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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ㅣ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시욱이 형에게
안녕, 형.
형은 왜 형의 친구인 너를 때린거야? 한번 삐지게 해서 삐친 거였으면 금방 풀렸을 텐데 좀 이상했던 것 같아.
너는 형에게 사과까지 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너가 형을 부하 취급해서 그랬던 거면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형을 부르지 않아서 그랬던 거면 형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어떻게 알아? 너가 태권도 같은 걸 배워서 형을
때리러 오거나 아니면 너가 나중에 형의 직업에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될 지 말이야. 어쨋든 안녕.
6학년 아들아이가 [외톨이]를 보고 쓴 내용이다. 아이라서 순진하게 보기도 했고 군중심리에 대해서 아직은 잘 모르는 아이의 편지라는 생각도 든다. 어른들은 이 글을 보면서 무언가 짠한 생각을 하고 아이들 역시 아이들 나름대로의 입장에서 짠한 생각을 하는듯 하다. 어쩌면 그것이 아이들다운 반응일 것이다. 도대체 왜 때렸을까? 그렇게 까지 할필요 없는데..... 하고 말이다.
이야기를 본다는 것은 다각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도 있고 말이다. 아주 어릴때는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는데 나이가 드니 어른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될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이야기속에서 다른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 마음속에 울림을 주는 부분도 다르기도 하다.
군중이 웃고 있을 때
혼자 되는 나는 울지
사랑이 깊어 갈수록
외로움은 더욱 커져
처음부터 네가 외톨이는 아니었다.
뉴타운이 생긴 뒤 개교한 학교는 책상, 의자, 청소 도구함마저 새것이었다. 모든 게 새것이고 나도 새것인 양 앉아 있었다. 그곳 어느 의자에 너도 앉아 있었으리라. 어색함이 곳곳을 무겁게 누볐다. 처음은 늘 내 기를 죽게 만든다. 가뜩이나 같은 학교 졸업생이 한 명도 없어 불리한 조건으로 시작하는 게임과도 같은 입학 날이다. 나는 초록색 칠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외톨이>란 노래를 속으로 내질렀다.(8~9)
새로운 분위기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말을 누구 의식하지 않고 하는 너라는 아이를 나는 만나게 된다. 그리고 친구가 된다. 새학교로 오면서 아는친구가 별로 없었던 터에 어색함에 어쩌지 못할때 영향력있는 자신의 의사가 분명한 너라는 친구로 인해 외톨이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너가 나에게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나는 그 아이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린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시작이었지만 점점 군중심리로 번져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미 내 손을 떠난 그 무언가를 잡지 못해 안타까워 한다.
[캐모마일 차 마실래?]를 보면서 작가는 장애인 시설에 가서 봉사를 해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의 봉사 점수를 위해 억지로 봉사를 하러 가게 되고 그곳에서 왕재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가 갑자기 다리를 절며 나타나서는 청소기를 뺏고 대걸레질을 하면 대걸레도 빼앗는다. 왕재수 그 아이의 심리는 무엇이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두 편의 푸른문학상을 탄 이야기와 함께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인 [한파주의보]가 실려있다. 새엄마와 함께 설을 쇠러 할머니댁에 내려갔다가 아버지만 남고 새엄마와 둘이만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새엄마가 진오와 가까워지기 위해 애를 쓴다면 그런 새엄마가 내키지 않는 진오는 자꾸 거리를 둔다. 집으로 돌아오니 마침 강추위로 수도가 얼어 물을 이용할수 없다. 새엄마와 진오는 서서히 서로의 간격을 좁히는 상황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한파주의보가 해체되는 것처럼 둘 사이의 커다란 담도 단수라는 사건을 통해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