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연소재로 가자! 10
아소우 미코토 지음, 박선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미코토 아소우님의 [천연 소재로 가자]는 10권 완결의 만화입니다..
재작년 겨울이었나요.. 10권이 완결된 후.. 그 결말의 허탈함에 왠지 맥이빠져
그 책을 책장 깊숙히 넣어 놓았더랬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작심하고 다시 책을 빼들었습니다..
뭐랄까.. 그토록 가슴 설레고 재미있게 읽던 만화가 그렇게 끝났다는걸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나 할까요.. 첨부터 다시 읽으면 뭔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맘에..^^;;;
이 만화의 여주인 후타미는 마이페이스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다른 사람에 전혀 휘둘리지 않고
선입관이나 편견이 없는.. 그러면서 자기의 페이스대로 똑바로 앞을 향해 걷는 초자연체 소녀이지요..
그리고 그런 후타미의 주변에는 보통사람과는 조금 다른 우수한 인간들이 모여듭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해주는 후타미에게 반해서이지요..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게다가 예쁘기까지한 리리코, 육상에 능력을 가진 미하루..
후타미의 남자친구인 다카오, 영화를 좋아하는 바람둥이 마코토...
한사람 더 중요한 인물.. 나르.. 그는 프랑스계 혼혈로 후타미를 아주 싫어해서 괴롭히는데
힘을 쏟는 인물이지요.. 그의 싫어함과 좋아함은 원으로 돼 있어서.. 싫어함이 지나치면
좋아함으로 간다더군요..^^;
후타미와 다카오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고.. 다카오의 어린시절 이웃동생 치즈는 다카오를
사랑한다고 따라다닙니다.. 마코토는 유치원 시절부터 후타미를 사랑했고, 후타미를 사랑하는
마코토에게 리리코가 반합니다.. 헷갈리지요..? ^^;;
결말부터 얘기하자면.. 다카오와 후타미는 헤어집니다.. 9권에서 헤어지는데 넘 속상해서
이를 박박 갈았더랬습니다.. 치즈를 도저히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는 다카오가 넘 밉더군요..ㅠ.ㅠ
아니 뭐 이런일이.. 하고 흥분을 했던 기억이..^^;;
오늘 결말을 안 상태에서 다시 읽은 이 책은 내게 그때와는 다른 기분을 안겨주더군요..
다카오가 후타미를 사랑하는 방식은 사랑이긴 하지만.. 뜨거운 연애와는 다른것 같단 느낌요..
우상에 대한 동경에 더 가까운 것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조연으로 생각했던 나르의 존재감이 책 전체를 지배하더군요..
또.. 마코토와 리리코의 사랑이 (전에는 주연에 가려서 그냥 양념으로 봤습니다만..) 넘 재밌었습니다..
끊임없이 후타미를 향하는 마코토와.. 그 모습을 사랑하면서도 안타까운 리리코.. 결국은 그 둘은
사랑을 확인한다고나 할까..^^
마코토가 유치원 시절부터 후타미를 잊지 못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뚱뚱하고 먹기만 했던 마코토는 다른 아이들에게 따돌림의 대상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마코토를 모두 이상하다고 할때 후타미의 한마디가 마코토의 구원이었다죠..
"이상하다는게 나쁜거야?"
그 이후 마코토는 다이어트를 하고 노력을 해서.. 지금같은 멋진 남자가 되었다는군요..^^
또 하나 감동적인 장면..
자신을 기억 못할거라고 또는 뚱뚱해서 불쌍한 아이로 기억할거라고 생각했던 후타미에게서..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듣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우연히 들은거지만요..^^
"마코토...? ..가 그 마코토!? 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 하지만 날 잊었을거야.
평범했으니까."
"그럼.. 마코토는 특징있는 아이였어?"
"네" --- 이때 마코토는 자신의 뚱뚱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절망하죠.. 하지만 후타미는..
"그 애의 그림은.. 끝내줬어요. 어린애들은 나무 같은걸 같은색으로 칠하잖아요.
하지만 마코토는 주의깊게 잎사귀 하나하나 색을을 칠하고.. 그래서 처음으로 신중하게
남을 보게 되서 기억에 남았어요. 세상은 얼마나 풍부한 색으로 되어있는 가를요.
크레용 12색에 속아서는 안된다고요. 그래서요.. 그 그림이 제 교과서가 됐어요.."
--- 다시한번 마코토가 후타미에게 뿅가게 되는 장면입니다..^^
일단은 책을 다시 읽은 소감은요.. 처음같은 배신감은 많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잔재미가 굉장히 많은 책이란걸.. 새삼 느낀다고나 할까..
아직 안 읽어 보신분들 꼭 읽어보시구요..
실망하셨던 분들.. 결론을 생각해가면 다시한번 보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