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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스토너>

 

최근에 출판사는 싫어졌지만, 여전히 이 소설은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몹시 마음에 안 든다.  

 

출판사 책소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내성적인 한 남자의 일생을 그린 소박하기만 한 이야기, 언뜻 초라한 실패담에 불과해 보이는 이 책은,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방식으로 슬픔을 받아들이는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유럽 독자들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다. (…) 그러나 작가 존 윌리엄스가 스토너의 삶을 그리는 방법은 조금 달랐다. 작가는 특유의 집요하리만치 세밀한 서술로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진실하고 강렬하게,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고 펼쳐 보인다. 주인공 스토너에 깊이 공감하며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들이 그가 작은 성공을 거두는 순간에조차 처연함을 느끼는 것도 그래서인지 모른다. 이야기는 스토너의 탄생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평범한 한 사람의 일생에 인생의 모든 빛나고 특별한 순간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통찰과 감동은 책을 덮은 후 갑자기, 한꺼번에 독자의 마음에 찾아온다. 그것은 ‘쓸쓸한 삶’이었으나 우리는 누구나 철저히 혼자라는 인생의 진리, 그럼에도 자신의 고독 속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성취한 이의 묵묵한 투쟁이 전하는 감동이다.

 

 

엠마뉘엘 카레르 <리모노프>

 

<콧수염>을 읽었고 <겨울 아이>를 구해두었고 <나 아닌 다른 삶>을 찜해놓았고, 그리고 <리모노프>가 나왔다. 내용도 그렇지만, 표지도 근사하다!

 

출판사 책소개

『리모노프』는 러시아의 작가이자 정치인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추적한 전기다. 이 실존 인물의 삶을 풀어 가는 카레르의 방식이 아주 독특하다. 아름답든 추하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동시에 카레르 자신의 인생과 감상이 섞여 있다. <문학적 다큐멘터리>, <기록 문학> 등으로 일컬어지는 카레르 특유의 서술 방식이다. (…) 리모노프의 본명은 에두아르드 베니아미노비치 사벤코다. 레몬을 뜻하는 러시아어 <리몬>, 수류탄을 뜻하는 <리몬카>에서 따온 리모노프라는 이름은 그 주인의 뾰족하고 전투적인 성격을 고려해 만들었다. 소련 시절 모스크바 언더그라운드 문학계에서 활동하면서 만든 이 예명을 그는 평생 사용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70~80년대 파리 문학계에서 데뷔작의 성공과 연이어 발표한 책의 호평으로 러시아와 프랑스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였으며, 러시아에서는 알렉산드르 두긴과 함께 <민족볼셰비키당>을 창당하고 강제 수용소를 거쳐 현재는 반(反)푸틴 운동의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러시아 젊은이들에게는 록스타적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는, 꺼지지 않는 불꽃같은 존재다.

 

 

코맥 맥카시 <선셋 리미티드>

 

<로드>와 형제 격인 소설이라는데...

꼭 <로드>까지 떠올리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코맥 맥카시는 일단 주목하게 되는 작가이다.

 

출판사 책소개

매카시는 서사가 아닌 ‘극 형식’을 취해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두 작품 『로드』와 『선셋 리미티드』를 통해 소설 구성에 있어서 큰 실험을 감행한 동시에 인간의 운명이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 뉴욕의 흑인 게토에 자리잡은 허름한 공동주택. 두 중년 남자가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있다. 덩치가 큰 흑인 남자와 운동복 차림의 백인 남자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날 아침 백인 남자는 선셋 리미티드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마침 출근을 하려고 플랫폼에 서 있던 흑인 남자가 백인 남자를 구해냈다. 그리고 둘은 지금 흑인의 아파트에 와 있다. “그래 교수 선생, 내가 선생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요?” 흑인이 묻자, 백인이 답한다. “왜 댁이 뭔가를 해야 하는 겁니까?” 팽팽한 긴장 속에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루이스 어드리크 <라운드 하우스>

 

공교롭게도 이 소설은 <비둘기 재앙>가 연결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등장인물이 겹칠 뿐 별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한다.<선셋 리미티드>와는 사뭇 다른 책소개. 어쨌든 관심이 가는 이야기.

 

출판사 책소개

<비둘기 재앙>에서 보호구역 부족판사와 부족민 등록 전문가로 만나 늦은 나이에 결혼식을 올린 안톤 바질 쿠츠와 제럴딘 밀크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 조가 <라운드 하우스>에서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등장인물들 일부가 겹치기는 하지만, 두 작품은 주제와 서술방식도 다른 완전히 독립적인 별개의 책이다. <비둘기 재앙>이 미로와도 같은 복잡하고 치밀한 플롯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독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면, <라운드 하우스>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빠른 사건 전개로 마지막까지 책장을 덮을 수 없게 한다. (…) 부족민 사무소에서 일하는 조의 어머니가 어딘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고 나간 뒤 한참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그날 저녁 어머니는 폭행의 흔적을 온몸에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곧바로 병원에 실려가 수술을 받고 퇴원한 어머니는 침실로 들어가 꼼짝 않고 잠만 자며 남편과 아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 조는 아버지를 도와 함께 판례문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원주민에게 불평등한 현실과 ‘부족판사’라는 아버지의 일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닫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맞서기도 한다. (…) 얼마 후 어머니를 폭행한 범인이 붙잡히지만 기소되지 않고 석방된다. (…)  어른들의 힘으로도, 법의 힘으로도 정의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조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기만의 정의를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어슐러 K. 르 귄 <세상의 생일>

 

'어슐러 르 귄의 후기 걸작 단편들이 망라된 작품집'이라고 하니 읽지 않을 도리가 없다.

 

출판사 책소개

 

사랑에 빠지는 모든 연인에게 오늘은 언제나 세상의 생일
성과 사랑에 관한 어슐러 K. 르 귄의 깊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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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수인 고딕 바르셀로나 콰르텟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주원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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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분노>에서 불명확한 의문들이 <천국의 수인>에서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또 다른 의문만 더했다. 마지막 책을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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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

 

여러 사람들이 추천했던 책이라...
복간이 반가운 책!

 

알라딘 책소개

표제작인 「환상의 빛」을 포함해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상실과 이별에 얽힌 추억들을 다룬 작품들로 우리가 살면서 불가피하게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에 관해 다룸으로써 삶의 의미를 묻고 인간 존재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환상의 빛」은 오랜만에 소개되는 서간 문학의 참맛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부치는 편지 형식을 띤 이 작품은 왕복 서한이 아니라는 점에서 온전한 의미의 서간 문학은 아닐지도 모른다. 수취인 또한 이미 이 세상에 없는 남편이라는 점은 그러한 면모를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하지만 수취인 부재의 편지라는 형식은 발신인의 간절한 질문에 대답해줄 수 없는 주체가 부재한다는 이 소설의 정조인 애절함과 안타까움, 쓸쓸함을 더 한층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W. G. 제발트 <현기증. 감정들>

 

10월에 출간된 소설인데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12월에 양장본이 나왔다. 그러니까 12월 소설에 포함시켜도 되겠지?

 

알라딘 책소개

1990년에 발표한 『현기증. 감정들』은 일평생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파괴의 기억과 비전으로 고통받은 저자를 사로잡았던 주제가 모두 집약되어 있는 작품으로, 수전 손택, 폴 오스터, 존 쿳시 등 또다른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한편, 이 책은 제발트에게 매혹된 수많은 ‘제발디언’ 중 하나임을 고백해온 작가 배수아가 번역한 첫 제발트 작품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두 편의 짧은 이야기와 두 편의 긴 이야기로 직조된 『현기증. 감정들』은 각각 별개인 듯 보이지만 하나의 우주 안에 있는 네 개의 성좌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스탕달과 카프카에 화자 자신을 겹쳐넣고, 단테와 발저, 루트비히 2세, 그릴파르처, 카사노바 등 이미 죽은 이들과 마주하는 환영에 사로잡혀 흘러다니는 일종의 여행 문학이자, 제발트의 작품 중 드물게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일종의 자전 문학이기도 하다.


 

윌리엄 버로스 <붉은 밤의 도시들>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알라딘 책소개

『붉은 밤의 도시들』은 동성애, 약물, 폭력에 매료된 소년들이 해적선에 승선해 자유와 욕망이 영원히 살아 있는 유토피아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서사시를 연상시키는 장대한 스케일에 다양한 장르가 혼재해 있는 ‘하이브리드 환상소설’로, 17세기에 실제로 존재했던 해적 미션 선장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 소설은 전통적인 서사 형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야기의 논리를 노골적으로 교란시키고 해체시켜버린다. 이는 자유롭고 솔직한 행동으로 기성세대의 보수성에 저항했던 비트 제너레이션의 경향과 직결되는, 즉 인간을 이성과 질서의 틀에 가두는 서구 문명의 족쇄로부터 독자의 의식을 해방시키기 위한 작가의 시도이다. 버로스의 마지막 연작 ‘붉은 밤’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붉은 밤의 도시들』에는 작가의 온 생애에 걸친 투쟁의 빛과 어둠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자본과 권력만을 추구하는 차별과 박해로 가득한 사회에 대한 탄핵인 동시에 자유를 향한 통쾌한 질주이기도 하다.




쥘 베른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정말 오랫만에 쥘 베른 걸작선에서 새 소설이 새로 번역되어 나왔다. 재미있겠다!

 

알라딘 책소개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한 '그랜트 선장'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담은 해양모험 소설이다. 글레나번 일행은 항해 중 잡은 상어 배 속에서 유리병을 발견하고, 그 속에 들어 있던 문서가 그랜트 선장이 2년 전에 보낸 구조 신호라는 것을 추리해낸다. 그들은 그랜트 선장을 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이라 믿고, 37도선 어딘가에 표류하고 있을 선장을 찾아 떠나는데….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 부의 부제를 이루는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옮겨 다니며 그랜트 선장을 찾기 위한 용감한 탐험을 시작한다. 글레나번 일행은 37도선을 따라 많은 대륙을 수색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랜트 선장이 남긴 조난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낯선 환경과 문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계속해서 자연과 인간이 가하는 한계에 부딪힌다.

 

 

 

 

 

 

 



 

벤 오크리 <굶주린 길>

 

아프리카 이야기, 훌륭한 소설일 것 같다.

 

알라딘 책소개

아자로는 혼령 아이인 ‘아비쿠’다. 아비쿠는 이 세상과 혼령 세계를 오가는 존재로 삶과 죽음을 선택할 능력이 있으며, 인간 세계에서 살다가도 혼령 세계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아자로는 아비쿠들의 협정을 위반하고 ‘이 세계’에 머물기로 한다. 아자로가 풍요롭고 무한한 자유를 누리는 혼령 세계를 떠나 이곳에 남은 이유는 ‘어떤 여인, 이 세계에서 나의 어머니가 된 여인의 상처 난 얼굴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세상은 굶주림이 만연하고, 힘 있는 백인이 힘없는 흑인을 지배하고, 가진 자가 없는 자에게 횡포를 부리고, 숲과 자연이 파괴되는, ‘불이나 강철보다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재앙과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진 혼령 아이 아자로는, 무정한 인간들이 만든 이 세상의 한 구성원이자 동시에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제삼자의 시각으로 세계에 만연한 문제점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 때로는 스스로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산 자들의 세계를 떠나려 하기도 하고, 혼령 세계에서 온 사자(使者)들에게 끌려갈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내고 이 세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점점 넓혀가며 성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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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여섯 달이 지났다. 벌써. 아쉽다.

내가 추천한 책들만 읽은 건 아니지만 대체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소설들이고...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좀처럼 읽지 않았을 한국소설들을 만나게 되어 즐거웠다.

 

 

 

 

 

 

 

 

 

 

 

 

 

 

 

 

 

 

여섯 달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복간됐다는 걸 알고 기쁨의 비명을 질렀는데...

이 책이 알라딘 신간평가단 서평 도서로 선정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그래서 두 번 꺅!

읽고 나서 한 번 더 꺅!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를 제외한

내 마음대로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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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니 너무 아쉬워요 ㅠ
즐겁게 좋은 활동 보내주셔서 감사드려요~

좋은 계절 보내세요!
 
[제르미날]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제르미날 1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1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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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소설 중에 제목 정도라도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대부분 『인간 짐승』, 『나나』, 『목로주점』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작품들은 나폴레옹 3세가 지배하던 제2제정기(1852~1870)를 배경으로 ‘루공’과 ‘마카르’ 가문의 5대에 걸친 역사가 담겨 있는 루공-마카르 총서(Les Rougon-Macquart)' 중의 작품들인데 스무 권에 걸친 에밀 졸라의 연작소설중의 한권이기도 하다. 에밀 졸라를 자연주의 소설의 거장으로 만들어준 이 작품들은 ‘제2제정하의 한 가족의 자연적·사회적 역사’라는 부제답게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가치도 충분하다. 루공-마카르 총서는 두 가문의 가계도의 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일생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제르미날Germinal』은 루공-마카르 총서 중 13번째 작품인데 연작소설인 만큼 7번째 작품인 『목로주점』과도 연관이 있다. 『목로주점』의 주인공이기도 한 제르베즈의  딸의 이야기는 9권 『나나』였고 아들의 이야기가 바로 『제르미날』이다.

에티엔은 철도회사에서 상사의 따귀를 때렸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몽수(‘돈으로 이루어진 산mont sou’이라는 의미의 가상도시)에 있는 탄광으로 찾아든다. 기계공으로 몽수의 탄광에 일자리를 찾으려 하지만 노동자의 자리도 구하기가 힘들다. 르 보뢰(‘먹어치우다, 탐욕스럽게 먹다’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devorer’에서 비롯된 이름) 탄광에서 죽은 광부 대신 운좋게 일자리를 구한 에티엔은 광산노동자들의 비참한 근무환경을 접하게 된다. 그곳의 하숙집 주인의 딸 카트린은 보게 된 에티엔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숙집에서 함께 살게 된 난폭한 샤발이라는 남자는 사랑에 빠진 카트린의 애인이었다. 광산에서 알게 된 노동운동가와 공산주의자의 영향으로 에티엔은 광산의 교묘한 임금 삭감에 항의해 조합을 만들어 돈을 모은 후 노동자들에게 파업을 선동한다. 파업기간동안 비폭력 투쟁은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군인들의 발포로 카트린의 부모가 살해당한다. 강경진압에 목숨을 잃은 광부들은 의욕을 잃고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하지만 무정부주의자 수바린이 광산을 폭발시키고 갇혀버린 에티엔은 자신의 연적인 샤발을 죽이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연인인 카트린도 죽게 되고 홀로 살아남은 에티엔은 파리로 향하게 된다.

『제르미날』은 노동자계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초의 소설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될 문제를 제시함으로써 미래를 예견하는 작품을 쓰고자 한다’고 밝혔는데 시간이 훌쩍 지난 우리의 상황과도 크게 다를 바 없으니 이것을 기막히다고 해야 할까.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에티엔은 끝까지 살아남아 희망이 보이는 듯한 결말을 취하고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제르미날은 ‘파종의 달, 싹트는 달’이라는 의미―내가 찾고 있던 것은 새로운 인간의 자라남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겹게 일하면서 발버둥치는 노동자들의 노력을 담을 수 있는 제목이었습니다(에밀 졸라)―를 가졌다고 한다. 희망은 비참한 현실에서 더 아름답게 보인다.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죽음을 곁에 두고 일하는 광산 노동자들과 석탄 값이 내려가서 임금을 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르주의의 화려한 만찬은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그리고 그 희망이 얼마나 소박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노동소설의 측면에서만 살펴보기에는 그 안에 담긴 대중소설로의 면모 역시 무시할 수가 없다. 광산의 문란한 섹스와 짐승 같은 애정행각 속에서 피어나는 에티엔과 카트린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제르미날』을 노동소설로만 볼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노동자와 현실의 잔혹함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에티엔―카트린―샤발로 이어지는 통속적이지만 흥미로운 삼각관계와 사랑의 감정, 이 둘이 적절히 조화되어 읽는 즐거움도 함께 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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