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가 준 행복 말로 다 할 수 없고
당신이야말로 내게 정말 소중했으나
무너지는 그대 모습 더 이상 볼 수 없어
나 이렇게 떠나요.
꼭 행복하세요.
그간의 내 삶과 행복을 지켜 주느라 그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한결같은 맘으로 참아 내며
모두가 날 떠나도 끝까지 내 곁을 지켜 준 당신.
이제 당신을 놔줘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두 사람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잖아요.
버지니아.












내가 글로 쓰고 싶었던 건...
한 순간의 느낌일 뿐이야.
당신이 들고 온 꽃의 아름다움이나 이 타월의 감촉과 내음, 그리고 이 천.
우리의 감정... 당신과 나의 느낌.
추억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모습.
이 세상 모든 것.
뒤엉켜버린 인생.
바로 이렇게 말이야.
근데 실패했어.
난 패배자야.
시작이야 어쨌든 이제 남은 거라곤 ...
꼴난 자존심과 어리석음 뿐.






죽고 나면 어떻게 돼요?
죽고 나면?
우리가 온 곳으로 돌아가지.
난 어디서 왔는지 기억 안 나는데.
나도 기억 안나.
작아 보여요.
맞아. 죽으면 그런 거야. 아주 작아 보여.
근데 편한가봐요.





본가로 가면서 댈러웨이 부인은 물어 본다.
그러면 중요한 게 뭘까?
내가 숨막히는 삶을 끝낸 후에도 세상은 멀쩡하게 돌아간다면
미련이 남을까?
그걸로 세상도 끝난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까?
죽음이 해답일 수 있어.
죽음이 해답일 수 있어.

어느 날 아침... 새벽녘 잠에서 깼는데 뭔가 될 것 같았어.
그런 느낌 아니?
이런 생각이 들었지.
이제부터 계속 행복할 거야.
이건 시작이고 더 큰 행복이 올 거야!
다 헛된 기대였고 더 이상 아무 것도 없었지만,
그 순간 행복했고, 바로 그 순간이... 전부였던 거야.



내 생각을 말해볼까?
난 어둠 속에서 혼자 고통받는데
그 고통을 아는 건 나뿐이란 거예요.
내가 사라질까봐 당신 두렵댔지?
당신처럼 나도 두려워요.
이건 내 인생이예요.


우리도 한 때 더할 수 없이 행복했지.


왜 누군가가 죽어야만 하지?
남은 사람들이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죠.



남모르게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죽고 싶을 때가 있지요.
한번은 호텔에 간 적이 있었죠.
결국 죽진 못하고 결심만 하게 됐죠.
둘째를 낳는 즉시 가족을 떠나기로
그렇게 한 거예요.
어느 날 아침, 식사준비를 끝내고,
버스를 타고... 그렇게 떠났어요.
편지만 남긴 채...
내가 한 일을...
후회한다고 말할 수있다면 좀 편할 수 있겠지만 부질 없는 짓이죠.
그건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다 변명일 뿐...
그래요. 누구도 용서하지 못할 짓이 됐어요.
죽음 같은 현실보다 삶을 택한 것 뿐이지만.

레너드에게
삶을 회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서 싸우면서
내 삶의 의미가 뭔지 알았죠.
마침내...
그걸 깨닫게 되었고
삶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 삶을...
접을 때가 되었군요.
레너드...
우리가 함께 한 그 세월.
소중한 순간들.
영원히...
그 사랑과 함께 간직할께요.
우리의 시간들도.
Nanni의 조그만 방에 놀러 와 주셨던 분들...
그동안의 따뜻한 발자국과 인사들 고맙습니다.
그 따뜻한 발자국들에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해드리고 싶어요.
사랑방을 새로 만들었어요.
그 곳에서 Nanni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영화와 책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Nanni와 어울릴 것 같은 혹은 권해주고 싶은 어떤 영화나 책이라도 좋아요.
자유롭게 써 주셔요.
제 맘에 쏙 드는 이야기를 해 주신 분들께는 Nanni가 정성을 다해 만든 소중한 선물을 드릴께요.
Nanni는 님들의 이야기들을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제 꽃을 사러 갔다 올께요.
그리고 절대 버려지질 않을 맛있는 음식도 준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