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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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테 무라카미 하루키에 관한 환상을 심어준 인간은 잊지 않고 있다. 삼십여 년 전에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시집을 출간하고 이후 잡문, 특히 장르를 불문한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로 책을 팔다가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잡동사니 설레발꾼이 된 “방송인” 김갑수다. 이십오 년 전에 찍은 음악 단행본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를 읽어봤다. 최고급 종이에 천연색 사진이 많아 320쪽 분량이라도 원고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전직 (현직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지만) 시인이라고 독자로 하여금 마음을 후벼 파는 단어와 문장로 정말 기막히게 영색이 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김갑수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자주 인용했다. 책은 오래전에 내다 버려서 정확한 인용이 아니지만 생각나는 대로 읊어보자면,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이 음악을 흘러나올 때마다 저 북국의 숲 속에서 먼 북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라고 했으니 적어도 <삶이 괴로워서…>에서 무라카미를 대여섯 반 써먹지 않았을까? 그래 나는 틀림없이 무라카미에게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줄 알았다. 나중에 무라카미의 기행 에세이 <먼 북소리>를 찾아 읽었고, 끝내 잘난 척을 견디지 못하고 읽다가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말았다. 무라카미는 나하고 전혀 맞지 않았던 거였다. 차라리 처음부터 <1973년의 핀볼>로 치고 나갈 것을 그랬다. <먼 북소리>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노르웨이의 숲>을 읽을 때까지. 이후 무라카미는 내 독서목록에서 지워졌다. 물론 그렇다고 안 읽겠다는 건 아니니까, 김창석 번역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다고 이야기하니, 모 작가가 내게 무라카미의 <1Q84>를 이야기했다. 아주 짧게. 그 책에서 <잃어버린…>은 교도소에나 가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더라고. 하도 곤혹스럽게 읽은 <잃어버린…>이며, 읽지는 않았지만 궁금해하던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혹시 모르잖아? 하는 마음으로 사 읽었다.

  평행우주. 달이 두 개인 지구. 레오슈 야나체크가 1926년에 작곡한 <신포니에타>, 이 작품이 나오기 2년 전에 숨을 거둔 체코의 유대인 작가 카프카. 그리고 잠자. 살인청부업자이자 여주인공 이오마메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로 도시고가도로의 비상탈출구를 빠져나감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공간으로 이동을 하고,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대필작가인 남주인공 덴고 역시 초월세상에서 이오마메를 만난다.

  여기에 이들을 추적하는 일단의 무리. 그리하여 이야기는 사건으로 흘러가고 작품을 읽어가면서 더욱 긴박한 상태에 치닫게 되는데, 한국인 출신 무적의 인간병기가 등장해 이오마메에게 친절하게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통을 쏘아 안전하게 자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같은 건 교도소 독방에 갇혀야만 읽을 수 있을 거란 진리도 가르쳐준다. 어처구니없다. 그거 하나 확인하려고 책을 사서 두 권짜리 두꺼운 걸 다 뒤졌다니. 근데 솔직히 <1Q84>도 그렇고 <노르웨이의 숲>도 그렇고, 아주 적당하게 야해서 재미있지 않았어? 딱 선을 지키더라고.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거야?


  이제 <해변의 카프카>로 넘어가서, 헌책이라도 왜 내가 <해변의 카프카>를 샀느냐 하면, 잠시 미쳤던 거다. 내 음반장에 사놓고 안 들은 것이 별로 없다. 즉, 있기는 있는데 거의 없다는 말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필립 글래스가 작곡한 <해변의 아인슈타인>. 뭔가가 비슷하잖아? 이 이유가 제일 중요했다. 그래서 덥석 문 것이 <해변의 카프카>였다. 읽어 보시면 카프카의 어떤 작품에서 힌트를 받아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바득바득 우기지 않는 한, 내가 알고 있는 카프카와는 별로 연관이 없다. 무라카미가 카프카를 동경하고 영향을 받고, 비슷하게 쓰고자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서도 평행우주와 차원을 여는 열쇠의 등장은 먼저 읽은 <1Q84>와 같다. 근데 어느 책이 먼저야? <해변의 카프카>가 2002년, <1Q84>가 2009년. 50대의 무라카미는 마음먹고 평행우주와 다른 세계와의 통로, 외계인 같은 것을 팔아먹기로 했던 것 같군 그래. 좋아, 좋아. 잘 팔리기만 하면 대빵이지 다음이 뭐 중요해.

  이 책에서도 외계 생물체가 등장한다고? 그렇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지구에는 확실하게 없는 이상한 생물이 등장해 차원의 통로를 향해 어기적, 어기적 방바닥에 점액질을 묻히며 기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무라카미 광팬들에게 돌 맞을 지 모르지만) 작가가 딱 그 자리에 어울리는 충격적인 장면을 만들긴 해야겠는데 맞춤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생명체가 등장한 것일 뿐, 인 것처럼 보인다. 뭐 글 쓰다 보면, 책 읽다 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

  외계 생명체까지는 아니어도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미확인비행물체, UFO가 작품 초반에 등장한다. 전쟁이 끝나고 1년이 지난 1946년 3월에서 4월 사이에 육군 정보부 제임스 P. 워런 소령의 지시로 로버트 오코넬 소위와 통역 해럴드 카타야마 상사가 야마나시현 OO시 현장에서 초등학교 여교사, 현지 내과 개업의, 현지 경찰관 두 명, 여섯 명의 초등학생을 인터뷰한 것으로 그동안 미 국방부의 극비문서로 분류되어 있다가 40년이 지나 일반 공개가 허용된 자료이다.

  1944년 11월 7일. 근방 초등학교 여교사는 학생 열여섯 명을 인솔하여 밥공기 산에 올라 식용버섯 채취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 위로 오르고 있던 오전 열 시 조금 지나서 먼 하늘 위에 은색으로 선명하게 반짝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금속에 반사되는 빛이었다. 두랄루민 같은 은색의 섬광이 형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까마득한 높이에 떠올라 있었다. 남편이 전사한 여교사는 어제 밤에 평소 성적으로 보수적인 남편이 꿈에 나와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한 온갖 자세와 각도를 달리하는 체위로 몇 번이나 사랑을 해서 까마득한 오르가슴 끝에 잠이 깨고 여운을 잊지 못해 자위도 한 번 하고 출근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아직 한참 남았을 월경이 심하게 터지고 말았다. 아이들이 버섯을 따고 있는 산 중턱에서. 선생은 손수건으로 비상조치를 일단 했다. 그러나 조금 후 전시 피난령으로 도쿄에서 살다가 내려온 나카타 소년이 선생에게 혈액이 잔뜩 묻은 손수건을 주워 가져왔고,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교사는 나카타의 귀싸대기를 연달아 후려갈겼는데 자신도 얼마나 그랬는지 모를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나카타가 드디어 죽은 듯이 쓰러지고 주위를 살펴보니 다른 모든 아이들도 쓰러져 누워 있었다. 교사는 큰일이다 싶어 그리 멀지는 않은 학교로 달려가 아이들을 구조해줄 교사, 수위, 경찰을 불러 아이들에게 갔고, 나카타를 제외한 아이들은 얼마 후 정신을 차렸는데 그동안의 일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나카타는 끝내 깨어나지 못해 큰 도시의 대학병원을 거쳐 육군 병원으로 후송되어 몇 달 후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러나 부모등 가족관계, 일본이라는 나라, 글자, 등등 완전한 백지 상태로 리셋이 되어 버렸으며 어떠한 인위적인 배움은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해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정신지체자들에게 주는 보조금과,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수수료로 먹고 살게 되었다. 속이 완전히 빈 남자. 즉,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의 영혼이 대신 들어와 특별한 일을 하고 빠져나갈 수도 있는 차원의 교차로에 몸을 걸친 사람이다. 즉, 이이가 평행우주를 매개하는 일을 할 뿐이니 주인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제 독후감을 마무리해야 할 분량임에도 난 아직 주인공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왜? 마누라가 곰국도 안 끓여 놓고 나 혼자 두고 여행 갔거든. 집에 혼자 있어서 심심하거든. 그래서 좀 더 쓰고 싶거든. 지겨워도 좀 참으시라. 야한 것도 나올 지 모르니까.


  주인공 ‘나’는 홀수 장chapter의 화자로 나온다. 이름은 다무라 카프카. 당연히 성은 진짜, 이름이 가명이다. 열다섯 살. 큰 키에 건장한 몸, 정기적으로 무게 운동을 해 어깨가 떡 벌어졌고 같은 또래 사내 아이 중엔 완력도 만만치 않다. 그래 가끔 싸움을 해서 게임 값도 물어주고 그랬다. 이렇게 몸만 성숙한 게 아니다. 정서적으로는 더 성숙해서 피아노 음율만 듣고, 베토벤은 아니고 그렇다고 슈만도, 브람스도 아니니 슈베르트일 것이라고 짐작할 정도이며, 존 콜트레인의 소프라노 섹소폰으로 재즈 세계의 카덴차와 비브라토를 몽땅 즐길 수 있는 고수이며,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고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야기가 상징하는 세계, 그 무궁무진한 메타포의 물결을 따라 즐길 줄도 안다. 만일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소년의 행적을 좇고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애초에 책을 덮는 것이 낫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다무라 카프카의 나이를 열다섯 살이라고 한 것 역시 염병할 메타포일 것이다. 카프카는 세상의 모든 지식, 이라 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든 ‘문화’를 흡수하는데 천재적인 소양이 있는 외톨이다.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의 양에다 습득할 수 있는 추가적 정보의 양은 정확하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것과 같다. 그러니 이런 아이가 학교, 사회, 가정에 적응할 수 있겠느냐고.

  다무라 카프카는 열다섯 살이 되는 생일, 아버지 서재에서 훔쳐낸 40만엔, 오래되고 자그마한 순금 라이터, (의외로 한 번도 휘두르지 않을)날카로운 잭나이프, 성능이 뛰어난 손전등, 짙은 색 레보 선글래스, 해변에서 누나와 둘이 찍은 사진 한 장,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배낭에 걸머지고 집을 뛰쳐나간다. 소위 가출. 애초에 추운 북쪽으로는 갈 생각이 없었다. 이제 다신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겠다고 마음먹은 카프카는 밤버스를 타고 다카마쓰 시로 향한다. 도중에 한 번 쉰 휴게소에서 만난 같은 버스 탑승자 사쿠라. 카프카는 사쿠라에게 친 누나 같은 감정을 느끼고, 미용사 사쿠라도 마찬가지여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준다. 혹시 급한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면서.

  다카마쓰 시의 허름한 호텔에 여장을 푼 카프카는 다카마쓰 시의 전통있는 가문의 부자가 만든 사립 도서관을 방문하게 되고, 관장 사에키 씨, 관리인 오시마 상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여태 거론한 이름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만나자마자 마치 운명의 만남인 듯, 친밀한 관계를 쉽게 만들고 호의적이며 서로 최선의 방법으로 배려한다. 그러다가, 카프카는 잠깐 의식을 잃는다. 깨 보니 작은 산사의 뒤편 숲 속이었는데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있었다. 자기 몸은 한 군데도 다친 곳이 없이. 수돗가에서 대충 몸을 닦은 카프카는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새벽 한시에 사쿠라에게 전화를 걸어 찾아가고 사쿠라의 방에서 신세를 진다. 열다섯 살의 사쿠라는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하늘을 향해 불쑥 솟아오른 생식기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그걸 눈치 챈 사쿠라는 카프카와 선입견 없는 대화로 마치 동생에게 하듯 손으로 소위 ‘유사 성행위’를 해주고 편한 잠으로 이끈다.

  자, 이쯤에서 진짜 이야기. 다무라 카프카의 아버지 다무라 씨는 일본이 알아주는 조각가다. 그는 일찍이 카프카에게 예언을 했다.


  “너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관계를 맺을 것이며, 그것도 모자라 누나와도 관계를 할 것이다.”


  가출을 한 다무라 카프카의 뇌리 속에는 이 저주 같은 예언이 횡행한다. 그리하여 도서관 관장 사에키 씨가 내 어머니가 아닐까, 사쿠라는 내 누나가 아닐까, 하는 몽상을 아주 자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쉰한 살의 사에키 씨와 열다섯 살의 카프카는 관계를 한다. 여러 번. 포르노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상세하게, 다양한 부위와 다양한 체위로. 열두 살의 롤리타를 범하는 서른일곱 살의 험버트와 열다섯 살의 카프카 위에 올라 만족을 향해 몸부림치는 쉰한 살의 사에키. 나보코프는 여러 차례인데 반해,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가 알기로 이것 때문에 비난받는 걸 한 번도 못 봤다. 왜 그럴까? 소년 카프카가 아줌마한테 먼저 하자 그랬기 때문일까?

  무라카미는 물론 비난을 의식해서 그런 건 아니었겠지만, 작품 속에서 아마 3백 번은 메타포, 세상의 모든 현상이 다 메타포라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도쿄에 있는 아버지의 살해자가 다카마쓰 시를 떠난 적이 없는 다무라 카프카가 되며, 쉰한 살의 여인이 열다섯 살의 소년 위에 올라탄 것도 오이디푸스적 메타포가 될 수 있었으며, 카프카의 꿈 속에서 환상적인 삽입성교를 하는 사쿠라 역시 메타포에 입각한 누나가 될 수 있다. 가설에 의하면. 내 재주로는 도저히 풀 수 없었던 무라카미의 가설에서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무라카미 소설 몇 개 안 읽어봤지만, 이 양반이 여자들의 큰 젖가슴에 무슨 로망이 있는 거 같지 않으슈? 인터코스 말고 여자가 남자에게 해주는 “유사성행위”하고. 참 이런 방면으로 독특하단 말씀이지.


  다른 우주에서 다시 만난 카프카와 가설에 의한 어머니일 수도 있는 사에키. 카프카는 오에 겐자부로의 할아버지가 조성했을 지도 모르는 시코쿠 숲 속에 있는 평행우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기껏 다시 만난 가설 상의 어머니 사에키는 카프카가 바라는 것과 반대로 다시 저쪽, 카프카가 온 우주, 이승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한다. 저쪽 우주에서 가설의 아들 카프카가 할 일은:


  “내가 다무라 군에게 원하는 건 단 한 가지뿐이야. 나를 기억해주는 것. 다무라 군만 나를 기억해준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잊어도 괜찮아.”


  카프카도 사에키 자신처럼 남은 생을 이미 죽어버린 사람, 나를 그리워하는 고독 속에서 살란다. 이게 결론인데, 읽는 순간, 왜 그렇게도 웃기든지. 두 우주를 이해하며, 오직 한 남자를 그리워하느라 온 생을 고독하고 고통스럽게 지내 색깔마저 흐린 반토막의 그림자만 지닌 사에키 본인이 “나를 기억해줘.”라니, 웃기지 않아? 무라카미 상, 나를 웃겼어!

  나를 기억해줘……. 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이런 개 같은 유언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이런:


  “나를 네 기억에서 놔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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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4-01-10 0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Falstaff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평소 생각하는 유언이 ˝나를 기억하지 마˝ 라서 순간 반가웠네요(반가워할 일인지^^;)

Falstaff 2024-01-10 07:11   좋아요 2 | URL
ㅎㅎㅎ 잘 읽어주신 것이지요 뭘...
반가워하실 일 맞습니다! 뭘 기억해달라고, 무슨 미련이 남아서 말입니다. 저도 반가운 걸요. ^^

coolcat329 2024-01-10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 <1Q84>랑 비슷한 설정이군요. <노르웨이의 숲>같은 그런 소설인 줄 알았어요. 저는 하루키가 좋지도 싫지도 아무 감정이 없는데 하루키 팬들이 열광하는 거 보면서 뭔가가 있긴 있구나 싶었어요.
<1Q84> 를 저도 읽었는데 황당한 설정인데도 단숨에 읽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끌리진 않더라구요.
오히려 단편집이랑 달리기 에세이가 더 여운이 남았어요.

나를 기억해 줘 ㅋㅋㅋㅋㅋ 아휴 코미디맞네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4-01-10 16:57   좋아요 0 | URL
아휴, 이제야 댓글을 답니다. 일정이 끝나서 오랜만에 삼겹살, 홍어, 무채, 김치, 쐬주 하다보니까.... ㅎㅎㅎ
괜히 무라카미한테 감정 가질 필요 없습지요. 그렇다고 괜한 팬심도 우습고요. 사는 게 다 그렇지요 뭐.

stella.K 2024-01-10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까지 팔님 읽은 리뷰중 쵝오십니다. 웃겨서 죽는 줄. ㅎㅎㅎ 일단 별 두개신 것부터 보고 이거 뭔가 심상치 않겠구나 했습니다. 근데 역시나. ㅋㅋ 저도 이거 많이 줘야 세개 밖에 못 주겠던데 하루키 팬이 워낙 많으니 차라리 리뷰를 포기했습죠. 갈수록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근데 정말 하루키는 갈수록 잘 모르겠더만요. 이번에 나온 소설도 왠지 이 작품이 생각 나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정말 문학도 권력인가 싶기도 하더군요. 그런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하면서 다른 작가가 이렇게 썼으면 변퉤라고 할텐데 하루키가 하니까 예술이 되잖아요. ㅋ
근데 김갑수는 왜요? 전 그 사람 잘 모르겠지만 말 하나는 청산유수더군요. 요즘 뭐하며 사는지 모르겠어요.
암튼 덕분에 웃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 그래도 하루키 단편하고 에세이는 재밌긴 해요.

Falstaff 2024-01-10 16:59   좋아요 1 | URL
앗, 그렇습니까! ㅎㅎㅎㅎ
저도 두 별 주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세상에 무라카미 상 팬들이 오죽 많아야지요. 근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게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거... 아닙니까?
무라카미 상이 그래도 문장이 좋아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저한테 훨씬 더 까였을 겁니다. 21세기 초엽의 세계문학 미스테리 가운데 하나가 이 양반이 언제나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라는 거. ㅎㅎㅎ 노벨 문학상을 요즘 알아주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Falstaff 2024-01-10 17:07   좋아요 0 | URL
아, 김갑수요?
ㅎㅎㅎ 웃겨서요. 그냥 그렇습니다.

잠자냥 2024-01-10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하루키 상 진짜 에로적 상상력은 빈곤한 거 같아요. 늘 그 변주에 변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같은 건 교도소 독방에 갇혀야만 읽을 수 있을 거란 진리도 가르쳐준다. 어처구니없다. 그거 하나 확인하려고 책을 사서 두 권짜리 두꺼운 걸 다 뒤졌다니.˝
˝마누라가 곰국도 안 끓여 놓고 나 혼자 두고 여행 갔거든. 집에 혼자 있어서 심심하거든. 그래서 좀 더 쓰고 싶거든. 지겨워도 좀 참으시라. 야한 것도 나올 지 모르니까.˝

하루키 소설보다 재밌는 리뷰입니다. ㅎㅎ

Falstaff 2024-01-10 17:02   좋아요 0 | URL
저한테는 길고 길고 험한 무라카미 하루키 찾는 항해였습니다. 결국 조난 당한 거 같습니다만. ㅋㅋㅋㅋ
인생이 다 그렇지요 뭐. 재미있으셨다니 즐겁네요! ㅋㅋ

망고 2024-01-10 15: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소설이 취향이 아닌 1인으로서 리뷰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Falstaff 2024-01-10 17:03   좋아요 1 | URL
아요, 고맙습니다. 워낙 이 양반 팬이 많아서 정말 몇 번을 다시 쓰고, 고쳐 쓰고, 돌아보자 불조심, 조마조마 했던 거였는데 의외로 저하고 비슷하신 분이 많아서 다행이었답니다. ^^