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연말 연시 음주시 주의할 점

날마다 술·술·술…송년모임 술술 넘기려면

음주 전 우유.인삼차로 속 달래라









'소주 한 병이면 치사량'이라고 스스로 여기는 40대 직장인 K씨는 매년 이맘때가 괴롭다. 수첩엔 각종 송년 모임이 빼곡히 적혀 있는데 어떤 성격의 모임이든 예외없이 술을 권하기 때문이다.

주당에게도 연말은 위험한 시기다. 간밤에 필름이 끊길 정도로 과음을 하고 아침에 멀쩡하게 나와 앉아 있긴 하지만 그의 간은 '침묵의 장기'답게 속으로 신음하고 있다. 술자리가 많은 12월엔 절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간 술 소비량의 거의 절반이 이때 소비된다. 술을 해독하는 장기인 간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송년 술자리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보자.

◆빈속에 마시지 말자=공복에 술을 마시면 취기가 빨리 오른다. 알코올이 위를 빨리 통과해서다. 대부분의 알코올이 소장에서 흡수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반면 저녁 식사를 든든히 먹으면 위에서 상당량의 알코올이 분해돼 천천히 취한다. 위.간을 보호하려면 술 마시기 전에 부드러운 유동식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양에선 음주 전에 우유를 마실 것을 권한다. 한방에선 인삼차다. 인삼이 알코올 중독을 예방한다는 이유에서다.

물을 넉넉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이 물에 희석돼 덜 취한다. 음주 뒤 숙취의 원인 중 하나인 탈수도 예방해준다.




◆한가지 술로 끝내자=술은 섞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 농도가 15 ~20%인 술이 몸에 가장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의 알코올 농도가 이쯤이다. 양주에 탄산수를 섞어 거품이 생긴 술의 알코올 농도도 15% 내외다. 따라서 폭탄주나 회오리주를 마시면 곧바로 취기를 느낀다. 부득이 여러 술을 섞어 마실 경우엔 알코올 농도가 낮은 맥주부터 시작해야 한다.

술안주론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단백질 함유 식품이 추천된다. 두부.우유가 이 조건을 잘 충족시킨다. 그러나 단 음식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부적절하다. 짠 안주도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한다.

◆즐기면서 천천히 마시자=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마시는 것이 건강 음주수칙 1호다. 그러면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진다.

알코올의 혈중 농도는 술 마신 뒤 20 ~120분 사이에 최고로 오른다. 알코올을 처리하는 능력(대사 속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 시간에 체중 1㎏당 0.1g을 분해한다. 체중 70㎏ 남성의 경우 시간당 7g의 알코올을 처리하는 셈.

대부분의 술 한잔엔 약 15g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성인 남성의 하루 적정 음주량은 맥주의 경우 2캔, 위스키와 포도주는 제 잔으로 두잔, 소주는 소주잔으로 서너 잔이다. 그러나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은 이의 절반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적정 음주량이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고, 해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30% 정도가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거나 적다. 이들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건강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올바른 음주문화의 시작은 상대방의 주량과 건강 상태를 배려해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숙취를 예방하자=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우유에 든 칼슘이 숙면을 도와준다. 비타민C를 한 알 복용하고, 잠에서 깰 때마다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아침에 숙취가 느껴지면 물을 마시고, 당분 보충을 위해 묽은 과일주스.꿀물을 마시거나 바나나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콩나물국.북어국.선지국 등 해장국도 권할 만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2004.12.07 18:05 입력 / 2004.12.07 18: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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