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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쉽고, 수울술 잘 읽히고 재미도 있었다. 안 읽으면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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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묘한거야. 한 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현실에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을 무효로 만들어주는 특수한 시간, 그것이 여자들이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렇다 하게 정의 내릴 수 없었다. 고통이나 분노, 실망, 체념 그런 감각도 뭔가 또렷하게 와닿지가 않았따.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렇듯 깊이와 무게를 상실해버린 자신의 마음이 어딘가로 맥없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둘 장소를 마련하는 것 정도였다.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지 ㅇ낳았다. 진짜 아픔을 느껴야 할 때 나는 결정적인 감각을 억눌러버혔다. 통절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회피하고, 그 결과 이렇게 알맹이 없이 텅 빈 마음을 떠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