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권인 줄 모르겠는데, 위에 사진 찍은 거 말고, 딱 한 컷 분량의 책도 다 버렸다. 책 쌓아 놓는 거, 이거 욕심이다. 책 때문에 방에서 뭘 어쩌지 못하겠다. 그래서 버렸다. 아쉬울 거 같지? 속이 다 시원하다. 최근 5년 동안 읽은 책, 읽지는 않더라도 생각이 나 특정 부분을 찾아본 책, 서재에 인용한 적 있는 책 기타 등등, 이런 거 다 빼버리니까 90퍼센트는 그저 그냥 가지고 있는 책이더라. 그걸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거 참 신기하지. 정말 책을 버리려고 하면 아내가 그러지 말란다. 버리는 거 말고 다른 방법도 있을 거라고. 있지, 알지. 근데 귀찮다. 이번에 버린 책 중에는 끝내주는 작품도 제법 있을 걸? 그래도 뭐, 내가 버리겠다는데.
다음 번에 날 잡아서 버릴 책 목록 중에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도 끼어 있다. 오늘 다 해치우려 했는데 몇 번 힘쓰니까 혈중 알코올 농도가 떨어져 영 힘이 없더라고. 달라고 하지 마시라. 택배 포장하고, 우체국 가서 보내고, 시간 잡아먹고, 모두 귀찮은 일이다.
이제 내게 남아 있는 황석영은 <장길산>하고 <오래된 정원> 두 개, 바르가스 요사는 <천국은 다른 곳에>, 볼라뇨는 <야만스러운 탐정들> 뿐이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니까 대강 책꽂이가 균형이 맞혀진다. 이럴 줄 진작 알았다. 그러면서 여태 하지 못했던 게 바보스럽다. 다 욕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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