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식당으로 오세요 (2종 중 랜덤)
구상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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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을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저자는 이 책이 첫 번째 작품이다. 첫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사실 반반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형 현실 판타지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검색해보니 7월 16일에 티빙 드라마로 제작되어 상영되기 시작했다.

이 책의 소개 글을 읽었을 때는 비슷한 류의 판타지 소설들이 몇 가지 떠오르기도 했었고, 생각보다 판타

지에 대한 어느 정도 결론이 정해진 소설들이 많았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표지와 안쪽의 블링 블링한 내지까지 마음에 들었다.

가볍게 펼쳐든 책은 몰입감이 정말 최고였다.

세상 어딘가에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녀 식당은 어쩌면 우리 마음속 한편의 판타지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는 역시 그만큼의 댓가

를 치러야 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궁지에 몰리고, 세상의 그 많은

일자리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극적인 순간 그들에게만 열리는 마녀 식당은 읽다 보니 누군가 한사람

의 인생 전반을 모두 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탄생의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 눈을 감을 때까지 우리는 종종 마녀 식당이 필요한 나약한 인간이며,

또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간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복수를 꿈꾸는 과정은 양날의 칼처럼 본인 스스로에게도 칼을 겨누게 되는 순간이 있다.

평생 고생만 했던 삶의 아팠던 경험과 기억까지도 오색찬란한 희망의 불씨가 된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읽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행복하기만 한 삶은 절대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는

세상에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다는 진리를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판타지 같은 소설이었지만 그 어떤 픽션보다 더 묵직하고 감동스럽게 다가왔고, 어떤 어려움도, 미움도

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여운을 남긴 이 책은 정말 감동이었다. 완전 강추!!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마녀 식당>을 찾은 분들은 꼭 제보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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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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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을 마주하더라도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험도 좋지만 시선이 다른 이들의 눈을 따라가보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의 또 다른 취향을

발견하는 것도 즐겁다. 이 책은 건축가의 시선으로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의 공간과 마주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덕수궁 미술관 건축에 관한 해설을 하며 도면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이후 도면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토목설계를 하던 남편의 직업병?!때문에 도심에 빼곡한 교량이나 다리를 보면

스틸 박스 거더 교 같은 전문용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엊그제 암사대교를 지나며 자기가 설계한 거라고

생색을 내며 반가워하던 남편과 전혀 관심 없던 나. 근데 신기한 건 남편은 지하철역 출입구 번호를 진짜

정확히 알아내는 능력이 있다. 설계할 때 공식 같은 걸 적용한다나 뭐라나.

건축가의 시선답게 장소에 대한, 건물에 대한 도식화된 분석과 시선을 따라 새롭게 도시와 건물을 마주

했다. 간혹 와닿지 않거나 설명으로 살짝 공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림을 보고도 이해가 안 되는 비전문가의 비애. 업무차 나선 저자의 시선은 독자인 나의 기대치와 살짝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지만 건축가의 시선을 필터로 장착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도시재생에 관한 꾸리치바의 이야기가 실렸다. 이 도시에 대한 그림책을 기반으로 아이들과 수업

했던 기억이 떠올라 개인적으로 반가웠고, 벤치마킹의 올바른 사례들은 서로 윈윈하는 가장 바람직한

사례들이라고 하겠다. 외관상으로 아름다움만 추구하다 폭망한 사례들을 우리는 종종 도심 한복판에서

확인하곤 하는데 실용과 심미에서 당연히 건축은 실용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건축가와 예술가의 시선이 맞닿는 장면들이 포착된다. 인상적이

었던 또 하나의 건축적 설계로 보존된 역사적인 현장의 장면들은 공간의 쓸모와 의미에 대해서도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유럽여행을 갔을 때 100년 이상 된 건물들이 즐비했던 도심의 도로가 건물의 안전

을 위해 아스팔트가 아닌 돌을 사용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는데 해마다 도로를 갈아엎는 장면을 쉽게

목격하고 새 건물이 들어서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또 대조적이었던 기억이났다.

 

도시와 디자인은 이제 지자체별로 모두 특색을 담고 외형상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추구하는 외형적인 디자인만큼 공간의 쓸모와 실용에 대한 오래 지속 가능한 건축물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환경이 해마다 빠른 속도로 위기의 신호를 보내오는 와중에 건축물 또한

환경을 생각하는 요소들을 고려해서 지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욕심일까?

쉽게 지어지고, 쉽게 허무는 건축물이 아닌, 오래도록 세대를 이어갈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우리가 건축을 만들지만 다시 그 건축이 우리를 만든다던 윈스턴 처칠의 말은 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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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끄기 연습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올가 메킹 지음, 이지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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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심지어 생각조

차 잠시 꺼놓는 휴식법 닉센NIKSEN은 네덜란드의 휴식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삶의 방식도 끊임없이 다른 나라의 방식을 모방하고 차용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갈 만큼 현대사회는 참

피곤하게 흘러간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마저도 하나의 흐름으로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는데 도움

이 된다고 생각해 본다.


기존의 마음 챙김이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이 책은 간결하고 명료하다. 우리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에서 출발해 닉센의 의미, 생각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대한 가치, 일상에서 닉센을 실천

하는 방식, 그리고 일상 속 행복한 순간들에 대한 일깨움, 닉센이 아니어도 되는 사람들의 여러 상황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인간은 미지의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택하기 마련이죠. 우리는 생산적인 것이 가장 좋다고 스스로에게

가르쳐왔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불편한 상태에 머무는 대신 바쁘지만 익숙한 상태에 머물기로 한 거죠.

p65

🗨 우리는 바쁨에 익숙한 나머지 바쁘게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사회를 만들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휴대폰이나 전자기기도 가끔은 재부팅이 필요한데 늘 활성화되어있는 인간의 뇌가 휴식을

취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론에 아니라고 부정을 못하겠다.

내면을 바라보고 자신을 달래며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알아가는 대신 우리는 전자기기를 종종

바라보고, 내적 통제보다 외적 통제성을 갖는데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

바쁘지 않은 삶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여백 있는 삶을 꾸리며, 행복을 목표가 아닌 삶의 과정에서

찾아가는 삶으로 지향점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삶의

방식도, 진리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어쩌면 가장

창의적인 순간일 수도 있는 시간임을 경험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지치지 않는 삶의 원동력도 닉센의

순간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에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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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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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도 어른이 되었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다. 아이 하나 키우는 일이

종종 내 인생보다 버거운 순간들이 오히려 아이가 커갈수록 더 크게 다가오곤 하는 순간이 생긴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비전형적인 발달단계를 보이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더욱 당황하게 된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의 양육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전형적인 발달단계를 가진 아이들 중에는 영재성과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보니 진단만큼이나 적절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책에서는

틸트 페어런팅 Tilt Parenting '내 아이에게로 각도를 기울인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지지하는 부모들의

학습공동체를 소개하며 부모의 학습이 자녀에 대한 사려 깊은 지지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이에 대한 애정만큼 부모는 늘 흔들리고 갈등하는 존재지만, 무수히 많은 추론 속에서 허둥대기보다

좋은 방법론들을 찾아가는 과정에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과 현실 육아 사이에서

전형적인 아이와 비 전형적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미 공감대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학습은 자녀에 대한 사려 깊은 지지자의 원천이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방법론들이 많은 부모

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아이에 대한 이해와 경험에 의한 틸트 페어런팅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따라가다 보니 아이를 키우며

마주했던 상황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이들의 성향은 다양한데 대부분의 육아서는 일반적인 사례들을

위주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예외적인 아이로 밝히는 과정조차 쉽지

않은 것도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어렵게 진단을 내린 이후에도 결코 간단하지 않은 것은 진단이 곧

해결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비전형적인 상태임을 숨기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더욱 폐쇄적인 조건에서 아이들을 케어하는 것이 쉽지 않고, 아이도 부모도 힘들어지

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먼저 개선할 조건으로 꼽는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동네의 힘이

필요하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지금은 가족의 구성도 단촐해지고 그만큼 개별적인 영역에서 감당

해야 하는 것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책에서 제안한 틸트 페어런팅의 방법론의 비중에서 부모의 멘틀 케어에 대한 부분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

해 볼 필요가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부부의 협업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아이는 엄마, 혹은 아빠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잊지 말자. 양육의 과정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은 부모의 역할을 힘들게 하고,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신경 다양성을 눈여겨보고 잘 보살피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구체적인 액션플랜 등을 읽다 보니 육아의 전반적인 조언뿐 아니라, 멘틀 케어에 대한 필요성과 아이를

키우는 일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활발한 소통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비전형적인 아이들일수록 소통과 교류가 더 활발하게 필요한 이유들을 생각하게 한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측면을 아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읽으면서도 경험상 다양한 사례들이 떠올라 안타까웠지만

그런 필요사항들을 수면 위로 공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육아서나 자기 계발서를 읽는 과정은 이런 인식개선에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고

또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희망적인 기대를 가져본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하며 관심은 변화의 시작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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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마트 소설 스마트소설 외국작가선 1
주수자 옮김 / 문학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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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기획의 도서가 나왔다. '스마트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들었을 때는 웹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는

데 짧은 소설을 의미한다. 프란츠 카프카를 비롯해 나쓰메 소세키, 버지니아 울프, 오스카 와일드를 비롯

해 에드가 앨런 포우까지. 그리고 그 외에 낯선 몇 명의 작가가 더 포함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짧은 서사 명명할 만큼 짧은 작품들을 통해 통찰과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

고 있다. 각 작품의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결코 쉽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읽으면서 우화나 철학서 같은 느낌도 있었다. 작품별로 난이도가 다르긴 했지만.


이 기획이 좋았던 것은 작가들의 미발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데 있다. 프란츠 카프카는

유대인이지만 독일어로 글을 썼고, 결혼이 창작행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심지어 그가 생전에는 거의 출판하지 않았고, 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사후 작품들을 모두 태워달라고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그의 작품들은 출간으로 이어졌고,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으로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책 속에 수록된 열 명의 작가의 미발표 작품들이 작가별로 몇 편씩 수록되었고, 평설이 덧붙여졌다.

짧은 각각의 작품들은 평설을 통해 조금 더 깊이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 재미보다는 사색과 철학에 가까

운 작품들이라서 휘리릭 읽고 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우에 따라 끌리는 문학작품을 만나게 되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관심이 간다. 간혹 전작과 전혀

다른 온도차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선이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의외의 발견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의 작품들도 기존에

내가 가졌던 작품들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또 다른 생경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 서사가 긴 작품들이 독자에게는 친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다행히도 <평설>의

덕을 많이 보며 읽은 책이다. 간혹 평설이 더 와닿을 만큼 난해한 작품도 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획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유명한 화가의 의외의 작품이 발견되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신선함처럼

이 책도 그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아무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괜찮은 스마트 소설. 여유 있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기획을 보니 외국 작가 선으로 1권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후속편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온전히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혹은 좋아하는 작가의 또 다른 일면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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