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진소라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이라샤> 이후로 난 진소라 작가의 열렬한 팬이다.  이 작가의 담담한 문체가 너무 좋다. 큰 사건을 만들지도 않고 떠들썩한 분위기로 나가는 것도 아니다.  조용조용 흘러가는 대화속에 모든 것을 담아내어 , 마치 가까운 지인의 모습인 듯 느껴지게 한다.

마초기질 풍부한 바람둥이 남자.. 그는 영화배우다. 예쁜 여자는 무조건 좋다는 이 남자, 별로 안 예쁜 여자 송은을 만난 후 그녀와는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 

나도 네가 좋아. 좋으니까 딱 여기에서 더 안 갈 거야. 너는 인생에 처음으로 가져보는 여자친구거든. 할 수 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너를 평생 자랑스러운 내 여자친구로 두고 싶어. 죽는 순간에도 너랑 나는 친구였으면 좋겠어.

솔직 담백한 여자.. 그녀는 잡지사 기자다. 잡지사를 그만두기 전 마지막 인터뷰를 한 영화배우 한주와 엉겁결에 친구가 되지만, 그녀는 친구로 머물기 원하지 않는다.

나는 처음부터 한순간도 영감님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심했던거죠. 바닥에서 시작한 감정이라 자랄 수 있다는 걸,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 송은은 한주를 영감님이라 부른다. 귀엽다.

책의 대부분은 두 남녀의 대화로 진행된다. 조근조근 말하기도 하고, 토닥토닥 싸우기도 하고, 조용히 속내를털어놓기도 한다. 둘의 대화는 때로는 재미있고, 때로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때로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솔직히 말하면 둘이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라면 난 언제나 환영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헤어짐과 다시 만남의 과정을 겪어가며.. 둘은 서로서로 배려하고 아껴준다.  한주가 자신의 매니저 성한에게 털어놓는 송은에 대한 감정들은 결코 작지 않다. 이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 정말 어울리는 커플이다.

중반부까지에 비해 후반부에는 조금 느슨해지는 면이 있었지만, 책을 들고 단숨에 읽어버릴만큼 나는 재미있었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지루하다는 평도 일부 있다. 사실 내가 열광하는 <이라샤>의 경우에도 혹은 작가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도 지루하다는 얘기가 있었으니까 굳이 그런 평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라샤>를 재밌게 읽으신 분이라면 이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5-02-22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가 책은 다 좋아요..ㅎㅎ

panda78 2005-06-2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러고보니 날개님, 재밌는 것만 골라서 주셨구나! @ㅂ@

날개 2005-06-28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작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