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호랑녀 > 독도스터디 두번째

아이와 함께 지난번에 일본의 주장에 대해 공부한 후, 이젠 내가 궁금하여 그 대응논리가 뭔지 찾았다.

냄비같은 아이는 이미 식어서 벌써 관심이 요요로 옮겨갔는데, 늘 뒷북인 나는 이제서야 난리다...ㅜㅜ

우선 선점의 논리에 대하여.

다시 복습하자면 선점했다는 뜻은,

1.주인없는 지역이어야 하며,

2.그 주체가 국가여야 하고,

3.선점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4.그 지역을 실효적으로 점유해야 한다. 덧붙이자면 이해관계국에 통고해야 한다.(통고 부분은 필요 없다는 학설도 있단다)

첫번째, 독도의 주인이 없었는가.

일본 정부는 1905년 2월 22일에 이미 고시를 통해 독도를 시마네현 관할 하에 두고 일본인 한 사람이 독도에 집을 짓고 강치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때 아무런 문제제기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때 독도는 주인이 없는 지역이 아니었다. 무주지란 주민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국가에 속해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일정한 문명수준에 이르지 않은 토착민이 거주할 때 혹은 국가 개념 없이 개인적으로 거주할 때 아무 문제 없이 선점해왔었다. (호주도 그랬고, 남태평양의 많은 섬들도 그랬다. 아마 아프리카도 그랬겠지.) 즉 주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이다.

독도가 고려 혹은 조선에 속해있었다는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 뿐만 아니라 고려사 지리지, 성종실록, 정조실록 등에도 다 나와 있다.(문제는 여기 등장한 독도의 이름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삼봉도, 가지도, 우산도 등... 일본은 이 섬들이 모두 울릉도를 칭한다고 주장한다.)

또 한 가지, 조선의 공도정책, 그러니까 섬을 비워놓는 정책이 영유권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일본의 기록에 보자면, 일본외무성 기록 중 '죽도고찰 상중하' 라는 기록이 있는데, 1616년에 일본이 독도에 출어하려는 일본인 어부에게 '御朱印'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어주인이란 외국에 나갈 때 주는 것이므로 일본이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이미 간주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두번째, 선점 주체가 국가였으며 선점의사를 대외적으로 공포했는가.

일본의 고시는 일개 지방자치단체에 불과한 시마네현의 고시였을 뿐, 국가행위가 아니었다. 또한, 이해관계국인 대한민국의 정부에 이를 통고한 바도 없다.

일본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통고 의무가 선점의 요건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제법상 판례도 있다고 한다.

세번째, 실효적인 점유가 있었는가.

실효적인 점유란 그러니까 행정적 군사적으로 점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주장은 1905년과 6년에 독도의 현지측량이 있었고, 4명의 일본인에게 해려어업허가 를 한 사실, 그리고 그 단속규정을 수차 개정한 사실 등을 들면서 실효적인 점유를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법의 판례에 의하면, 측량에 의한 실효적 점유를 부정한 판례가 있고, 어로 관계는 영토의 영유나 귀속, 주권 관계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판시했다. 그러니까 일본이 거기서 측량하고 고기잡았다는 얘기는 실효적 점유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강제로 강탈하여 항의를 할 수 없게 해놓고선 뺏어간 것이므로 완전 무효다!

일본은 을사5조약이 체결(1905년 11월 17일)되기 전에 자기네 땅이라고 고시했으므로 외교권 강탈 이전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1903년 12월부터 일본 군대가 서울을 완전히 점령한 상태였고, 1904년 2월 한일의정서를 강제로 체결한 후의 일이므로 사실 일본의 독도강탈을 한국정부가 알았다고 하더라도 한국 정부로서는 항의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국정부에 공식적으로 독도를 지네가 가져갔다고 얘기한 건 1906년 3월이었다. 을사조약 이후의 일이다.

차분하려고 하지만... 독도 얘기만 나오면 흥분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은 벌써 독도문제에서 관심이 떴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그 대가로 다른 걸 받을 수 있다면 줄 수도 있다고 얘기했단다. 아마 아이의 논리가 아니라 그 부모의 논리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아이는 통일도 싫다고 했단다. 가난한 사람들하고 합치게 되면 우리가 세금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수학 문제 하나,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기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이기를 바란다. 아무 생각없이 불쑥불쑥 말만 내뱉는 게 아니라, 무슨 문제가 생기면 갑자기 활활 타오르다 스르르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이기를 바란다. 나한테 참 부족한 부분인데, 역시 그 유전자밖에 주지 못했으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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