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장조의 살인
몰리 토고브 지음, 이순영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무슨 소리가 자꾸 들려요.”

로베르트 슈만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아이가 하는 이야기다.

아이는 주기적으로 어떤 소리 들려 괴롭다고 했는데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병인이 잡히지 않아 치료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참으로 난감하다. 그래서 로베르트 슈만의 호소가 더 신경 쓰였다.

로베르트 슈만은 중간 C음 바로 위 음이 계속 들려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힘이 든다고 호소를 하고 있다. 슈만은 자신의 정상적인 창작 생활을 방해 할 목적을 가진 자의 음모니 경찰을 불러 오라고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러나 부인인 클라라 슈만은 남편에게 필요한 것은 의사지 경찰이 아니라고 말을 하면서도 남편의 강한 요구에 프라이스 경위를 불러오게 된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에 프라이스 경위는 로베르트 슈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부인조차도 믿지 않는 이야기에 왜 프라이스 경위는 왜 관심을 갖지? 정말 로베르트 슈만이 의뢰한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프라이스 경위,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피아노를 잘 연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별반 재능이 있어보이진 않는다. 자신이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열정은 있는 사람이 바로 프라이스 경위였다. 프라이스를 통하여 우리는 로베르트 슈만과 연주가 클라라 슈만을 만났고 요하네스 브람스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났다. 그들의 연주회와 사교를 통하여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든 사람의 본질은 같으며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사랑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질시하고.......)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추리 소설이라는데 리스트가 초대 된 만찬의 연주가 있기 전에는 추리소설치고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리스트가 초대 된 음악회가 있던 날, 리스트는 브람스에게 A음이 틀렸다는 말을 한다. 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 음이 틀렸다는 사실을 로베르트 슈만은 인정을 했다. 프라이스 경위가 진실 캐기에 돌입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을 때 로베르트 슈만의 전기를 쓰고 있던 게오르그 아델만이 누군가에 의하여 살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로베르트 슈만과 돈이 될 지점을 알고 있던 전기 작가의 대립. 결국 전기 작가는 죽었다. 살인 무기는 피아노 조율사의 소리굽쇠, 클라라 슈만과 로베르트 슈만은 자기가 서로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진실은 무엇일지 긴장감이 돌았다.

“만일 사람이 어떤 일이 일어날까봐 오랫동안 집중해서 두려워하면 그 일이 일어 날 수 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 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90쪽 - 고 정신과 의사는 이야기를 했었다. 로베르트 슈만이 프라이스 경위와 산책 중에 점을 볼 때 집시 여인이 자기 듯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로베르트 슈만에게 “ 네가 겁내는 일이 그대로 네 인생에서 다 일어나라.”- 205쪽-는 악담을 퍼부었다. 더 이상의 악담이 있을 수 있을까 모골이 송연했다. 더 이상의 악담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다.

프라이스 경위가 처음 로베르트 슈만에게서 ‘A음에 대한 음모’를 의뢰 받았을 때 만해도 슈만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로베르트 슈만은 A장조의 음로 인하여 괴로워했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힘들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로베르트 슈만이 두려워하는 일이 그의 인생에서 그대로 일어났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결국 로베르트 슈만은 정신병원으로 가야했고 그는 거기서 죽음을 맞았다. 책장을 덮으면서 어떤 일에 집착을 하면 그 일이 굴레가 된다는 생각을 한다. 슈만을 통하여 배운 것과는 달리 귀에서 주기적으로 소리가 들려 괴롭다는 아이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하는 문제는 또 다른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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