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호 사토의 <헬로우 블랙잭>은 암담한 의료현장에서 고뇌하고 싸워나가는 한 인턴의 이야기이다. 일본의 의료현실을 그린 만화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현실과도 넘 비슷하다.
오늘 새로나온 7권을 읽으며, 다시한번 무거운 마음에 사로잡힌다.
주인공 사이토는 갓 학교를 졸업하고 인턴으로 병원에 투입된다. 의료계를 짊어진 인력이라는 미명하에 그에게 닥친 현실은, 월급 40만원에 당직 아르바이트로 내몰리고, 의사 없이 혼자 진료를 하기도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 병원은 돈이 되는 교통사고 환자만 받고, 치료가 무의미한 환자를 돈 때문에 몸을 갈라 수술하고...ㅡ.ㅡ;; 그야말로 참담하다.
사이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거기에 맞서려 하지만, 이제 갓 인턴이 된 그가 무얼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거대한 벽은 너무나 높다..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케 해주는 2권을 비롯하여 불임치료, 미숙아, 장애아 문제를 다룬 3, 4 권 그리고, 암의료 현실을 다룬 5, 6, 7권 모두 진지하고 흥미롭다.
특히, 지금 연재되고 있는 암의료편은 나로서도 뭐가 옳은지 판단할 수가 없다. 환자에게 병을 모두 고지할지 숨길지의 문제... 보험이 되는 허가된 약만 치료할지, 보험이 안되더라도 허가되지 않은 약까지 투입하여 치료하는 것이 옳으냐의 문제.. 완치의 가능성이 없더라도 생명연장을 위해 힘든 치료를 계속 시켜야 하는가의 문제.. 등등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과연 사이토는 어떤 식의 결론을 얻을 것인가..!
권하고 싶은 만화다. 이 작가의 전작인 <해원>도 나름대로 재밌었지만, 지난번 보다 훨씬 더 발전한 것 같다. 놓치지 말고 꼭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