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척 공주 ㅣ 그림책이 참 좋아 8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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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작가의 책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미리 구경하거나 다른 독자의 리뷰를 참고하지 않고도 그냥 사는 편이다. 그만큼 삽화, 스토리, 구성, 이야기가 건네는 메시지, 모두 마음에 든다. 신작 <모르는 척 공주> 역시 적절한 타이밍에 영달이와 함께 읽은 좋은 책이다.

 

쥐덫 같은 데 갇혀서 둘이 집요하게 씨름하지만 승자가 없는 기분. - p.247 (앤 타일러, 놓치고 싶지 않은 이별 中) 부부싸움에 대한 모자람 없는 정의. 그렇다. 남편과 나는 가끔 싸운다. 승자도 없고, 승자가 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결국 승자 없이 기운만 빠지고 상처만 후벼파는 몹쓸 짓임을 알면서도 싸운다. 영달이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다짐하고도 필만 받으면 또 싸운다. 급기야 영달이는 엄마, 아빠, 얘기하지 말라고 선언했고 나는 찌질한 목소리로 엄마가 원래 목소리가 커서 싸우는 것처럼 들리는 거야, 라고 비열하게 변명하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공주, 왕자, 새, 생쥐, 공룡의 엄마 아빠도 우리처럼 싸운다. 공주는 모르는 척 밥을 먹고 혼자 놀다가 자신과 비슷한 입장에 놓인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난다. 그리고는 설움에 북받쳐 펑펑 울어대고 울음소리는 세상 멀리멀리 퍼져 그 소리를 들은 엄마 아빠들이 달려온다는 이야기. 영달이는 친구들이 엉엉 울어대는 장면에서 우는 시늉을 하며 슬퍼하기도 하고 재미있어 하기도 했다. 그봐, 영달아.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들은 다 싸우는 거야(정말?). 아빠는 이게 하고 싶고 엄마는 저게 하고 싶고 아빠는 이 생각을 좋아하고 엄마는 저 생각을 좋아하고... 그러다보면 싸우는 건데 싸우고나서 다시 사이좋게 지내기도 하고 그러는 거야. 영달이는 미심쩍어하는 눈치였지만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너무도 정직한 엄마는 다시는 안 싸울게, 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혀를 꽉 깨물고 눈을 질끈 감아가며 노력하고는 있지만 별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의 싸움으로 우울해 있거나 정서에 검은 줄을 확 그어버린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우리 엄마 아빠만 싸우는 게 아니었구나, 공감하고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그랬지만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은 본인 잘못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 생각이 다르면 누구나 싸울 수 있고 화해하고... 사는 모양새가 그렇다는 것. 아직 어리지만 모르는 척 할 정도면 이런저런 과정에 대해 알아두어도 괜찮을 법 하다. 그래도 아이 앞에서는 안 싸우는 부모가 되는 것이 최선이고 또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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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은가. 결혼식이 많네."

영달이와 어린이랜드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예식장 입구의 갓길이 주차해놓은 차, 주차하려는 차들로 붐볐다. 완연히 청명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퍼뜩 스치는 생각. 결혼기념일이 지나버렸구나. 나의 말에 남편은 정신없이 살아서 챙길 새도 없어, 바로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하긴 그래, 라고 대답하면서도 조금 서운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영달이 생일과 이틀 사이로 붙어 있어 사라져버린 내 생일과 정신없이 사느라 기억 저편으로 건너가버린 결혼기념일. 영달이라는 엄청난 존재감 앞에서는 그까짓 날들, 뭐가 중요한가 싶으면서도 굳이 합리화하려는 스스로의 모습이 쓸쓸하기도 했다.

 

결혼기념일에 나는 무엇을 했더라. 평소처럼 수업을 했고 사이버연수가 완료되었는지 체크했고 간간히 오가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했고 목소리를 쥐어짜며 방과후수업을 했고 퇴근해서는 영달이와 공원에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 자기 전에는 책을 읽었고 허리가 아파서 근육통 약을 먹었다. 오늘 하루도 별일 없이 마쳤다, 싶은 하루. 착한 하루였다. 남편은 갑자기 생각났다는듯 외쳤다. 그래도 당신 운동화 사신었잖아. 운동화! 아, 맞다. 나는 새 운동화를 샀다. 겉모양새는 멀쩡한데도 품이 늘어나 앞꿈치가 자꾸 앞으로 쏠리는 탓에 탄탄하게 모양이 잡힌 새 것을 샀다. 그런데 운동화는 언제라도 구입하는 품목 아닌가. 결혼기념일과 운동화는 별로 안 어울리지 않나. 물론 속생각을 그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영달이가 한창 인형뽑기에 꽂힌 적이 있었다. 우리 동네 가르텐 비어 옆에 두 개의 인형뽑기 기계가 놓여 있는데 우리는 거기서 다람쥐, 토끼, 비버 등을 뽑았다. 남편은 감각이 중요하다고 하고 나는 집중력을 강조하는 편인데 뽑기 실력은 남편이 좀더 우월하다. 하지만 영달이는 뽑은 인형 자체보다 인형을 골라잡는 과정, 뽑았을 때의 환호성, 놓쳤을 때의 안타까운 제스처 등을 더 좋아하고 엄마인 나는 그 모든 것을 과장되게 보여준다. 가르텐 비어는 남편과 내가 처음 만난 곳이다. 약 4년 후, 그와 그녀는 가르텐 비어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아기를 안은 채 인형을 뽑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복사실 철문에 손가락이 끼어 손톱의 상처가 채 낫지 않았던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남자는 인형을 향해 제대로 조준을 못한 여자를 탓하고 있고 그 남자의 눈빛에 마냥 부끄러워하던 여자는 곧 죽일 듯 남자를 쏘아보며 시끄러워요, 집중을 못하겠잖아! 괴성을 지르고 있다. 차마 상상도 못했던 장관이다.

 

 

 

 

 

 

 

 

 

 

 

 

 

 

그 와중에 읽게 된 책. 요즘 우리 학교 도서관에 신간이 잔뜩 도착해서 행복에 겨워하는 중인데 이 책을 발견하고 사서 선생님이 더 좋아졌다. 아름다운 책. 아직 다 읽지 않았는데도 이 책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임영태의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이 떠오르기도 하고 옛날 주말의 명화로 보았던 <마리안의 허상>이 생각나기도 한다. 아내의 부재로 인한 그리움과 깨달음. 이야기의 골자는 평범한데 오감에 호소하는 사실적인 디테일과 그 디테일을 어루만지는 작가의 안목과 솜씨가 상당하다. 그런데 문제는, 며칠 전 나얼의 '바람기억'이 너무 슬퍼서 더 이상 듣지 못하듯 이 소설 역시 더 이상 진도를 나가기에 너무 슬프다는 것이 슬프다.

 

지금은 이런 단점들에 대해 생각하는 게 좋았다. 그런 습성들이 짜증스러웠던 이유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짜증스럽다면 도로시를 그만 그리워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쩐지 그렇게 되지 않았다. - p.76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그의 단점과 함께 사는 일이 그의 부재를 견디는 일보다 좋았다고. 우리가 정신없이 살던 지금보다 옛날, 서로를 향한 정신이 좀 있던 그 시절, 우리는 서로를 인내하는 일이 참 힘들었다. 쿨하게 인정하면 좋은데 쿨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어서, 짜증짜증한 갈등과 끈적끈적한 인내로 서로를, 하루를 버텼다. 지금은 영달이라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존재와 상대하느라 대적할 시간은 커녕 두세 마디 이상의 대화조차 힘들고, 어쩌면 인생의 또다른 단계로 접어든 셈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서로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많았는지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래야 하지 않는가, 반문하기도 한다.

 

소설을 읽으며 그가 없는 나를 상상한다. 세차는 누가 하지? 영달이 담요의 토끼 날개는 누가 꿰매 주지? 쓰레기 분리수거는 누가 하지? 매트하고 이불은 누가 털지? 어항 청소는? 영달이 장난감도 조립해야 하고 운동화 끈도 그 사람이 더 잘 매는데... 몹시 간악하게도 그가 부재함으로써 불편해질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더불어 허구언날 널브러져 있는 것만 좋아한다고, 가슴은 없고 머리만 있다고 구박했는데 그가 널브러지기 직전 바쁘게 움직이던 모습과 머리를 써서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던 모습은 내 기억 속에서 싹둑싹둑 편집되고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상실과 부재를 묘사함으로써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왜, 어떻게 중요한지 통찰하는 소설. 한 치 앞을 모르기에 막 살아도 좋은 것이 아니라 한 치 앞을 모르기에 잘 살아야 된다고 격려하는 소설. 시종일관 덤덤하고 잔잔함에도 교묘하게 상처를 주었다가는 그것을 다시 치유하는 소설. 결혼기념일 즈음, 나는 운동화만 산 것이 아니라 앤 타일러의 <놓치고 싶지 않은 이별>을 읽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 책이 내게로 와서. 또 얼마나 안타까운가. 이 소설을 계속 읽기 힘들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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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0-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 타일러는 언제나 일상을 돌아보게 하죠. 일상을, 일상의 디테일하고 사소한 부분을 가장 잘 짚어내요. 페이퍼를 읽으면서, 앤 타일러는 깐따삐야님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깐따삐야 2012-10-17 11:37   좋아요 0 | URL
언젠가도 말했듯 다락방님의 추천도서는 대부분 다 재미있고(발췌, 인용하신 문장들을 보면 책욕이 마구 일어요!) 이제는 그 책들 중에서 저와 코드가 맞는 책을 고르는 재주까지 생겼습니다. 앤 타일러의 <종이시계>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치니 2012-10-1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 님, 요새 몰래 뭐 좋은 거 먹어요? 글이 다 예술입니다. :)

깐따삐야 2012-10-17 11:38   좋아요 0 | URL
요며칠 오징어회무침이 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었는데 어제 엄마가 해주셨어요. 그런 음식을 먹으면 마구 솔직해지나 봅니다.^^

조선인 2012-10-17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댓글에 한표. 뭘 먹으면 이런 글을 쓰시나요?

깐따삐야 2012-10-17 11: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징어회무침 입니다.^^

조선인 2012-10-18 08:25   좋아요 0 | URL
좋았어요. 저도 오징어를 먹겠어요. 불끈!

레와 2012-10-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표지는 참 고운데, 내용은 슬픈가봐요? 그래도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깐따삐야 2012-10-17 11:42   좋아요 0 | URL
책표지가 자물쇠 달린 옛날 다이어리마냥 아주 곱고 약간 촌스럽고 좋아요. 따듯한 감성의 레와님도 이 책을 싫어하진 않으실 것 같아요.
 

  내가 사는 도시에도 속속 백화점이 들어서고 대규모 마트들이 동동마다 거대하게 진을 치고 있지만 역시 발길이 자주 닿고 발길따라 마음까지 가 닿는 곳은 가깝고 낯익은 작은 가게들이다. 걷고 뛸 줄 알면서도 업어달라거나 안아달라고 어리광을 부리는 영달이 덕분에라도 어설프게 끙끙거리며 포대기를 두른 채 둘러볼만한 데도 동네의 소규모 가게들 뿐. 조금 멀리 나갔다가는 돌아올 때의 모습이 참 가관이다. 영달이는 나 힘들어! 땡깡을 부리고 이미 지쳐버린 나는 엄마도 힘들어! 라고는 차마 못하고 박찬호 허벅지와 추성훈 팔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한껏 사력을 다해 업고 돌아오곤 한다. 늘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직장맘의 자격지심으로 인한 자발적 수난이긴 하지만 내 등과 영달이의 배가 맞닿아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지점이 싫지 않은 이유도 있다.

 

  집 근처 횡단보도를 건너면 최근에 새로 인테리어를 마친 빵집이 보인다. 이곳은 주인 아저씨, 아줌마의 인상이 참 좋다. 아저씨는 깐깐하게 생겨서 적어도 못된 재료들을 반죽에 섞진 않을 듯 하고 주로 판매를 담당하는 후덕한 아줌마는 늦은 시간에 가면 덤도 얹어주고 학급에 단체주문이라도 하는 날이면 손이 더 커진다. 특히 아저씨가 매일 굽는 토끼, 오두막, 초승달, 아기곰 쿠키는 영달이의 인기 품목. 밤하늘의 초승달과 손에 쥔 초승달 쿠키를 비교하며 좋아하던 영달이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짜지 않게 양념한 아삭한 야채가 듬뿍 들어간 부드러운 야채빵과 옥수수 빛깔의 고소한 못난이빵, 가장 적정한 단맛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단팥빵과 빵의 기본, 소보루빵도 이 집의 베스트셀러다. 몇 걸음만 더 걸어가면 카페를 겸한 유명 베이커리들이 늘비하지만 신선한 맛과 편안한 분위기 때문에 쿠키나 빵이 생각날 때면 꼭 찾게 된다.

 

  철마다 옷을 구비하는 것도 일 중의 일인데 이제는 출산 전과 실루엣 자체가 달라도 너무나 달라져 내 스타일에 맞는 옷을 찾아 입는 것도 곤욕이다. 마른 몸이야 티셔츠에 청바지만 걸쳐도 멋이 나지만 감출 것이 많은 내 몸은, 더욱이 새참한 아가씨도, 중년의 귀부인도 아닌, 어중간한 연령의 애매모호한 계급의 나는 잘 맞는 옷을 고르는 일이 쉬우면서도 어렵다. 그 와중에 발견한 옷가게가 하나 있다. 주인 아줌마의 눈매가 고와서, 걸려 있는 옷들이 무난하면서도 나름 독특해서, 필요한 옷이 생기면 들르곤 한다. 요즘들어 좋아하는 옷, 싫어하는 옷에 대한 자기만의 취향이 생긴 영달이, 초록색에 꽂힌 영달이는 가게를 지나치며 "저 초록색 옷 예쁘다!"라고 외치기도 한다. 현금으로 흥정하면 곧잘 깎아주기도 하고 아줌마가 센스 있게도 내가 커버하고 싶은 부분을 꿰뚫고는 오래, 질리지 않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잘 골라준다. 남편은 당신은 왜 항상 똑같은 옷을 사느냐고 하지만 이제는 어떤 스타일도 소화할 수 있는 몸둥아리가 아니므로, 라고 말하기 보다는 잘 보면 조금씩 다 달라요, 소심하게 응수하곤 한다.

 

  그리고 학교 옆 중국집. 뜨겁고 매운 국물이 필요한 날, 짭짤하고 기름진 먹거리가 필요한 날, 바삭한 고깃덩어리를 오물거리고 싶은 날, 집밥의 담백함이 아닌 어느만치 자극성 있는 향미가 그리운 날, 내가 찾는 곳이다. 음식을 배달시켜서 랩을 벗길 때면 그 느낌이 반감되어 직접 걸어가서 먹어야 제맛인데 남편과 싸우고 화해의 언저리에서 같이 고개를 숙인 채 짜장면을 먹기도 하고 덜컥 찾아온 졸업생들과 함께 몰려가 간짜장과 탕수육을 먹기도 했다. 중국집은 왁자지껄함도 봐주고 흘리고 먹는 모습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늘 팔팔 끓는 물과 기름 덕분에 춥지 않은 분위기가 있어 좋다. 어느 날은, 씩씩하게 주문 전화를 받고 주문받은 내역을 주방을 향해 크게 외치는 주인 아줌마의 모습을 보며 짬뽕 국물을 넘기다가 울끈불끈 기운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 집은 너무 물렁하지도, 너무 덜 익지도 않은, 적당히 익은 양파맛이 일품인 간짜장과 두껍고 축축하게 씹히지 않는 바삭한 탕수육이 맛있다. 남편과 나는 먹을 때마다 똑같이 말한다. 왜 다른 집은 이렇게 못 만들지?

 

  그리고 이름처럼 정성이 있는 정성내과. 작년 봄에 기관지가 쑥대밭이 되어서 새벽마다 고통스럽게 컹컹 짖어대던 나를 살려준 곳이다. 혈관을 찾기 어렵다고 대학병원 간호사들마저 마구 후벼대던 내 팔에서 단 한번에 혈관을 찾아내 아프지 않게 링거주사를 놓아준 의사선생님이 있는 곳. 지쳐 있던 나는 따뜻한 전기요가 깔린 침대 위에서 똑똑 떨어지는 수액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깼다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손님을 받으려고 서둘러 진료를 마치거나, 약을 독하게 지어 금방 효과를 보게끔 재촉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쉬어갈 수 있게 해준 것이 새삼 고마웠다. 의사가운도 입지 않고 말투도 어눌한 의사선생님이지만 자분자분한 설명이 듣기 좋고 아파서 우울해진 나를 위로해 주시기에 단골이 되었다. 그만큼 자주 아팠다는 얘긴데 그 점은 좀 슬프네.

 

  이밖에도 아리따움의 보철 낀 수다쟁이 아가씨나 두청이라는 효과만점 진통제를 소개해 준 신세계약국 약사 아저씨, 적극적인 모과마냥 생겨서 영달이가 노골적으로 무서워하는 아가방 아줌마, 찾는 책은 어떤 책이든 그 다음날로 구해주시는 서점 아저씨 등 모두 부지런하고 중요한 나의 이웃들이다. 근거리에 이러한 가게들이 없다면 어떤 식으로든 나는 불편해지겠지. 정육점 아저씨 얘기를 듣자 하니 내가 혼수를 장만했던 가구점과 그릇점이 문을 닫고 이전을 한단다. 주인이 가게세를 두배로 올려주지 않을 거면 나가라고 했단다. 플래카드를 보니 유명브랜드의 스포츠 의류매장이 입점할 예정이란다. 주인장이 직접 운영한다는데 사업이나 경영과는 인연이 전혀 없는 남편과 내가 보아도 그 자리는 생뚱맞게 옷가게가 들어올 자리는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있는 사람이 더 하다고 그렇게 많은 점포를 소유하고도 모자라서 본인이 직접 나서려는가 보다. 우리는 이전을 앞두고 있는 가구점에 들러 원목 장롱을 구입하고 편백나무 토막을 두 개 얻어왔다. 영달이가 좀더 자라면 이 곳에서 책상을 사주고 싶었는데 차를 타야만 갈 수 있는 외곽으로 이전한다니 좀 아쉽다.  

 

  판매자의 얼굴 한번 보지 않고 말 한번 섞지 않고도 원하는 물건을 모두 살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오프라인에 거주하는 작은 가게들, 나와 함께 아침을 시작해서 나와 함께 어둠을 맞고 불을 끄는 그 친밀한 가게들이 나는 더 좋다. 알라딘이 책만 사는 공간이라면 이렇게 오래 머물지 않았을 것이다. 오가는 말이 있고 그 말 속에 사연과 풍경이 쌓여 구체적 기억으로 아로새겨지기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바, 그래서 우리 동네의 작고 오래된 가게들이 나는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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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0-1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수 있다면 추천을 다섯개쯤 하고 싶어요, 깐따삐야님.
깐따삐야님의 글이 있어서 저도 알라딘이 좋아요. 참 좋습니다.

깐따삐야 2012-10-11 12:26   좋아요 0 | URL
가끔은 다락방님의 칭찬을 듣기 위해 알라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흐음.( '')

레와 2012-10-1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집 중국집.. 아이고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습니다. 깐따삐야님! ^^


깐따삐야 2012-10-11 12:27   좋아요 0 | URL
집밥이 최고지만 그래도 가끔 빵, 간짜장, 짬뽕, 그런 것들이 생각날 때가 있죠? ^^

비로그인 2012-10-1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부러움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전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논,밭,,,가게들은 커녕 배달의 사각지대에서 살고 있어요...얼른 이사가야겠어요!흑

깐따삐야 2012-10-11 12:30   좋아요 0 | URL
논밭이면 공기 하나는 끝내주겠네요. 저희집은 도심 한가운데라 편리하긴 하지만 먼지도 많고 종종 시끄럽고 그래요. 홍보 트럭 지나가면 영달이가 언니들 목소리 막 따라하기도 하구요.ㅠ

코코죠 2012-10-11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편의 알흠다운 수필을 읽은 것 같아요...라는 댓글은 아껴둘 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 맘 표현해야 하나... 아, 잠 못 드는 밤 이 글을 읽어 다행이었어요. 못 참고 후다닥 읽어버렸으니 이제 한번 더 차근자근 읽어보러 갈래요.

깐따삐야 2012-10-11 12:32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참 오랜만이네요. 아주 오래전 사진이긴 하지만 가끔 잠옷 입은 채로 머리 쥐어 박고 있던 귀여운 오즈마님 사진이 떠오르기도 해요. 요즘은 안 아프고 건강하신 거죠? ^^

LAYLA 2012-10-1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청!!!!!!저에게도 궁극의 진통제인데 웬만한 약국은 인팔더라구요 ㅠㅠ

깐따삐야 2012-10-12 11:43   좋아요 0 | URL
아시는군요! 제가 웬만한 두통약은 다 잡숴봤는데 타이레놀이 역시 고전은 고전이지만 두청은 약국 이름처럼 신세계의 발견이었어요. 정말 효과 좋아요.
 

  나는 늘 오빠를 쫓아다니던 아이였다. "돌멩아, 노올자아-" 문밖에서 오빠를 찾는 동네 오빠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내가 먼저 뛰쳐나가 문 앞에서 오빠를 기다리는 식이었다. 놀거리, 볼거리 변변찮은 시골의 산 69-1번지에서 오빠는 혈육 이상으로 친구이자 선배이자 나의 모든 상대였다. 다섯살이라는 적잖은 터울 탓에 오빠는 대부분 나를 귀찮아했지만 거의 생래적인 책임의식으로 나를 챙겨왔다. 나는 입만 살아있는 드센 아이였고 가족의 희망을 넘어 마을의 자랑, 지역사회의 촉망받는 인재였던 오빠는 당최 속을 알 수 없는 수줍은 모범생이었다. 공부를 안해서, 틀린 문제를 또 틀려서 이따금씩 맞은 적은 있는데 오빠는 다정하다거나 친절하지는 않았다. 어릴적부터 무언가 절대적인 느낌과 의미로 다가오는 존재. 그냥 오빠였다.

 

  엊그제는 그런 오빠의 뒷모습을 따라 타박타박 걸었다. 진홍색 후드점퍼를 입은 오빠는 아직 단풍이 이른 푸른 숲길을 가로질러 성큼성큼 앞서 나갔다. 나는 유모차를 끌며 눈으로는 계속 오빠를 쫓았다. 그러고보니 오빠와 나란히 걸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오빠는 언제나 앞장 서서 걷거나 뒤에서 따라오곤 했다. 오빠 옆에서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고 싶은데 영달이를 챙겨야 해서 발길이 자꾸만 뒤쳐졌다. 오빠와 올케언니는 세심정으로 올라갔고 남은 가족들은 법주사 안으로 들어가 보리수 구경, 사람 구경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24시간 깨어 있어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도시 서울과, 오빠가 문재인 후보를 싫어하는 개인적인 이유, 언니와 집안일을 균등하게 분담한다는 놀라운 사실 등 엄마의 입을 통해 여러 소식들이 오갔다. 나는 어린 시절, 오빠가 소풍날 파란 점퍼를 입고 개구쟁이 웃음을 지으며 찍은 사진, 모처럼의 연휴 동안 수염을 깎지 않아 거뭇거뭇해진 턱선, 영달이를 바라보던 눈빛 등 갖가지 이미지를 떠올리며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녁에 오빠는 영달이를 바라보며 "애가 참 똑똑하구나. 똑똑하게 키워야지." 그런다. "똑똑하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닌데 뭐." 내가 시큰둥하게 응대하자 "그래도 머리가 좋아야 살기가 편해." 대꾸했다. 모르겠다. 오빠는 아이 잘 키우라고 한 말일텐데 나는 오빠가 늘 담담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미심쩍었는가 보다. 영달이는 가끔 보는 외삼촌이 썩 마음에 드는지 입에 떡도 넣어주고 뽀뽀도 해주고 덥썩 안기기도 하고 평소에 안 하던 살가운 태도를 보였다. 용돈을 사양하는 영달이에게 오빠는 쿨한 척 하지 말라고 퉁박을 주었고 영달이가 부끄러운 듯 마지못해 용돈을 받아들자 가족 모두 웃었다.

 

  다음날 친정에 가보니 오빠가 내 책장에 있는 책들 중에서 세 권을 가져갔단다. 한 권은 <욕망해도 괜찮아>인데 나머지 두 권은 모르겠다. 나는 오빠가 읽을만한 책을 눈에 띄는 곳에 더 많이 꽂아두지 않은 것이 문득 후회되었다.

 

  오빠와 나는 무언가를 이루고 그것을 함께 즐기거나 나눌 시간 없이 떨어져 지내게 되었고 이제는 무언가를 이루려던 시절의 추억과, 사뭇 지친 기색으로 나이 들어가는 지금의 모습, 그 간극 속에서 서로를 향한 눅눅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을 느낀다. 오빠는 마냥 징징거리던 짬보인 내가 본인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며 사는 것 같은 오빠가 실상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세상 그 어느 곳에 갖다 놔도 자신의 둥지를 틀고 재미를 찾을 생명력 강한 오빠지만 내 먼 기억속에서부터 지금껏 오빠의 모습은 한결같이 외롭고 높고 쓸쓸한 커다란 나무 같다.

 

  항상 만남의 반가움에 이은 작별의 순간, 그 이후의 여운에는 슬픔과 답답함이 뭉근하게 고이곤 한다. 나는 여전히 오빠 앞에 서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이 되어버리고 행여 나의 알은체와 상관없이 오빠는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길을 갈 것이지만 오빠의 뒷모습이 오래오래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다음 만남에는 오빠가 좋아하거나 좋아할만한 책을 집안 여기저기에 떨구어 놓아야겠다는 다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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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2-10-0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내셨구나, 깐따삐야 님.
전 오빠 둘이 네 살, 다섯 살 터울이라 맨날 쫓아다녀도 퉁박만 받고 가끔 놀아주면 꼭 울려서 수도꼭지라는 별명을 듣고 살았어요. 이제는 다들 커서 자주 보지도 못하지만, 오빠 늙은 얼굴 보면 괜스레 마음이 짠 하고.
ㅎㅎ 그런데 왜 돌멩이라고 불렀대요?

깐따삐야 2012-10-04 12:43   좋아요 0 | URL
치니님도 오빠가 두분이나 있으시군요! 오빠도 나가서 또래들과 맘껏 놀고싶은데 어린 동생을 챙겨야하니 귀찮았을 것 같긴 해요. 저도 일년에 고작 몇 번 만나는 게 전부지만 피곤해 보이거나 그러면 한동안 계속 마음이 안좋아요.
오빠 이름이 돌멩이와 비슷해서 동네 오빠들이 돌멩이, 돌맹이 동생, 그렇게 부르곤 했어요.ㅋㅋ

다락방 2012-10-03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깐따삐야님. 글 좀 자주 써주세요. 이 글이 무척 좋아요.

나는 오빠가 읽을만한 책을 눈에 띄는 곳에 더 많이 꽂아두지 않은 것이 문득 후회되었다.

여기엔 빨간 볼펜을 들고 밑줄을 긋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 문장에 다 녹아들어있어서요.

깐따삐야 2012-10-04 12:4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처럼 하루하루가 시트콤처럼 재밌으면 좋을텐데 저는 주로 지친 몰골을 한 채 기계인간처럼 살고 있어서 쓸거리도 없고 쓸 시간도 별로 없답니다. 그 점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짬짬이 알라딘에 글 남기고 좋은 글, 좋은 책, 구경하며 쉬어가는 이 시간이 참 좋아요.

가족이란 참 오묘하고도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관계여요.^^

감은빛 2012-10-0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으면서 저는 여동생에게 어떤 오빠였을까 궁금해지네요.
아, 아마 알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결코 좋은 말이 나올 것 같지 않거든요.

이 글 참 좋네요.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깐따삐야 2012-10-05 13:19   좋아요 0 | URL
세상의 모든 오빠와 여동생의 관계란 그런 모양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은빛님. 종종 뵈어요.
 
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하루하루 비슷하게 살다 보면 다른 생각,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나를 비롯 동료들을 바라보면서 드는 짠한 소회.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날마다 다른 옷을 입으면 뭐하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인데. 홍삼란이나 유정란이나 알고 보니 다 그게 그거였더라는 뉴스도 들려온다. 며칠 전 영달이는 베스킨라빈스의 슈팅스타를 먹다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더니 희한한 표현을 했다. 엄마! 아이스크림이 웃고 있어! 나는 유레카라도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는 지루한 글을 쓰는 작가들을 향해 코웃음을 쳤고 새로운 문장을 찾아 헤매는 스스로를 쥐어박았다. 이 책은 그 와중에 골라든 책. 씨네21의 이다혜 기자는 직업의 특성 상 나보다는 많은 사람들,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날 테고 영화를 잘 보기 위해, 잘 본 영화에 대해 잘 쓰기 위해, 나보다 더 다양한 책을 읽고 참신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 길에 듣는 이숙영의 방송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전화목소리, 그 담백함과 수수함이 좋았고, 한편씩 골라주는 영화 또한 백퍼센트 재미있어서, 얼굴도 모르지만 믿음이 생겼다.

 

  서점주인 아저씨 왈, 이 책이 신문에 났나요? 나 말고도 찾는 사람이 또 있었는지 책 표지에 전화번호가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할 수 없이 입맛을 다시며 서점을 나왔고 그 다음날에야 이 책을 구할 수 있었다. 책은? 재미있었고, 좋은 문장도 있었고, 알퐁스 도데의 어린왕자니 하는 엉터리 구절만 없으면 곁에 두고 보기 괜찮은 책이었다. 물론 헤밍웨이나 나쓰메 소세키 같은 거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조금 더 나아가도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급선회해서 꾹, 맺어버리는 글을 읽을 때는 기자근성인가 싶기도 했지만 요즘 <테레즈 데케루>와 <밤의 종말>을 연달아 읽어내며 테레즈의 캄캄한 마성에 휘둘렸던 나로서는 이 두툼하지만 부담없이 상큼한 책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그렇게 시간이 간다. 꽃이 아닌 꽃받침으로. - p.23

 

즐기는 게 이기는 것이다. - p.44

 

그렇다. 맛있는 건 언제나 옳다. - p.72

 

인간은 사랑받을 타이밍을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보다 얻어맞을 타이밍을 알아챌 수 있는 쪽을 선호하게 된다. 적응이란 그런 것. - p.150

 

야구는 결코 완성되지 않는 예술품 같아서 기쁨의 순간은 있어도 궁극의 만족은 얻을 수 없다는 것을. - p.201

 

종교는 우리의 고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런 이유로 때로는 잔인한 눈속임일 수도 있는 것이다. - p.218

 

여자는 연애도 글로 배우려들고, 남자는 '기분' 대로만 하려고 든다. - p.271

 

감정을 통역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녀의 아찔한 고독. - p.301

 

세상에 익숙해진다는 건 자라고 하면 다시 잠을 잘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 p.357

 

  인용한 문장들 외에도 한번 쯤 고개를 끄덕이거나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이 별다른 꾸밈없이 경쾌한 글 속에 맛있게 어우러져 있다. 고전 위주로 솎아놓은 무겁고 빤한 서평집이나, 최근에 읽고 좀 실망한 닉 혼비의 <런던스타일 책읽기>처럼 제멋대로의 스타일도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혼이든, 비혼이든, 여성이라면 한뼘 점도 더 공감할만한 재미있는 리뷰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거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책인데도 가지고 다니며 읽었을 정도면 뭐.

 

  특히 부록으로 실린 다혜리의 책 정리법은 심하게 공감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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