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어느날 걸려온 아부지 전화.
"야! (언제나 통화의 시작은 "야" 다. ㅡ.ㅡ)
친구 놈마가 내 귀 빠진 날이라고 책 하나 사준다는데 거 요즘 무슨 책이 유맹하노?"
"짜다시리 유맹한 것 없으면 용옥이 꺼 (도올..ㅡ.ㅡ;) 최근꺼로 함 불러봐라!"
김용옥씨의 팬인 아부지의 바램대로 알라딘에 검색해 봤지만
요즘 아부지의 용옥이는 조용했다. ..
'앙코르와트, 월남가다' 가 상,하로 나와있었지만, 너무 짧은 여행기이고
(도올선생님한테는 예의가 아니지만 이번 책은 넘 성의가 없어 보였다.)
그의 특유의 잘~난 척은 정말 싫어하는지라..어물쩡 ..내가 평소 보고 싶은 책 추천에 들어갔다....ㅋㅋㅋ..
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요게 요즘 젤 유명하다~!"
아부지: "뭐?..지구 밖으로 행운해라?"
......ㅡ.ㅡ;........ 나: "아니,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아부지: (제목에 필이 안 오셨는지..떨떠름하게)... 그기... 누구낀데?"
나: 한비야꺼!
아부지: "아~알지 한비야! 내 잘~알지"
(아부지는 이름만 알면 전부다 친구다!)
아부지: "비야, (어느새 성을 뺴고 이름만 부른다..ㅡ.ㅡ;) 내랑 58년 개띠 동갑 아니가~"
아부지의 특징은 58년개띠는 다 좋아한다. 58년개띠는 특별하다나? 가만 있지 못하고
활발하고 발발 다니기 좋아한단다...흠...(책을 다 읽고 쪼금은 아부지의 주장에 신빙성이
생겼다! 아부지 존경함니더~)
....................................................................
그렇게 그렇게..다음날 아부지 품에 안겨서 들어온 책과 만났다.
솔직히 나는 '바람의 딸 한비야' 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책들은 접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나는 '한비야'라는 사람을 모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라, 우선 재미가 있다! 글솜씨가 여간이 아니다. (알고 보니 7권의 책을 낸 베터랑!)
특유의 유머가 곳곳에 베어있어 피식 웃음을 짓게 만드는 책을 나는 사랑한다.
이런 글의 특징 때문에 다소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엷게 만들어 줬다.
이러다 보니 책장을 빨리 넘기기가 넘 아까워졌다. (이런 일은 올해,만화 뺴고 처음이다.)
그래서 옆에 샛~노란 포스트잇과 볼펜을 구비해 두고 첫장 부터 '부르카'는 어떻게 생겼지?
'모슬렘 사원'을 어떻게 생겼을까? 이렇게 컴으로 찾아보면서 자세한 내용과 약간의 그림을
포스트잇에 적고, 그려 해당 페이지에 붙여 놓았다. (그림 실력 그럭저럭 좋다고 자부)
물론 '아웅산 수지 여사' 하고 한비야씨랑 닮았는지도 알아보면서..눈매가 닮았나?
ㅎㅎㅎㅎ~*^^*
재미만 주는냐..아니다..감동도 무한정 느끼게 해준다.
한비야가 내가 되고 내가 한비야가 되서, 내가 월드비전의 일원인 것처럼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한비야가 슬프면 나도 슬프고 기쁘면 나도 기쁘고...쓰나미때 한비야가
처참한 광경에 얼굴을 찌푸릴때 나도 앞에 바로 시체가 둥둥 떠 있는 거 보거나 그 역겨운
냄새를 실제로 맡았듯이 어느새 내 얼굴도 우거지상이 되어있었다. (아~주름생겨~)
.
.
그야말로 초짜 한비야에서 중견요원으로 발도움을 하기 까지의 과정이 정말 아름다웠다.
세계를 일주하고 그 열정을 이어나가 구호요원으로 자리 잡는 그녀를 보면서
그 용기와 열정이 너무 대단하고 부럽다.
현재 열정없이 정체되어 있는 내가 한없이 비야언니(아줌마보다 언니가 어울린다) 앞에서는
작아진다. (나는 뭐하고 있는거지?)
내 안에 아직 조그만하지만 그래도 불씨를 살짝 나누어준 한비야씨가 정말 고맙다.
그리고 세상에는 이런 일이 있다 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우물 안 개구리를 1m 꺼내어준 당신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아부지가 책을 넘겨보면서 덕지덕지 붙어있는 포스트잇을 보고
하는 말--"니, 낙서 자꾸 할래!" ......ㅠ.ㅠ아무래도 내 그림이 낙서로 보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