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96611



주하와 놀고 있는 저 비둘기.. 참 이뻐보인다.  얌전히 먹이를 주기를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 제대로 사람과 노는 법을 아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비둘기가 무섭다. 그깟게 뭐가 무서워~ 라고 하면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해야겠다..ㅡ.ㅡ
오래 전의 일이다.  비둘기 떼가 모여 사는 광장이 있었다. 이 비둘기들이 사람들과 아주 친숙해서, 먹이 주는 걸 알았다. 조리퐁 한 봉지를 사들고 가서 휘익~ 뿌려주면, 떼로 몰려다니며 먹이를 먹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 재미로 많은 사람들이 비둘기 먹이를 사가지고 와서 뿌리곤 했다.

한데, 난 몰랐다. 굶주린 비둘기 떼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로 살아가던 비둘기들이, 한 겨울에 인적이 드물어지자 먹이를 제대로 구하지 못한 것이다. 
멋도 모른 채, 오랜만에 그 곳을 찾은 나는 버릇대로 조리퐁 한 봉지를 샀다. 그리고, 돌아선 순간... 헉 ㅡ.ㅡ;;; 그 많은 비둘기 떼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성급한 비둘기들 일부는 조금이라도 더 내 옆으로 가까이 오려고 푸드득 거리며 자리 다툼을 해대고, 봉지를 뜯는 순간순간을 감시하고 있었다.



봉지 안에 손을 넣어 조리퐁을 뿌렸다. 완전 아귀다툼이었다.  급기야는 뿌릴때까지 못참고 손 위까지 노리는 비둘기가 나타났다. 봉지를 직접 노리는 비둘기도 생겼다. 내 머릿속에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The Bird'의 장면장면이 둥둥 떠다녔다.  이것들이 언제 나를 노릴지 몰라 심히 불안해졌다. 난 다급히 봉지를 거꾸로 들어 휙~ 뿌려버리고 도망을 쳤다. 

가슴은 콩닥거리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저쪽에선 아직까지 비둘기들의 먹이다툼이 계속되고 있었다. 새까맣게 땅을 뒤덮고, 서로 부딪혀가며 정신 없는 모습을 보니 다시는 비둘기를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둘기가 무섭다..

아래 사진은 그 광장에서 효주랑 성재가 외할아버지와 천진하게 놀고 있는 모습.... 여름에 사람이 많을때는 저것밖에 안모인다.. ㅡ.ㅡ  자기들도 배 부르다 이거지~~   
효주는 비둘기 주랬더니 자기가 먹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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