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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으로부터의 한마디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누군가가 말했다. "인생이란 매일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숫자가 나올지 미리 알고 있다면 아무런 재미도 없다." 누가 한 말이더라?
...................56쪽에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첫 업무다.
"차 한잔 부탁해."
.........
머리카락을 벅벅 쥐어뜯고 목을 졸라주었다. 어차피 한가하잖아, 네가 해! 혼마의 마른 얼굴에 고함을 퍼부었다-물론 머릿속으로만.
........................93쪽
비굴한 눈빛으로 료헤이의 눈치를 살폈다. 이 남자도 시노자키가 이야기하는 못생긴 아내와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과 주택 대출이라는 인질 때문에 오뎅 냄비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리라.
......................414쪽
료헤이는 알고 있었다. 린코도 내내 애를 쓰고 있었다. 잃어버린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그런데도 나는 질투하고, 놀리고, 옛일을 들춰내기나 하고, 지금의 자신이 아닌 진짜 자기 자신 따위, 지금 여기가 아닌 진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 따위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433쪽
신으로부터의 한마디.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내용이 아주 굿이다. 신으로부터의 한마디...라고 해서 하나님 이야기를 하나 했더니 하나님 이야기는 아니고 고객과의 상담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혈질인 청년 료헤이. 료헤이는 말도 안되는 일을 말도 안되게 참는 것을 못한다. 말도 안되는 일에는 뒤집어 지고 마는 성격.. 상사의 어긋장에 맞대응하는 것이 자제가 안되는 그런 성격.. 아마도 스스로가 자제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도 자제를 못하는...
실질적으로 직장이라는 곳....아내와 아이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들...정말 맞는 소리다. 그런데 삶가운데에는 왜 이렇게 부조리가 많은 것일까?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므로 우리의 직장인들, 샐러리맨들은 열심히 참고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런데...샐러리맨들은 서로가 같은 샐러리맨들이다. 같은 사람들...그런데 왜? 왜? 서로가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일까? 왜 스스로가 꼭대기에 오르지 못해서 안달일까?
윗자리는 적고 보수는 많아서? 그게 이유일까?
옛날에 보았던 그 책...뭐더라.....사람들인지,.....벌레들인지 한없이 올라가서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결국에는 아무것도 없더라는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서로가 서로를 먹고 서로가 서로의 것을 갈취하는 그러한 행태의 삶...이러한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그러한 심리들을 아주 섬세하게 잘 그려놓았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사소한 감정 하나하나들을 아주 솔직담댁하게 표현하는 묘사들...인물들도 딱히 남다르지 않고 보통의 사람들인데 나름대로의 살아나가는 방법이 잇는 그러한 이야기들?
어떻게 보면 텔레비젼에서 하는 재미난 미니시리즈를 보는듯도 하다. 젊고 패기넘치는 남자 주인공의 스릴넘치는 이야기...황당무게하기도 하고 그리고 꼭 있어줘야 할 조연들의 출연등...그리고 살아가면서 딱히 기발한건 아니지만 어쨋든 남들보다 아주 조금 섬세하여 남들과 섞이지 못하는 이야기...정말 이 책을 잡는 순간부터 재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료헤이의 행동들이 너무너무 기대된다..과연 어떤 행동들을 할까? 어떻게 일을 벌일까?궁금하다.
그리고 샐러리맨들의 마음속의 울분을 대신하여 폭발시키고 드러내고 있다. 료헤이가 사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아가고 어떤게 올바른 삶인가를 찾아나가는 방식을 보면서 나의 삶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조연으로 나오는 시노자키...정말 나름대로 대단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 인물은 어떻게 그 할머니와 친해졌을까? 내가 자세히 안본 것일까?
회장님의 첩과 어떻게 친해졌는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시노자키의 사과법~~크~~예술이다....사실...이런 정도의 노련함과 사과법만 있다면 어디에 가러살도 살아나갈수 잇을듯....
어떤 면에서는 그 인물들의 배치가 다소 이 사람이 이렇게 영리한 사람이 왜 여기있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료헤이의 행동에서도 약간은 억지스럽고 만화같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아주 짜임새 있고 재미있었다. 이 책의 표지만 봐도 재미있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무언가 에너지가 넘치고 재미있다. 울남편한테도 꼭 읽어보라구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