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라면
린다 하워드 지음, 정성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어쩐지 신간이 벌써 나온다 했더니, 표지 뒷편을 보니 <린다 하워드의 숨겨진 작품>이란다. 그러고 보니 제목(원제는 All that glitters)도 어째 좀 고전적인것 같다.  어차피 린다 하워드 작품이라면 다 읽었겠지만, 신간이 아님을 알고나니 약간 배신감이 느껴진다.

간만에 고전적인 정통 로맨스 소설을 읽은 셈이다. 부자에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남자와.. 뇌쇄적인 미모를 가진 순결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마치 린 그레이엄 류의  할리퀸을 장편으로 읽은 느낌이 들었다. 요즈음의 로맨스 소설은 대체로 이런 정형성을 따르지 않기에,  어찌보면 신선하게도 느껴진다.

부자인 늙은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갖은 악성 루머에 시달려온 제시카 스탠튼은 남편이 죽고도 사교계를 피해 살아왔다.  그 남자 니콜라스를 만날때까지...
제시카를 돈만 아는 매춘녀라고 생각해온 니콜라스는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카에게 한없이 빠져든다. 결국 결혼까지 제안해가며..

문제는 제시카가 사실은 순결한 몸이라는거다. 몇년간의 결혼생활이 있었지만, 그들의 관계는 단지 플라토닉할 뿐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남자주인공 니콜라스는 순결을 끔찍히도 중히 여기는 남자다. 결혼만은 순결한 여자와 하겠다고 외칠 정도로..-.-;;  그러는 넌 순결하냐?
아무래도 한참전에 쓰여진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요즘이야 이런 얘기가 거의 없지만, 한때 로맨스 소설들은 여자의 순결에 엄청나게 집착했다. 작가가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순결하지 않으면 사랑의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듯 매달렸고, 내가 어렸을 때는 또 그걸 당연스레 받아들였다.  뭐, 요즘 그런 얘길 읽으면 코웃음을 치지만...

난 부드럽고, 여자를 한없이 아끼는 남자주인공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오만하고 강압적인 남자 니콜라스가 좀 더 고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애타하고, 좀 더 고개를 숙였으면 좋겠건만.. 작가는 제시카의 마음고생만큼의 보복을 해주질 않아 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내 가슴을 뛰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고,  두근거리게도 만든다.  로맨스 소설로서의 값어치는 충분한 셈이라고나 할까... 이것이 별 세개를 주려다 네개를 주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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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4-2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가슴을 뛰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고 두근거리게 만들었다니 추천!^^

날개 2005-04-24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히히.. 고마와요~~^^*
새벽별님, 맞습니다.. 그 목적으로 보는거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