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
조민진 지음 / 문학테라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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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태도"는 내가 꽤 많이 신경 쓰이고,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이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아니라, 내 스스로의 강박이 만들어내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나는 타인의 시선보다 내가 규정하는 루틴에 의한 삶을 사는 편이다. 그래서 때로 사소한 타인의

태도가 그 사람과의 관계를 결정짓게 하는 경우도 있다. 큰일에서보다 사소하게 느껴지는 태도에서

주는 실망감은 오히려 더 크게 와닿는 지도 모르겠다.
일하는 여성으로, 그리고 삶의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의 저자의 삶의 태도와 루틴에 관한 글을 읽다

보니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참 재미있었다.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사전적 정의 찾기부터 커피와 빵,

그리고 버터에 대한 취향, 새벽시간에 대한 생각과 습관,... 새우깡 ^^

학창시절부터 초저녁잠이 많았던 나는 종종 새벽에 일어나 모두 잠든 고요한 시간에 깨어있는 걸 좋아

했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일과는 하루의 여유를 만들어 주기도 했고 뭔가 여유 있는 마음을 만들어

주었다. 요즘 오랜만에 미술관 출근을 하며 다시 나의 새벽이 시작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마음을 숨기고 산다. 마음 깊은 곳엔 늘 진심"이란

게 있다. 행여 자신의 진심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닐지 두려워하며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

이성에 기대 서로를 존중하길. 프로는 많은 경우 진심을 숨긴 채 태도를 결정한다. 이성적으로!

종종 진심을 가장한 많은 태도나 말들이 타인과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떠올 리

면 종종 우리에게는 TPO에 걸맞은 말이나 태도가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말할 때는 태도가 좋아야 왜곡 없이 내용이 잘 전달된다.

저자는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삶과 일상의 태도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방식 등에 대한 생각

을 끌어낸다. 현대사회는 남녀평등과 페미니즘, 젠더에 관한 문제 등 무척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상 여성과 남성의 삶은 각자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정해지고, 여성의 사회생활은 남성보다 종종 한계

에 부딪히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루틴은 낙숫물이 댓돌을 뚫듯 소소함이 모여 어느 순간

그 효능감을 발휘하게 된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간혹 길티 플래 져를 즐기는 순간은 삶의 활력을

만들어내곤 한다.

인생은 좋아하는 것들이 차곡차곡 더해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말은 내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어떤 목표의 결승점만을 보고 무작정 달려가는 삶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픽셀이 더해지듯 차곡차곡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 결국 사람은 자신의 경험치 안에서 세상을 보고,

자신이 만들어 간 길을 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머무는 공간과 시간을 가꾸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가꾸어간 시간 속에서 성공과 실패는 결과와 상관없이

경험이라는 선물을 남겨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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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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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의 떡볶이 아니고, 10人 10色의 떡볶이 소설집을 읽는다.

친근한 소재의 제목 때문에 솔깃했는지  책이 도착하자마자 우리 그녀가 먼저 읽고 나는 그 뒤를 이어

읽기 시작했다. 각각의 스토리를 읽으며 나보다 먼저 읽은 우리 그녀의 감상평을 퍼즐 맞추기 하며 읽는

재미도 두 배로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다.

첫 번째 스토리는 애피타이저처럼 가볍게, 배꼽 빠지게 웃기기도 하고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컵 떡볶이 국제법을 만들고 싶을 만큼 떡볶이 개수 하나가 때로는 세상의 전부가 되던 시절도 있었지. ​

 

생각해보니 떡볶이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필하고, 요리법을 다양화한 메뉴가 있을까 싶을 만큼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메뉴 중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떡볶이. 덩달아 이 책을 읽으며 평소보다 떡볶이를

두 배는 더 먹었던 것 같다.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떡볶이처럼 수록 작품들을 읽다 보니 스토리

를 통해 꽤 묵직한 생각거리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소 과하다 싶을 만큼 황당했던 장면들을 아이와 종종 소환하며 하루 종일 몰입하기도 했고, 엄마마음

으로  마음 한편에 너무 공감이 가서 쿵 하고 내려앉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이와 나의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스토리도 아마 그런 경험의 장면들이 다른데서 오는 차이가

아니었을까 한다.

사소한 음식이 때로는 과거의 시간이나 장면들을 소환하기도 하고, 마음의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수록된 열 명의 작가는 각자 다른 시선으로 떡볶이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

내고 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라 "전지적 떡볶이 시점"으로 떡볶이가 화자가 되어 세상에 합류

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정말 사물이 아닌 사람의 인생 여정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 세상에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겠냐만 그동안 먹는 것에만 열중하느라 존재감을 미처 몰라

봤다는것 인정.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떡볶이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도 생각.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떡볶이지만 의외의 이유들로 떡볶이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떡볶이를 즐기는 사람들. 과연 떡볶이의 가장 핵심요소는 무엇일까?

떡볶이에 대한 단상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종종 모든 공간에서 본인이 아닌 타인을 중심

으로 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때가 있다. 

떡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양념들처럼 우리의 삶도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과 마주하더라도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을 돌볼 필요가 있다.

요즘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 시대의 완전히 달라진 생활방식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재난 영화나

바이러스에 관한 영화들을 보면 SF처럼 전혀 현실감 없는 가상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제

재난 영화나 가상의 영화들을 통해 재현되는 장면들이 영화보다 현실의 장면들과 오버랩이 되곤 한다.

인간의 욕심이 전쟁과 기상이변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결국 대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하나의 바이러스에 대처하고 나면 또 거기서 변종이 발생하여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다. 

우리가 늘 쉽게 접하는 떡볶이를 어느 날 갑자기 먹지 못하게 된다면.

책 속 스토리 중 떡볶이가 화자가 되어 전 세대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을

떠올리면 지금 현재의 우리 삶이 그러하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산다는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대상이 된 요즘의 현실. 그 끝이 불투명하기에 희망과 더불어 불안의 요소들까지 공존하

는 날들이 이어진다.


떡볶이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이토록 진지한 떡볶이라니 ~ 각각의 에피소드는 10명의 참여 작가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채롭고 맛깔나는 떡볶이로부터 온 메시지에는 사랑은 물론 사회문제, 그리고 삶의 기술과 방식 등을

짧지만 강하게 전달한다. 다양한 떡볶이의 종류만큼이나 수록 작품들을 읽다 보니 그들의 또 다른 글들이

저절로 궁금해지기도 한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진리를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끼

며 살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의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대목이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는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떡볶이.

이젠 떡볶이 먹지 말고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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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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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폐간 위기까지 갔던 샘터가 코로나로 온통 멈추고, 늦어진 세상에서도 꾸준히 새달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오고 있는 날들이 참으로 대견스럽다. 더워지고, 장마도 오락가락하는 요즘 노란 표지에

호랑이의 힘센 기상이 뭔가 기운생동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이번호에는 또 어떤 소식들이 실렸을까.

책이 도착하고 나서 휘리릭 먼저 훑어보다가 <할머니의 부엌 수업>에 이번호 소개 메뉴 중 하나인 감태가

맛있어 보여서 우리도 감태 김밥을 해 먹었다.

김과 파래보다 조금 더 바다 내음 나는 감태, 몸에도 좋다고 하니 더 건강하고 좋은 느낌.


이번호에는 요즘 한창 연예인 부부로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이슨을 만난다.

사실 코미디 프로 나 TV를 별로 보는 편이 아니라서 잘 몰랐는데 요즘 종종 TV를 틀면 이들 부부가

나온다. 선입견과 달리 참으로 알콩달콩 하고 예쁜 부부더라.

인테리어 디자인은 생업과는 별개의 활동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리고 특집기사는 한창 바캉스 시즌이 돌아오며, 코로나로 인한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대에 발맞춰

가까워서 좋은 동네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코로나 시대의 동선은 짧아졌지만 그만큼 또 다른 발견의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온통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그래도 빨리 종식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온통 트로트 열풍인 요즘. 이제 세대와 상관없이 트롯 맨들 이 대세가 되었다. 트로트 음악의 시작과

배경에 대해 읽다 보니 반가운 박태원 작가의 이야기도 이미 30년대에 폭스 트로트에 대한 언급을 했다.

근대미술 공부를 하다 보니 근대문학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유행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행동양식

이나 사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많은 사람의 추종을 받아 널리 퍼지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트로트와 바이

러스가 동시 유행하는 현실세계라는 책 속 문구가 참으로 씁쓸하다. 유행은 반드시 재유행을 거듭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겠다., 좋은 의미로 문화의 레트로는 반갑지만 바이러스 재유행은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겠다.

이번호에도 역시나 각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가 다뤄진다. 샘터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는 사랑방 같은 잡지다.  나무 한 그루가 주는 삶의 활력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이번호에서도 훈훈하게 담겼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또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무척 사소한 것

같지만 큰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게 만드는 것도 종종 사람임을 생각하면

삶의 어느 한순간도 소홀할 수 없다.

이번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에 대한 글,

불가능할 거란 생각보다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란 생각으로 창의력을 발휘해 답을 찾으려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온통 나쁘고, 온통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태도의 문제이다.

그리고 무소유에 대한 정의.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럽게 집안 여기저기를 정리하다 보니 특히 와닿는 구절이었다.


얇은 한 권의 책자. 샘터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이번호에도 여전히 풍성하고 유익하게 삶의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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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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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의 차이를 발견하는 교토 인사이트

 

일본의  인기 있는 관광 도시로도 잘 알려진 교토는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였다. 천황을 중심으로 귀족

정치가 행해진 중심지였던 지역답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조화 속에서 도시 곳곳의 매력을 다양하

게 경험해 볼 수 있는 도시이다. 책을 통해 교토라는 도시여행과 더불어 이 책의 저자는 일상에서, 혹은

장소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한 끗 디테일의 차이가 주는 사소함으로 차별화된 기록의 결과물들을 꼼꼼하게 담았다.

사소한 기록과 개인적 관점이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여행의 과정에서 발견하는

저자의 시선으로 교토 여행에 동행한다.

 

 

브랜드 마케터로 고객중심 사례와 디테일에 관심이 많은 저자의 책답게 책의 디자인에서부터 독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책의 겉표지 안쪽에는 저자의 교토 여행 동선을 담은 그림지도가 수록

되어있어 교토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에게 생생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니 이 책의 기획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안내서로서도, 마케팅 컨설팅으로서도, 그리고

일상의 순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사이트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선을 끌어낸다.

 

 

또 한 가지, 이 책은 누드 제본으로 제작되었다. 180도로 책을 펼쳐 볼 수 있는 편리함을 독자들에게 선사

한다. 책 한 권에 이렇게 세심한 배려가 담긴 디자인과 다양한 콘셉트의 콘텐츠가 담겨있어서 많은이들

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 같다.

 

책은 여행이라는 모티브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시선들을 발견하고 분석한다. 관광도시답게 접근 가능한

편리한 시스템이 공항에서부터 이용객들이 편의들 도와 감동의 순간들을 제공한다.

모든 사람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설계인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마침 책에 수록된 사진 장면 중 하나가 몇 년 전 내가 일본 여행 중에 담은 장면과 같아서 반가웠다.

관광지로 알려진 곳들 중에는 상업적인 일탈행위들이 빈번하기 일쑤인데 이용객들의 처우를 배려한

소소한 현장들은 또 한번 그곳을 찾고 싶을 만큼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여행은 무뎌진 자극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여행의 효용 또한 취향과 닿아 있을 때 최고조

로 올라간다고 하는데 여행의 트렌드 역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은 세계적인 코로나 여파로

세계여행 자체가 어려운 시기지만 이제는 명소 중심의 여행보다는 취향 위주의 여행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언젠가부터 나도 해외여행은 되도록이면 핫플이 아닌 조금은 고즈넉한 지역의 숙소를

중심으로 현지의 삶에 녹아드는 여행을 선호한다. 진정한 여행은 체험이 아닌 경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이 책의 중심 콘텐츠 중 하나 마케팅 관련 인사이트는 브랜드 구상을 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양한 콘셉트의 상점들의 소개를 통해 이 책의 모토이기도 한 "한 끗 디테일 차별화하여 성공한

브랜드나 제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입점하여 이제는 외국에 가지 않아도 되는 많은

브랜드들의 특징은 고객의 사소한 편의를 반영하고 있다는 유동성이다.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가

무인양품인데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월 출시되는 1년

다이어리를 통해 실용적으로 개선되는 것들이 반영되는 실용템들이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벗어나 좋은 물건을 발견하고자 하는 안목과 철학을 보여주는

<파운드 무지>를 통해 직접 생산하지 않고도 결이 비슷한 제품을 소개하며 제품의 폭을 넓히는 기업

마인드가 오늘의 성공을 끌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서의 교토는 흔적의 디테일과 색다른 공간 경험의 재생 공간으로서의

면모들을 담고 있다. 공예품을 알리기 위한 카페를 운영하며 공간에 초점을 맞춘 후 세대공감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구세대와 신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도시가 바로 교토의 현재이다. 구세대에게는 추억을 소환하게 하고, 신세대에게는 경험을

제공하는 교집합의 공간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한 일상의 설렘을 갖게 하는데 여행과 비즈니스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

트를 제공하는 책을 통해 사소한 발견을 끌어내는 시선과 기록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끌어내는지 다시

한번 실감한 시간이다. 마침 도시와 역사에 관한 책을 읽으며 현재의 교토를 마주하는 느낌이 교토라는

도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삶의 시선들을 교차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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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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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5회에 걸친 방송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인간과 동물의 더불어

사는 공존에 관한 <휴머니멀>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방송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책을 통해 좀 더

숙고하는 시간이 되었다. 휴머니멀은 생존을 위한 냉엄한 투쟁을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리얼리

티 프로그램으로 르포르타주 Reportage 프로그램이다.

르포르타주는 사회적인 현실에 대하여 보고자의 주관을 섞지 않고, 객관적으로 서술한 문학, 혹은 기록

문학으로 보통은 르포"라고 불리기도 한다.

살아있는 코끼리의 얼굴을 전기톱으로 베어 간 밀렵꾼, 가족이 무리 지어 사는 하마들을 총으로 사살하는

트로피 헌터, 돌고래에게 꼬챙이로 해를 가해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는 어부, 가축을 지키기 위해 독을

사용해 사자를 몰살시키는 주민들, 인간의 욕망을 여러 가지 핑계들로 무장하여 태연하게 자행하고 있는

장면들이 그려진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돈을 지불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논리로 합리화하여 진행되는

포획이나 트로피 헌팅인 부호들의 유희라고 일컬어지는 제국주의 시대의 정복자 문화에 기반을 둔 자원

수탈의 결과이기도 하다.

고치를 찢고 나온 누에로 명주실을 뽑는 것도 간접 살생이라며 비단 가사를 입는 걸 금지했던 부처님을

사람들은 코끼리의 목숨과 맞바꾼 상아에 고이 새겨 넣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코끼리가 무척

온순한 동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코끼리는 천적이 없는 거대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런 코끼리가 서커스나 관광객을 태우는 용도로 활용되기까지에는 잔인한 사육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는 코끼리가  학대의 대상으로, 아프리카에서는 밀렵의 대상으로 인간과 공존하는 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파리에서 공식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헌터들이 내는 자본들은 상당수가 부패한 정부 관료의 주머니

로 들어가거나 헌팅 업체로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적인 것들은 베일에 가려져 트로피 헌팅

이 아프리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주장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은 놀랍고 과히 충격적이다.

무관심하거나, 혹은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덴마크령의 페로제도의 그라인다 드롭 Grindadrap은 고래 집단 살육 문화를 뜻한다.

오랫동안 잔인한 집단 무의식은 그 뿌리가 생각보다 깊고, 거센 자기 보호 본능을 동반한다.

전통은 완고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다면 아주 조금씩 바꿔나갈 수도 있다. 잘못된 전통은 변화를

필요로 하고,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이토록 아름답게 보이는 장면의 현실을 매체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는 현실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인간 사회의 문화라는 명목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특정 동물에 대한 살육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실제로 생태계의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는 멸종에 대한 데이터들은 심각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수치이자 증거이다.

놀랍게도 일본에서 포획된 돌고래 수출 현황에서 우리나라는 수입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한동안 동물원에서 오락적인 목적으로 돌고래쇼가 진행되었고, 나도 몇 번의 관람

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마음 한편 이 뜨끔했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많은 거리를 이동하는 돌고래의 수명이 인공적인 환경에서는 반 이상 줄어버리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오래전 뉴스에서 곰을 사육하거나 포획하여 장기를 떼어내는 일들이 한창 이슈가 되었던 기억도 있다.

실제로 자연에서 사는 야생의 동물들은 임계 기 Critical period를 거치며 뇌 발달 시기를 거친다.

이 특정 시기에 뇌의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그 부분은 영원히 작동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시간이다.

많은 야생의 동물들을 보호라는 명목하게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들은 자연의 순환을 거스르고 문제점

들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이제 단 2마리만 남았다는 흰코뿔소, 네덜란드어로 넓은 코뿔소 'Wijd'가 영어로 'White'로

잘못 번역되며 흰코뿔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렇듯 자연은, 인간 문명의 발달 속도가 빨라진

것보다 훨씬 빠르게 멸종하고 소멸해 가고 있다.

아무리 인간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자연에서 생활하는 야생의 동물들을 인간의 힘으로 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절대로 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공존을 향한 첫걸음은 그래서 바로 인간과 동물의 이해가 우선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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