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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는 바보 ㅣ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평점 :
한권의 책이 이렇게 가~득 내 맘에 들어오다니!
한문장, 한문장이 버릴 게 없도다!
그건 이덕무 때문인가...잘 엮어낸 지은이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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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 살고 싶었다. 달리 누리는 것이 없어도 좋으니 그저 약간의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책속의 글귀들로 머리와 가슴을 채우며 고요히 한자리에서 살고 싶었다. "
이것은 내가 늘 생각하던..내가 원했던 삶이었고,
"못 보던 책을 처음 보기라도 하면 하루종일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럴 때는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책표지만 바라보아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
이것은 좋은 책을 보거나 발견했을때 실실 쪼개는 나와 같고, (참고로 이 책을 볼때도 실실 쪼갰다)
"하고한 날 좁은 방 안에 들어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날마다 책 속을 누비고 다니느라 나는 정신없이 바빴다.
때론 가슴 벅차기도 하고, 때론 숨 가쁘기도 하고, 때론 실제로 돌아다닌 것처럼
다리가 ㅃ ㅓ근하기도 했다. "
이 부분은 책 좀 그만 읽으라는 핀잔에,(만화책도 속한다) 가족들에게 열변하는 내 핑계이기도 했다.
이 쯤 되면 '내가 전생에 이덕무 였나?' 라는 시덥지 않는.. 황당무계한 생각이 든다. ㅡ.ㅡ;;
그런데 나한테는 이덕무의 벗과 스승같은 사람들이 없다.
미용이나 연예계, 패션.. 무엇보다도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즐기는 여인네들이 내 주위에 즐비하며
(내가 책에 관한 얘기로 소재를 바꾸면 따분해 한다. 알라딘에 '서재' 있다고 하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ㅡ.ㅡ)
내가 겪은 선생들은 촌지만 내리 받고, 학부모한테 식사대접 내~리 받는 선생들뿐이었다.
기꺼해야 스승이라는 존재를 '위인전'에서나 '자기계발서'에서 찾을까 말까..
좋은사람한테는 좋은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라고 이덕무 주위에 포진해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그야말로 유명한 사람들이(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박지원, 홍대용 등)
한 동네에 살고, 백탑아래 모이며 그렇게 벗과 스승이 됐다.
(우리나라가 좁기 때문일까, 아님 운명?)
이들은 책을 좋아하고 친구가 어려울 때 더 챙기고, 더 잘 되기를 빈다.
(이덕무의 벗들에 대한 이야기는 애정과 존경으로 가득하다)
또한 권력층을 아부하기 보다는 열린 사고방식으로
오직 백성들이 잘 살기를 소원하며, 그 방법을 강구한다.
책만보는바보..스스로 '간서치'라고 부르는 이덕무는 서자로서의 아픔과 가난이 있지만
책만 읽은 줄 아는 자신이, 같은 처지의 벗들과 쓰일만한 곳을 찾아낸다.
(왕과 백성을 위한..그리고 굶는 가족을 위해)
마지막... 백탑아래의 환한 벗들의 얼굴을 보며 그렇게 눈을 감는다.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반드시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옛사람들로부터 나는, 그들의 시간을 나누어 받기도 한다.
옛사람들이 살아온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들...."
나는 이덕무를 통해...이 책을 통해 그들의 시간과 벗과 스승을 나누어 가졌다.
그리고 이덕무라는 인생의 스승을 내 맘에 가졌다.
정~말 배부르다. 꺼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