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권인 줄 모르겠는데, 위에 사진 찍은 거 말고, 딱 한 컷 분량의 책도 다 버렸다. 책 쌓아 놓는 거, 이거 욕심이다. 책 때문에 방에서 뭘 어쩌지 못하겠다. 그래서 버렸다. 아쉬울 거 같지? 속이 다 시원하다. 최근 5년 동안 읽은 책, 읽지는 않더라도 생각이 나 특정 부분을 찾아본 책, 서재에 인용한 적 있는 책 기타 등등, 이런 거 다 빼버리니까 90퍼센트는 그저 그냥 가지고 있는 책이더라. 그걸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거 참 신기하지. 정말 책을 버리려고 하면 아내가 그러지 말란다. 버리는 거 말고 다른 방법도 있을 거라고. 있지, 알지. 근데 귀찮다. 이번에 버린 책 중에는 끝내주는 작품도 제법 있을 걸? 그래도 뭐, 내가 버리겠다는데. 

  다음 번에 날 잡아서 버릴 책 목록 중에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도 끼어 있다. 오늘 다 해치우려 했는데 몇 번 힘쓰니까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져 영 힘이 없더라고. 달라고 하지 마시라. 택배 포장하고, 우체국 가서 보내고, 시간 잡아먹고, 모두 귀찮은 일이다. 

  이제 내게 남아 있는 황석영은 <장길산>하고 <오래된 정원> 두 개, 바르가스 요사는 <천국은 다른 곳에>, 볼라뇨는 <야만스러운 탐정들> 뿐이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니까 대강 책꽂이가 균형이 맞혀진다. 이럴 줄 진작 알았다. 그러면서 여태 하지 못했던 게 바보스럽다. 다 욕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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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9-07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을 버리셨군요 🤣

건수하 2026-09-07 22:40   좋아요 1 | URL
😹

잠자냥 2026-09-07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기 가서 주워오라고 코치하고 싶은 책이 좀 보입니다그려….🥹

Falstaff 2026-09-07 19:42   좋아요 1 | URL
혈중 알코올 농도 보충하고 저 사진 만큼 더 버렸는데요, 담에 사진 업로드 하겠습니다. 거긴 더 많을 듯하군요. 현재 발행 중인 세계문학 시리즈를 포함시키기 시작했거든요. ㅋㅋㅋ

독서괭 2026-09-07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그 동네 주민들 중에 분리수거 하러 나갔다가 득템하신 분들 좀 계시겠는걸요!

Falstaff 2026-09-07 19:44   좋아요 2 | URL
알라딘에나 좀 이상하게 책 읽는 우리 머글들이 모여 있는 것이지 그냥 사는 사람들은 책, 아무리 좋은 거 가져다 줘도 안 읽거나 피하는 게 일상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6-09-07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아있는 책은 그렇다면, 폴스타프 님께 소장욕 불러일으키는 책이란 뜻인가요?

Falstaff 2026-09-07 20:14   좋아요 1 | URL
아직 멀었습니다. 아주 싹 버리고 말 겁니다. ㅎㅎ

다락방 2026-09-07 1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밀레니엄 시리즈 갖고 계셨던게 의욉니다!!

Falstaff 2026-09-07 19:45   좋아요 3 | URL
다른 건 몰라도 밀레니엄 시리즈가 재미 하나는 정말 끝장이잖습니까!!

다락방 2026-09-07 20:03   좋아요 2 | URL
재미로는 압권이죠!!

stella.K 2026-09-07 2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몇권 겹치는 책도 있네요. 저도 작년부터 다시 안 볼 책 몇권씩 추려서 집앞 공터에 버리고 있습니다. 지난 달인가, 지지난 달 잠깐 외출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책탑 한쪽이 무너져 내렸더라고요. 내 이 놈의 책을! 더워 죽겠는데 이걸 다시 세워 놀 생각을 하니까 어찌나 한심한지. ㅠ 그 김에 다시 안 볼 책을 추려 집앞 공터에 내놓긴 했지만.
옛날 같으면 반반한 책은 중고샵에 내놨겠지만 그것도 귀찮더라구요. 티끌모아 태산인데 먼지 밖에 더 되겠나 싶고. 그래서 책에 정 안 줄려고 새책은 가급적 안 사려고 하는데 저의 온라인 독서 모임에서 자꾸 새책 가지고 하려고 해서 죽겠습니다. 그래도 가끔 새책 집에 도착하면 기분이 설레긴 하는데 그게 얼마나 가겠습니까? 예전엔 책을 싸게 사는 맛에 중고책 샀지만 지금은 읽고 버리기 좋게 정말 헌책 삽니다. 근데 좋아하는 작가는 헌책으론 못 살 것 같아요.
암튼 잘하셨습니다. 동지 만난 것 같아 저의 마음도 후련하네요. 저도 조만간 또 버릴 생각입니다. ㅋㅋ
잘 지내시죠?^^

Falstaff 2026-09-07 20:36   좋아요 2 | URL
아이구, 이게 얼마 만입니까. 별고 없으셨지비요? ㅋㅋㅋ
책 안 사는 게 장땡입니다. 도서관 가니까 무진장 책도 많고, 그래도 없어서 사달라고 하면 재까닥은 아니지만 하여간 사주고, 조용히 읽으라고 열람실도 있고, 때에 따라 냉난방도 빵빵하게 해주니 이게 무릉 아니고 어디겠습니까?
그걸 그저 책을 이고지고 세상에나,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았을까 싶다니까요. ㅎㅎㅎ
늘 건강하세요!

stella.K 2026-09-07 21:03   좋아요 2 | URL
에고, 수정하는 사이 답글 다셨네요. 이 시간 혼술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 느긋하게 고치고 있었는데. ㅋㅋ
저는 진짜 도서관은 버스 타고 나가야 하고, 이용하려면 집앞 주민센터 이용해야 하는데 가면 좋긴한데 안 가게 되더라고요. 간지 두 시간쯤이면 와서 집안 일을 해야하는지라.ㅠ
암튼 격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폴님도 건강하십시오. 종종 들리겠습니다.^^

곰돌이 2026-09-07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검은 책…… 아, 원통하도다……

Falstaff 2026-09-07 20:47   좋아요 2 | URL
파묵은 빨강 내 이름하고 눈, 두 작품만 남길 거라서 말입죠. ㅎㅎㅎ

망고 2026-09-07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다놓고 아직 안 읽은 책들도 있어요🥺 얼른 읽어야지 폴스타프님의 버리는 책탑 보며 저는 쌓인 책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6-09-08 03:48   좋아요 1 | URL
옙. 좋은 책 있으면 얼른 읽고 치우는 게 대빵입니다!

페넬로페 2026-09-07 2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아파트 동 1층 경비실 앞에 책꽂이가 있어요. 다 읽었지만 버리기 아까운 책 서로 바꿔보자는 취지일 겁니다. 거기다 제가 좋은 책 많이 갖다놨는데 몇 년째 그대로입니다.
최근에 아버지의 해방일지 갖다 놨는데도 아무도 안 가져가더라고요.
그저 책은 나만의 기쁨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했고
이제는 책에 대한 집착도 없어졌어요.
어차피 다 읽은 책은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잘 하셨어요, 시원하게요👍👍👍

Falstaff 2026-09-08 03:49   좋아요 1 | URL
그죠, 비슷한 종의 머글들이 알라딘에 무척 밀도 높게 모여 있는 거더라고요. 세상에 책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 거의 없어요.

건수하 2026-09-07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복거일 주워오고 싶네요 ㅎㅎ 후련하시겠어요!

Falstaff 2026-09-08 03:50   좋아요 1 | URL
건수하 님이 복거일을? 70세가 넘은 복거일은 자기 책 속에서도 골통 보수적인 시각을 조금도 감추지 않던데, 참으실 수 있겠어요? ㅋㅋㅋ

건수하 2026-09-08 06:19   좋아요 0 | URL
ㅋㅋ 그래도 궁금히더라고요

meesum 2026-09-07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아… (부러워하고 배워야 하는데 내 것도 아닌 것이 그냥 아까운 마음…)

Falstaff 2026-09-08 03:51   좋아요 1 | URL
어찌 아깝지 않겠습니까. 그저 독하게 마음 먹고 저지르는 것이지요.

coolcat329 2026-09-08 0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리신 책 중에 저도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이 있네요. 😢 시원 섭섭하시겠어요.
밀레니엄 시리즈 저도 가지고 있는데 정말 너무 재밌죠! 누군가가 가져가서 또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네요. 떠나는 책들 보니 살짝 슬프기도 합니다.

Falstaff 2026-09-08 07:32   좋아요 1 | URL
책 사면 즉시 읽어버리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제가 쿨캣님 마음 압니다. ㅋㅋㅋ
밀레니엄 시리즈는 아예 시작을 하지 말아야지, 한 번 읽었다하면 끝을 봐야 하는 아주 나쁜 책입니다. 잠도 못자게 하는 책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