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학 2007년 겨울호. 올해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문혜진 외 이문재, 강기원 시인의 시들도 함께 실렸다. 시나 소설 보다도 특집으로 실린 '우리 시대의 서사'와 평론가 이광호가 요즘 젊은 소설들에 두루 엿보이는 초연함에 대해 '너무나 무심한 당신'이라는 타이틀로 쓴 기획 평론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서점에 들렀다가 문학동네가 가을호 밖에 남지 않은 것을 보고 그냥 나오려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계간지를  읽고 싶어서 구입한 책이다. 계간지는 파편적인 구성 때문에 밀도 있는 독서가 되진 못하지만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게 미덕이다.

 

  스누피를 읽더니 이젠 에코다. 잘 쓰고 싶은 '진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더라는. 확실히 읽고 났을 때 도움이 되는 책이긴 한데 번역이 심하게 엉터리다. 거듭 읽어도 의미가 모호하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그냥 에코에게 전화하고 싶어지더라는.

 방법보다는 자세에 대해 조언하는 책. 그래서 읽고나면 마음가짐은 달라지는데 눈앞에 놓인 백지는 여전히 새하얗다. 아까 내리던 비는 이제 눈으로 바뀌었고 머릿속도 하얗다. 이를 어쩌면 좋을꼬.

 

  작년에 '마음'과 함께 읽었던 나쓰메 소세키의 책. 막무가내 청년이 시골학교의 수학교사로 발령받으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준다. 오쿠다 히데오 식의 적나라하고 시끌벅적한 유머보다 소세키의 유머가 훨씬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능청스러운 무대뽀. 하지만 알고보면 착하고 정의로운 우리 도련님. 초임 발령을 받고 엉망진창으로 첫해를 보냈던 과거 내 모습과 오버랩되어 더 재밌는 소설. 칙칙한 날씨에 꺼내 읽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나쓰메 소세키는 타고난 작가인 것 같다. '마음'을 쓴 그와 '도련님'을 쓴 그가  같은 사람이라는 게 신기하다. 두 작품이 너무 다르지만 둘 다 훌륭하다.

 

 기독교인들이 성경책을 꺼내 보듯 짬날 때마다 보고 있다. 잠언집이라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마음 속으로 시 낭송하듯 읽으면 된다. 차를 곁에 두고 읽으면 승방에 온 것처럼 고즈넉해질 때도 있다.

 요즘 살펴보니 내 책장엔 러셀의 '행복론'도 있고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도 보이고 쇼펜하우어의 '인생론'도 꽂혀 있더라는. 아마도 무진장 잘 살아보고 싶었나 보다. 이젠 더 이상 그런 책들은 안 사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진장 잘 살고 있지는 않다.

 

  베스트 아카데미 수상작 컬렉션. '로마의 휴일'을 다시 보고픈 마음에 구입한 DVD 컬렉션이다. 그 외에도 '무기여 잘 있거라', '아가씨와 건달들' 등 좋은 고전영화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점. 나는 선하고 풍만해 뵈는 여배우보다는 깜찍하거나 청초한 여배우를 애호하더라는. 일례로, 잉그리드 버그만<비비안 리. 

 10편 중에 6편 봤다. 그 가운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보다가 껐다. 잉그리드 버그만 때문일까. 지루했다. 다음엔 재밌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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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장 잘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깐따삐야 2008-01-11 12:50   좋아요 0 | URL
깜딱이야! 있으면 어디 댓글 달아보라구 합시다.^^

깐따삐야 2008-01-11 13:22   좋아요 0 | URL
모가지가 없어 슬픈 살청이여.
언제나 산만한 편 댓글이 많구나.
- 깐천명

깐따삐야 2008-01-11 13:29   좋아요 0 | URL
싸구려만 입으시니까 그렇죠. 신축성이 좋은 걸 입으셔야지.
삐쳐야 할 사람은 저라구요. 잉크님한테 살청제나 투약하구 말이죠.
같은 야양청스교끼리 상부상조하지는 못할 망정. 미워요!

치니 2008-01-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쏘쎄키 작품 중 젤 좋았던 건 <그 후>. 안 읽어보셨으면 추천입니다 ~ ^-^

깐따삐야 2008-01-11 12:56   좋아요 0 | URL
아, 서점에서 봤어요. S양이 그 책 보고 그러더라구요. 언니! 언니가 좋아하는 소새끼야 소새끼! -_-
보관함에 넣어두었답니다.^^

마노아 2008-01-11 15:01   좋아요 0 | URL
소 새끼.. 어쩜 좋아요..ㅜ.ㅜㅋㅋㅋ

깐따삐야 2008-01-11 23:1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S양도 제 덕분에 유식해지는 거죠. ㅋㅋ

다락방 2008-01-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놔.)
제가 하루만 참았으면 여기에 땡스투 할수 있었던거잖아요. 그쵸? OTL

깐따삐야 2008-01-11 13:23   좋아요 0 | URL
(아 놔.)
괘안습니다. 괘안치 않으면 머? ㅋㅋ

미미달 2008-01-1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와 도넛과 커피 ! 굿 !!!

깐따삐야 2008-01-11 23:18   좋아요 0 | URL
갈피접기라는 카테고리를 우리 미미달님이 잘 이해를 못했구나. ㅋㅋ
그래도 영화와 도넛과 커피는 굿!!!

2008-01-12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