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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해 폐간 위기까지 갔던 샘터가 코로나로 온통 멈추고, 늦어진 세상에서도 꾸준히 새달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오고 있는 날들이 참으로 대견스럽다. 더워지고, 장마도 오락가락하는 요즘 노란 표지에
호랑이의 힘센 기상이 뭔가 기운생동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이번호에는 또 어떤 소식들이 실렸을까.
책이 도착하고 나서 휘리릭 먼저 훑어보다가 <할머니의 부엌 수업>에 이번호 소개 메뉴 중 하나인 감태가
맛있어 보여서 우리도 감태 김밥을 해 먹었다.
김과 파래보다 조금 더 바다 내음 나는 감태, 몸에도 좋다고 하니 더 건강하고 좋은 느낌.
이번호에는 요즘 한창 연예인 부부로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이슨을 만난다.
사실 코미디 프로 나 TV를 별로 보는 편이 아니라서 잘 몰랐는데 요즘 종종 TV를 틀면 이들 부부가
나온다. 선입견과 달리 참으로 알콩달콩 하고 예쁜 부부더라.
인테리어 디자인은 생업과는 별개의 활동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그리고 특집기사는 한창 바캉스 시즌이 돌아오며, 코로나로 인한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대에 발맞춰
가까워서 좋은 동네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코로나 시대의 동선은 짧아졌지만 그만큼 또 다른 발견의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온통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그래도 빨리 종식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온통 트로트 열풍인 요즘. 이제 세대와 상관없이 트롯 맨들 이 대세가 되었다. 트로트 음악의 시작과
배경에 대해 읽다 보니 반가운 박태원 작가의 이야기도 이미 30년대에 폭스 트로트에 대한 언급을 했다.
근대미술 공부를 하다 보니 근대문학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유행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행동양식
이나 사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많은 사람의 추종을 받아 널리 퍼지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트로트와 바이
러스가 동시 유행하는 현실세계라는 책 속 문구가 참으로 씁쓸하다. 유행은 반드시 재유행을 거듭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겠다., 좋은 의미로 문화의 레트로는 반갑지만 바이러스 재유행은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겠다.
이번호에도 역시나 각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가 다뤄진다. 샘터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는 사랑방 같은 잡지다. 나무 한 그루가 주는 삶의 활력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이번호에서도 훈훈하게 담겼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또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일은 무척 사소한 것
같지만 큰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게 만드는 것도 종종 사람임을 생각하면
삶의 어느 한순간도 소홀할 수 없다.
이번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에 대한 글,
불가능할 거란 생각보다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란 생각으로 창의력을 발휘해 답을 찾으려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온통 나쁘고, 온통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태도의 문제이다.
그리고 무소유에 대한 정의.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연스럽게 집안 여기저기를 정리하다 보니 특히 와닿는 구절이었다.
얇은 한 권의 책자. 샘터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이번호에도 여전히 풍성하고 유익하게 삶의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