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망하기 전, 당신은 누구와 함께 있고 싶나요? 열흘 후 거대한 운석이 지구를 향해 떨어질 것입니다. NASA를 비롯 세계 각국의 조직이 온갖 수단을 다 써봤지만 모두 실패... 이제 멸망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되었던 것이죠. 전 세계의 사람들은 미쳐 날뛸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열흘 후면 모두 죽을테니까요. -

<달의 알> 이란 조금은 특이한 제목을 가진 이 단편의 시작은 이러했다.. 

열흘 후 멸망이라....  멸망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란건 소설이나 만화에 흔히 쓰여지는 소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너무  예쁜 주인공들과  그림처럼 예쁜 결말은 내 맘에  쏙 들었다.

- 그렇지만 남은 시간이 열흘밖에 없는걸..   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할거야.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테니 적어도 같이 있게는 해줘.  열흘 뿐이지만 내가 곁에 있어줄께.

세상이 끝나기 전에, 자신에게 도움을 준 남자에게 답례를 하기위해.. 그를 찾아나선 귀여운 아가씨 릴리아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마치 돌진하는 운석과 같다.  남은 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 릴리아, 네가 그렇게 애쓰는 거 솔직히 부담스러워. 난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거든..   10살때 가족을 한꺼번에 잃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게 두려워졌어..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이 죽는게 무서운건지도..   이젠 아무도 좋아하지 않겠어.   좋아하지 않으면 무섭거나 슬플 일도 없을테니까...   마지막은 혼자 있고 싶어.

어렸을 때 부모를  잃어 혼자서 살아온 무뚝뚝한 이 소년 치바리가 남자 주인공이다. 그는 외로움을 뒤로 감추고, 다가오는 릴리아를 멀리하려고만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적을수록 덜 슬플거라니..   치바리의 서글픈 생각에 가슴이 아려온다..  ㅜ.ㅠ

- 열흘 뒤에 죽는 판에 난 뭘 하고 있는거지? 지금 살아 있는 것조차 소용없는 짓일지 모른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사실 전부 쓸데 없는 짓일지도.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걸까?

치바리의 이런 생각을 나도 언젠간 했었다.  물론 감수성 예민한 어린시절의 일이긴 하지만..^^  

뭐, 당연한 결말이겠지만.. 릴리아의 적극적인 다가섬은 결국 치바리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되고,  치바리로 하여금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게 만든다..  예쁜 것들..^^*

그리고,  행복한 만화에서 잘 일어나는 기적이 일어나..  지구로 날아오던 운석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그 운석은 또 하나의 달로 탄생하는데.. 릴리아가 운석에 지어줬던 이름인 '달의 알'이 정말로 되버린거다.

- '달의 알'은 지구를 사랑한게 분명해.  돌진하는 걸 그만두고 영원히 곁에 있고 싶었던 거야. 나처럼 네 주위를 빙빙 돌면서...

씩씩한 아가씨 릴리아다운 결론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은 은빛가시 2권의 말미에 나온 아주 짧은 단편이다.  예상할 수 있는 진행에, 짐작한대로의  결말이지만 재밌었다. 

  본편인 은빛가시 또한 괜찮은 내용의 책인데, 절판이라 넘 어렵게 구했었다.   보고서 처분하려고 했더니, 이번달에 4편이 나온다고 한다..  좀 더 기다렸다가 이 작품에 대한 리뷰도 썼으면 좋겠다..(과연 가능할지..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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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0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가 망하기 전 나는 맛난 것 먹으며 가족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날개 2004-11-05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다우신 말씀..^^* 저두 아마 할수 있는건 다 해보고 죽으려고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