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꿈의 도시 파리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3 세계인문기행 3
기무라 쇼우사브로 지음, 김수진 옮김 / 예담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파리를 흔히 빛의 도시(Cite de la lumiere) 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본 파리는 회색의 도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왜 그런지 정이가는 곳은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뭐 싫은 구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메트로폴리탄적인 것을 넘어 코스모폴리탄 적인 대도시 이기에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뉴욕이 미국적이지 않은 것 처럼 파리는 프랑스적이 아니다.'는 말도 어느 책엔가서 본것 같은 데.

파리의 지하철에 있으면 물론 우리의 지하철 같지는 않지만 뉴욕의 지하철같다는 생각은 많이 든다. 벽에 붙은 광고지가 불어로 되있는 것을 제외 하며는..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2001년에 출판되었지만 일본에서는 92년도에 출판된 책이다. 그러나 사실 이 글을 쓴 작자는 89년 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을 썻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1989년은 프랑스 혁명 200주년이 되던 해이다. 작가는 아마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이런 책을 한권 쯤 남겼야 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파리의 과거와 그와 연결된 오늘을 말이다.

파리의 거리와 기념물들에 얽힌 역사와 의미들, 그리고 그 산물로 생겨난 파리의 정신등을 지루하지 않게 적어내리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도 수준급이상이다. 이 책한권과 파리지도 한장을 옆에 놓고 멋진 파리여행을 다녀왔다.

파리을 갈 계획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읽고 가는 것도 좋을 것이 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한번 다녀온사람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자신이 걸었던 그 길, 그 건물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세기게 되는 계기가 될것이다. 그러나 이 두 경우 보다 더 좋은 것은 파리를 한번도 보지못할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이 더 파리를 아름답게 보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작자가 일본인 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파리에 대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에 감탄 할수 밖에 없다. 이글에서 말하는 프랑스 또는 파리의 정신이 지금 현재의 파리에 얼마나 남아있는 지는 미지수 이다. 그는 일본인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사라지는 프랑스적인 것들을 안타까와 하는 프랑스의 구세대 노인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92년에 일본에서 출판된 이 책이 한국에서 2001년에 출판된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1989년쯤이면 우리나라에서 배낭여행이 시작되던 때쯤 될것이다. 해외 여행이 이제는 특별한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기 시작한 시점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는 지 모르지만 그당시 여행의 수준은 단시간에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관건이었다. 한달이나 한달반의 기간동안에 대학생들이 돌아다닌 루트를 보면 한 도시에 이틀을 할해했으면 많다 싶을 정도 였다.

즉, 그때만 해도 한 도시에 이 책 처럼 여유있는 시선을 던질 독자층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제 10년이 지나서 우리도 그런 여유를 가질수 있게 되었다는 것 밖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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