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의 <말>.
대학 시절 샀던 펭귄 영어판 갖고 있다. 그가 안겨 있는 남자가 아마 그의 외할아버지.
그 옆은 아마 그의 외할머니.
오래 전 읽은 흔적이 있는데
서른 전이라면, 오 이것은 이 세계의 불편한 진실을 경이롭게 전하는 문장이라고 감탄했을 법한 구절들에 밑줄.
그를 애지중지한 걸로 알려져 있는 외할아버지.
그 외할아버지의 자기를 향한 애지중지함에 대해서
"그는 (나를 사랑한게 아니라) 나를 통해 실현되는 그의 너그러움을 사랑했다.
he adored, in me, his generosity."
그의 어머니는 19-20세 나이에 그를 임신하고 낳았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첫돌(... 사르트르의 첫돌;;)도 되기 전에 죽었을 것이다. 8개월?
그의 어머니는 그래서 부모의 집으로 아기 사르트르를 안고 돌아(들어) 오는데, 어머니 집안의 계보를 정리하고
각 인물의 특징, 인물들 간의 관계에 대해 말해주는 게 앞의 5페이지 정도의 내용.
그냥 처음부터 "잃어버린 환상"의 세계다.
사르트르가 얼마나 그걸 의도했나 모르겠지만, 어떤 대목은 순간 현실 웃음 나게 웃기기도 하다.
"이들의 세계에서, 과부가 미혼모보다 나았던 건 사실이나 그러나 아주 조금 나았을 뿐이다"
"그 집엔 방이 세 개 있었다. 할아버지 방. 할머니 방. 그리고 애들 방. 어머니와 내가 애들 방에 속했다. 그 방은 원래 내 방이고 내 방에 어머니가 배정된 것이다."
저런 얘기가 (영어 문장도 독특한데 불어 문장은 아마 더 명확히 그렇겠지요. 오직 좋은 의미로만 독특할 듯) 툭툭 이어진다. 이 책 읽고 나면 사르트르를 경배하게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이 책만 읽고 싶은데
슬로터다이크 책이 더 급해서 이것도 보기 시작했다 (위 이미지에 밑에 하얀색 책등). 인터뷰집 .
읽은 책이지만 읽음과 안 읽음은 별 차이가 없.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 "아래 인용은 --의 -- 가 출전이다. True or False?" 이런 질문에 80% 가능성으로 맞게 판단할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