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1
나오미 아키모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틀림없이 그저 그런류의 잔잔한 만화일거라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제목도 그림도 그다지 땡기질 않았다. 절판이라는 특수상황이 아니었다면 과연 내가 이 책을 보게 되었을지는 미지수다. 사놓고서도 며칠을 지나고, 다른 책을 다 읽고난 후에야 집어든 이 책은.. 그러나 첫 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탐정이지만 너무 착하고 마음이 여려 손해만 보고 사는 남편 토시히로와..  콧대높은 톱모델로 활동하다가 토시히로에게 반해버려 모든걸 버린 아내 나츠미,  귀엽고 똑똑한 초등학교 1학년 딸 리카..  이 세 사람이 책의 주인공이다.  엄청나게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모든 걸 보듬고 사는 가족..  이 가족의 놀랄만큼 낙천적이고 태평스러운 행복론에 나도 모르게 물들어간다.

어려운 사람을 결코 지나치지 못하는 토시히로나.. 맘약한 남편을 나무라다가도 결국엔 자신도 동조해버리는 나츠미나..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 왕따 같은건 결코 두고 못보는 리카나..  참 어울리는 가족이고, 그렇기에 행복해질 수 있는 가족이란 생각이 든다.

세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는 한가지 일화..  버려진 고양이를 본 나츠미와 리카가 가난한 살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집에 들어왔지만.. 하루종일 불쌍한 고양이 생각에 괴로워한다. 결국 고양이를 데리러 가지만 다행히 누군가가 데려갔는지 고양이는 없다. 그런데, 밤에 퇴근하는 토시히로의 품에는 바로 그 고양이가 안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은 리카의 사랑스러움..^^

수영을 못하는 리카에게 옆집 기이치란 총각이 가르쳐 준다고 하자..
"정말? 아저씨가 진짜로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이 은혜는 내가 크면 아저씨랑 결혼해 주는걸로 갚을께요."
라고 하지를 않나..

선생님이 리카의 수학이 좀 모자르다는 얘기를 했다는 엄마의 말에..
"엄만 내가 계산적인 인간이 되면 좋겠어?" 라고 하여 미소를 짓게 만든다..

"밥만은 가족과 같이 먹고 싶다"는 이 가족의 평범한 행복론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어 그들을 돌아보게 만들고, 급기야 읽는 독자들에게도 파급효과를 나타낸다.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난해도 사랑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물씬물씬 든다..

아아~ 열한권 읽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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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3-2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미있죠? 리카도 너무 귀엽구.. ^^ 보고 있자면 웃음이 나더라구요.

날개 2005-03-2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역시 보셨군요..! 전 리카를 보면서 왠지 로드무비님 댁 주하가 생각나더라구요..^^*

로드무비 2005-03-27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주하가 생각나셨다니! 황송해라!^^
저도 앙상블 좋아해요.

날개 2005-03-2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보셨군요..^^ 안보셨으면 보내드릴려고 했는데..ㅎㅎ

로드무비 2005-03-2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앙상블 예전에 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