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와 내 남자를 사로잡는 작업기술
야마토 마야 지음, 김성기 옮김 / 아라크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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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열정으로 일상을 바꾸라 - 이 한마디가 책의 모든 것을 나타내 준다. 일본 실용 서적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두시간 정도.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절대로- 연.애.에 관련된 책이 아니다.

연애 보다는, 사람을 만나가면서 그들에게 어떻게 호감을 얻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연애하는 열정과 기분으로 살 수 있을 것인가-가 글쓴이가 잡은 주제다. 그 가운데 몇가지 실용적인 처세 방법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뿐이다. 사람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 잘 하는 방법- 이라지만, 그가 말하는 섹시테크닉이란 내용은 다른 대화법이나 처세술 책에 흔히 나오는 내용들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연애 방법에 관련된 책이 아니다.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코치받고 싶고, 그 전에 이 비슷한 류의 책을 읽은 적이 없다면 추천.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볼만하지는 않다(그런데 대체 왜! 양장으로 나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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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로 보는 이집트 신화
멜리사 리틀필드 애플게이트 지음, 최용훈 옮김 / 해바라기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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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부터 잔잔하게 신화 읽기 바람이 분 이후, 생각보다 많은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그 가운데 이 책은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그리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즐겁게 읽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집트인들의 삶의 책(egyptian book of life)"이라는 원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이 책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다루고 있지만 신화에 한정된 책이 아니다. 이집트 벽화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모습을 통해 고대 이집트 인들의 사고 방식에 대해 이해해보는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전까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 이집트 신화는 대부분 만화나 영화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었다(아니면 투탄카멘왕의 저주 같은 흥미거리 이야기를 통해서만). 우리가 제일 잘 알고 있는 이집트 신 중 하나가 일명 죽음의 신이라는 "아누비스"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런 지식들은 대부분 신의 계보를 따지거나 이집트 신화의 외적인 부분만을 문제 삼으며, 그들이 왜 그런 것을 만들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따져 묻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벽화를 말 그대로 "읽어내려간다". 그리고 그 그림속에 담긴 여러가지 숨은 뜻들을 알게 해준다. 이집트인들은 태초의 혼돈이 어떻게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그 가운데 신들은 어떻게 싸웠으며 인간들은 그들을 어떻게 모셨는지. 그리고 그들이 그런 신화들 속에서 살아가면서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꼈는지를.

이집트 신화를 하나도 모르지만, 흥미거리가 아닌 지식으로서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들에겐, 입문용으로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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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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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오랫만에 다시 읽게 된,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원 제목은 대화편(對話篇)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 사람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뤄진
세 편의 단편 연작 소설 모음집(?).
(계단에서 넘어짐, 깨지지 않는 다는 표시가 새겨진 레코드판, 다니무라 교수-
라는 매개체를 빼면 ㅡ_ㅡ;; 솔직히 이어지는 내용은 없다.)

아아, 그러니까, 이 책은
추억과 연애와 운명과 죽음과 우연한 만남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다.

첫번째 대화는 나와 불행한 운명을 가졌다고 믿는 친구와의 대화
두번째 대화는 나와 알고보면 살인청부업자인 친구와의 대화
세번째 대화는 추억을 더듬으며 사랑하는 이의 유품을 찾으러가는 노 변호사와의 대화

<연애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운명과 맞닥드리며 산다.
그것은 죽음을 부르는 운명이기도 하고, 암과 같은 병이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실수로 인한 헤어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때문에 지옥 끝까지 떨어진다고 한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경계선을 그어봐도,
내 근처에 아무도 다가오지 말라고 사정을 해도,
어느 순간 금을 넘어버리고 내 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 거니까.

그 사람이 있기에, 그 사람과 살아왔기에,
그 사람이 나를 지켜봐 주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손을 놓지 말라고-
죽음이 다가와도, 그래서는 안된다고.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것.

* 추신- 요즘 김남주씨 번역, 뭐랄까, 많이 이상해진 느낌. 시간이 없어서 뭔가를 자꾸 날리는 느낌. 아니면 출판사 직원이 잘못했을 수도 있지만, 보다가 오자나 틀린 맞춤법, 엉뚱한 단어들이 자꾸 튀어나오면, 솔직히 난감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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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문학과지성 시인선 52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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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물을 받아서 처음 읽었다. 그러니까, 몇번의 실연을 당하고, 머리 뒤에 칼을 꽂는 사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쓸쓸한 마음에- 밤새 밤과 놀아날때- 사람 보다도 술 보다도 밤이 좋아서 밤을 샐 때, 그때, 아주 키가 작고 귤색 머리를 한 친구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좋아' - 라는 한 마디와 함께.

그리고 그 날밤, 읽지 않고 버려두고 있다가, 술에 깬 다음날 아침, 진한 숙취 기운과 함께 읽어버렸다. 읽다가, 읽다가, 다 읽어버렸다. 가만가만, 누군가가 옆에서 허밍으로 노래하고 있는 듯한 느낌. 대낮부터 쓸쓸한 내 마음속으로 밤이 걸어들어와, 편두통의 곁에서 웅얼웅얼 노래부르다가 떠난다. 그것은, 슬픔도, 애절함도, 눈물도 아닌, 뭐랄까. 아무도 힘들다고 하지 않는데, 나는 그 어리석을 정도의 아픔에 푸욱 젖어버리는 느낌. 그러면서 위로받는 내 마음은 또 무엇인지.

눈물나요- 아파요- 외로워요- 라고 말하는 주절대는 글들 따위에서는 느낄수 없는, 어쩔수 없다는 것을 알아, 그런데 왜? 나쁘지 않아- 괜찮아- 그렇게 사는 거야- 라면서, 슬프게 웃음을 지어주는 친구의 달래줌 같은 글.

덕분에 나는, 따뜻한 입김을 품에 가지고 살아갈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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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O Z - 무라카미 하루키 연상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병모 옮김 / 동아시아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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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알파벳 소설집.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읽은 다음에 추억어린 마음으로 다시 꺼내들었는데, 여전히 지극히 가볍다. 가볍게 입가심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 하지만 하루키의 짧은 글 가운데, 이렇게 예리한 맛이 별로인 글도 드물다. 상상력은 가끔 기발하지만, 그것이 뒤에가서 비슷하게 반복될 수록 슬퍼질 지경. ... 그러니까, 이런 책은, 일본에서나 어울린다고 해야하나. 엄청난 하루키 붐이 다시 불지 않는 이상, 다시 발간될 가능성 제로. ... 혹시 일본어 공부하실 분들은 원본을 구해서 읽어보세요. 짧아서 해석하기 편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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