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우울증 - 강기원
나는 즐겁다 (즐거워야 한다) 나는 너그럽다 (내 심장은 퀼트처럼 조각나 있다) 나는 웃는다 (울음은 멈춰지지 않으므로) 나는 늘 기도한다 (십계명의 '하지 말라'가 '하라'로 읽힌다) 나는 노래한다 (내 귀를 막고) 나는 아픈 적이 없다 (병명을 모른다) 얼굴 위에 얼굴을 덧씌운다 (버릇이 되면 숨 막히지 않는다) 나는 나다 (나는 내가 아니다) - '세계의 문학' 제32권 4호(2007 겨울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