스님 정말 대단하고 참 착하신 분이시죠!!

마태우스 2004-09-06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 사실은 미술에 조예가 없어서 샤갈전 티켓을 거절했다는 소문이...
-너굴님/찌리릿님이 듬직하던가요? 전 매우 귀여우시다고 생각했는데...
-찌리릿님/예약은 발로 뛰어 한 건 아니구요, 사전에 답사를 갔었어요. 사람 없고 조용한 곳으로요. 그땐 그냥 사람 숫자만 얘기하고 왔어요.
-글구 너무 그렇게 칭찬만 하시면 제가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이 페이퍼는 서재주인에게만 보이기로 바꿔 주세요!!

아영엄마 2004-09-0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 저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 거 아시어요? 마냐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시더군요. ^m^ 말씀은 나누지 못했지만 알라딘 관계자분을 뵙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sunnyside 2004-09-0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지펠냉장고 건의가 컨폼나는 것도, 마모물고기님 앞에 나타나 방해 공작 펴는 것도 모두 가망 없어 보이는데 어쩌실라구요~

찌리릿 2004-09-0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arry sky님 | 님께서도 지펠 냉장고 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혹시.. 서재에서 봐두신 분이 있으신거죠? ^^ 털어놓으시면.. 제가 커플 2호까지 건의해볼께요.(어차피 깨질 인생, 1호까지 주자고 해서 깨지나, 2호까지 주자고 해서 깨지나.. ㅋㅋㅋ)

폭스바겐님 | 든든합니다. ^^ 그런데, 마태우스님은 폭스바겐님께도 1만5천원 상당의 선물을 받기로 되어있죠? 역시 마태우스님은 복덩이십니다. ^^ 참, 폭스바겐님 서재 개편은 언제까지 진행중인지요?

lapis님 | 너굴님, 왜 1차만 하고 가시었나요? 그러고보니, 말씀을 제대로 못 나눴네요. 아쉬워요. 2차에서는 얘기 많이 했는뎅... 암튼.. 담에 또 뵈요~ ^^

책읽는나무님 | 네.. 마태우스님은 '귀인'이신 것 같습니다. 2차에서 마태우스님 집에 가시고, 다들 동의하였습니다. ^^

마태우스님 | 마태우스님, 페이퍼는 서재주인에게만 보이기가 없는데 어떻하죠? 음... 그럼, 이렇게 해야겠습니다. 이 페이퍼에 조금 있다가 마태우스님 단점과 흉을 좀 봐서 글 전체에 균형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

아영엄마님 | 네.. 아영엄마님.. 앞에 앉아 있었죠. ^^ 아영이와 혜영이 너무너무 예뻤습니다. 저도 담에 혹시라도 딸을 놓으면 그렇게 예쁜 딸을 낳야할텐데..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아영엄마님께서는 그날 좀 경황이 없으셨는지 말씀을 많이 안하시더라구요. 2차까지 갔었더라면 좋았을껄.. ^^

sunnyside님 | 그러게말입니다. 알라딘서재 웨딩 커플 1호에게 지펠, 아니 그냥 냉장고라고 주자고 건의를 하면... 컨펌 날 확률이 얼마정도 될까요? 음... 한번 해보죠뭐... 마모물고기님 앞에 나타나 두 분을 방해하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다면, 별수 없죠.. 자살이 왜 있겠습니까? 저는 가끔.. 자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 같은 일을 겪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조모남자님, 마모물고기님.. 들으셨죠? ^^)

sooninara 2004-09-0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살이라니요...저 지금 '베로니카 죽기를 결심하다' 읽고 있거든요..코엘료거요..
자살하지 마세요..ㅠ.ㅠ..냉장고가 얼마라고..알라디너들이 십시일반 돈모아서 하나 사줄께요..
조선남자님...청첩장 가져오시면 사줄께요..메롱...

책읽는나무 2004-09-0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지기님!!
아무래도 그곳보다 이곳에 오는 것이 빠를것 같아 다시 또 왔습니다..^^
혹시 샤갈전 티켓 벌써 부치셨나요??
아직 전이시라면....제껀 소굼님께 바로 부치셨으면 좋겠는데..ㅡ.ㅡ;;
뭐 눈으로 그리고 손으로 한번 훑어보고 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시간이 좀 걸릴것 같아서 말입니다...
전시회 날짜도 걸릴것 같고...그래서 말입니다..
혹시 저의 의견을 들어주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제가 소굼님의 주소를 적어드릴께요..^^

▶◀소굼 2004-09-12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책읽는 나무님 너무 신경써주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괜찮은데;;;
하여튼 서재분들은 너무 좋아서 탈이라니깐요;;

_ 2004-09-1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이런 일들이 있었군요. ^^; 냉장고야, 안된다면 서재주인장분들 모여서 하나 사드리면 되겠군요. 서재공식 커플1호인데, 그런 경사도 또 어디있겠습니까~ ^^ (아, 돌아온거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딸기 2004-12-2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이 마을지기셨군요. 언제나 마을을 잘 지켜주셔서 고맙다는...인사를... 하려고 온 건 아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